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섭 정읍시장 “건강과 쉼이 있는 ‘정읍다운’ 도시로”

역사·문화와 자연 활용한 힐링관광으로 ‘방문의 해’ 활성화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9.11.08 08:47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진섭 정읍시장/사진=정읍시청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주의 운동이라고 여겨지는 ‘동학농민혁명’의 발생지. 임진왜란으로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 민족의 보물인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을 지켜낸 사람들의 고향. 1907년 일본이 대한제국을 예속시키고자 제공한 차관 1300만원을 갚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의연금을 낸 지역. 우리나라에서 가장 ‘의로운’ 곳으로 꼽히는 전라북도 정읍시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정읍은 이렇게 빛나는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 사통팔달의 교통, 첨단과학 산업단지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자원이 무수히 많다”며 “그동안 낱알로 흩어져 있던 구슬을 꿰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읍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를 ‘정읍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유 시장은 “인문학적 역사·문화 자원과 건강과 쉼이 있는 관광의 결합을 통해 다른 곳과 차별되는 ‘정읍다운’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읍은 어떤 도시인가
▶우리 정읍에 대해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의로운 지역’이라는 점이다. 조선 고종 31년에 일어난 반봉건·반외세 운동이었던 동학농민혁명은 정읍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됐다. 동학농민혁명을 요즘 시대의 언어로 풀어 쓰면 ‘민주주의’ 운동이다. 일본이라는 외세에 대해 저항하는 것도 물론 있었지만 동학농민이 처음 지향했던 것은 ‘사회 개혁’이었다. 그래서 정읍은 민주주의 성지,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읍의 의로움은 역사 속에서 여러 번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정읍에는 정읍인들이 지켜낸 국보 제151호인 <조선왕조실록>과 국보 제317호의 조선 태조 어진(태조 이성계의 전신정면의좌상)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태인현의 선비 안의(安義, 1529~1596)와 손홍록(孫弘錄, 1537~1610)은 정읍 내장산에서 383일 동안 실록과 어진을 지켜냈다. 국난의 상황에서도 개인의 안위보다는 국익을 위해 의로움을 실천한 것이다. 그들이 역사를 지켜냈기 때문에 오늘날 조선 전기 200년의 역사를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인 1906년에는 을사늑약에 항거하는 병오창의가 정읍의 무성서원에서 일어났는데, 면암 최익현(勉庵 崔益鉉, 1833~1906)과 둔헌 임병찬(遯軒 林炳瓚, 1851~1916)이 주도한 것으로 호남 최초의 항일 의병운동으로 평가된다. 1907년에는 일본의 경제침략에서 벗어나려는 항일 애국 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이 있었는데, 전라북도에서 정읍이 가장 많은 의연금과 참여자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읍이 의로움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는 다른 지역보다 독보적이고 탁월했다. 그게 지금도 지역사회에 흐르고 있다.

-‘무성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어떤 곳인지 소개해달라
▶무성서원은 최치원(崔致遠, 통일신라시대의 학자·문장가)을 기려 세운 태산사를 숙종 22년에 ‘무성’이라 사액을 내려 지금의 서원이 됐다. 다른 서원과 달리 신분을 초월해 일반 평민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무성서원 관리는 유네스코 등재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원의 본래 모습과 가치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다양한 홍보 채널을 활용해 무성서원을 알리고, 무성서원과 관련한 공연·강좌·체험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통해 무성서원의 가치를 알려 무성서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자긍심도 높이겠다.
그리고 정읍시는 예전부터 무성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하 선비수련원) 건립을 추진해왔다. 선비정신 수련과 풍류 문화를 배우고 계승·발전시켜나갈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선비수련원은 무성서원 인근 42,492㎡ 부지에 세워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읍 무성서원/사진=뉴시스DB
-올해 처음으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황토형전승일인 5월 11일로 제정됐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5월 11일로 제정된 것은 그날이 동학농민군이 4000여 명의 관군에 맞서 최초로 승리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 승리를 발판으로 황룡전투와 전주성 함락 등 전국 규모의 농민혁명을 이룰 수 있었다. 국가기념일 제정에 무려 14년이 걸렸다. 어렵게 제정한 국가 기념일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동학농민혁명 애국 애족 정신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우선,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헌법 전문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 2020년까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공원을 건립하고,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도 진력하겠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약무정읍(若無井邑) 시무민주(是無民主), 즉 정읍이 없었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광주 5.18 민주화 운동 등과 연계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민주화 성지로 키워가겠다.
5월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25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서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뮤지컬 '금강 1894'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뉴스1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문화재 지킴이의 날’ 행사를 정읍시에서 올해 처음 열었는데
▶6월 22일 문화재 지킴이의 날은 지난해 처음 제정됐다. 이날은 임진왜란 당시인 1592년 6월 22일(음력)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긴 것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6월 21일 경복궁 수정전 일대(임진왜란 전 춘추관 영역)에서 문화재청과 (사)한국문화재지킴이 단체 연합회 주관으로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 이후 올해 처음으로 역사적인 현장인 내장산에서 열린 행사에는 문화재청 관계자와 (사)한국문화재지킴이 단체 연합회 회원을 비롯해 정읍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실록 이안 재현’ 연극과 함께 실록과 어진을 지켜낸 용굴암과 은적암 등 역사현장을 둘러보는 답사도 진행됐다. 실록과 관련한 정읍의 역사적 배경은 정읍시민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조선의 역사를 지켜낸 정읍을 널리 알리고 역사문화를 테마로 한 관광 상품도 만들어가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정읍에서 문화재 엑스포 등을 개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정읍시가 추진하는 문화도시 비전은 무엇인가
▶정읍이 갖고 있는 독창적이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개발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문화유산의 관광 자원화를 통한 수익 창출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역사 자원들, 즉 구슬을 한데 모으고 정성껏 꿰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귀한 보배로 만들어가겠다. 소소한 재미가 있는 골목길 만들기와 용산호 복합 힐링 레저공간 조성, 수제천과 태산선비문화 등을 활용해 정읍만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 고부가 가치화, ‘2019-2020 정읍 방문의 해’ 운영 등이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정읍은 그 어느 지역보다 풍부한 문화·역사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치 있는 구슬로 꿰매는 데는 다소 부족했다. 면밀한 분석 등을 거쳐 대안을 모색해 시민에게 소득을 주고,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어가겠다. 역사에만 존재하는 문화, 책 속에만 혹은 이상적인 형태로만 존재하는 문화가 아닌 시민들이 즐기고, 그들의 삶을 한껏 여유롭게 하는 문화로서의 힘을 키워가겠다.

-올해와 내년을 ‘정읍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그간 성과와 계획은
▶관광객 증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정읍 방문의 해’ 선포 목적이다. 정읍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인문학적 자산이 풍부한 도시다. 올해 초 설날장사 씨름대회를 필두로 정읍천 벚꽃축제, 황토현 동학농민혁명 기념제, KBS 열린음악회, 내장산 캠핑대회, 내장산 초록단풍 힐링콘서트, 정읍드론 페스티벌, 한국근현대작가 명화 특별 초대전, 케이팝 1박2일 콘서트 등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후 계획은 정읍의 랜드마크 건립으로 동학농민혁명 기념시설과 용산호 승천용 분수 조성 등을 검토 중이다. 내장산 문화광장 조성과 기존의 쌍화차거리를 포함,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하여 도심 관광 사업 활성화 기반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 또한, 구룡동에 10만 평 규모의 라벤더 단지가 조성되어 내년부터는 라벤더 축제도 열린다. 우리나라 라벤더 단지 단일 규모로는 최대 크기가 될 것이다. 라벤더는 6~9월까지 만개하는 꽃이며, 아토피나 스트레스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부분을 활용해 가을 단풍으로 편중되어 있는 정읍관광을 4계절 관광, 건강과 쉼이 있는 힐링·치유 관광으로 확장하겠다.
내장산 단풍/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정읍 방문의 해’에 대한 수치적인 목표는
▶현재 정읍 관광객 수는 내장산이 120만 명, 구절초 축제 40~50만 명, 나머지 여러 행사에 오는 사람들을 포함해 1년에 약 2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를 2020년까지 약 350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늘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장기적으로는 천만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내 야경을 재정비해야 하고, 체험시설 역시 꼭 갖춰야 한다. 숙박시설은 내년 중에 갖춰질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휴양 자원을 확대하고자 한다. 요란스럽지 않은 쉼이 있고, 건강을 케어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집적하는 것이 목표다. 쉼과 건강이 있는 관광을 지향한다. 정읍시가 가지고 있는 자원들이 서로 결합했을 때 진짜 우리다운 관광지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관광이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방문이 생기면, 낙수 효과에 의해 정읍시 규모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생각이다.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전국을 통틀어도 보기 드문 사례인데
▶도시재생뉴딜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원도심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역사문화 기반 도시 재생과 주거 재생 등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이다. 장명동 소규모 사업(3억원)을 비롯, 4개 사업(행복한 삶터 연지 뜰-일과 육아를 함께 꿈꾸다, 도시활력증진사업, 중심시가지형 사업, 공기업 제안형 도시재생사업)에 총사업비 881억원을 투입해 원도심을 활성화시킴은 물론 이와 연계해 도심 관광 기반도 구축하는 등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 토대를 구축하겠다. 먼저 백년거리(우암태평로, 새암로, 쌍화차거리) 명품특화사업이 있는데, 100년 이상 된 옛 거리를 정비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역세권 주변 개발사업과 시기동, 연지동 일원 주택 개선 및 공공시설 확충 등도 계획하고 있다.

-전북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해 첨단과학산업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은
▶신정동 일대는 3대 국책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한국생명공학 연구원 전북분원, 안전성평가소 전북본부)와 이와 연계해 조성한 첨단과학산업단지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전북연구개발특구로 지정돼 있다. 현재 550여 명의 연구원들이 근무 중이다. 방사선공학기술(RT)과 생명공학기술(BT), 방사선 융합기술(RFT), 미생물융합기술(MFT), 나노기술(NT) 등 국가기간산업인 융복합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책연구소와 연계해 1단계로 조성한 첨단과학산업단지(89만6천여㎡)가 100% 분양되면 2단계 조성사업을 국가산업단지로 추진하겠다. 일대는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연구개발특구로 지정(전북연구개발특구 농·생명융복합지구, 2015. 7. 13.)돼 있다. 경쟁력 있는 입지 여건을 알려서 우량 기업들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들의 기대가 높은 다원시스 철도공장은 지난 5월에 이미 착공했고, 내년 초 완공 예정이다. 고용 효과는 당초보다 크게 늘어난 500여 명이다. 앞으로도 연구개발특구와 연계된 혁신 전략을 통해 성과를 만들겠다. ‘연구소 기업 10개소 출범, 100개 선도기업 육성, 양질의 일자리 5000개 창출로 과학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정읍 건설’을 구현할 것이다.


유진섭 정읍시장
1966년 출생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5대~7대 정읍시의회 의원
제5대 정읍시의회 전반기 의회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제6대 정읍시의회 전반기 자치행정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전북도당 부대변인
제7대 정읍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 위원장
제7대 정읍시의회 의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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