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보수 대통합, 진정성 확인 시간 필요”

[열린정책 소통합시다]플러스 넘어 곱셈 통합되려면 혁신하려는 강한 의지 국민에게 확인돼야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박종진 기자 김예나 인턴 2019.12.02 09:37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강민석 인턴기자

“윤창호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은 사실 ‘윤창호 친구법’입니다.”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법률앤미디어가 공동 주최한 ‘2019 대한민국 최우수법률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 인터뷰에서 고 윤창호 씨의 친구들인 청년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이 만들지 않기 위해 열정적으로 뛴 청년들이 없었다면 소위 ‘윤창호법’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였는데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에 분개한 친구들이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음주치사 처벌을 높인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직접 만들었다.

윤 씨 친구들은 대한민국 모든 국회의원실로 법안을 보냈다. 지역구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하 의원이 가장 먼저 친구들에게 답했고 그렇게 법안은 국회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하 의원은 “고 윤창호 씨의 친구들이 만들어 온 법안을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하니 내용이 잘돼 있다고 해서 그대로 발의했다”며 “일종의 시민참여, 시민발안법”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음주운전은 살인이다’라는 메시지로 국민과 국회를 설득해왔다”며 “음주운전을 뿌리 뽑지는 못했지만 성과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올해 10월까지 보면 음주운전 숫자가 26% 감소(전년대비)했고 음주운전 사고는 6월 기준 30% 줄었고 사망자도 24%가량 줄었다”며 “1년으로 환산하면 사람을 100명 정도 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제2의 윤창호법도 준비하고 있다. 하 의원은 “성범죄자들을 의무 교육시키는 것 처럼 상습 음주운전자들도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처벌만 강화한다고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으니 음주운전자 치료 의무화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가 지역구인 하 의원은 제19대 국회 때 국회에 입성했다. 새누리당 북한인권및탈북자납북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는 등 보수권 내 대표적인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해왔다. 탄핵정국에서 탈당해 바른정당에서 활동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최고위원으로서 손학규 당 대표와 맞선 ‘퇴진파’의 선봉에 섰다. 현재는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소속으로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수 대통합 등 정계개편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하 의원에게 자유한국당과 통합 문제를 묻자 “서로 진정성이 확인되는 데 시간이좀 필요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유승민 대표는 원칙맨이다. 본인의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가자, 헌 집 허물고 새 집을 짓자)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다 언급은 했다. 탄핵의 늪 빠져 나오자, 혁신의 정신을 수용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당 간판도 내릴 수 있다 등이다.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밀어붙일 수 있는 진정성이 있느냐, 이런 것을 서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합 자체는 낙관적으로 봤다. 하 의원은 “한국당도 승리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 변혁도 우리 지지 기반만으로 승리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며 “플러스를 넘어 곱셈 통합이 되려면 미래로 나아가고 혁신하려는 강한 의지가 국민께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최대 쟁점인 선거법 개정 등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문제에는 “250(지역구)대 50(비례대표) 정도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선거법을 일방 처리하면 더불어민주당은 두고두고 헌정사에서 욕을 먹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임위는 국방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문제, 한미 방위비 협상 등 이슈가 몰려 있다. 하 의원은 “일본이든 북한이든 기본적으로 국익외교, 현실주의가 중요하다”며 “그런데 너무 이념외교가 되고 있다. 북한은 친북, 일본은 반일로 간다. 계속 손해보는 외교가 된다”고 비판했다.

방위비 협상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여야, 좌우 할 것 없이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며 “합의가 안 되면 시간을 끄는 수밖에 없다. 이번에 양보하면 전 세계에 ‘한국은 협박이 통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강민석 인턴기자
다음은 하 의원과 일문일답.

-법을 만든 과정을 소개해달라
고인의 친구분들이 ‘음주운전 해서 사람이 죽었는데 감옥도 안 가느냐,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법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분석하고 대안을 만들어 온 것이다. 내용을 입법 조사처에 의뢰하니 잘돼 있다 해서 그대로
발의했다. 일종의 시민참여법, 시민발안법이다.

-법 시행 이후 어떤 게 달라졌나

성과는 상당하다. 수치로 일단 나온다. 올해 10월까지 보면 음주운전 숫자가 26%감소했다. 음주운전 사고는 6월 기준으로 30% 줄었고, 사망자도 23.7% 정도 줄었다. 사망자 수를 1년으로 환산해보면 100여 명
이다. 윤창호법이 정말 사람 살리는 법이됐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일주일 전에도 제 지역구의 학생들 많이 다니는 사거리에서 오전에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있었다. 음주운전 하는 분의 45% 정도가 상습이다. 술만 먹으면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있는데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처벌을 강하게 한다고 근절되지 않는다. 음주운전자 치료 의무화법을 준비하고 있다.

-제20대 국회에서 그 밖에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아쉬운 법은 어떤 것인가

20대 국회에서는 청년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전에 환경노동위원회에 있을 때 중점을 둔 게 채용비리였다. 지난해 3월 통과된 고용 세습 청탁 등 채용 비리를 막는 ‘일자리김영란법’(채용절
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청년들의 가장 절박한 문제가 취업인데 취업이 공정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통과가 안 돼 아쉬운 법으로는 반사회적 혐오사이트폐쇄법이 있다. 우리 사회에 혐오 표현이 너무 많다. 아지트 같은 사이트가 있어도 폐쇄하는 게 굉장히 까다롭다. 젊은이들 특히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할 때 보면 혐오 표현이 사실상 살인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지만, 그 표현의 자유 중에서도 사람 죽이는 표현의 자유는 막아야 한다.

-보수 대통합 논의는 속도가 더 나지 않는 것 같다
서로 진정성이 확인되는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보는 편이다. 한국당도 승리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다 안다. 변혁도 우리 지지 기반만으로 선거 승리하기에는 많이 부족하
다. 플러스를 넘어 곱셈 통합이 되려면 미래로 나아가고 혁신하려는 강한 의지가 국민께 확인돼야 한다.

-유승민 의원과 관련해서 대화는 많이 나누나

유승민 대표는 원칙맨이다. 본인이 내세운 3원칙에 황교안 대표가 언급은 다 했다. 탄핵의 늪을 빠져나오자, 혁신의 정신을 수용 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당 간판도 내릴 수 있다 등이다. 이것을 얼마나 밀어붙일 수
있는 진정성이 있느냐, 이런 걸 서로 확인하는 과정이라 말하고 싶다.

-황 대표의 단식은 어떻게 보나
정치 신인이다 보니 단식을 시작하는 과정은 다소 세련되지 못했다. 하지만 단식의 명분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2가지 법은 변혁에서도
반대하고 있다. 우리도 이 법들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른 트랙으로는 협상을 또 해야 한다. 황 대표 단식을 풀 명분은 나 대표에게 달렸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심상정 대표가 330석, 손학규 대표가 360석 이야기하는데 정치인 수를 계속 늘리자고 하는 건 정치인 특권 늘리자 하는 것과 똑같다. 온 국민이 일자리 없어서 아우성이다. 330석이니 360석이니 이야기 나오는
것도 법의 반대 숫자를 줄이기 위한 것인데 결국 야합하자는 꼼수다.

-본회의에서 표 대결로 간다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현재 패스트트랙 법안인) 225(지역구)대 75(비례대표)로 하면 부결될 것이다. 250대 50 정도로 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 바꾼 숫자보다 선거법 바꾼 숫자가 더 적다. 선거법은 만장일치기 때문이다. 선
거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국회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민주당이 두고두고 헌정사에서 욕먹을 사안이라 생각한다.

-공수처는 과거의 논의와 지금이 다른가
과거에 검찰이 권력의 시녀였을 때, 공수처를 하자는 게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검찰이 대통령도 견제한다. 과거에 공수처 얘기가 나왔을 때는 권력 견제가 공수처고, 검찰은 권력 시녀고 이런 구도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공수처가 대통령의 시녀고 검찰이 권력을 견제하는 식이다. 공수처는 조국 사건 수사 때문에 완전히 빛이 바랬다. 다른 것이 아니고 권력을 견제하는 검찰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 이러니 지지
하는 국민들이 줄어든 것이다. 패스트트랙 저지 등 당면 과제를 고통합은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라 서로 확인만 되면 패스트트랙 문제 전이라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기보다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승민 의원이 보수통합에 의지가 있나

유 대표는 통합보다는 참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것이다. 그 재건의 방식이 통합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재편이 될지 그건 지켜봐야 한다. 한국당이 다시 태어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으면 변혁과 한국당의 통합
도 가능성 있다. 우리공화당은 탄핵의 강을 건널 의지가 있다면 배제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탄핵의 강을 절대로 안 건너겠다는 게 그분들 입장이다. 통합의 제일 중요한 전제조건은 탄핵 극복 세력이 힘
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집착 세력이 아니라.

-과거에 보수가 친박, 비박이었다면
이제는 탄핵 극복과 탄핵 집착 세력이 아닐까. 핵심은 미래로 가자는 것이다. 지소미아 협상 과정에서 한일, 한미관계의 득실을 따진다면 지소미아 파기를 꺼내면서 문재인 정부가 외교도 낙제점을 받게 됐다. 지소미아를 일본 압박 카드로 쓴 건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반미 카드였다. 미국이 오히려 파기하지 말라고 정부와 의회가 총망라해 압박했고 거기에 굴복했다. 친북 반일외교가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데까지 갔다.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 사태로 큰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반일이 짭짤하다. 이게 처음에는 점수를 따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의 기반이 한미일 협력을 흔든다. 지소미아가 파기됐다면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 철수 담론이 훨씬 커졌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 담론은 한국의 안보 위기, 국가 신용도 하락, 주가 폭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반일정치가 경제를 망치는 걸로 갈 수도 있다.

일본이든 북한이든 기본적으로 국익외교, 현실주의가 중요하다. 그런데 너무 이념외교가 되고 있다. 북한은 친북, 일본은 반일로 간다. 계속 손해보는 외교가 된다. 그나마 종료를 안 해서 다행이다.

-정부는 이수혁 주미대사 등이 중간에 역할을 해서 미국이 일본도 압박했다고 한다

국내 정치용이다. 어느 나라나 외교 협상을 자기 내부에 유리하게 해석한다. 그건 해석의 문제다.

-방위비 협상이 어렵다
다섯 배 올리라는 건 누가 보더라도 터무니없는, 날강도 같은 요구다. 트럼프의 벼랑 끝 외교에 넘어가면 안 된다. 여야, 좌우 할 것 없이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 이거 양보하면 전 세계에 ‘한국은
협박이 통하는 나라다’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미국에서도 대다수가 트럼프의 협박 외교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도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대미 외교도 강화해야 한다. 합의가 안 되면 시간을 끌어야 한다.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 못하게
하는 법이 올라와 있다. 이런 법을 빨리 통과되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이고 방위비 문제와 미군철수를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강화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싸울게 아니라 방위비 협상 문제에서는 힘을 합
쳐야 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강민석 인턴기자
-모병제도 논란이 됐다

모병제는 나중에 남북이 평화협정을 맺고 뒤에 군축 단계로 가면 그때 검토할 문제다. 지금도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용병을 수입하자는 말인가. 시기상조다. 북한은 막대한 숫자의 군
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만 일방적으로 줄일 상황도 아니다.

-지역구 분위기는 어떤가

부산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때문에 굉장히 큰 고통을 받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에는 대기업이 별로 없고 중소기업, 자영업자가 많다. 최저임금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이 계속 경제를 전횡하게 놔뒀다가는 정말 큰일 나겠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 심판 분위기가 강하다. 야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지역 공약으로는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고속열차 해운대 운행’을 지킬 수 있게 돼 뿌
듯하다. 처음에 공약을 냈을 때는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2021년 실제로 운행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보수의 외연을 좀 많이 확대한 성과가 있다고 본다. 청년 이슈를 많이 다루어왔다. 특히 청년들과 소통이 잘되는
정치인이란 평가가 있다. 보통은 보수가 젊은 층들에게 외면받는데 그런 면에서 지지 기반을 많이 확보한 성과가 있는 것 같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위원
1968년 3월 29일 부산광역시 출생
브니엘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협력 석사
지린대학교 대학원 세계경제 박사
통일맞이 연구원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객원연구원
열린북한방송 대표
제 19, 20대 국회의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정치/사회 기사

연예/스포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