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뱃길따라 희망 싣는다' 섬마을 복지 불균형 해소에 역량 집중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20.02.06 10:35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2019년 '뱃길 따라 희망 싣고' 섬복지 지원사업단 발대식/사진=여수시청 제공
해양 엑스포의 도시, 낭만의 밤바다가 있는 대한민국 대표 해양관광 도시 여수는 365개의 섬을 품고 있다. 이 중 무인도가 316개, 유인도는 49개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섬 지역 주민들은 육지 거주민들에 비해 복지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이에 여수시는 복지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불평을 완화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등 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뱃길 따라 희망 싣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수시는 2018년 12월 섬 복지 지원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했다. 지난해 1월 기초 조사를 통해 정기 여객선이 운행되지 않고 인구가 100인 미만인 소규모 도서지역을 파악해 사업대상 지역으로 선정했다. 또한, 섬 복지 지원사업 추진을 위해 35개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사업으로 총 16개 도서에 56회(수혜자 8011명)의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주민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성공적인 복지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5개년 연차사업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며 “여수형 섬 복지 전달 체계 개발과 구축, 민관 협력과 자원 연계를 통해 도서 지역 자립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제4회 머니투데이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던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은 여수시 정책에 대해 “정책 자체가 화려하지는 않아도, 복지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접근성이 어려운 섬 지역을 다닌 부분, 민관 협력과 자원봉사자들을 모으는 노력이 빛나는 사업이었다”고 평했다.

-‘뱃길 따라 희망 싣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여수시는 365개의 보석 같은 섬을 아름답게 품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해양관광 휴양도시다. 하지만 지리적 특성상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섬 주민들은 고령화와 함께 의료·복지·안전 등의 혜택 부족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어왔다. 섬 지역에 맞는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한 복지 거버넌스 구축과 육지와 도서 간 불평등한 복지서비스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시는 섬 지역 주민들의 직접적인 생활 문제와 복지서비스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민·관 협업체계 구축과 자원연계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섬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복지서비스 불균형 문제는 무엇인가
▶섬 지역 특성상 복지관, 병·의원 및 요양시설이 전무한 상태다. 섬 주민들은 육지와 다르게 이들 시설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사업 대상지역에는 경로당 68개소, 보건지소(진료소) 20개가 섬 주민들의 의료·복지 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뱃길 따라 희망 싣고’ 사업은 복지 사각지대 중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했나
▶도서 지역 특성상 주민의 42%가 노인으로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과 만성 질환자가 많다. 물리치료와 노인성 질환 완화를 위해 의료 서비스가 가장 필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물리치료사 3명을 신규 채용해 사업 대상지에 배치했고, 병·의원, 의료봉사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한·양방, 치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취사가 어려운 고령의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 세대 결식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112세대에 월 2회 밑반찬과 특식을 제공했다. 태풍과 바닷바람에 노후된 가옥은 집수리와 전기·가스 점검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

-섬 복지지원 사업 체계를 구성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었나
▶사업 추진 대상 지역에 접근하는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100인 미만의 소규모 도서는 정기여객선이 운행하지 않아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이 많았다. 마을 이장단에서 운영하는 사선이나, 시 행정선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또한 사전 수요조사 결과, 의료·집수리 분야의 자원봉사 인력이 많이 필요했으나 자원봉사자 부족이 예견됐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병·의원, 의료봉사단체, 재능기부 단체를 수시로 방문해 사업의 취지와 중요성을 알리는 등 다양한 참여 독려와 협조를 통해 결실을 맺어갔다.

-지자체 정책은 주민들의 참여와 적극성 또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주민참여와 민관협력은 어땠나
▶도서별 주민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수시로 마을이장, 어촌계, 노인회, 부녀회, 보건지소, 협의체 위원, 전담 공무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서비스 수요 조사도 공동으로 추진했다. 사업 추진을 위한 35개 기관(여수국가산단 4, 복지기관 6, 민간재능 기부 단체 18, 공공기관 7)과 업무협약을 통해 16개 도서에 56회(수혜자 8011명) 서비스를 제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섬 복지지원 대상 지역 해안가 청결활동/사진=여수시청 제공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반응과 사업성과는 어땠나
▶주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섬 주민들과 친밀감, 유대감이 형성됐으며, 소외감 해소와 섬에 대한 인식개선의 계기가 됐다. 또한, 욕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수혜자의 변화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섬 복지지원 사업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만족도뿐만 아니라 개선필요 사항 등도 함께 점검했는데, 어떤 부분이 보강돼야 할 것으로 나타났나
▶사업 추진 서비스 만족도 설문결과 가장 높은 만족도는 의료서비스(48%)로 나타났고, 밑반찬 및 특식제공(24%), 집수리(15%), 이·미용 등(13%)의 순서로 조사됐다. 또한, 서비스 제공에 대한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사항도 발견됐다. 여객선 승·하차 시간제한으로 인한 서비스 제공 시간 부족, 섬 지역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 부족, 수요에 따른 전문 자원봉사자(의료, 집수리) 부족 등의 문제점도 앞으로 해결할 과제다.

-성공적인 정책 추진만큼,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 지원 또한 중요한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도서 지역 복지 서비스 지속성을 위한 5개년 연차사업 확대 추진과 여수형 섬 복지 전달 체계 개발 및 구축, 섬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복지 프로그램 개발, 폭넓은 자원 연계(인적·물적)를 통해 불평등한 도서 지역 자립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섬 복지 미용봉사/사진=여수시청 제공
섬 복지 치과진료 봉사/사진=여수시청 제공
-이 사업과 연계해서 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리고 여수형 복지정책의 청사진이 궁금하다
▶시민 안전과 생활밀착형 복지정책 구축으로 어르신 전용 문화체육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이순신 도서관, 원도심 노인복지관을 신축할 계획이다, 또한 선순환 교육체계 구축, 역대 최고의 교육경비지원(120억) 편성 등을 통해 여수의 복지, 육아, 교육,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

-여수는 제2회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여수밤바다 낭만버스커 거리문화공연’으로도 수상한 바 있다. 문화예술 창조도시로서의 계획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시작한 ‘여수밤바다 낭만버스커 거리문화공연’ 사업은 지난해 국비 지원이 종료되고 올해부터는 전액 시비로 운영된다. ‘낭만버스킹’은 이제 ‘여수’ 하면 먼저 떠오르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비록 국비지원은 종료됐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거리문화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며 지역 버스커의 참여기회를 높여 지역 예술인 육성에도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작년에 아쉽게 탈락한 문체부의 문화도시 지정 사업도 새롭게 보완·수정해서 재도전할 계획이다.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향후 5년간 최대 1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각종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전문 인력도 양성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 올해 여수시가 중점적으로 펼치고자 하는 정책이 있다면
▶올해는 민선 7기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후반기를 시작하는 반환점을 도는 시기이다. ‘시민중심’, ‘균형발전’이라는 도시 비전을 바탕으로 시정 성과를 가시화해나가겠다. 무엇보다 경제활력의 확산, 관광콘텐츠 확충, 국제화도시 기반조성, 시민 안전과 생활밀착형 복지구현을 위해 힘을 쏟겠다.
특히 2022년에 개최하고자 하는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를 위해 남해안 남중권 유치의 타당성과 기대효과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10개 도시 시민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하겠다. 대회 유치에 필수 시설인 박람회장 내 대형컨벤션센터 건립 대안을 강구해 전략적으로 실행하겠다. 박람회장 내 청소년해양교육원과 해양기상과학관 건립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권오봉 여수시장/사진=여수시청 제공
-365개의 섬을 활용한 국제행사도 계획하고 있다는데
▶여수의 아름다운 섬과 교량을 세계에 알리고,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통한 미래 섬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지방 선거 당시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여수와 고흥을 잇는 11개의 연륙·연도교가 완공되는 2026년 365개의 아름다운 섬을 활용한 세계 섬박람회를 여수시 일원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5월 기본 틀이 완성된다. 그 결과를 토대로 2020년 상반기 중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하반기에는 전라남도와 행정안전부에 국제행사 개최를 협의할 방침이다. 2021년 상반기에는 기획재정부에 국제행사 승인을 신청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섬을 보유한 국가들이 섬의 가치와 잠재력을 발굴하고, 공유 확산하는 자리가 되도록 섬 문화 및 생태 투어, 연륙·연도교 투어, 국제학술대회, 섬 역사박물관 관람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할 계획이다. 우리 여수가 2012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적 개최 이후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

-민선 7기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여수를 어떤 도시로 완성해갈 계획인가
▶민선 7기 4년이 아니라, 미래 100년을 내다보며 가고 싶고 살고 싶은 ‘글로벌 해양관광휴양도시’, 경쟁력 있는 ‘산업경제도시’, 살기 좋은 ‘행복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화양지구 복합관광단지, 챌린지 파크, 미래에셋이 추진하고 있는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을 조기에 완공해 ‘글로벌 해양관광 휴양도시’의 면모를 갖춰나가겠다. ‘산업경제도시’는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다변화, 첨단화를 도모하고 차세대 신성장 동력산업을 육성해 지속가능한 미래 융복합 산업첨단도시로 성장시켜가겠다. 이와 함께 농·수산업 분야에 6차 산업을 적극 육성해 활력이 넘치고 경쟁력 있는 지역공동체로 만들어가겠다.
마지막으로 시민 중심 행복도시를 구현하겠다. 원도심과 신도심, 도시와 농촌, 산업과 수산업이 공존하는 더불어 함께 살기 좋은 ‘행복도시’ 여수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 모습이다. 시장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2300여 공직자와 시민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시너지를 모아갈 때 우리가 꿈꾸는 행복도시 여수는 머지않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권오봉 여수시장
1959년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도시개발행정학 석사
미주리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제26회 행정고시 합격
통계청 통계조사국, 경제통계국
기획재정부 재정정책국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제 10대 전라남도 경제부지사
제5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 청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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