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청량리 588은 잊어라…청·마·용·성 시대 온다”

[자치단체장을 만나다]GTX•SRT 연계한 광역환승센터로 탈바꿈…지방분권 위한 개헌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기자 2020.07.01 08:30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현재 민선 7기로 4선이다. 민선 2•5•6기에 이어 7기 구청장도 역임하고 있다. 동대문구에서 거주한 기간 또한 35년인 만큼 누구보다 구의 사정에 환하다. 지역의 살림은 그 지역 일꾼이 가장 잘 돌본다는 유 구청장은 지금 시대의 가장 큰 화두로 ‘지방분권’을 꼽았다. 지방자치법은 1987년 부활했다. 1991년 지방의원 선출을 시작으로, 1995년 7월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을 뽑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렸다. 유 구청장은 지방자치 관련 법령이 사회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방자치법이 시대에 맞게 바뀔 시기가 됐다고 강조한다. 

유 구청장은 지난달 19일 동대문구청에서 진행된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청마용성(청량리•마포•용산•성동)’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교통의 중심지였던 청량리가 소위 588 집장촌으로 개발이 더뎠던 것은 사실이다. 집장촌을 철거하고 청량리역 바로 옆에 6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 백화점,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짜리 랜드마크 타워 1개 동이 들어선다. 유 구청장은 “주변 재개발이 마무리되고 해당 건물에 입주가 시작되는 2023년이 되면 과거의 모습과 전혀 다른 새로운 청량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청량리역에는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ITX, KTX 강릉선, 분당선을 비롯해 인천 송도~용산~청량리~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 B노선과 양주~청량리~삼성~수원을 잇는 GTX C노선이 들어서 명실상부 교통의 요지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마•용•성’ 대신 청량리를 포함해 ‘청•마•용•성’으로 불러달라고 제안했다. 청량리4구역의 재개발이 올해 마무리되는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청량리 일대는 서울 다른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었다. 소위 ‘588’로 불리는 사창가 때문에 침체된 경향이 있었다. 계획을 세워서 20년 만에 철수했다. 그 자리에 개발이 되니까 효과가 상당히 나타난다. 앞으로 평가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청량리는 교통의 중심이다. 앞으로 GTX C, B 노선과 SRT노선이 들어선다. 청량리가 명실상부 교통의 도심이 된다. 사람이 많이 모이니 상업의 중심이 되고, 또 문화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청량리 재개발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한다

▶2023년 청량리4구역에 대형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청량리역 바로 옆에는 6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 백화점,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짜리 랜드마크 타워 1개 동이 들어선다. 청량리4구역 주변의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과 청량리3구역의 재개발, 성바오로병원 부지 오피스텔 건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청량리4구역을 비롯한 주변의 재개발이 마무리되고 해당 건물에 입주가 시작되는 2023년이면 과거의 모습과 전혀 다른 새로운 청량리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에 맞춰 문화와 상업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청량리는 교통, 상업, 주거, 문화를 한곳에서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서울 동북부의 중심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청량리 일대를 강남권 복합환승센터처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정부와는 어떤 논의를 하고 있나
▶2018년 9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청량리역 일대 중심지 육성을 위한 발전계획 수립용역’을 진행했다. 발전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토부와 서울시에 사업을 건의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토부와 서울시,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청량리역 광역환승센터 조성 기본구상 연구용역’이 올해 4월에 착수됐다. 이번 용역을 통해 청량리역을 동북권 광역교통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광역환승센터 구축 방안을 마련했다. 체계적인 교통 체계 재정립, 다양한 교통수단 간 연계•환승 개선을 통해 광역교통의 이용 편의를 증진할 예정이다. 기존 철도 정비창 부지 등 청량리역의 공간 구조 개편과 기능 개선 방안도 같이 마련했다. 철도 계획과 연계한 지상•지하 통합 네트워크 구축과 철도역사의 복합화, 주변 유휴 부지 개발 등 획기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할 계획도 있다.

-배봉산 둘레길과 정상부 근린공원이 구축됐다. 명소로 만들 복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배봉산을 주민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휴식처로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둘레길을 비롯해 정상부 근린공원 등을 조성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우선 구민들이 편안하게 배봉산을 걸을 수 있도록 2013년부터 5년 간 5단계에 걸쳐 사업비 79억원을 투입해 총 4.5km 코스로 둘레길을 조성했다. 배봉산 둘레길은 성인 걸음으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순환형이다. 무장애숲길로 조성돼 있어 노약자는 물론이고 유모차나 휠체어를 동반한 주민들도 어려움 없이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또 배봉산 정상부에도 총 사업비 22억원을 투입해 근린공원을 조성했다. 이전에 있던 군부대가 철거된 공간에 잔디를 심고 벤치와 조명을 설치해 구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배봉산 정상부 근린공원은 서울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동서남북 사방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있어 해맞이 장소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조건 덕에 매년 1월 1일,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는 ‘배봉산 새해 해맞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맞이 명소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마다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다.

-배봉산 안에 숲속 도서관도 건립했다고

▶배봉산 주변에는 문화 공간이 부족한 편이다. 남녀노소,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배봉산에서 독서도 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총예산 24억원을 투입해 지상 2층, 총면적 527.51m² 규모의 배봉산 숲속도서관을 개장했다. 도서관 1층 공동 육아방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신선한 산 공기를 마시며 유익한 놀이와 교육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교구들이 갖춰져 있다. 2층에는 100평 규모의 북 카페형 도서관이 있다. 이곳에는 1만여 권의 다양한 장서와 열람석 91석이 마련돼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이전에는 주중 하루 평균 1000~1500명이 방문하고 주말에는 2000~3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있다. 

-구에는 20곳의 전통시장이 있다.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구청장의 복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통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우리 구는 전통시장의 특성화, 현대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량리종합시장과 청량리청과물시장을 비롯한 지역 내 전통시장에 비와 햇빛 가리개, LED 조명, 아케이드, 증발냉방기 등을 설치해 시장 방문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청량리종합도매시장 사이 420m 구간에 사업비 160억원을 투입해 주차장도 만들 예정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주민들 가운데 보행약자가 많아 그분들이 안전하게 시장을 둘러보실 수 있도록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많이 신경 썼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동대문구 교육경비보조금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에 이어 25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다. 공교육 수준 향상을 위해 각별히 힘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와 비교해 교육경비보조금이 6억원 늘었다. 재정자립도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4위 정도로 중간 정도 수준이다. 교육경비에는 매년 많은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미래 동대문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교육 지원을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공부하기 편안한 동대문구’를 실현하고 싶다. 

-동대문구 학교 현황은 어떻게 되나
▶유치원 28개, 초등학교 21개, 중학교 15개, 고등학교 13개가 있다. 총 77개 유치원 및 학교에 2020년 지원하는 교육경비는 125억원이다. 분야별로 교육경비보조금 66억원, 서울형혁신교육사업 10억원, 무상급식 40억원 등이 들어간다. 특히 공교육을 강화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육경비보조금 중 절반 이상을 학력 신장 프로그램(24억원)과 대학 진학 및 취업률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12억원)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으뜸 교육도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학력 신장, 공교육 정상화, 평생교육의 기회 제공 등 아낌없이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기본소득 논의가 한창인데,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본소득보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에게 지속적인 보탬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사람에게도 지급하는 것이 큰 효과가 있겠나. 없는 사람에게 주는 게 효과가 크다.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하는 게 혼란 없이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방분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 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지방분권이다. 우리나라는 1987년도 헌법 체계하에 운영되고 있다. 그 시절에는 지방자치라는 것도 없었다.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면서 부활했다.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은 나라 전체를 돌보는 굵직한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시장도 시 전체에 적용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주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시행할 권한은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에게 줘야 한다. 지역의 일은 시장이나 구청장이 제일 잘 안다. 나는 동대문구에서 35년을 살았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만큼은 중앙 관료보다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구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은 구청에서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권한과 자금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어떤 정책을 실현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우선에 헌법 개정부터 이뤄져야 한다. 
올해로 41년째를 맞은 부마항쟁. 유 구청장은 지난해 부마항쟁 참가자로 처음 인정받았다. 동아대학교 재학 당시 학생회로 부마항쟁을 이끌었다. 40년 동안 부마항쟁에 대한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 수나 참가자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 구청장은 부마항쟁을 이끌었다고 알려졌다. 부마항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한다고 이야기한다

▶지난해 40년 만에 부마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또 작년에 처음으로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아직 법이 제정되지 않아 유공자는 아니지만 관련자가 됐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진상 규명이다. 작년에 사망자 한 명이 부마항쟁 때 죽은 게 인정됐다. 40년 만이다. 40년째 진실을 가려놓고 있는 것이다. 부마항쟁은 박정희 유신독재에 견디지 못해 학생과 부산 시민, 어쩌면 전 국민이 일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우선적으로 이 항쟁에 대한 진상 조사와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구청장 이후의 행보는 어떻게 되나

▶구청장을 네 번 했다. 남아 있는 임기 동안 잘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생각한다.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을 잘 마무리해서 동대문 구민에게 신뢰받은 구청장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도록 전력투구할 생각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1954년 7월 9일, 전남 나주 출생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박사과정 수료
민주화추진협의회 선전부 부장
민주당 중앙당 조직국 국장
제4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민선 2•5•6•7기 동대문구청장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 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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