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당·후보 의뢰 여론조사 공표는 위법”

경범훈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사무국장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19.11.05 15:4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경범훈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사무국장/사진=머니투데이

하루가 멀다 하고 대통령 지지도, 정당 지지도, 각종 현안에 대한 찬반 결과들이 여론조사를 통해 쏟아져 나온다. 여론조사를 통해 대중들은 특정 이슈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현대민주주의에 있어 선거여론조사는 국민의 대리자인 정치인을 선택하는 폭을 넓히는 동시에 정치와 선거영역에서 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활성화하는 등 그 중요성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여론조사를 심의하기 위해 2014년 2월 13일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8조의8에 따라 중앙 및 시·도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각각 독립기구인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설치되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은 2017년 2월 개정된 공직선거법이 처음 적용되는 국회의원 선거라는 점에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이미 본격적인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더리더>는 내년 총선에 적용되는 여론조사 관련 개정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10월 17일(목)에도 프레스센터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여론조사 객관성·신뢰성 제고를 위한 세미나가 개최돼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Q: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는 이번 선거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 2020년 총선은 16년 20대 국선에서 발생한 선거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2017년 2월 8일 대폭 개정된 공직선거법이 적용되는 첫 번째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 선거다. 또한 이러한 공직선거법 개정 이외에도 표본의 대표성 강화 등을 위해 선거여론조사 기준 역시 개정(2019. 8. 1.)되었기 때문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각종 계기를 이용해 시기별·대상자별로 선거여론조사 관련 개정 법·기준을 안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8월 28일 국회에서 개최한 정당 관계자 및 국회의원 보좌진 대상 설명회(2019. 8. 28.)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실시된 것이다.
또한 위법한 선거여론조사에 대한 신속한 인지 및 대응을 위해 중앙 및 시도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분석 모니터 요원을 조기 위촉했으며 앞으로 선거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충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심의의 전문성·통일성 제고를위해 실시신고서 심사 주요사례, 공표·보도 모니터링 및 분석 매뉴얼 등을 정비하는 한편, 선거여론조사 담당자 대상 전문교육 실시, 선거여론조사 기관 실태점검 등을 통해 내년 선거를 빈틈없이 준비하려 노력하고 있다.
Q: 이번 총선에서도 공정하고 신뢰성 높은 선거여론조사를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
는 것으로 안다. 오늘 행사도 그런 취지로 열리고 있는데 소개를 해준다면
▶우리나라에서 선거여론조사는 정당의 후보자 추천 수단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등 그 중요성과 영향력이 매우 크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여론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여론조사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제대로 활용하고 정확하고 비판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당과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오늘 세미나는 내년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선거여론조사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가 한자리에 모여 선거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먼저 선거여론조사 기관과 학계 차원에서 선거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한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 논의되고 다음으로 정치권의 바람직한 역할과 제도 개선방안, 마지막으로 선거여론조사의 주요 의뢰자이자 전달자인 언론의 사회적 책무 등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된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여론조사 객관성·신뢰성 제고를 위한 세미나/사진=머니투데이

Q: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선거여론조사에 관해 개정된 법률이 적용되는데 어떤 부분이 바뀌나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된 지난 제20대 국선에서 발생한 선거여론조사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7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전문성이 결여된 여론조사 기관 난립을 방지하지 위해 선거여론조사 기관 등록제를 실시했으며 선거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미등록 조사기관 및 정당·후보자가 실시하는 선거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보도를 금지했고,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휴대전화 가상번호제도를 도입했다.

Q: 일반 여론조사와 선거여론조사의 다른 점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일반적인 사회여론조사는 특정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사회집단의 구성원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를 알아보려는 거다. 이 중 선거에 즈음하여 선거운동, 투표, 당선 등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 이루어지는 여론조사를 선거여론조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당이 그 대표자 등 당직자를 선출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여론조사, 정치·선거 등 분야의 순수 학술·연구목적 여론조사, 단체 등이 의사결정을 위해 그 구성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등은 선거여론조사로 보지 않고 있다.

Q: 여론조사는 ‘밴드왜건’ 효과나 ‘언더독’ 효과가 보여주듯 확실히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꼭 필요한 이유라면
▶먼저, 대의 민주주의 제도의 보완 측면에서 비선거 시 유권자 의사 파악,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의 의사 확인 등의 의미가 있고, 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도록 하는 의미도 있다. 정당·후보자 측면에서는 당선 가능성 판단, 정책·공약 개발 등에 있어 참고자료로 삼을 수 있다.
한편,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투표의사 및 지지의사를 나타내어 선거 흐름에 변화를 끼칠 수 있고 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Q: 선거일을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이 있다. 여론조사는 가능하나 공표하지 못하는 기간인데, 이때 실시는 가능한데 공표를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블랙아웃 기간을 둔 취지는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여론조사 결과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 국민들의 투표의사를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선거의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 판단의 자유를 담보하기 위해서 선거일 전 6일부터 공표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선거일 6일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보도 요건을 준수해 언제든지 공표·보도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선거의 중요성에 비추어 선거의 공정을 위해 선거일을 앞두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를 금지하는 것 자체는 금지기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한 위헌이라 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선거여론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언론의 자유와 유권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공표 제한기간 단축이 바람직하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 시 선거일 전 2일까지 선거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보도를 허용하도록 하는 개정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경범훈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사무국장

Q: 앞으로 진행될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선거 출마자 입장에서 여론조사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정당 또는 후보자가 의뢰하여 선거여론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공표·보도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때 정확한 수치를 공표하지 않아도 위반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구를 좀 앞서간다더라”, “다 따라잡았다”는 식의 표현도 여론조사 결과 공표로 보고 처벌된 사례도 있다.
그리고 선거일 전 60일부터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의를 밝혀서 하는 여론조사도 금지되니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꼭 유의해야 한다. 누구누구의 의뢰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거나 특정 후보자의 당명을 밝히는 것 모두 다 불가능하다. 다만, 명의를 밝히지만 않고 공약 개발을 위해 정책조사나 주민들의 관심사 등을 알아내기 위한 조사는 가능하다. 여론조사에는 횟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계속 인지도를 올리고자 악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함이다.

Q: 마지막으로 여론조사를 접하는 시민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자세는
▶신문, 방송 등을 통해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접했다면, 그 결과를 절대적인 수치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어떤 방법으로 실시됐는지, 설문지 내용은 어떤지 등 여러 정보를 추가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니 그 내용을 잘 참고해 결과를 이해하면 좋겠다. 또 선거여론조사에 참여해달라는 전화가 오면 우리 유권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가급적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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