남북 교류 거점 도시로···정하영 시장이 그리는 김포의 미래

[자치단체장을 만나다]"김포시 미래 백년 먹거리는 생태관광"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송민수 기자 2021.11.01 10:2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정하영 김포시장은 김포가 남북관계의 거점 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김포가 남북관계의 거점 지역이 될 것입니다."

정하영 김포시장의 민선 7기 핵심 키워드는 ‘평화’와 ‘관광’ 그리고 ‘환경’이다. 정 시장은 북한과 맞닿은 김포가 남북 교류의 거점 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포의 지형을 이용해 관광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도 남북교류의 추진 주체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이 지난 3월부터 시행돼 그의 구상을 실현에 옮기기 한층 수월해졌다.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일대에 조성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지난달 7일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북한 들녘을 조망할 수 있다. 한국전쟁 때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154고지다. 많은 실향민이 설움을 달랬던 곳이다. 한강하구 조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땅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정 시장은 “생태공원에서 1.4km 떨어진 곳에 북한 개풍군이 있는데 그게 조강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쟁 이전까지 한강하구를 두고 한 마을로 지냈다”며 “역사성과 특수관계를 부각해 김포의 관광자원으로 최대한 살리겠다”고 밝혔다.

생태공원을 비롯한 한강 하류는 100년 동안 잘 보존된 지역이다. 정 시장은 “김포의 미래 100년 먹거리는 잘 보존된 자연생태환경의 관광사업”이라며 “북한과의 평화 콘텐츠가 담긴 관광사업에 대한 용역도 진행했고, 고양시나 파주시, 인천시, 광화군 등과 같이 한강하구 일대에 대한 포괄적인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 시장은 남북이 공동으로 한강 하남 일대를 람사르 습지에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람사르 습지를 등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경제교류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0여 년간 한강과 염하강을 가로막고 있는 철책을 철거한다. 이번에 시행하는 사업구간은 한강구간 일산대교에서 전류리포구까지 8.7km와 염하구간 초지대교에서 인천시계까지 6.6km다. 철거가 된 곳에는 평화누리길과 경인아라뱃길을 연결하는 둘레길이 만들어진다. 정 시장은 “막혀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사업”이라며 “2008년부터 시작했지만 여러 문제로 사업이 중단되었다가 올해 1월부터 군과 협의를 재개하고 협약을 체결해 7월 말 착공했다”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50여 년간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던 군 순찰로를 활용해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김포한강신도시 조성 잘못돼…바로 잡아야

김포한강신도시는 지난 2003년 5월 입지 결정 당시 480만 평 규모로 계획됐다. 그러나 군사시설이 포함돼 당초 계획 대비 150만 평 축소됐다. 정 시장은 “신도시 계획은 480만 평으로 했는데, 150만 평이 축소되면서 정상적인 개발이 진행되지 못했다”며 “김포의 교통대란과 교육시설이 부족한 것도 신도시 계획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택지개발 제한으로 신도시 인프라가 축소되거나 없어졌다는 것이다. 정 시장은 광역교통개선대책이나 학교 문제 등 여러 가지 기반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정 시장은 “교통문제 해결의 근본은 지하철이 연장돼서 김포로 오는 것”이라며 “수도권 50만 명인데 서울 지하철 안 들어오는 유일한 지역이 김포”라고 했다. 정부는 GTX-B노선을 공유해 D노선이 여의도~용산 등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정 시장은 “장기적으로 수도권 서부와 동부를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포에 젊은 층 인구 유입이 급증해 학령 인구가 늘었다. 늘어난 인구만큼 교육 수요를 충당할 학교가 부족한 것은 시의 큰 문제로 꼽힌다. 정 시장은 “교육부가 예측한 학생수요와 다르게 젊은 층들이 대거 이주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중측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 신·증설은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거쳐야 한다. 학교가 설립되기 위해 초등학교는 4000세대, 중학교의 경우 6000~9000세대 이상 공동주택 개발사업 시 신설이 가능하다. 정 시장은 “김포 같은 경우에 교육부가 예측하는 학생수요예측과는 다르게 젊은 층들이 이주해오고 젊은 층이 많이 왔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학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김포의 도시개발사업이 늦춰지고 있다. 학교 문제는 지역개발과 균형발전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김포신도시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농민운동가에서 시장까지…좌우명은 ‘봉산개도 우수가교’

정 시장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경기도연맹 사무처장을 지낸 ‘농민 운동가’다. 민선 5, 6기 김포시의원으로 활동하다 민선 7기 시장직에 출마해 당선돼 시를 이끌고 있다. 정 시장은 “30년 정도 농민운동에 몸담은 게 자연스럽게 정치 활동으로 이어졌다”며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에 더 큰 발전과 시의 본질을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시장직에 출마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시장직을 걸으며 그가 되새기는 좌우명은 봉산개도 우수가교(蓬山開道 遇水架橋)다.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라’라는 뜻이다. 정 시장은 “살아온 삶 자체가 항상 도전적이었고, 혁신적이었다”며 “어떤 일을 시행할 때 두려워하거나 주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시장과의 일문일답.

-김포의 인구는 작년 12월 말 기준 47만여 명을 기록했다. 50만 명 진입을 전망하고 있는데

▶김포시는 2011년 인구 25만 명에서 1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수도권 중에서 김포만큼 급속하게 발전한 도시가 없다. 지난 9월 말 기준 내국인이 48만5000여 명이고 외국인은 1만7800여 명이다. 합치면 이미 50만 명을 넘어선 대도시다. 서울의 외곽 도시로 여겨졌던 적도 있었지만 불과 몇 년 사이 김포한강신도시 조성과 김포골드라인 개통, 문화·복지·체육시설 등 기반시설이 확충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30대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이 두드러지면서 유·초·중 학령인구도 함께 증가했다. 학생 수가 매년 늘어나 과밀학급이 문제다
▶2019년부터 2020년 동안 초등학교 5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1개교가 신설됐다. 2022년 마산중학교와 2023년 운양1 초·중 통합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신도시와 읍면지역 간 교육 환경의 차이가 있고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인구가 급증하는 신도시는 학생 과밀문제가, 읍면지역은 학생 과소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시는 학교 증축과 시설 개선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 소규모 학교 통학버스 지원, 기숙사학교 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 학교 부지 확보와 신설이 연계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 단계부터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

▲정하영 김포시장/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김포의 교통대란도 시의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어떤 대책이 있는지

▶국토부에서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서부권 2기 신도시 교통개선을 위해 김포 장기동부터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이어지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 21.1km 구간을 신설사업으로 반영했다. 또 GTX-B 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노선을 공용하는 방안과 서울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을 지자체 간 합의와 타당성 분석을 거쳐 반영했다. 서울 중심으로 가는 GTX와 인천2호선의 김포·고양 연장 성과를 거뒀지만 시민 여러분의 바람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신설 및 GTX-B 노선 공유로 신도림, 여의도역을 거쳐 용산역 등 서울 도심 직결 운행이 추진되면서 편리한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지난달 7일 문을 열었다. 어떤 공원인지 설명 부탁한다

▶북한이 보이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154고지다. 2003년부터 시설을 위한 사업이 추진됐다. 오랜 시간을 거쳐 지난달 7일 평화·생태·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휴식과 힐링의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개관했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와 평화와 생태가 표현된 전시·영상관, 가상현실(VR) 체험관, 카페, 기프트숍, 야외공연장 등이 설치돼 있다. 검문소에서 전시관으로 오르는 1.4km 구간의 데크로드는 자연을 음미하며 숲길을 걸을 수도 있다. 전시관과 전망대의 가파른 언덕을 이어주는 흔들다리와 생태탐방로, 전시관 인근 소주제 공원은 내년 6월 말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민선 7기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어떻게 지냈고 앞으로 어떻게 임기를 수행할 예정인지

▶처음 시의 슬로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전국 지자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시민 행복’이다. 행정의 궁극적 목적과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시민 행복 김포의 가치를 두 배로’로 정했다. 김포시는 평가절하됐다고 생각한다. 김포는 앞으로 서해를 거쳐 북한으로 갈 수 있는 거점 도시가 될 수 있다. 이런 도시의 가치를 4년 동안 얼마나 끌어올렸는지에 대한 답이 임기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지금까지 토대는 만들어놨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이 두 배가 될 수 있게 1년 동안 마무리하겠다.

정하영 김포시장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경기도연맹 사무처장
민선 5, 6기 김포시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운영위원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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