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한국당 안보백서’ 출간”

“북핵, 남북번영 가로막는 최대 암덩어리, 설득의 방향을 북한으로 바꿔야”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조준영 기자 2019.07.29 17:1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안보실정을 정리한 가칭 ‘한국당 안보백서’를 지난달 출간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총정리한 ‘징비록’에 이어 두 번째 백서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조만간 문재인 정권 2년간의 안보정책을 규탄하고 당 차원의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당의 외교안보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린단 설명이다.

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북핵문제에 지나치게 안이한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원 의원은 “북핵은 남북이 공동번영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최대 암덩어리”라며 “경제제재와 압박으로 김정은이 핵과 경제발전의 병진정책에서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선택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에 구멍을 내버리면 하나마나한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 이건 북한의 핵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시간만 끌다 북한의 핵보유만 기정사실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부는) 북한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설명하지 말고 설득의 방향을 북한으로 바꿔야 한다”며 “미국·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설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원유철 의원과의 일문일답.

Q: 국회정상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저도 19대 말 원내대표 할 때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 협상을 9차례 정도 했다. 일반법안은 원내대표끼리 논의하면 되지만 선거법은 당의 전체적인 입장을 반영해야 되기 때문에 당대표를 모시고 했다. 당시 민주당은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한국당은 김무성 대표와 저였다. 2+2회담을 9차례하고 경우에 따라선 정의화 국회의장과 함께 회담을 했다. 당시 우린 과반수 의석을 훨씬 넘었어도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하겠단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법 처리를 보면 국정운영에 있어 너무 일방통행이다. 물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처리를 위해 군소정당 협조를 받아야 하니 그러는 정치적 의도는 알겠지만 잘못된 선택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마저 이 정권이 파탄 낸다.

Q: 2년 동안 정부정책에 대해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많은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정책은 큰 수정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생각과 참모들의 조언이 국민들의 생각, 삶의 현장과 너무 괴리돼 따로 움직이는 형국이다. 생각과 주관이 외골수적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된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이렇게 만나지 않고 무시하는 건 처음 본다. 대통령은 특정정파의 수장이 아니다.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은 국가의 통합의무와 헌법수호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각계각층의 목소리, 특히 제1야당 대표의 목소리는 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Q: 황교안 대표체제가 들어선 지 100일이 지났다. 현 당지도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탄핵직후 한국당 지지율이 5%였고 작년 지방선거 땐 11%였다. 지금은 30%가 넘는다. 지지율은 결국 민심이 반영된 수치인데 황교안 체제가 들어서서 보궐선거에서도 선전한 걸 보면 황교안 대표의 역할이 지대하다. 100일간을 쭉 지켜보면 안착했다고 본다.
황 대표는 국회경험이 거의 없어 당대표로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됐다. 한 가지 사례를 얘기하면 어느 날 의원총회를 하는데 황 대표가 의원들과 악수도 안 하고 자기 자리로 막 걸어 내려가더라. 처음엔 급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두 번째 의총에서도 그러더라. 그래서 (황 대표에게) 전화를 해 그러지 말고 내려갈 때 의원들과 악수도 하고 인사를 나누라고 하니 바로 그렇게 하더라. 황 대표는 모르는 건 솔직히 인정하고 수정하려는 노력이 있다.

Q: 최근 홍문종 의원 탈당 등 당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란 평가도 있는데
한국당은 그런 걸로 흔들릴 당이 아니다. 오랜세월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안보위기와 정치위기도 극복해낸 정당이라 저력을 믿고 있다. 당내 의원들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하고 성실한 분들이 많아 ‘나보다 당, 당보다 국가’로 무장된 분들이 많다.

Q: 한국당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민들을 상대해야 한다. 침묵하는 대다수 국민을 대변하고 그들의 생각을 읽어 거기에서 정책과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보편타당한 상식적인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 민생현장의 문제들은 바로 해결하고 보편적인 대다수의 국민들 사이클에 맞춰 당이 앞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건 귀 기울이되 절대 흔들리면 안된다. 양극단을 배격하고 한국당이 국민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가 ‘보수우파’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데 정치는 끊임없이 포용하고 새로운 정치영토를 넓혀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Q: 공천룰도 곧 나오는 등 선거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이기려면 한국당에 어떤 혁신이 필요할까
선거 3대 요소는 인물, 정책, 자금이다. 특히 인물이 아주 중요하다. 국정운영에 보탬이 되는 천하의 인재를 널리 발굴하고 수혈해서 한국당이면 대한민국을 맡겨도 되겠다는 안심을 주는 정당이 되는 게 첫 번째다. 다만 과거처럼 파벌·계파주의는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특정계파나 정치적인 파워게임을 위해 자기사람을 심는 공천은 공멸하는 길이다. 결국 선거를 이기려면 선거구별로 좋은 인재를 영입해 공천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그건 당선가능성과 연결된다. 인물이 경쟁력이다. 전국 253개 선거구별로 당선가능성과 여론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획일적인 잣대를 통해 치른 선거가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Q: 정책은 어떤 게 있을까
경제·외교파탄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만 비판할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 공감할 수 있는 걸 만들어야 한다. 경제정책은 이미 징비록으로 만들어냈고 북핵외교안보특위에서도 만드는 중이다. 자칭 ‘한국당 안보백서’다. 이번달 출간을 목표로 문재인 정권의 2년 동안의 안보정책을 규탄하고 잘못된 걸 비판하고 한국당의 대안을 제시하는 백서다.

Q: 지역구(경기평택갑) 현안은 무엇이 있을까
평택은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에 있어 매우 중추적 기능을 한다. 세계 최대규모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평택에 있다. 현재 65조원이 투자됐고 총 100조가 투자되는 세계 최대규모다. 대한민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최대수출처가 바로 평택이다.
정확하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인데 이곳이 대한민국 경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가 중요하다. 평택은 삼성이 선택한 대한민국 땅이다. 용산기지·한미연합사 이전 등 주한미군 평택시대도 개막했다. 한미연합전력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평택이 실제로 경제와 안보의 중심에 있다.
최근 평택에 ‘브레인시티’라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단지가 개발됐다. 거기에 4차산업혁명의 선두주자인 AI(인공지능), 드론 관련산업을 유치해 평택이 명실상부한 4차산업의 전진기지가 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1962년 9월 27일 경기도 평택 출생
고려대학교 철학, 정치외교학 학사
제15대~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경기도 정무부지사
제18대 국회의원(경기 평택시갑/한나라당)
제19대 국회의원(경기 평택시갑/새누리당)
새누리당 북핵안보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제20대 국회의원(경기 평택시갑/자유한국당)
제20대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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