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수 블록워터매니지먼트 대표, “블록체인, 선진 자본주의 구축 기회”

관련 산업에 다양한 자양분 공급… 법제화 등 국가지원 시급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2019.09.11 21:3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블록워터매니지먼트는 국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디지털 자산 펀드(Digital Asset Fund, DAF)다. 이오스(EOS) 프로젝트의 초기 투자로 널리 알려졌다. 
또한, IBM과 협업해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베잔트,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한 팬텀과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스타트업 픽션에도 투자했다. 주 업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검토 및 분석 보고서 작성이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산업 동향과 업계 현황 파악 및 분석, 프로젝트 밋업, 해외 컨퍼런스, 투자 프로젝트 리딩, 컨설팅 업무 등 다양한 네트워킹을 수행하고 있다. 조상수 블록워터매니지먼트 대표는 새로운 비전으로 산업계에 창조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은 조상수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블록워터매니지먼트 회사소개 및 본인 소개를 한다면
▶블록워터매니지먼트는 2018년 1월에 저와 Issac Lee의 공동창업으로 설립했다. 저희는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해외 진출 및 투자 유치를 위한 IR 활동 지원과 해외 블록체인 스타트업 국내 진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코인힐스 CEO인 김정 대표와 비트코인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이 시작되었고, 뜻이 맞아 코인힐스를 창업하게 되었다. 2013년부터 Mining(암호화폐 채굴)을 병행하며 코인힐스를 계속해서 운영해왔다.
평소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따로 독립하여 2018년 1월에 블록워터매니지먼트를 설립하게 되었다.

-현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평가는
▶2018년 한 해 동안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90% 정도 빠지면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이 상당히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기술보다는 가격에만 몰두했고, 이는 아시다시피 엄청난 상승세를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암호화폐의 상승을 이끌었다.
2018년 암호화폐 하락으로 인해 수많은 블록체인 회사들이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을 겪고 있으며 이런 정화작업이 암호화폐 시장의 펀더멘털을 강하게 다져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부터 살아남은 회사 및 디지털 에셋들이 훗날 확고한 위치를 잡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우리는 역으로 다른 회사들이 위축되어 있을 때, 회사구조 확립 및 인재 확보에 집중하여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2016년 말부터 2017년 말까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언론의 많은 조명을 받으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었다. 이 때문에 현재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암호화폐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투기성이 높은 자산으로 인식되며, 이는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 때문에 암호화폐가 제도권 내로 편입하는 것이 늦춰져 투기성이 점점 짙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한다.
진지하게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업가들에게도 그 피해가 미치고 있다. 블록체인은 흔히 말하는 조작 불가능한 원장 이외에도 P2P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된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투기성 자산을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분산 원장 기술의 도입이 늦춰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둘째, 첫 번째 문제에서 파생되는 문제다. 제도권 편입이 늦어질수록 법망을 피하여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점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법의 허점, 그리고 사업자와 사용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결합하여 그러한 사업을 하는 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이 돌아가는 현실이다.
셋째, 투기와 별개로 기술적인 확장성 측면에서의 불편함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산계정 간 거래 소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유명한 일화로 블록체인 게임 CryptoKitties가 유행할 때, 거래가 승인되는 데 며칠이 걸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토콜이 생겨나고, 기존의 프로토콜이 하드포크되는 등 많은 노력을 쏟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블록체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해당 자산 거래가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확장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블록체인의 대중적인 상용화는 요원하다.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전망은
▶암호화폐 시장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처음 이 시장에 진입한 201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암호화폐의 가격은 몇 번의 레벨업을 거칠 거라 믿어왔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아주 크게 확대될 거라 생각한다. 저는 암호화폐를 디지털 에셋, 즉 새로운 자산의 출현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미 의미 있는 자본이 투하되었으며, 앞으로 전통 금융에서 자본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하면 기존의 전고점은 가볍게 뛰어넘을 거라 생각한다.
아직 암호화폐의 비중은 전체 금융 시장의 0.3%도 채 되지 않는다. 새로운 디지털 에셋이 출현했고, 주류 금융은 이 에셋을 채택하기 직전에 와 있다. 기술의 발전과는 별개로 시장은 또 한번의 큰 상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미에서의 규제가 확립되면 전통 금융에서의 막대한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블록체인 혹은 탈중앙화라는 키워드보다는 디지털 에셋, 즉 새로운 에셋의 출현으로 인한 산업의 거대한 팽창 및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부터 암호화폐는 하나의 에셋 클래스로서 급격히 자리 잡을 것이며, 그 중심에는 비트코인의 구조화, 상품화가 수반될 것이다. 블록워터매니지먼트는 아직 발전이 더딘 블록체인의 테크보다는 주류 금융에 편입될 수밖에 없는 디지털 에셋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자연스레 가격적인 측면에서 비트코인이 선제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규제를 잘 준수한 정제된 토큰들이 비트코인의 뒤를 쫓아오게 될 것으로 본다.
향후, 암호화폐의 가격은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또한 이전과 다르게 논리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정부규제와 정책에 대한 평가는
▶규제의 부재가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큰 기회를 정부는 묵과하고 있다. ICO 금지 조치, 거래소에 대한 규제, 블록체인 연계 산업에 대한 암묵적인 억압 등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조치들은 블록체인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 몇십 년간 어떤 산업에서 과연 이렇게 한국이 중심국가로 떠오른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글로벌 BIG3 안에 들어갈 정도로 중심국가로 자리 잡았다. 이런 엄청난 기회를 놓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선제적인 규제, 법제화가 선행된다면 한국은 블록체인 산업을 계속해서 선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급격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 팽창으로 인해 그간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나쁜 요인들은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한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에는 국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이를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블록워터매니지먼트에서 투자한 프로젝트는
▶한국의 Way2Bit, 슈퍼트리, 팬텀재단, 에어블록, 템코, 픽션네트워크, Project WITH, 코스모체인 등의 기업에 투자를 집행했으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자금 및 네트워크를 활용한 도움을 줬다. 해외 기반 3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 집행과 현재도 국내외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푸드테크 기업인 식신의 팬텀 재단의 앵커 투자자로 해외 IR 활동을 지원, 팬텀 재단의 400억원 투자 유치 지원과 카카오게임즈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Way2Bit, 슈퍼트리 등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저희가 투자를 결정할 시점의 후보 기업의 독립적인 퍼포먼스가 매우 중요하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 기업이 되었을 때, 나머지 포트폴리오 기업들과 만들어낼 시너지라고 생각한다.

-투자 기준은
▶아시다시피 이 산업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하루하루 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패러다임이 이 시장에 도래할지 계속해서 팀원들과 연구 중이다.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는 기본적으로 팀원 구성을 먼저 살펴본다. 무엇보다 블록체인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어떤 사람이 또 어떤 팀 구성이 이루어져 있는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어떤 전략적 투자자가 진입해 있는지도 주의 깊게 보고, 토큰이코노미가 얼마나 생태계에서 작동 가능한지 기술, 산업과 연계한 신중한 과정을 진행한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다양한 스테이지에 있는 기업들이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공개)를 준비한다. 아이디어 수준의 프로젝트부터 수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들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같이 회사의 성숙도에 따라 때로는 벤처투자처럼 팀원들의 역량에 큰 비중을 둘 때도 있고 매출증가율 또는 유저수 증가율에 더 큰 비중을 둘 때도 있다.
ICO 특성상 초기 사업모델만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비즈니스 모델의 실현 가능성, 그리고 경제적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는 편이다.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상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존 IT산업처럼 사용자와 서비스에 집중하고, 실제 작동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몰두했으면 한다. 동시에 토큰이라는 경제학적 요소가 끼어드는 만큼 토큰의 필요 유무, 수요와 공급, 인플레이션 관리 등등의 요소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유행하는 토큰이코노미 모델을 좇는 것도 위험하다. 아래와 같은 부분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첫째, 자신들의 토큰이 해당 생태계 내에서 정말 꼭 필요한가? ICO를 펀딩의 도구로 쓰기 위해 억지로 토큰을 창조하다 보면 정작 펀딩 후에 생태계와 사용의 편의성을 조성하기 어려울 확률이 높다.
둘째, 리워드라는 요소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가? 대중들은 생각보다 보상이라는 요소에 많이 끌려다니지 않는다. 결국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길은 리워드가 아닌 편리한 실사용성과 범용성이라 생각한다.
셋째, 우리 서비스에 정말 블록체인이 필요한 요소인가? 투자미팅을 하다 보면 블록체인이 전혀 필요 없는 프로젝트가 의외로 많다. 지속성 있는 사업을 영위해나가려면 올바르고 적절한 방식의 펀딩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이라는 워딩을 펀딩에 이용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블록워터매니지먼트의 목표는
▶기술의 발전도 결국 펀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캐피털 없이는 그 어떤 발전도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블록워터매니지먼트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에 다양한 자양분을 공급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캐피털 공급은 물론이고,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산업 내에 안착하기 위한 여러 컨설팅과 전략 수립, 마켓 상황을 고찰할 수 있는 각종 애널리스틱 자료 제공 등 우리의 영역에서 창출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다.

PROFILE
조상수 븰록워터매니지먼트 대표
코인힐스(Coinhills) 공동 창업
이스라엘 블록체인협회 회원
프로젝트 WITH Adivisor
NOIA 네트워크 Adivisor
Vocean 그룹 Adivisor
팬텀재단 Adivisor

이 기사는 입법국정 전문지 더 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jmg19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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