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도 독도연구소장 특별한 섬 독도, ‘서대문’에서 만나다

[기관장 초대석]“한목소리 내는 컨트롤타워 역할로 우리의 영유권 확고히 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19.10.22 08:51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최운도 독도연구소장/사진=더리더
“울등도 동남쪽 뱃길 따라 팔칠케이(87km)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독도는 우리 땅”
면적은 작지만 지명을 노래로 부를 만큼 국민적 관심도는 지대한 곳이 바로 ‘독도’다. 그 덕분에 한일 간에 외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한다. 출구 없는 한일 갈등 속에서 25일 ‘독도의 날’을 맞이한다.
동북아역사재단 내 위치한 독도연구소에서는 이 기간을 독도의 날 특별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도 관련 연구와 전략 개발, 정책 제안과 더불어 독도체험관도 운영하고 있다.
최운도 독도연구소장은 <더리더>와 인터뷰에서 “독도는 우리 독립과 영토 주권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우리 역사에 대한 반성의 장소로 다시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국민들께 독도가 특별한 의미의 땅이니만큼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책임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소장으로서 취임한 소회를 부탁드린다
▶일본 외교정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공식적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이라 안타깝다. 우익 성향의 아베 정부와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가까운 이웃이기 때문에 두 나라 관계가 나아지길 기대한다.
사실 한일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맨 먼저 거론되는 사안이 바로 독도 영토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독도연구소장직을 맡아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고 본다. 우리 국민들께 독도가 특별한 의미의 땅이니만큼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책임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도연구소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연구소가 생긴 것은 2008년이고 동북아역사재단이 생긴 것은 2006년 9월 22일이다. 독도연구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단의 탄생 배경과 관련이 깊다. 1990년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이 우경화가 역사 교과서 문제에 심각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가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일본 우익의 생각을 가르치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 문제가 대두되며 2001년이 되면서 새역모가 만든 역사 후소샤 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 그 교과서에서 한일 문제를 우익적 시각으로 이야기하고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일본이 1990년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경제의 어려움을 겪어 우경화되면서 역사 문제가 전면에 드러났다.
이에 대응해 2004년 우리나라에선 독도 우표를 발행했다. 당시 고이즈미 총리가 반발하며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2005년이 되면 2월 23일 시네마현 의회에서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자는 조례안을 상정한다. 그 뒤 2006년 2월 22일부터 실시됐다.
일본의 우익화가 진행하는 동안에 중국과는 고려 문제가 대두된다. 이런 외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6년에 동북아역사재단이 만들어졌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해서 7월에 동북아역사재단을 방문했다. 독도 문제가 중요하니 관련연구소를 설립하라고 지시했고, 2009년 재단 아래 첫 번째로 독도연구소를 만들어서 제대로 된 독도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독도에 대한 자료 수집과 그 자료 수집을 기초로 연구 결과물을 생산한다. 연구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중장기 계획하에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 도발이나 행동에 정책적인 대응도 진행한다.
현안 문제의 대응도 적절하게 진행하고 있다. 2월이 되면 ‘다케시마의 날’이 있고, 3~4월이면 교과서 출판이 있고, 6월은 외교청서가 나오고 8월은 방위백서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독도가 일본의 4가지 현안에 걸려 있다. 이때 적절한 대응을 한다.
이 외엔 연구소의 중요 역할 중 하나는 다양한 독도 관련 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거다.
중복되지 않게, 독도 영유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홍보 협의회를 만들어 홍보를 조율하고 매년 무엇을 할 건지 협의회를 열고 있다. 그 밖엔 해외 지도에 독도와 동해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한다.
▲최운도 독도연구소장/사진=더리더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1900년 10월 25일 고종이 칙령 41호에서 울도 행정구역을 정하는 데 독도가 포함된다. 대한 제국이 독도가 있다는 걸 칙령을 통해 확인한 날이다. 2000년에 독도수호대가 ‘독도의 날’을 국가 지정일로 만들고자 서명운동을 했지만 국가 공식지정일은 아니다. 그러나 독도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동북아역사재단에선 그 주를 학술주간으로 정해서 여러 가지 학술행사를 진행한다. 독도연구소는 해외 교사 초청사업을 한다. 한국을 이해시키고 독도와 동해 표기에 관한 강의도 진행한다. 10월 25일엔 ‘학술상’(학술활동 결과물이 독도 인식에 기여)과 ‘독도사랑상’(독도 인식 확산을 위해 홍보활동을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을 선정해 시상한다.

-도심 한가운데서 독도를 느낄 수 있도록 독도체험관도 운영하고 있는데 언제 개관했나
▶2012년 9월 14일 체험 중심의 신개념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독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든 국민이 다 독도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도심에서 체험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올해 개관 7주년을 맞았다. 개관 이후 26만 명이 다녀갔다. 연간 4만 명 이상 방문했고, 개관일을 감안하면 일평균 130명 전후가 독도체험관을 찾았다.
2018년 9월부터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야간 개관을 통해 공공기관 시설 개방은 물론, 동북아 역사 현안 및 독도에 대한 전문가 강의를 통해 독도체험관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재방문 프로그램은 물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개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로부터 광화문역 지하 전시장에 대한 운영권을 3년간 무상으로 받아 독도상설전시관을 통해 독도를 더욱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
일본은 2017년 우리 독도체험관을 벤치마킹하여 ‘영토주권전시관’을 설립, 가까운 시일 내 확장 이전할 계획을 발표해두고 있다.
독도체험관이 개관하자 5년 후 일본에서는 동경 시내에 영토주권전시관을 개관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던 것은 확실하다. 이후 일본은 확장 이전해서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독도체험관은 서소문에 위치해서 접근성은 좋은데 지하에 있어서 학생들이 불편하고 밖에서 인식이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다. 확장 이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905년 일본이 다케시마로 개칭하면서 영유권 분쟁이 시작되었다. 일본에 비해 국제적 대응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해외나 국제사회에 독도가 우리 땅이란 걸 확실하게 보여주길 원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부족하게 느꼈을 것 같다. 그러나 모든 것은 치밀한 전략에 의한 것이란 점 말씀드리고 싶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펼치는 전략은 독도를 분쟁화하려는 거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배를 못하니까 한일 간에 독도를 두고 서로 싸운다는 걸 알리는 게 저들이 전략이다. 그렇게 해서 국제사법재판소로 이 문제를 가지고 가는 게 일본 입장이다. 우리 것인 땅의 영유권 분쟁을 국제화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 일본이 노리는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 그게 우리 전략이다. 국제적 홍보활동이나 인식이 부족한 면은 전략에 의한 결과로 보면 좋겠다.

-최근 일본과 대한민국은 갈등을 빚고 있다. 직접적으로 무역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
▶포괄적으로 무역분쟁을 보면 정부 간 갈등인데 우리가 볼 때 민간분야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게 아마 일본 외교 정책을 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의견일 것이다. 정부 간 갈등은 정부에 국한시키고 민간 교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역사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건 맞지만 가까이 접해 있는 국가 간에 이렇게 가는 건 좋은 해결법은 아니다. 민간 분야가 갈등하게 되면 출구를 찾을 수 없다. 향후에 개선을 위한 실마리도 민간관계에 있기 때문에 정부간 갈등이 민간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
앞으로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지
독도 영유권 문제라면 분쟁화 방지를 위한 관리가 최고의 전략이다. 독도연구소가 할 수 있는 일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각자 대응하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역할이 중요하다. 신중하게 전략을 공유하면서 행동해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에게 독도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독도는 우리 독립과 영토 주권의 상징이다. 일본에 빼앗겼던 걸 독립하면서 찾아왔고, 러일 전쟁 중간에 가장 먼저 희생된 땅이 독도다. 독도는 한일 관계에 대한 상징임과 동시에 우리 역사에 대한 반성의 장소로 다시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독도연구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독도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처음 설립 취지이자 방향성이다. 두 번째 역할이 홍보 그리고 세 번째가 교육이다. 이 전략에 맞춰 영유권을 공고히 해나가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독도연구소가 설립되고 나서 10년이 되었는데 그간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났다.
시간이 갈수록 주변국의 영토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우경화되어가고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전략적 역할을 확대시키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또한 영토주권에 대한 공세적 태도로 앞으로의 동아시아 국제 정치 양상을 보면 독도연구소가 그 역할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최운도 소장은 
1964년 경북 포항 출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1997 University of Colorado at Boulder, 정치학박사
나가사키대학 객원교수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Visiting Scholar
한일관계연구소 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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