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호 극지탐험가]‘총알 피한 사나이’의 새로운 도전

“청소년·청년 교육에서 빠진 ‘자연’, 아웃도어 전문가 이력 살리고파”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강주헌 기자 2020.02.20 10:4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영입인재 남영호/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저는 죽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총선 영입 인재인 ‘극지탐험가’ 남영호(43) 대장은 정치 입문 각오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죽을 각오’를 말해도 죽음을 맞닥뜨린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실제로 남 대장은 극지를 탐험하면서 죽을 고비를 다섯 번도 넘게 넘겼다. 

남미의 파타고니아 호수에서 카약을 타던 남 대장은 시속 100km가 넘는 강풍과 3m가 넘는 파도를 경험했다. 남 대장은 함께한 대원과 살 수 있다고 노래를 부르고 딸의 이름도 불렀다. 

드라이슈트에 빙하수가 들어오는 긴박한 상황에서 간신히 뭍에 닿은 그는 기절했다. 심정지가 우려되는 32℃까지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남 대장은 “심정지가 올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도 살아남았고 갠지스강에서 강도를 만나 목에 칼이 들어오고 총알이 날아오는 상황도 있었지만 그때도 전 살아남았다”며 “이런 경험들이, 그리고 제 진정성이 다른 형태로 드러나 좋은 에너지를 쓰고 싶단 각오가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 영월 출신인 남 대장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산악전문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다가 제약회사 홍보실을 거쳐 탐험가로 활동 중이다. 2006년 유라시아 대륙 1만8000km 횡단, 2009년 타클라마칸 사막 도보 종단, 2010년 갠지스강 무동력 완주, 2011년에는 고비 사막을 시작으로 인류 최초의 ‘세계 10대 사막 무동력 횡단’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국당이 영입한 남 대장은 탐험가에서 정치인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국당의 영입인재는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씨와 탈북자 출신의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에 이어 남 대장이 세 번째다.

Q: 정치에 입문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영입인재로 발표되기 전에 지난해 말쯤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으로부터 두 차례 연락이 있었다. 정치라는 무대에서 내가 정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네’라고 답하기 전에 스스로의 시간이 필요했다. 내 안의 결정이 끝내고 나니 그 다음은 쉬웠다.

Q: 정치에 원래 관심이 있었나
정치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더라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체감할 수 있는 많은 게 있다. 큰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를 가고 둘째는 유치원을 다닌다.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시스템들, 아파트 입주민으로서 느끼는 불합리, 건설사와 소시민 사이의 분쟁·갈등 등이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살면서 느끼는 불편하고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않은 게 사실 많다. 대학시절을 보내고 취업을 위해 회사에 원서를 냈을 때 20대 시절 겪으면서 느꼈던 것들 중 지금까지 별로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이제 40대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스무 살, 서른 살이 됐을 때도 이 대로라면 너무 심각한 거 아니냐. 그렇다면 뭔가 바꿀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정치권을 바라보며 ‘아, 좀 바뀌어야지’라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 누군가는 싸워야 하는데 그런 용기를 내고 싶다.

Q: 정치 도전을 결심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옛날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변하지 않는 모습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린 미래를 봐야 한다. 지금 와서 보면 늘 전 정권에 대한 불만 때문에 새로운 것을 선택했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이다. 이 속에서 모두가 다 지쳐가고 있다. 당적을 떠나 정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려면 모두가 바뀌어야 할 시대다. 정부 말대로 한다면 정부는 모든 면에서 다 잘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나. 세상은 바뀌어가고 있고 청년들이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이 될 텐데 너무나 옛날 사고방식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우리 미래가 암울해진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세번째 영입인사인 극지탐험가 남영호 씨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지구본을 전달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Q: 정치인이 돼서 1호 법안을 낸다면
지금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게 환경이다. 국내에서 이슈가 되는 키워드 중에도 환경이 있고 청년, 공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청소년 교육, 청년 교육에서 자연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공교육 속에 아웃도어 교육이 제도화돼 있다. 아이들에게 ‘그냥 나가서 놀아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해보고 직접 그 안에 몸을 담가보고 느낄 때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가르친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치화된 데이터는 외울 수 있겠지만 보다 능동적으로 배워야 한다. 인성교육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제가 아웃도어 전문가라는 이력을 잘 살리고 싶다.

Q: 교육에 관심이 많나
꼭 교육에 한정되는 얘기만은 아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해서 다양한 산업이 생긴다. 아웃도어 교육을 넣는 것 자체만이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도 필요하다.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도 생겨서 새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면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소도시, 작은 마을들이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Q: 정치를 미래통합당에서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사실 지금 상황에서 보통의 관점서 바라볼 때 가장 쉬운 길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그러나 전 지금까지 가장 쉬운 길을 가본 적이 없다. 제1야당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지금 과연 잘하고 있느냐. 잘잘못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에게는 균형을 이루는 정치가 필요하다. 이곳에도 지지세력이 있고 그들도 국민이다. 현 정부에 들어서 많은 국민이 기대했던, 올바른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많은 젊은 세대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미래통합당이 변화를 외치고 있고 정말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며 사활을 걸고 바뀌려 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그 변화의 선봉에 서서 맞아야 하면 제일 먼저 나가고 머리를 내밀고 싸워야 한다면 제일 앞에 서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

Q: 미래통합당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득권층이 청년이나 젊은 후배들에게 더 귀를 열고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게 미래에 조금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방법이라고 본다. 내 것을 쥐고 바꾸자고만 하면 안 된다. 바꾸려면 정말 바꾸려는 액션이 필요하다. 야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Q: 비례대표나 지역구로 출마할 계획은
제가 영월이 고향이다. 그쪽 출신이기는 하지만 지역에서 오랜 시간 노력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건 아닌 거 같다. 내부적으로도 당과 논의해서 어떤 방법이 적절할지 머리를 맞대겠다.



미래통합당 남영호 극지탐험가
1977년 강원도 영월 출생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강원도 영월군 홍보대사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
제7회 한국탐험대상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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