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진 여주시장 “공동체 살아 숨 쉬는 여주 만들 것”

여주형 사업과 경제·교육 집중화로 친환경 미래도시 육성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9.09.04 10:3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이항진 여주시장/사진=여주시청 제공
4대강 사업 반대 투쟁 환경운동가, 보수 초강세 여주시 최초 민주당 시장, 최연소 시장…

시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연신 파격을 거듭한 이항진 여주시장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에게 민선 7기 지난 1년은 또 다른 파격적인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주시는 지난 4월 SK하이닉스로부터 남한강 취수 사용료 반환 소송을 통해 23억여원을 받았다. 앞으로도 매년 4억여원을 사용료로 받게 되어 시 재정에도 큰 소득원이 마련됐다. 소송은 이 시장이 시의원 당시 제기했던 것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이 시장은 “환경운동 활동이나 지방의회 활동이나 이번 SK하이닉스 소송 모두 지역공동체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나서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통이 있다면 서로 의지해서 극복해가는,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여주를 만드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여주시가 경기도 내에서 최초로 ‘농민수당’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정책이고 언제부터 시행되나
▶여주시는 경기도에서 농업종사인구 비율(전체 인구의 17%)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에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도모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익적 기능을 존중하고자 ‘농민수당’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농민수당은 선택적 경계를 긋는 것보다 보편적 복지가 더 많은 농민이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갖는 것이 적절하다.
현재 농민수당 지원계획과 정책 결정, 지급대상자 결정 등을 심의하기 위해 농민수당 심의위원회를 두고 있다. 농민수당은 2년 이상 여주시에 거주하면서 실경작(농업경영체 등록 기준 논밭면적 1000㎡ 이상)하고 있는 1만1000여 명의 농업인에 연 60만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다. 농민수당으로 약 6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례 제정 중이며, 올해 11월에 2020년 본예산을 편성하고 내년 1월부터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여주형 태양광 사업’을 임기 내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는데, 어떤 경쟁력을 가질 계획인가
▶기존의 태양광 사업은 사업자가 산림을 무분별하게 개발하여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진행되어 공공이 피해를 보고 개인이 이익을 챙기는 불합리한 구조였다. 여주형 태양광 사업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이익의 공유화, 관리의 공유화로 사업을 공적영역으로 흡수하는 데서 차별성이 있다.
여주형 태양광 사업은 마을공동체를 조직하여 공동출자한 태양광 발전 시설로 주민 소득을 올리는 소득이다. 주민이 직접 설치하고 관리하게 됨으로써, 이익과 책임을 그 주체인 주민들이 직접 주도하는 사업이다. 올해 경기도 에너지 자립 선도사업에 선정돼 도비 4억2600만원, 시비 11억8700만원에 마을 단위 출자금 4억1000만원까지 총 사업비 20억2300만원에 추진된다. 총 10곳에 연말까지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내년부터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주~원주 철도 복선화를 위해 원주시와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복선화가 무산됐는데 현재는 어떠한가
▶최근 수서~광주 복선전철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여 이로 인한 이용 수요가 증가할 예정이다. 이를 반영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수립(2021~2030년)에 여주~원주 복선화 및 강천역 신설 사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타당성 연구용역을 착수했다.
우리나라 국토를 보면 제일 서쪽에 위치한 인천에서부터 동쪽인 강릉까지 철도가 놓여 있다. 여기에 여주~원주 구간(21.95km)이 단선으로 설계가 추진되면, 향후 이 노선과 연결되는 수서~광주 복선전철과 기형적인 철도망으로 연결돼 국토균형발전이 저해된다. 또한 여주~원주 구간 내 정거장이 없어 교통취약 지역이 발생하기 때문에 강천역 신설이 필요하다.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7월 정도에 제시될 예정이다.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국토교통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전철 복선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7월 16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이항진(네 번째) 여주시장 등이 경기도 여주에서 올해 첫 수확한 ‘여주 햅쌀’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여주시청 제공
-지역 내 젊은 인구 유입을 위해 학교시설 복합화와 교육환경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학교시설 복합화가 무엇인가
▶주요 시정 목표 중 하나가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다. 이를 위해 여주 역세권 지역에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삶의 질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단순히 집 안에서만, 교육공간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지역친구들, 어른들과 만나 사회에서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복합화는 학교 공간의 혁신을 통해 아이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공유하며 교류하는 사업이다. 여주시는 현재 여주역 역세권 부지에 여주 초등학교를 이전하며 학교복합화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학교복합화 시설은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통합형 체육관, 수영장, 복합교육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혁신 교육 프로그램과 자발적인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남녀노소가 한 공간에서 즐겁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해, 지역 공동체 회복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학교 복합화를 시작해 읍면 청사 복합화로 확대할 생각이다.

-지난 6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 운영 법인 심사를 통해 수탁기관을 선정했다. 시니어클럽의 운영계획과 범위가 궁금하다
▶여주시니어클럽은 장기적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여 여주시 어르신들의 사회참여와 안정적 소득 증대를 통한 밝고 건강한 자립형 노후생활을 위해 설립했다. 6월 27일 시니어클럽 운영 법인 선정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재)대한구세군유지를 수탁기관으로 선정했다. 이번 협약체결로 대한구세군유지는 지난달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5년간 여주시니어클럽 운영을 수탁하게 됐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지난해 993명 참여자와 24억원 사업비가 투자됐고, 올해는 1656명 참여자와 47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노인일자리 사업들이 사회참여 목적의 공익형 사업 위주로 운영됐다면, 시니어클럽은 공익형 사업은 물론 수익창출 목적의 시장형 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신규 일자리 사업 발굴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 등 질적·양적 향상을 통하여 여주시 노인일자리 사업의 종합 선도 기관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취임 직후인 작년 7월부터 지역주도형 여주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주청년과 지역기업을 연계하는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에는 현재까지 24명이 선정됐다.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지금까지 12명이 선정됐고 8명이 창업을 완료한 상태로, 지난 5월 청년 창업상인 7·8호점 인증 현판식을 가졌다. 여주 청년 창업 상인 7호점은 ‘스마일찹쌀꽈배기’로 청년 상인의 노하우를 담은 즉석 찹쌀 꽈배기를 이용해 창업했고, 8호점 ‘섭스시’는 유명초밥집에서 실력을 닦은 청년 상인이 여주쌀과 여주 돗자리를 활용한 스시집을 창업했다. 올해 선발된 대상자들은 창업과 동시에 창업 교육, 컨설팅을 제공받고 1인당 연간 1290만원 내 창업지원 자금을 받는다.
더불어 지난 3월에는 1조13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상장기업인 ㈜고영테크놀로지를 유치하는 등 친환경 IT기업을 여주에 정착시킬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사통팔달의 교통조건, 교육혁신지구인 여주 생태교육환경 등에 4차산업 주도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여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며 많은 청년의 경제활동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해 10월 26일 경기도 여주시에서 열린 여주오곡나루축제에서 오곡들소리(여는마당)와 나루굿이 펼쳐지고 있다./사진=여주오곡나루축제 추진위원회 제공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는 곤충산업을 꼽았는데 발전가능성과 기대효과는
▶지구상에 기록된 전체 동물의 약 75%는 곤충으로 약 130만 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곤충은 지구상 동물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엔식량농업보고서(FAO)에서 곤충을 미래 대체식품,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자원이라고 보고하는 등 곤충을 이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 곤충산업법이 대폭 개정되는 등 곤충산업에 대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7월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흰점박이꽃무지 등 14종의 곤충을 축산법에서 정하는 가축으로 인정했다. 여주시는 7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 농업기술센터에 곤충산업팀을 신설했다. 향후 사람은 식용곤충을 먹거리로, 반려동물 등에는 사료용 곤충을 개발, 판매함으로써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SK하이닉스로부터 소송을 통해 남한강 취수 사용료 23억원을 징수해 화제가 됐다
▶2017년 여주시의원 당시 신문기사를 보다가 현대전자(現 하이닉스) 취수장 준공 시기가 충주댐이 만들어지기 전이라는 것을 알고 문제를 제기했고, 소송에 들어갔다. 그 결과 최근 법원은 하이닉스에게 하천점용허가를 내준 기득사용물량(21,000㎥/일)에 대한 징수권한이 여주시에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여주시는 하이닉스로부터 2019년 하천수 사용료 4억여원과,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과거 5년 치 사용료 18억7000여만원을 받게 됐다. 여주시가 행정적인 권한을 찾아왔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도 매년 4억여원의 ‘물값 재원’을 확보했고 우리 여주시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보람되고 기쁘다. 

지난 6월 8일 오전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이포보 아래 남한강에서 백로가 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민과의 소통’을 큰 시정 철학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은 만나야 한다. 만나서 얘기해봐야 하고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 느껴야 한다.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책상에 앉아 서류만 봐서는 모른다. 행정의 결정은 문서로 이뤄지지만, 문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장을 가봐야 한다. 현장에 답이 있고 길이 있다.
시장이 되고, 각 마을회관을 찾아 1박 2일 주민과 함께하는 소통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거의 매주 주민들을 직접 만나 마을 얘기를 듣는데,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대답은 하고 어려운 것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다. 그리고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출근하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고민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주민들 호응도 참 좋다.
또한, 치매 노인을 위한 시책 개발을 위해 직접 치매 노인 체험도 하고, 아이들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틈이 나면 일일 교사로 나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게 직업별, 계층별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고민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여주시 최초로 시민참여 거버넌스인 시정자문기구 ‘여주시민행복위원회’가 출범했는데, 시민행복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시장 후보시절 공약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여주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여주시민행복위원회’를 준비했다. 시장 취임 후, 1호 결재문서가 바로 시민행복위원회 설치건이었다. 여주시민행복위원회는 여주시의 정책 발굴, 현안과제 논의 등 시민의 의견이 여주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7월 25일에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여주시민행복위원회가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대내외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시정목표와 비전을 담은 공약사업이 시민의 입장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행복위원회의 소중한 의견을 담아 900여 공직자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항진 여주시장

1965년 10월 25일 출생
세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사
환경운동연합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 상황실장 
여주시의회 의원
제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여주양평지역위원회 공동선거대책본부장
現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부위원장
現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부회장
現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사무총장
現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감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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