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방산 르네상스 시대 열 것"

K-무기 가성비 입증… 100억달러 수출, 연구개발 최대한 지원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편승민 기자 2020.06.10 11:07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올해는 자주국방을 목표로 국방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6·25전쟁 이후 군사원조에서 벗어나 소총부터 자주포, 전차, 잠수함, 초음속 공격기까지 직접 개발해 군에 배치했다. 이제는 완성 장비를 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방위산업이 어느덧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위 선양에 이바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방산기술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우리 산업화의 초석이 됐던 조선, 기계, 항공, 전자 등 중화학공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첨단화하고 있는 방산기술은 안보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3년간 국방비는 한 해 40조원에서 50조원까지 증액됐다. 무기체계 개발의 근간이 되는 방위력개선비는 2017년 12조 2000억원에서 올해 16조 7000억원으로 37% 늘었다. 이제 방위산업은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한 나상웅 부회장을 만나 국내 방산업계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국민들에게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생소할 수 있는데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는 1976년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태동해 올해로 44주년이 된 비영리 순수 민간단체다. 방진회는 정부가 지정한 90여 개 방산업체가 정회원사로, 방산관련업체 약 550개가 준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위산업은 1970~1990년대 초까지 소총 같은 기본병기 국산화 단계부터 시작됐다. 방진회는 방산조직과 기반이 취약해 방위산업을 추진하는데 나타나는 정부와 업체 간 이견을 조정하고, 업체 간 이해관계를 중재했다. 1990~2000년대 초까지는 기술도입 및 조립생산 단계로 넘어가면서 방산업체들이 상당 수준 독자 무기 개발을 시작해 기동장비, 타격무기들을 생산하게 됐다. 이 단계에서 방진회는 방산업체가 자생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우리 제품을 수출하는 단계까지 왔다. 현재는 수출에 장애가 되는 제도와 법규를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해외 방산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하고, 수출 가능성이 있는 지역과 국가를 대상으로 해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방위산업의 현실, 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과거 방위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육성돼왔으며 기업 성장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진회가 매년 조사하는 방산업체 경영분석에 의하면 2018년 기준, 민수를 포함한 회사 전체 매출액은 109조 4000억원인 데 비해 방산 매출은 13조 6000억원으로 12.4%에 불과했다. 가동률도 전체 84.1%에 비해 방산은 71.2%로 낮고,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제조업 평균치가 7.3%인데 방산은 2.4%로 매우 저조했다. 신규 설비투자액과 연구개발투자액도 감소하는 등 미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침체된 방위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신규 방산물자 소요 발생 시 가급적 해외 직도입보다 국내 방산업체 생산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주고, 보유장비의 정비 및 성능개선(군 창정비의 과감한 민간업체 이전)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 해외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산업체에서 국내개발 시 소요 비용을 원가로 인정해 적정이윤이 보상되도록 해야 한다. 

지난 5월 12일 나상웅 방진회 상근부회장이 17개 수출대상국에 파견 예정인 신임무관들을 대상으로 무관의 방산수출 지원의 중요성을 당부했다./사진=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무기 수입보다 우리 생산 무기체계를 우선 구매해달라고 밝혔는데, 국내개발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최근 국회에서 공표된 「방위산업발전및지원에관한법」과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은 방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무기체계와 부품 개발 시 국내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도록 한다. 무기체계 국내개발 시 단기적인 획득비용은 해외도입 비용보다 비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후속군수지원, 성능개량 등 총수명주기 비용을 고려한다면 획득비용보다 통상적으로 2.5배 많이 소요되는 운용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방위산업은 생산유발계수, 고용유발계수, 부가가치유발계수는 일반제조업에 비해 높아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이를테면 국산화의 장점은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의 개발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T-50 전에 운용하던 T-38A 탈론, T-59 호크기 등은 조그마한 고장이라도 발생하면 수리 부속이 조달되거나 정비하는 데 몇 개월 소요되는 게 기본이었다. 하지만 T-50은 공군 훈련단에서 개발회사인 KAI에 고장 연락만 취하면 2~3일 안에 수리해 훈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준다. 결국 훈련기 가동률로 비교할 때 국산 훈련기 30대로 소화할 수 있는 훈련량을 해외 훈련기로는 40~50대까지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정국 이후 K-컬처, K-스포츠 등 해외에서 코리아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K-무기’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나라 무기 중 가성비를 확보한 대표적 사례는 K9 자주포다. 성능은 세계 최고의 자주포라 불리는 독일 PzH2000만큼 뛰어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으로 수출됐다. 우리나라는 종심(전방과 후방의 거리)이 짧고 전선의 넓이가 대륙에 비해 좁아 과거부터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화포 전력이 매우 중시돼왔다. 때문에 일찌감치 자주포 도입에 박차를 가해 1980년대부터 K55 자주포를 생산해 보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K9 자주포는 가성비가 뛰어나다 보니 수출도 그만큼 잘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시설이 드론 공격에 피해를 입은 것을 계기로 테러와 공격용 드론을 포착해 격추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디펜스의 비호복합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리콥터를 요격하는 대공 무기 체계다. 2018년 10월 인도군의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에서 유일하게 성능 테스트를 통과하고 가격협상 대상 장비에 단수 후보로 선정된 뒤 후속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이 돋보이는 제품으로는 KAI가 제작에 참여한 T-50과 FA-50도 있다. T-50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로 2006년 개발이 완료됐다. 2012년 개발이 완료된 FA-50은 ‘근접 공대공 전투성능’이 우수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잠수함 기술을 다른 나라에서 전수받아 수출까지 한 최초의 나라가 한국이다. 1988년 독일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건조한 장보고-I급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끝에 독자 개발한 국내 최초의 수출형 잠수함 역시 자랑스러운 우리 무기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 야외 전시장에 K-9 자주포가 전시돼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FA-50 비행모습/사진=KAI 제공



시험장, 훈련장 부족 문제가 많이 나온다. 훈련장 확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


훈련장, 훈련할 수 있는 여건 모두 부족한 실태다. 특히 미사일, 함정, 공중폭격기 등의 경우 장거리 사격을 해야 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훈련장으로 무인도를 확보해도 또다른 제약이 많다. 그래서 국내시험장 확보 방안도 있지만 외국이나 동남아 무인도 등 확보 방안도 조사연구 중이다. 또한,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해 훈련 효과를 얻으면서 훈련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VR 도입도 필요하다. 첨단 시스템을 적용해 10회 훈련한다면 VR로 7~8회 정도 하고 실제 사격은 2~3회 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수요로는 방산업체가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50년 동안 자주국방을 외치며 방산육성을 해왔고, 방산은 산업발전이나 기술개발 측면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사실 우리나라 방산업계는 내수시장이 많이 제한되기 때문에 수출로 가야만 방산을 살릴 수 있다.
방산수출은 국가의 위상을 드높일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고 방산업체들의 경영실적 향상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에 비해 낮다. 쉽게 말해 일거리가 부족한 것이다. 따라서 해외 수출을 통해 가동률을 높여 회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수출된 무기체계의 수명주기 동안 지속적인 후속군수지원을 제공하게 되므로 부가적인 경제효과와 국가 간의 유대관계를 제고할 수 있다.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액 규모가 궁금하다. 수출 규모와 성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면


최근 10년간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방산업체들의 주도하에 연평균 30억 달러 내외의 수출을 수주했다. 올해 초 스웨덴의 국제평화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한국 방산 수출은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한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로 진입했지만 세계 수출시장 전체 규모에서 2%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다. 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100억 달러 수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우리나라 방산물자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과 인지도가 지속 상승하고 있고, 해외 수출 마케팅 능력도 향상되고 있어 방산수출 성장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또한, 방산수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방위사업청의 적극적인 지원도 방산수출 성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해외 방산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하고 있다. 어떤 효과가 있나


방진회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해외 주요 방산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정부 및 방산업체들과 함께 홍보 및 마케팅을 해오고 있다. 2013년부터는 방위사업청의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아 한국관 내 중소기업관을 설치해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참가 신청이 증가하고 있어 중소기업관 1회 구성을 위한 국고보조금의 한도가 최근 2억4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지난해에는 UAE IDEX 등 10개 전시회의 한국관에 121개사(중소기업 108개사)가 참가해 UAE 등 36개국에 111억 달러의 수출 상담성과를 달성했다. 방산 수출업체들이 해외전시회 참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각국 국방부가 주관하는 해외 방산전시회는 개최 목적이 자국 획득을 위한 정보수집과 상담이므로 구매국 획득결정권자들을 직접 만나 제품홍보와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매년 전 세계 10여 개의 방산전시회(에어쇼 포함)에 한국관 및 중소기업관을 구성하여 참가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Defence & Security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관 전경/사진=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올해 초 「방위산업발전및지원에관한법」과 「국방연구개발촉진법」이 통과됐는데 업계에선 어떻게 평가하나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해 내년 초 시행되는 두 법안은 제정 과정에서부터 방진회를 중심으로 방사청과 방산업계 간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제정됐다. 두 가지 법 모두 국내개발 우선추진을 통한 국내 방위산업 활성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방산업계는 크게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발전및지원에관한법」의 ‘국가정책사업 지정’, ‘수출지원 확대’, ‘부품국산화 촉진’과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의 ‘지식재산권 공동소유’로 업계는 그 동안 각종 법령과 제도상 방위산업 발전에 규제로 작용했던 요소를 제거하고 도전적 연구개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증관련 공제조합 설립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방진회는 1990년부터 방산업체와 일반업체의 방위사업 수행에 필요한 각종 이행보증을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이뿐만 아니라 방위사업 수행기반인 제조·생산·연구 시설 및 근로자 등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까지 보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한 「방위산업발전및지원에관한법」이 내년 2월 5일부터 시행 예정됨에 따라 방진회는 방위산업과 관련된 방산업체와 일반업체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도모하고 방위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방위산업 공제조합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방위산업 공제조합은 현재 방진회에서 수행하고 있는 방산물자 등에 대한 보증업무에서 방산업체 등의 방위사업 제조·생산·연구시설 등에 대한 공제사업, 방산업체 및 일반업체의 방위사업 부문에 재직하는 근로자의 상해를 보상하는 공제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함으로써 방산업체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21대 국회가 개원했다. 국방분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실 20대 국회에는 국방관련 전문가가 많이 입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국방 분야를 이해하고 전문적으로 입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방산업계 육성을 위한 노력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21대 국회에 입성한 분들 중에는 국방 전문가들이 많이 계셔서 상임위 구성 전이지만 기대가 크다. 방위산업 기업들이 국내개발 위주로 많이 가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21대 의원들이 많은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지난 2월 청와대에는 방위산업담당관이 신설됐다. 정부의 방산 육성 의지를 담아 방산업체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청와대가 방위산업 육성과 수출형 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방산업체들이 가장 활성화됐던 시기는 1980~90년대 초다. 현재는 방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시 한번 방산 르네상스 시대가 되는 데 미력하나마 역할을 하고 싶다. 수출전략 마케팅을 최대한 지원하고 협조해서 방산수출이 잘될 수 있도록 해서 방산업체들이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국가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나상웅 제20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부회장


육군3사관학교 16기, 예)육군 중장, 법학박사
대한민국 육군 제5기갑여단 여단장
대한민국 육군 제20기계화보병사단 사단장
육군기계화학교 교장
대한민국 육군 제3군단 군단장
대한민국 육군 교육사령부 사령관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정치/사회 기사

연예/스포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