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리턴매치’…20년째 ‘엎치락뒤치락’, 16년째 “이번만은”, 5번째 ‘동문대결’

라이벌 열전 “이번 금배지는 나의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20.04.01 09:13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리턴매치’는 재미있다. 당사자들은 힘겨운 싸움을, 그것도 같은 상대와 또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보는 이의 입장에선 흥미롭다. 국회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다.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선 이른바 ‘공천학살’이 벌어진다. 어느 계파 의원이 당대표를 맡는지에 따라 ‘줄을 잘못 선 의원’은 제거당하기 마련이다. 다선 의원들은 ‘물갈이’ 여론도 피해야 본선행에 오를 수 있다. 이번 4.15 총선에선 서울 지역 8곳의 후보자들이 경선 경쟁에서 살아남아 또다시 정치적 라이벌로 만났다. 헌정 사상 초유, 20년째 한 지역구에서 맞붙은 후보들도 있다. 다섯 번째 맞대결을 펼치는 서울대학교 동문도 있다. 본인의 정당이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는 지역구에 16년째 문을 두드리는 후보도 있다. 19대 대통령 후보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는 지역구도 있다. 이렇듯 ‘리턴매치’는 대한민국 정치 이야기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헌정사상 최다’ 20년째 맞대결, 서대문갑 우상호 vs 이성헌
연세대학교가 위치한 서울 서대문갑의 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통합당 이성헌 후보는 어느덧 20년째 맞붙고 있다. 이들의 정치사(史)에 서로를 빼놓을 수 없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이들이 맞붙는 동안 대통령은 다섯 번 바뀌었다. 이번이 6번째 ‘리턴매치’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선후배인 우 의원과 이 후보의 선거는 늘 박빙이었다. 결과적으로는 20대 총선까지 우 의원이 세 번, 이 후보가 두 번 이겼다. 이들의 처음 선거였던 16대 총선에서는 1.85%p 차이로 이 후보(47.01%)가 우 의원(45.16%)을 이겼다. 17대 총선에서는 우 의원이 46.6%를 얻으며 이 후보(43.81%)보다 2.79%p를 더 많이 얻었다. 18대 총선에서는 다시 이 후보가 51.64%를 얻으며 우 의원(43.49%)에 비해 8.15%p 앞섰다. 19대 총선에서는 우 의원이 54.36%를, 이 후보가 45.63%를 얻었다. 20대 총선에서도 우 의원이 54.89%를, 이 후보가 40.27%를 얻으며 격차는 14.62%p 났다. 

이 둘이 번갈아가면서 이긴 만큼 서대문갑의 지역적 특색은 없다. 우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3선의원으로 집권 여당인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번 총선 공약은 △경전철 2개 노선 조기 착공 △철로변 및 내부순환로 주변 소음 방지책 강구 △북아현 뉴타운 2구역, 3구역이 재개발 조기 착공 등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친환경 황톳길 조성 △북아현동, 충현동 재개발 23구역 사업 투명화 △미근동 아현터널 구간복개 후 주변 문화시설 조성 △햇빛센터 설치 △충현동 주민센터 신축 등이다.

◇서울대 77학번 동기의 5번째 리턴매치, 관악갑 유기홍 vs 김성식

2004년 17대 총선부터 맞붙은 김성식 의원과 유기홍 민주당 후보는 서울대학교 77학번 동기다. 서울대를 품고 있는 관악을에서 77학번 동기가 16년째 맞붙었다. 17대 총선에서는 유기홍 후보가, 18대 총선에서는 김성식 의원이, 19대 총선에서는 유기홍 후보가 다시 승기를 잡았다. 20대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김성식 의원이 5만4445표(38.43%)를, 유 후보가 5만3206표(37.55%)를 얻어 1239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김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나섰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택하지 않은 ‘무소속’이다. 20대 국회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와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그의 공약은 △평생교육 등 관악구민에 열린 서울대 △신림선, 서부선 관악 경전철 시대 개막 △싸움정치를 민생 해결의 정치로 개혁 등이다. 

유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따고 산동대학교와 경남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다. 민주당 관악을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구 관리에 힘썼다. 유 후보의 공약은 △낙성벤처밸리 조성 △서울대 제2사대부고 유치 △경전철 서부선 조기착공 등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통합당 후보가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대학교 82학번인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통합당 후보로 뛰어들며 3파전 양상을 보인다. 김 소장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노동운동 인사다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진보적인 색체를 띠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등록 때 서울 서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시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등록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0.7%p 차이, 관악을 정태호 vs 오신환

단 861표, 득표율로 따지면 0.7%p로 승부는 결정됐다. 20대 총선에서 관악을에 나선 오신환 통합당 의원과 민주당 정태호 후보의 대결이다. 오 의원은 4만5454표(37.05%)를, 김 후보는 4만4593표(36.35%)를 얻어 승부가 갈렸다. 이 둘은 21대 총선에서 또 한번 맞붙는다. 오신환 의원은 통합당 후보로, 정태호 후보는 민주당 소속으로 나선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이행자 후보의 2만8801표(23.47%)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향배가 달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20대 총선에서 재선을 달성한 오 의원은 2017년 12월 바른정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국민의당과 합당하면서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에 선임됐고 바른정당 비상대책위원, 사무총장을 맡으며 정치적 중량감을 높였다. 이번 총선서 오 의원의 공약은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 완화 △5개 권역별 감염전문병원 설립 △변호사예비시험 제도 도입 등이다. 정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을 맡았다. 또 민주당 관악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구를 돌봤다. 정 후보의 이번 총선 공약은 △창업밸리 조성 △난곡선 2022년 착공 △신림상권 르네상스 등이다.

◇문재인 vs 홍준표 대리전? 송파을 최재성 vs 배현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옥새파동’으로 후보자 직인을 찍지 않아 당에서는 송파을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무소속만 출마한 송파을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최명길 전 의원이 44%를 얻으며 이겼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했다. 2018년 열린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기세를 몰아붙이기 위한 카드는 경기 남양주갑에서 3선을 달성한,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최재성 의원이었다. 통합당에서는 배현진 후보를 배치했다. 배 후보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영입한 인재다. 결과는 3선인 최 의원이 득표율 54.41%(5만8958표), 절반이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 텃밭’에서 가뿐히 승리했다. 

배 후보는 ‘보수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성적표 29.64%(3만2126표)를 얻었다고 볼 수 있지만 정치 신인이라는 점,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15.26%(1만6540표)를 기록해 보수 표가 둘로 나뉜 상황에서 선전한 점 등 나름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최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전략기획자문위원장, 국정조사특위위원장 등 굵직한 자리를 맡으면서 4선 의원 행보를 이어갔다. 최 의원의 총선 공약은 △강남면허시험장 이전 및 탄천생태하천 복원사업 추진 △위례-신사선 조기진행 △1세대1주택 종부세 탈출 및 주택연금 가입 9억원 상한 폐지 등이다. 배 후보는 한국당 대변인, 송파을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21대 총선을 준비했다. 그의 이번 총선 공약은 △탄천 지하 확장 및 지상 공원화 △문화체육시설 조성 △비뚤어진 세금 정책 바로잡기 등이다.

◇이제는 ‘라이벌’, 노원병 김성환 vs 이준석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9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사퇴한 노원병 지역구. 지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같이 열린 노원병 재선거에서 김성환 의원이 56.43%를 얻으며 당선됐다. 김 의원은 노원구 구의원을 거쳐 민선 5,6기 노원구청장을 역임한 인사다. 당시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 김윤호 민주평화당 후보, 최창우 무소속 후보 등 야권 후보로 무려 네 명이나 출마했다. 

이준석 후보는 27.23%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4년이 흘렀다. 현역 의원인 김 의원과 미래통합당 후보 이준석 의원이 두 번째 맞대결이 이뤄졌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이 단순 공천됐다. 김 의원은 2018년 8월부터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도의원과 구청장, 참여정부에 몸담은 이력으로 20대 국회 활동을 노련하게 했다는 평이다. 김 의원의 공약은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 청사진 완성 △상계 3•4동 뉴타운 조성 △경전철 동북선 연장 등이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김용식 당협위원장과의 경선에서 이겨 후보로 나서게 됐다. 이 후보는 지난 재선거에서 낙선한 이후에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통합당 최고위원을 맡으며 활약했다. 

특히 2030남성 세대에게 호응을 얻는다는 호평만큼 통합당에는 큰 자산이라는 의견이다. 이 후보의 공약은 △상계동 교통환경 개선 △주차난 해결 위한 학교와 공원 등에 지하주차장 조성 등이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좌)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총선 노원병에서 맞붙는다./사진=뉴시스
◇국감 스타 vs 16년 도전…강북을 박용진 vs 안홍렬
서울 강북을은 보수정당이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는 지역구다. 보수정당이 당선된 적 없는 지역구지만 16년째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다. 통합당 안홍렬 후보다. 안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다. 그의 전적은 4패. 지난 20대 총선에서 35.18%를 기록했다. 1위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51.08%) 15.9%p 격차를 내고 승기를 잡았다. 당시 국민의당 조구성 후보가 13.72%를 얻었다.

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박 의원은 2018년 10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감사적발 유치원 수, 적발 건수, 금액 기본통계 엑셀 파일과 2014~2018년 감사결과 보고서, 감사결과 리스트 엑셀 파일 자료를 공개해 ‘국감 스타’로 떠올랐다. 이를 통해 박 의원의 비리 고발로 ‘유치원 3법’으로 잘 알려진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에 대한 개정 법률안’을 발의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 의원의 21대 총선 공약은 △강북 발전을 위한 국비 1000억원 이상 확보 △강북발전특별법 추진 △가족종합체육공원 조성 등이다.

검사 출신으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안 후보는 그동안 지역구 주민을 상대로 무료 법률 상담을 진행했다. 안 후보의 공약은 △삼양동 미아동 일대 주거 개선사업 △강북구 요양병원 신설 등이다.

◇3선 도전 vs 3번 공격…동대문갑 안규백 허용범

안규백 민주당 의원과 허용범 통합당 후보가 지난 19대와 20대에서 맞붙었을 때, 두 번 모두 5%p 미만의 차이로 안 의원이 승기를 잡았다. 19대 총선에서는 안 의원이 득표율 48.4%(4만1933표), 허 후보가 45.50%(3만9473표)로 표 차이는 2.9%p(2460표)에 불과했다. 또 20대 총선에서는 안 의원이 42.8%(3만9728표), 허 후보가 38.31%(3만5593표)를 기록하며 4.49%p(4135표) 차이를 보였다.

안 의원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사무총장, 지방선거 서울시당위원장, 20대 국회 후반기 국방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바쁘게 보냈다. 이번 총선에서 안 의원의 공약은 △청량리역 복합환승센터 사업 △광역환승센터 구축 △동대문 교통여건 개선 및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 등이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인 허 후보는 통합당 ‘1호 공천’ 확정자들 중 한 명이다. 조선일보 기자였던 허 후보는 2017년 10월 국회도서관장으로 임명됐다가 2019년 10월 사퇴했다. 한국당 동대문구 갑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21대 총선을 준비한 그의 공약은 △경희대~외대 앞 ‘젊음의 특구 거리’ 조성 △이문고가 지하화 △경동시장 대형중심주차장 건립 등이다.

◇언론인 출신의 마포대첩…마포갑 노웅래 vs 강승규

노웅래 민주당 의원과 강승규 통합당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맞대결이다. 노 의원과 허 후보는 모두 언론인 출신이다. 이 둘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처음 맞붙었는데 당시에는 강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 이후 강 후보는 19대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해 출마할 수 없었다. 20대 총선에서는 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4위를 기록했다. 그사이 노 의원은 19대와 20대 총선, 각각 54.25%(3만9398표), 51.92%(4만4451표)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당선됐다. 

노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20대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이번 총선 공약은 △마포구 교육국제화 특구유치 △강변북로 진출입 램프 신설 △아현동 육아체육복합센터 설치다. 

강 후보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맡다가 마포구 갑 당협위원장을 다시 맡아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강 후보의 이번 총선 공약은 △만리재역 신설 △경의선 숲길 주변 융복합 개발 △경의선 숲길 페스티벌 등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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