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곤 화순군수]화순, 세계적 백신산업 허브 꿈꾸다

고부가 농업·관광과 연계, 상생발전의 ‘신경제 1번지’ 밑그림 완성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9.11.14 09:2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구충곤 화순군수/사진=화순군청 제공
전라남도 화순이 대한민국 차세대 백신산업과 생물의약산업 거점도시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인 화순은 2010년 정부가 생물의약산업단지와 화순전남대병원 일대를 우리나라 유일의 ‘백신산업특구’로 지정하면서 백신산업의 거점으로 변모해 왔다. 화순 백신산업특구는 백신·의약품의 연구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全) 단계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기반 시설을 갖췄다. 

민선 7기 들어서는 그동안의 성과를 발판 삼아 ‘화순-나주-장흥’을 잇는 ‘생물의약산업벨트’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백신·생물의약과 첨단복합의료산업이 선도하는 ‘신(新)경제 1번지 화순’을 만들겠다는 구충곤 화순군수의 미래 비전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구 군수는 “민선 6기에 마련한 ‘새로운 성장판’을 발판 삼아 생물의약산업벨트를 구축해 백신산업특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워 차세대 백신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 경제지도 밑그림과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 구상과 함께, 세대연대 정책과 생활SOC 복합화 사업 등 주요 군정 계획도 밝혔다.

-군정 비전이 ‘명품화순 행복한 군민’이다. 이를 실현할 군정 방향은 무엇인가
▶더 따뜻한 복지공동체, ‘행복 1번지 화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 ‘행복 담론’에 관심을 두는 국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군민이 더불어서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토대로 모색한 정책 방향을 군정 비전에 담았다. 행복한 삶의 조건은 다양한 분야가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내 삶을 책임지는 완전복지 △골고루 풍요로운 부자농촌 △멋있고 품격 있는 문화관광 △아이 낳고 살기 좋은 청년 희망도시 등을 6대 군정 방향으로 정하고 주민 체감도가 높은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다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화순의 든든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일이다. 백신산업과 생물의약산업의 거점도시로 육성해 풀어야 할 과제다. 두 번째는 군민 그 누구도 소외 없이, 골고루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사회안전망 등 기반을 촘촘하고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新)경제 1번지 화순’을 표방하고 있다. 실현 전략이 궁금하다
▶‘신(新)경제 지도의 밑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민선 7기의 목표 중 하나다. 든든한 미래 먹거리가 될 백신과 생물의약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국내외 생물·의약 기업을 유치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열자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지역의 전통 산업인 농업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문화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생물의약과 첨단의료산업-농축산업-문화관광 산업’을 화순의 3대 산업 발전 축으로 삼아 새로운 경제 지도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전략이다.
도시권의 백신·생물의약·첨단의료산업, 농촌 지역의 고부가가치 농업을 육성하고 도농 지역을 연계한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도농 간, 산업 간 균형발전과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신경제 지도의 구상이다. 생물의약산업벨트 구축이 신경제 지도의 핵심이다. 우리나라 생물의약산업의 고도화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확충해 백신산업특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전경/사진=화순군청 제공
-생물의약산업벨트 구축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전남도와 관계 지자체와 함께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을 마무리했다. 생물의약산업벨트를 어떻게 구축할지, 청사진을 마련했다. 국비가 수반돼야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니 확정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다만,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산업벨트 구축 사업 12개 중 5개 중점사업, 1개 전략사업을 화순 백신산업특구에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 군은 6개 사업 중 국가 면역치료 혁신플랫폼 구축(사업비 460억)과 바이오헬스 융·복합 지식산업센터 구축(180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차세대 백신산업과 생물의약산업 선도에 필요한 핵심 시설이다. 산업벨트 이외에도 백신산업특구 활성화에 필요한 국책 기관 유치에 힘쓰고 있다.

-민선 7기 들어서 산업벨트 구축과 별도로 유치한 국책 사업이 있나
▶지난해 세계 백신 시장 선점을 위한 국책 기관과 신규 사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국가 백신제품화 기술지원센터’(사업비 283억)와 ‘면역세포 치료 산업화 기술 플랫폼 구축’(사업비 200억)이다. 국가 백신제품화 기술지원 센터는 국내 기업의 백신 연구개발, 컨설팅, 전임상과 임상시험, 허가·승인과 시판까지 백신 개발의 전(全) 단계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세포 치료 산업화 기술 플랫폼은 차세대 백신이라 불리는 면역세포치료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시설로, 우리 화순이 차세대 백신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2018 화순국제백신포럼'이 지난해 11월 15일 백신산업특구인 전남 화순에서 개막했다./사진=화순군청 제공
세대연대 정책과 생활SOC 사업 연계…세대연대·주민 커뮤니티 플랫폼 조성

-지금까지 미래 먹거리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행복 1번지 화순’ 실현을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복지정책을 소개해달라
▶미래 먹거리와 함께 중요한 것이 군민 누구나 기본권을 보장받고 평균 이상의 삶의 질을 영위하는 것이다. 복지정책은 군정 방향 중 하나인 ‘내 삶을 책임지는 완전복지’로 압축할 수 있다.
영·유아에서 고령층까지, 여성·장애인·다문화가족, 농촌에서 도시까지 나이·계층·성별·지역도 소외 없는 ‘따뜻한 복지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이자 비전이 담겨 있다. 아동청소년·여성·고령 3대 친화도시 조성,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육아·교육 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복지·일자리·보육·돌봄 서비스 확대 등을 대표 정책으로 꼽을 수 있다.
고령화, 인구절벽 등을 극복하는 데도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최근 화순군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생활SOC 복합화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우리 군은 ‘화순 세대연대복합센터’ 건립 사업을 신청해 생활SOC 복합화 사업에 선정됐다. 세대연대복합센터에는 생활문화센터, 가족센터, 국민체육센터, 작은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마을혁신지원센터, 여성프라자(엄마의 학교), 주거지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비 61억원을 확보했다. 또, 우리 군이 자체적으로 추진할 장애인복지관, 노인회관, 통합일자리고용센터, 평생학습센터도 같은 공간에 설립한다. 2개 동을 건물을 지어 연결할 계획인데, 전체적으로 12개 시설을 복합화한 거점 공간이다.

-상당히 많은 시설을 복합화한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최근 군이 연구해 개발한 의제가 ‘세대연대’다. 세대연대 정책의 실행 플랫폼(거점 공간)이 세대연대복합센터다. 급속한 산업화, 심화하는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사회 양극화와 갈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여러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농 복합도시는 문제 해결에 더 취약하다. 세대연대는 고령화와 세대갈등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에 초점을 맞춘 의제다. 특정 세대(주로 고령층)를 시혜나 돌봄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에이지 케어(Age Care) 정책과 소극적인 세대통합 정책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지방정부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앞서 소개한 3대 친화도시 조성 등 복지정책과도 연결된다. 세대연대뿐 아니라 복합 정책과제를 실행하는 공간이고, 정책을 통합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설을 복합화한 것이다.
양극화와 세대 갈등을 지역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세대연대 정책을 통해 해법을 모색한 국내 사례는 아직 없다. 우리 군은 지난해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세대연대 정책의 기본 방향과 과제를 모색하고 이를 실행할 거점 공간 구축방안도 마련했다. 조금 더 체계화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세대연대복합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나
▶생활SOC 사업은 행정의 필요에 따라 단순히 여러 공간이나 건축물을 ‘한곳에 모아 통합’한 건물을 짓거나 공공건물을 재배치하는 사업이 아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우리 군은 세대연대 거점 공간 구축과 생활SOC 복합화 사업을 전략적으로 연계한 것이다.
단순히 필요한 건물을 합친 것이 아니라, ‘복합 정책 과제’를 추진하는 공간의 복합화이자 정책을 실행하는 거점 공간이다. 모든 세대와 계층이 교류·소통·연대하면서 복지·돌봄의 공급자이자 수요자로서, 주체적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세대연대)이 필요하고, 이를 실행할 플랫폼이 세대연대복합센터다. 말하자면, 세대연대복합센터는 화순이 중앙정부에 제안하는 의제(세대연대)이고 화순형 생활SOC 복합화 전략의 브랜드다.

-거점 공간 구축만큼이나 운영도 중요할 것 같다
▶핵심은 주민참여와 주민자치, 공동체 활성화다. 세대연대 정책의 성공적인 추진, 세대연대복합센터를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이 조건이 충족하지 않으면, 건물 수십 동을 지어 올려도 달라질 것이 없다. 그래서 관이 기획하고 주도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주민과 지역공동체가 참여하고 주도하는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
구상 중 하나는 세대연대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참여하는 세대연대위원회가 세대연대 정책을 추진하고 센터가 제 기능을 하도록 운영하는 핵심적인 기구가 될 것이다. 주민들이 더 편하게 문화와 복지 서비스를 누리는 동시에 지역공동체의 거점 공간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희망발전소’가 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불어 행복한 자치공동체’, ‘주민이 주도하는 세대연대 1번지 화순’을 만들겠다.

구충곤 화순군수가 지난 2017년 춘양면 부곡리에서 콤바인 벼베기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화순군청 제공
-주민자치, 공동체에 기반을 둔 정책 추진 모델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이를 활성화할 방안은
▶자치역량을 키우고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을 설립할 예정이다. 가칭 ‘마을혁신지원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원센터는 사회혁신,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역량 강화, 일반농어산촌 개발지구 사업, 사회적경제(마을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 모델도 만들고 싶다. 세대연대복합센터에 들어설 마을혁신지원센터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외에 ‘공약 평가 주민 배심원제’를 시행해 주민에게 직접 공약을 평가받고 주민참여 예산제를 개선하는 등 주민참여 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정책 수립과 집행, 성과를 평가하는 데 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 따져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주민과 얼마나 소통하고 참여를 보장했는지, 그 과정 역시 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참여·자치가 활성화되면 공동체의 긍정적 에너지를 모을 수 있고, 그 공동체의 힘이 지역 발전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민선 7기 군정 운영 원칙이기도 하다.


구충곤 화순군수
조선대학교 경영학 학사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조선대학교 대학원 공학 박사
광주전남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
전라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전남도립대학 총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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