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올해는 ‘AI강국’ 구축 원년 될 것”

데이터 고속도로, 디지털 정부, 디지털 포용 3대 어젠다 수립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20.01.07 10:4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지난달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경제적 도약과 더 나은 사회구현을 위해 AI국가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AI국가전략의 목표로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 AI를 통한 지능화 경제효과 최대 455조원 창출, 삶의 질 세계 10위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전 국민 AI기초역량 습득을 위한 교육체계 구축, AI기반 디지털 정부 구성, 사람 중심 AI구현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은 국가정보화 정책 수립과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문용식 NIA원장은 “올해는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정부 혁신을 실행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고속도로’와 ‘원거버먼트’ 구축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문 원장에게 대한민국이 IT강국을 넘어 AI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와 과제는 무엇인지 물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정보화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1987년 국가 정보화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수립된 정책을 실행·주관하기 위해 설립됐다. 우리 기관은 지난 33년 동안 ICT(정보통신기술) 신기술 도입과 확산, 건전정보문화 조성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를 이룩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국가 정보화 싱크탱크’이자 ‘우리나라 정보화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국가 차원의 3대 어젠다를 수립했다. 첫째는 혁신 성장 동력이 될 데이터 고속도로 구축이고, 둘째는 스마트한 정부를 만들어줄 디지털 정부 구현, 그리고 마지막으로 5000만 국민에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소양과 능력을 길러줄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를 통한 디지털 포용이다.

-디지털전환시대 국가의 올바른 변화 형태에 대해 ‘원거버먼트(One Government)’라는 답을 내놨다. 원거버먼트가 무엇인가
▶현재 영국 등 선진국들은 부처 내에 데이터책임자(CDO, Chief Data Officer)를 두어 각 부처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다부처 연계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가 있어서 협업이 잘 안 되어 국민들이 동일한 자료를 여러 기관에 반복 제공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원거버먼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원(One)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따로 놀던 부처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마치 한(One) 몸처럼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같은 일을 중복 처리하지 않고 모든 업무를 한 번에(Only Once) 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이를테면 예전에는 자녀 출산 후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주민센터, 보건소, 건강보험공단, 고용노동부 등 다양한 기관에 개별 신청해야 했다면, 이제는 원거버먼트를 통해 출생신고 한 번만으로 양육수당, 아동수당 등 각종 출산 지원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원거버먼트의 구체적인 사업 형태는 확정됐나
▶이렇게 원거버먼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디지털화돼야 한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0월 29일, 디지털 정부 혁신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6대 우선과제를 선정했다. 6대 과제는 △대국민 서비스 혁신 △공공부문 마이데이터 활성화 △시민참여 플랫폼 고도화 △스마트 업무환경 구현 △클라우드와 디지털 서비스 이용 활성화 △개방형 데이터·서비스 생태계 구축 등이다.
정부는 1차 회의를 통해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고 대통령비서실에 디지털정부혁신기획단 신설을 곧 예정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은 올해 초부터 시행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는 국가는 어디인가. 그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국가는 단연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민간기업의창의성이 큰 나라고, 민간이 주도해서 플랫폼의 표준을 만드는 국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고, 구글은 검색의 표준을 만들었으며 아마존은 새로운 물류와 유통의 표준을 만들었다. AI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도 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미국의 기술, 경쟁력, 기업의 선도력은 무지막지하다.
중국도 괄목할 만하다. 우선 시장의 크기가 크고, 사회주의 체제가 기술을 끌고 가는 힘이 세다. 4차 산업혁명 선도기술에 있어서도 굉장히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AI기술개발 특허 논문 발표 숫자는 미국에 버금갈 정도다. 특히 보안기술 강화와 개인정보보호 규제마련, 사후 규제 제도를 통해 데이터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는 동시에, 안면인식 같은 AI기술을 행정에 적용하는 등 AI활용을 위한 투자를 대규모로 진행 중이다. 중국의 3대 플랫폼 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미국 플랫폼 기업을 아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보화의 성공에 안주해 디지털 혁신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실제 4차 산업의 핵심인 AI기술은 대한민국이 이미 중국보다 뒤처진다는 평가가 있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정보화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0년 국가정보화 총 예산은 올해보다 11.5% 증가한 5조 1687억원 규모다. 어떤 분야에 집중적으로 정보화가 이뤄지는 것인가
▶정부는 2019년 8월 ‘혁신성장 확산·가속화를 위한 2020 전략투자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AI, 데이터, 5G 등 혁신 인프라 세 가지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차세대 신사업 세 가지를 육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경제 활성화 선언도 했고, 5G 세계 상용화 1등 국가로서 활성화 정책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그리고 각 부처와 업무별로 차세대 지능형 시스템으로 고도화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복지 시스템, 형사관리 시스템, 교육 관리 시스템 등을 차세대 지능형 시스템으로 고도화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SOC관리에 ICT기술을 접목해 좀 더 스마트한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전성은 더 높이고, 투자비는 효율화하는 스마트 SOC사업이 굉장히 중요한 한 축이 되고 있다.

10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8회 국제컴퓨터비전학술대회(ICCV 2019)에서 참가자들이 구글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디지털 전환에 따라 국민들의 정보화 수준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디지털 역량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적인 디지털 활용 역량은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때 굉장히 뛰어나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활용 역량 모두 상위권에 속한다. 다만, 모든 국민이 다 똑같이 역량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은 분명 존재한다. 노년층과 장애인, 농어촌·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 그리고 최근 급증하는 다문화 이주민들은 디지털 활용 역량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에 속한다. 이렇게 디지털 활용 역량은 국민들 간 차이가 존재하기에, 차이를 메워줘야 포용국가가 될 것이다. 취약계층의 디지털 활용 역량, 즉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

-그러나 매년 NIA가 시행하는 스마트폰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독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정보화 역기능도 있는데
▶이미 우리 세상은 디지털 기기 없이는 단 한시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붙들고 있다. 스마트폰은 확장된 인간의 뇌이기도 하고, 눈이기도 하다. 아마 저도 과의존 증후군일 것 같다.(웃음) 과의존이 지나쳤을 때 생기는 중독 현상은 질병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국가적 관점에서 중요성을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가정에서부터 학교, 또래집단, 커뮤니티, 사회부터 예방하고 치유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조기교육이 시급하다. 또한, 유아나 아동에 대한 디지털 윤리 조기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이처럼 평생교육 차원에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처와 기관이 협업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문제일수록 탑다운 식이 아니라 자생적인 생태계를 유도해야 한다. 디지털 윤리 교육은 디지털 역량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정보화 역기능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고, 자생적인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다.

-최근 인터넷 악플로 인한 자살 문제도 화두다. 악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악플에 대한 처벌은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악플뿐만 아니라 가짜뉴스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는 댓글을 운영하는 사업자들, 기업들의 책임도 굉장히 크다고 본다. 지금은 기술적으로나 운영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기술을 활용하고 적용하면 악플이나 가짜뉴스가 확대되기 전에 미리 예측해서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기 때문에 알고리즘만 있으면 할 수 있는데 거기에 노력을 안 하고 있다고 본다. 기술적 조치를 바탕으로 운영관리와 조치도 할 수 있다. 운영관리상 노력도 게을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 역시도 관리·감독을 더 하고, 알고리즘 기술개발을 독려하고, 사회적으로 문제점을 더 부각시키고 예방하는 노력 등 할 수 있는 게 많다. 더 노력해야 한다. 악플은 민주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디지털 대전환시대에는 데이터 고속도로를 뚫어야 경제의 혈맥이 바뀐다고 밝혔는데, 데이터 고속도로는 어떤 개념인가

▶정보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망은 이미 다 깔렸다. 우리나라는 물리적으로 정보 고속도로가 잘 구축된 나라다. 모바일에서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초고속 인터넷망이 모든 건물에 깔려 있다. 이런 정보 고속도로 위에는 데이터가 흐른다. 데이터 고속도로는 데이터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유통되도록 한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데이터의 생성, 수집, 유통·거래, 분석, 활용까지 전 과정이 물 흐르듯 흐르는 환경이 데이터 고속도로다.
경부 고속도로가 산업화 시대 경제 성장의 중심이었다면, 데이터 고속도로는 지능정보사회 성장의 중심이 될 것이다. 특히, 양질의 데이터가 적재적소에 투입돼야 혁신적인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그래야 데이터 활용 가치사슬에서 파생되는 데이터 거래소, 클라우드, 스마트공장, 스마트홈, 스마트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창출이라는 직접효과가 나올 것이다. 현재는 데이터가 질서 없이 무분별하게 존재하고 적절한 융합이나 결합이 안 돼 활용을 못하는 등 막혀 있는 것이 많다. 데이터 고속도로를 통해 막힌 부분을 뚫어야 디지털 전환시대에 지식문화국가로 성장할 것이다.

-(주)나우콤 대표이사를 지내며 ‘1인 미디어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를 창립했다. 최근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 1인 미디어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콘텐츠 소비가 이뤄질까

▶이미 전통적인 미디어 생태계는 허물어져가고 있다. 방송통신의 경계가 사라지고 융합되면서, 제도권 방송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도 무너졌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통신에 기반한 서비스, SNS에 기반을 두는 1인 미디어가 대세가 되어갈수록 와해는 커질 것이다.
여기에 5G와 인공지능의 발전이 접목되면 새로운 방향의 콘텐츠 소비를 촉진할 것이다. 초고속·초저지연·대량접속이 손쉬워지는 5G환경에서 이용자들은 대용량 콘텐츠를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방식으로 소비하게 될 것이다. 또한 VR, AR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도 점차 많아질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는 이용자의 선호 콘텐츠와 시청할 콘텐츠를 사전에 분류, 예측하여 개인화된 콘텐츠(Personalized Contents)를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빅데이터에 기초해 이용자의 시청환경을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적절한 콘텐츠 추천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NIA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함께 리더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데이터 경제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했던 데이터 고속도로가 구축돼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가 AI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일 것이다. NIA의 목표는 ‘ICT로 사회현안을 해결하고 국가미래를 열어간다’이다. 국가정책 역시 데이터 경제활성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확산시키는 게 중요하다.
올해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을 실행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쉽지만 수립된 계획을 실제로 민간 기술과 기획역량을 결합시켜 최고의 아웃풋을 내기에는 상당한 능력과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동안 제가 ICT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디지털 정부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1959년 9월 23일 출생
서울대학교 국사학 학사
나우콤 대표이사
아프리카TV 창립자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 이사장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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