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주민과 함께 만든 ‘강북 교육1번지’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최우수상]“미군 터에 공원 생기면 엄청난 시너지… 뛰놀고 꿈 펼치는 도시 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20.02.07 10:3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꿈나무 2주년 기념식에서/사진=용산구청 제공

용산구가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구가 추진한 용산꿈나무종합타운은 생활형 SOC 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용산은 과거 교육의 중심지로 인정받았지만 관내 학교들이 이전하면서 명성이 퇴색했다. 용산에서만 내리 3선을 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 과정을 지켜보며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다. 그는 2010년 민선5기를 시작하면서 용산을 강북 교육 1번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지난 10년은 공약을 차근차근 달성해가는 과정이었다. 

용산구청은 2010년 4월 용산구 녹사평대로 150(이태원동)에 위치한 신청사로 이전했다. 같은 해 선거에서 당선된 성장현 구청장의 공약 중에 ‘구(舊)청사부지 종합병원 유치’ 공약이 있었지만 무산됐다. 구의회 승인 절차를 통해 공약이 변경되면서 새로운 활용방안 모색에 들어갔다. 

2013년부터 11월 구의원 3명, 구민대표 12명으로 구성된 선정추진위원회에서는 논의 끝에 ‘용산꿈나무종합타운’ 건립을 결정했다. 단시간에 결정되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26건의 활용방안이 검토됐다. 결정 이후에도 수차례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그 결과 용산꿈나무종합타운은 주민 종합 만족도 96%에 이르는 생활형 SOC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성 구청장이 시작한 ‘용산꿈나무장학기금’은 지난해 100억원이 조성됐다. 2017년 용산꿈나무종합타운이 완공되면서 용산은 교육도시로 우뚝 설 발판을 마련했다. 학생들에게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성 구청장의 마음이 담긴 정책이다. 

용산꿈나무종합타운에는 △청소년문화의집 △꿈나무도서관 △장난감나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원어민외국어교실 △용산서당 시설이 운영된다.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으로 이젠 타 지자체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성 구청장은 <더리더>와 인터뷰에서 좋은 정책이 만들어진 이유로 정책의 연속성을 꼽았다. 생활형 SOC 사업의 성공 요소에 대해서는 “구민과 함께 SOC 시설 수요를 파악하고, 지역 간 균형을 맞춰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계획부터 마을계획단이나 주민자치회 등 주민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여론을 적극 수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용산꿈나무종합타운 건립 계기는
▶용산구 원효로 청사를 이전하면서 구청 청사 전체를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종합 타운 설립을 계획했다. 서울 도심은 땅값이 비싸다 보니 용산에 위치했던 상명초·중·고등학교, 수도여고, 단국대학교가 변두리로 이사를 갔다. 특히 서울역, 용산역 주변 남영동 일대 학원가가 밖으로 나갔다. 학교와 학원이 줄어드니 교육환경이 열악한 도시가 됐다. 
2010년에 선거에 나오면서 용산을 강북 교육 1번지로 만들어야겠다고 공약을 했다. 민선 2기 때만 해도 교육하기 좋은 도시였던 용산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그 일환으로 ‘원효로 구청사’ 전체를 아이들을 위해 내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17년 12월에 개관한 용선꿈나무종합타운은 2019년 9월까지 만 2년 동안 120만 명이 이용했다. 도서관부터 원어민 외국어 교육 시스템과 최고의 서당을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다양한 실험도 가능하다. 장난감 대여부터 취미까지 아이들이 필
요한 시설은 모두 갖춰져 있다. 용산이 뒤처졌던 보육이나 공부 여건을 만드는 발판이 됐다고 본다.
앞으로 용산 미군부지에 공원이 생기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넓은 공원에서 마음껏 뛰면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꿈을 펼치는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사진=용산구청 제공

-최근에 타 지역에서도 생활형 SOC사업이 활발하다. 용산은 어떤 차별화를 꾀했나
▶지방도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노인의 비율이 높은데 정작 노인들은 이용할 수 없는 시설을 구색을 맞추기 위해 만든다는 얘기가 있었다. 지역에 SOC 사업은 무척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누가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사용자가 필요한 사업이 되어야 하고 요구하는 사람은 정확하고 과감한 요구가 있어야 한다.
SOC 사업을 단순하게 복지로 생각하고 예산을 투입하는데, 주민의 세금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용산형 SOC는 지역특징을 잘 살려 수익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용산의 생활형 SOC 사업이 앞서간다고 자부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한남동 전통 공예관은 민관이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사업으로 직접적인 예산 투입 없이 탄생했다. 이태원의 특성인 외국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우리 것을 만들어서 외국인이 사가게 하고 일자리도 만들었다.
또 하나의 사례로 ‘한남공영주차장’이 있다. 서울시에서 부지를 제공받아 250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공간을 만들었다. 이후 이태원 도로에 주차한 차들이 사라져 도로가 넓어졌다. 주차장 시설 2층과 3층을 활용해 ‘한남복지문화센터’도 운영한다. 이곳에는 문화창작소와 직업교육소, 시민인문학 강좌, 약초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상당한 흑자를 내고 있다. 

용산구민에겐 특가로 제공되는 ‘용산제주가족휴양소’도 일년에 3만 명에 육박하는 주민들이 복지 혜택을 누리고 온다. 부동산 가치도 구입 당시보다 배 이상 올랐다.
‘용산꿈나무종합타운’ 역시 부동산 장벽이 높아 공시지가로 건물·부지 매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시설을 활용, 당위성과 실속을 챙긴 SOC 사업이다. 옛 구청사 리모델링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참여했고, 그런 부분을 인정받아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하러 오는 성공적인 SOC 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생활형 SOC의 성공은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역 상황을 반영해서 장기적인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또 구민들과 함께 SOC 시설의 수요를 파악하고, 지역 간 균형을 맞춰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사업계획부터 마을계획단이나 주민자치회 등 주민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여론을 적극 수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종합타운 내 공공산후조리원 신설을 계획했으나 법의 한계에 부딪혔던 게 기억난다. 2016년 모자보건법 변경에 따라 공공산후조리원 설치기준을 충족 못한 것이 이유였다. 2018년 6월 ‘지방자치단체의 산후조리원 세부설치기준’ 폐지에 따라 현재는 설치가 가능하다.

-건립 후 현재까지 가장 큰 성과는
▶용산구 보육·교육의 최고 결실이다. 2017년 12월 개관 이후 2년 만(2019년 12월 기준)에 112만 명이 이용했다.
청사를 이전한 이후 침체됐던 주변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용산구민들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많이 이용하러 온다. 그러면서 용산과 용산 교육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 구민들끼리도 자연스럽게 모여서 정보도 교환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류가 생기면서 용산구의 부족한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구청에 건의하기도 한다. 주민과 소통하는 창구로 채워나가고 있다.
▲용산꿈나무종합타운 2주년 개관행사/사진=용산구청 제공

-용산 미군기지 반환에 따라 제시될 미래 청사진이 궁금하다
▶현재의 용산구청 부지는 20년 전에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아리랑택시’ 부지였다. 기지로 쓰기로 한 미군이 택시회사에 임대했던 땅이다. 군사적 목적이 아니라 임대업을 하는 것은 규정에 없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에서 받아낸 땅으로 역사적인 곳이다.
용산구에서는 미군 이전 후 공원이 들어올 부지에 미국 대사관 숙소가 건립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공원 안에 숙소를 만드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요구가 관철되어 용산세무서 앞에 대사관 숙소를 짓기로 최종 결정됐다. 

용산에 만들어질 공원은 미래 우리 후손들도 함께 누릴 공간이기 때문에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민관이 함께하는 용산공원조성협력단을 구성,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용산공원 내 미군 존치시설이다. 이 부분에 대한 타당성 재검토를 요청한 상황이다. 국가공원 안에서 미국의 호텔을 운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120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공원을 온전하게 조성하는 것은 대한민국 영토와 민족 자존심 회복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은 작은 땅을 지키는 데 연연할 게 아니라 맹방(盟邦)인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용산구에서 추가로 내세울 만한 정책이 있다면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2021년에 완공되는 용산역사박물관(가칭)과 용산구립치매안심마을(가칭)이다.
효창원 의열사 재정비를 비롯한 역사사업에 연장선상으로 옛 철도병원을 리모델링해 역사박물관이 건립된다. 장기적으로 박물관 인프라와 연계해 특구 지정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사업으로 5~6년 전부터 용산 근현대사 유물을 수집하고 있다. 1600여 점 정도 모았다.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료를 기증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용산의 브랜드 가치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하나 치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82억원(국시비 80억원 포함) 예산을 투입해 구립치매안심마을을 건립할 계획이다. 용산구가 전구 최초로 시행하는 치매전담형 노인노양 시설인 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우리 어머니도 치매환자다. 치매환자 가족의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간 격리수용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구립치매안심마을에선 흙도 밟고 농사도 짓고 꽃도 키우고 애완동물도 돌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해보려고 한다. 치매 환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선도적인 사업을 준비 중이다.

-3선 구청장이다. 앞으로 정치적인 포부는
▶중단 없는 용산발전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10년 세월이었다.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 과정에서 구청장직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 국회의원이 돼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지만 대의를 위해 한걸음 물러난 상태다.
김대중 대통령은 살아생전에 “무엇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작은 일을 정성껏 해야 큰일도 되는 거다. 큰일을 하기 위해 모든 일을 생략할 수는 없다. 내 임기가 2022년 6월까지다. 더 정성을 기울여 소중하게 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역사에 어떤 구청장으로 기록될 것인가 늘 생각하며 일을 잘했던 구청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구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

프로필
출생 1955년 5월 17일
안양대학교 행정학 학사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단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
항가이대학교 명예박사
제1회, 2회 용산구의회 의원
제34대, 38대, 39대, 40대 서울특별시 용산구 구청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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