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달삼 회장, “모범 방역처럼 ‘K-골프’로 발전 기대”

[임윤희의 골프Pick]한국형 골프장, 다양한 아이디어 나와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20.06.02 09:2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골프 열정 넘치는 초보 플레이어의 '골프pick'이 시작된다. 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주말 골퍼들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한달삼 김포씨사이드CC 해강개발 회장/사진 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업황이 바닥을 찍는 상황에서 골프장 경기만은 눈에 띄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3월까지는 골프장 역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은행의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예술·스포츠·여가 부문 업황 BSI는 전달에 비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수 상승은 골프장이 주도하고 있는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고 소수 지인들과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특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늘길이 언제 열릴지 불투명한 데다 해외 감염병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골프장 특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귀족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한 자정 노력도 큰 기여를 했다. 업계에서는 김포씨사이드CC 한달삼 회장(76)을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온 대표적 인사로 꼽는다. 

한 회장은 김포씨사이드CC의 창업주로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직을 세 차례 연임했다. 한 회장 재임 당시 60여 개에 달하는 각종 골프 규제가 폐지됐다. 그의 노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직도 날마다 골프장에 나와 코스를 돌아본다는 한 회장은 골프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코스관리’와 ‘감동을 주는 서비스’가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한 회장을 만나 골프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즐겨 찾는 골프장은 어디인지, 베스트 스코어가 얼마인지 등 골프에 얽힌 인생 스토리도 들려줬다.

골프 대중화, 키워드는 ‘다양성’



-골프를 국민적 스포츠로 발전시키겠다는 말씀을 20여 년 전부터 해왔다. 대중화가 많이 이뤄졌는데 어떤 느낌인가



골프 관련 종사자로서 무척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골프 대중화를 이용자수 증가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수적 대중화보다 중요한 것이 내용적 대중화다. 회원제 골프장에만 부과되는 중과세와 불합리한 규제로 볼 때 진정한 의미의 대중화는 아직 멀었다고 본다.
비회원제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 차이가 아직도 크다. 회원제의 경우 중과세로 인해 이 좋은 시기에도 이익을 못 내고 있다. 비회원제골프장과 회원제골프장의 과세 기준이 합리적으로 형성되었을 때 진정한 대중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골프사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부친(고 한은영(1910~2006) 태양금속 회장)이 창업주로 있던 태양금속이라는 회사에서 4명의 형제가 모두 함께 일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가장 좋아하던 골프 관련 사업에 발을 담그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형제들이 응원과 지지가 큰 버팀이 됐던 거 같다. 



-골프장 오픈 3년 만에 골프장 경영협회장에 출마했다. 무보수 명예직이었는데



1995년에 김포씨사이드CC를 오픈했는데 이것도 사업인가 싶을 정도로 실망이 컸다. 각종 규제와 불합리한 세금으로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 싶었다.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고 협회장을 맡아 이런 부분을 풀어보고 싶었다.
협회장 출마를 결정하고 부친과 상의를 했다. 당시 공공기관 협회장을 오래 하셨던 부친은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고 협회 돈을 쓰지 말라”고 조언하셨다. 협회장 출마 소견 발표 때 부친의 말씀을 전하며 회원들을 설득했다. 당시 골프장 협회에선 내 이름 석자도 모를 때였다. 나를 믿어주고 뽑아준 회원들과 임기 동안 따라주신 분들 덕에 10년간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한달삼 김포씨사이드CC 해강개발 회장/사진 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여 년간 골프장경영협회를 이끌었다. 골프 대중화와 활성화, 각종 세금의 인하 및 폐지를 위한 대정부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돌이켜보면 어떤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나



협회장 취임이 IMF 외환위기와 맞물린 때였다. 골프장들 역시 내장객이 줄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었다. 정부는 골프 금지령을 내렸고 골프장 사업자들의 부도가 속출했다.
협회는 회원사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태였다. 협회비를 장기 미납하는 회원사가 많아 재정이 열악했다. 우선 구조조정을 단행해 회원사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전국을 돌며 회원사의 협조를 구했고 매일 오전 9시 협회에 출근해 업무를 봤다. 협회비를 장기 미납하는 회원사를 설득해 정상적인 회비 납부를 유도했다. 이런 노력으로 5년 만에 협회 부채 20억여원을 상환했고 5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2003년에는 협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협회 사옥(한국골프회관)을 부채 없이 마련했다.
골프장들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취득세 완화였다. 골프장에 대한 취득세율을 15%에서 10%로 인하시켰다.(일반적인 세율은 2%이다.) 당시 골프장 하나 짓는 데 1000억원이 들었다면 취득세가 150억원이었다. 골프장을 만들어놓고 문을 열지 못 한다는 말이 나왔다. 취득세 인하를 통해 골프장당 적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60억원 가까이 개장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각종 규제 폐지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골프장 안에 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했고 골프장 사업부지 제한 및 클럽하우스 면적 제한 폐지에도 앞장섰다.



-골프 인구가 몰리면서 요금 인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이 골프업계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골프 대중화도 영향이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골프장으로 몰리면서 때아닌 호황기를 맞고 있다. 이럴수록 골프장들이 더욱 겸손하게 손님맞이를 해야 한다.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각 골프장의 특성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다만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골프장을 이용해주시는 고객들의 만족도도 올라갈 것이다.



-한국 골프업계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나라 골프 문화는 유럽, 미국, 일본을 거쳐 형성됐다. 골프장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 아름다운 정원 모양이 많다. 한국 골프가 국민들의 특성을 잘 반영해 발전했으면 좋겠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방역체계를 구축했듯 골프업계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골프장은 18홀에 평균 파72를 정석으로 보고 파70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골프코스 지형에 따라서 파71 또는 파73도 생길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회원권 판매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미국처럼 기간별(소멸성)로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정말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성공할 때 골프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김포씨사이드CC 서코스 1번홀에서 본 전경/사진=김포씨사이드CC 제공
“고객에게 감동을…다시 찾고 싶은 명문 골프장”


-김포씨사이드CC는 1995년 오픈했다. 부지를 매입하고 골프장을 건설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골프장 부지는 1988년부터 89년까지 1년에 걸쳐 매입했다. 당시 수도권 골프장은 용인, 여주, 이천에 위치하는 게 정석처럼 돼 있었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골프장 부지를 매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때였다. 10개 이상의 부지를 봤지만 이 부지를 본 이후 다른 곳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바다가 보여 풍경은 아름답지만 회원 모집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고집을 부렸다. 이 이상 좋은 자리가 없다고 봐 일반 토지보다 비싼 값에 매입했다. 당시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통상 해발 200미터 정도에 있었는데 김포 부지는 제일 높은 곳이 82미터였다.
수도권 골프장 중에 평지 코스로 구성돼 있어 노령의 골퍼나 여성도 부담 없이 라운딩을 할 수 있다.



-김포씨사이드CC는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매년 선정되고 있다. 경영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골프장은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 나 역시 “손님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 감동을 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코스관리다. 항상 아름답고 깨끗하게 관리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경영철학이다.



-김포씨사이드CC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골프장이 서남향으로 설계돼 있다. 남쪽에서 서쪽으로 구성해서 해가 길다. 특히 강화도 쪽으로 넘어가는 서해안 낙조가 정말 아름답다. 바다에 비치는 낙조는 김포씨사이드CC를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 홀마다 바다 조망이 가능해 해가 떠 있을 때부터 질 때까지 다양한 색감이 펼쳐진다. 주변 환경이 은빛, 금빛으로 바뀌는 것은 우리 골프장의 백미 중 하나다.
또 편서풍이 부는 우리나라 특성상 서쪽에 있는 강화도가 바람을 막아준다. 바닷가에 위치하지만 실제로 바람은 많지 않다. 1년 내내 따뜻하고 겨울에도 땅이 잘 얼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2018년 강화도에 대형 레저타운 건설을 추진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골프장 사업은 시간을 파는 비즈니스다. 골프장과 상호 비즈니스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 개발한 것이 ‘강화 레저타운’이다. 레저산업의 장래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도에 인천광역시 유일의 레저타운 관광단지를 조성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무동력 바퀴썰매 루지와 관광곤돌라, 회전전망대, 힐링 산책로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성업 중에 있다. 2단계 사업으로 콘도, 사계절 썰매장, 물놀이장 등 놀이시설을 갖춘 수도권 관광명소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2018년 7월 오픈 이후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있다.
▲강화도 대형 레저타운 전망대 뷰/사진=강화레저타운 제공

Golf는 ‘내 인생의 지침서’



-한달삼에게 골프란



‘내 인생의 지침서’ 같은 것이다. 우리가 70~80년을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과 대인관계에 대한 교훈을 18홀을 도는 5시간에 모두 느낄 수 있다.
첫 홀에서 티샷이 잘 맞으면 얼마나 의기양양해지나. 기분 좋게 시작한다. 그러나 세컨드샷이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지도 않게 생크가 나서 엉뚱한 길로 돌아오기도 한다. 풀 죽어 있다 보면 퍼팅이 잘된다. 인생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과정이 18홀 안에 모두 들어 있다. 또 팀플레이를 하다보면 매너와 대인관계를 배우게 된다. 골프는 내 인생의 지침서 같은 스포츠다.



-언더파 플레이도 종종 하시는 고수로 알려져 있다. 베스트 스코어는



30대 후반에 달성한 4언더파 68타가 베스트스코어다. 그런데 그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기록은 69세에 ‘에이지 슈트’(골프에서 18홀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나 그 이하의 타수로 끝내는 것을 말한다)를 3언더파 69타로 달성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2013년 8월 강원 평창의 용평 알펜시아 골프장에서 지인과의 행복한 라운딩에서 일궈낸 최고의 스코어였다.



-지금까지 플레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은



앞서 언급한 ‘에이지 슈트’를 달성하던 날이었다. 마지막 파4, 18홀에서 세컨드샷이 그린에 올라갔다. 이미 두 번의 버디를 기록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퍼팅만 성공하면 ‘에이지 슈트’와 ‘사이클 버디’를 한번에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워낙 롱퍼팅이라 확률이 낮았다. 반 이상 포기한 상태로 퍼터를 했는데 홀컵으로 그림같이 빨려 들어갔다. 두 가지 큰 기록을 세우게 해준 그날의 퍼터샷이 가장 짜릿했다.
▲한달삼 회장이 김포씨사이드CC 2층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김포씨사이드CC 외 즐겨 찾으시는 골프장이 있다면



여주에 위치한 남여주CC를 즐겨 찾는 편이다. 10개의 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해서 만든 것이 남여주CC다. 가끔 출자 회사들이 모여서 모임도 갖고 코스도 볼 겸해서 자주 가는 편이다.

▲한달삼 회장의 클럽 choice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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