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야당도… ‘험지’의 벽은 높았다

민주당 과반 압승에도 지역주의에 ‘무릎’…양당체제도 공고해져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0.05.04 10:2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4.15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거머쥐면서 ‘공룡 여당의 탄생’으로 마무리했다.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과 함께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사진은 (위)국민께 감사 인사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아래)입장 발표 마친 뒤 고개 숙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사진=뉴시스
4.15 총선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거머쥐면서 ‘공룡 여당의 탄생’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의석을 많이 차지했다. 서울 의석 49석 중 민주당이 41석을 가져갔다. 미래통합당은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경기도에서는 민주당이 51석을, 통합당이 7석을, 정의당이 1석을 가져갔다. 또 인천에서는 민주당이 11석, 통합당이 1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했다. 

‘대승’을 거둔 민주당이지만 지역주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은 영남권에서 대구 2명, 부산 6명, 울산 1명, 경남 3명 등 총 12명이 당선됐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부산 3명, 울산 1명, 경남 3명만 당선되는 데 그쳤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장관을 지낸 김부겸, 김영춘 후보가 줄줄이 낙선하는 등 민주당으로서는 지역주의의 벽을 실감케 하는 선거였다는 평이다.

◇‘졌지만 잘 싸웠다’…진보정당 세 강한 지역에 무릎 꿇은 野

수도권은 민주당 세가 강한 지역이 많다. 서울에서 광진을, 강북을, 성북갑, 중랑갑, 구로을, 도봉갑이 그렇다. 보수정당 소속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된 적 없거나 한 번 당선되는 수준에 그친 지역구들이다. 이번 총선서도 이 지역구에서 보수정당이 당선되는 이변은 없었다. 

‘5선의 추미애’를 만든 서울 광진을은 15대 총선 이후 한 번도 보수정당이 당선된 적 없다. ‘열린우리당’ 바람이 분 17대 총선서도 열린우리당 김형주 전 의원이 당선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15 총선을 앞두고 이곳을 ‘험지’로 규정하고 출마를 선언한 이유다. 오 전 시장은 결국 진보정당이 강한 지역구를 뚫지 못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오 전 시장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고 후보는 득표율 50.37%(5만4210표)를, 오 전 시장은 47.82%(5만1464표)를 받았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후보와 통합당 3선인 김용태 후보의 ‘빅매치’로 총선 내내 주목받았던 구로을. 이승철 전 한나라당 의원이 16대 총선 때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민주당 소속 후보자가 당선된 곳이다. 15대 때 새정치국민회의 한광옥 전 의원이 깃발을 꽂은 이후 17대 때 열린우리당 김한길 전 의원, 18대 총선부터는 내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당선됐다. 진보정당이 당초 유리한 지역구에 통합당 3선 김용태 의원이 나섰지만 결국 윤건영 후보와의 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윤 후보가 57.04%(5만6065표)를, 김 후보가 37.66%(3만7018표)를 얻어 승부가 갈렸다. 

강북을도 통합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진보정당 세가 강한 지역구다. 15•16대 총선에서 조순형 전 의원이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17•18대에는 열린우리당 최규식 전 의원이, 19대에는 민주통합당 유대운 전 의원이 지냈고 그 바통을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어받았다. 박 의원은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서도 당선됐다. 박 후보는 64.45%(5만7013)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상대였던 안홍렬 통합당 후보는 34.71%(3만708표)에 그쳤다. 

성북갑은 MB정부 집권 2개월 차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정태근 전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계열 의원들이 당선됐다. 15•16•17대 국회에서는 유재건 전 의원이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총선서 당선된 이후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들어온 유승희 의원이 19•20대 총선서 이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성북구청장을 역임한 민주당 김영배 후보가 60.90%(8만2954표)를 얻어 당선됐다. 반면 통합당 한상학 후보는 36.50%(4만9727표)를 얻어 고배를 마셨다. 

중랑갑도 18대 총선서 아나운서 출신인 유정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민주당 계열 후보자들이 당선됐다. 19대 총선서 당선된 서영교 의원이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서 57.76%(5만5185표)를 기록, 3선을 달성했다.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선 김삼화 의원은 36.28%(3만4670표)를 얻었다.

도봉갑은 故김근태 전 의원이 15•16•17대 국회 지역구 ‘터줏대감’으로 지냈던 지역이다. 18대 총선서 신지호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민주당 후보자가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이 2011년 타계한 이후, 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19•20대 총선서 출마해 당선된 것에 이어 이번 총선서 3선을 기록하게 됐다. 인 후보는54.02%(5만653표)를, 통합당 김재섭 후보는 40.49%(3만7967표)를 얻었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민주당 강세 지역구를 뚫은 통합당 후보는 없었다. 수도권에서는 성남 수정구, 의정부갑, 안양 동안갑, 부천시 오정구, 광명갑, 안산 상록구, 오산시, 시흥을, 인천 부평을 등이 진보정당 강세 지역구로 분류된다. 성남 수정구는 14•15•16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이윤수 전 의원의, 17•19•20대 총선서는 김태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였다. 이번 선거에서 김태년 후보가 60.31%(7만6830표)로 통합당 염오봉 후보 35.81%(4만5617표)를 이겼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이 14대부터 20대까지 내리 6선을 달성한 의정부갑도 민주당 오영환 후보와 통합당 강세창 후보, 무소속 문석균 후보가 각축을 벌였지만 오 후보가 53.03%(5만4806표)로 절반이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겼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와 부산진구갑에 출마한 김영춘 후보가 지역주의의 벽을 뚫지 못하고 4.15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사진=뉴시스
◇‘영남 맹주’ 김부겸•김영춘 낙선

민주당이 ‘거대여당’이 됐지만 지역주의 벽을 뚫지는 못했다. 대구의 경우 총 12석에서 홍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11석은 모두 통합당이 가져가 ‘압승’했다. 또 경상북도에서도 13석 모두 통합당이 차지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 선거에서 낙선, 지역주의의 벽을 실감케 했다. 대구 수성갑에 나선 김 전 장관은 39.29%(6만462표)를, 주호영 통합당 후보는 59.81%(9만2018표)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큰 차이로 다소 충격을 줬다는 평이다. 또 지난 20대 총선서 무소속으로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 북을에 출마해 당선됐던 민주당 홍의락 후보도 33.54%(4만5891표)를 기록해 61.68%(8만4378표)를 얻은 통합당 김승수 후보에게 패배했다. 부산 진구갑에 출마한 김영춘 전 장관은 통합당 서병수 후보에게 3.49%p로 고배를 마셨다. 김 전 장관은 45.02%(4만8287표)를, 서 후보는 48.5%(5만2037표)를 받아 승패가 엇갈렸다. 

부산 지역구는 통합당이 15석, 민주당이 3석을 가져가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민주당에서는 남구을 박재호 후보와 사하갑 최인호 후보, 북•강서갑 전재수 후보만 승리했다. 이들은 모두 3%p이내로 승부가 갈렸다. 박재호 후보는 50.50%(4만1005표)를 얻어 이언주 통합당 후보의 48.74%(3만9575표)를 꺾고 이겼다. 민주당 최인호 후보는 통합당 김척수 후보와 단 0.87%p(697표) 차이로 승기를 잡았다. 최 후보는 50%(3만9875표)를, 김 후보는 49.13%(3만9178표)를 얻었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50.58%(4만8733표)를, 통합당 박민식 후보는 48.57%(4만6795표)를 기록했다. 

경남에서는 통합당이 12석, 민주당이 3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했다. 김해을에서는 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49.67%(7만1634표)를 얻어 41.61%(6만3표)를 기록한 통합당 장기표 후보를 이겼다. 또 김해갑에서는 민주당 민홍철 후보가 51.06%(7만94표), 미래통합당 홍태용 후보가 45.08%(6만1890표)를 얻었다. 또 양산시을에 출마한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48.94%(4만4218표)를, 통합당 나동연 후보가 47.26%(4만2695표)를 얻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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