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중 호남원예고등학교 교장, 미래 ‘농업계 CEO’를 키우는 학교

농어촌은 지금, Jump-up 가현정 “6차 산업화 이끄는 고소득 청년 창업농 육성에 최선”

머니투데이 더리더 가현정 객원기자 2019.07.22 08:1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김찬중 호남원예고등학교 교장/사진=가현정 객원기자 제공
‘가현정 작가의 명옥헌 초대석’ 서른세 번째 주인공은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 위치한 호남원예고등학교 김찬중 교장이다. 호남원예고등학교는 호남 유일의 미래농업선도고교로서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중 하나인 청년 창업농을 육성하기 위해 선정된 학교다.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학생들과 함께 실습 지도를 하는 농장에서 김찬중 교장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호의 인터뷰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교장실이 아닌 교육 현장, 즉 실습 중인 농장에서 이루어졌다는 데 있다. 일 년 중 교장실에 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언제나 현장에서 답을 찾는 모습에 감동을 넘어 감탄이 나왔다. 무더위 속에서도 창업농에 대한 열정으로 현장에서 직접 실습하며 작물의 관리 요령을 습득하고, 배운 지식과 기술을 재배 현장에 도입함으로써 미래 알짜 부자를 꿈꾸는 청년 창업농 육성에 혼신을 다하는 김찬중 교장의 열정과 미래 비전을 나누고자 한다.

-김찬중 교장 소개
2013년 9월에 호남원예고등학교에 부임했으니 올해 9월이면 벌써 만 6년이 됩니다. 정년 퇴직을 1년 6개월 정도 남긴 말년 교장이라고 하면 다들 놀라십니다. 군기가 바짝 들었던 현역 군인도 말년 병장이 되면 해이해지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말년 교장이라고 하면 선입견부터 갖는 것 같습니다. 저는 농촌 출신으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부지런함이 몸에 배었습니다. ‘농번기에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환경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바쁘신 부모님을 돕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일을 찾아서 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습니다. 농업에 종사하든 안 하든 농업을 통해 배우는 삶의 태도와 가치는 매우 소중한 역량임을 깨닫습니다.

-장학사를 지내신 유능한 교육행정가시죠
▶스스로 유능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유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고 또 노력해왔습니다. 아마도 해남교육지원청과 전남교육청에서 장학사를 지낸 경력을 잘 살려 학교 운영 시스템을 체계화하기 위해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인 점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한 학교시스템 정비로 제2의 개교라고 생각하며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한 부분을 인정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학교 운영 시스템의 혁신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신 것은 무엇인가요
▶학교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모든 기준을 ‘학생’을 중심으로 두고 있습니다. 학생이 배제되는 교육활동에는 결코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또한 학교장으로서 교직원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부임 초기부터 학교 구성원들이 저에게 보여준 무한한 믿음과 사랑은 혁신을 이루는 데 강력한 지원이 되었습니다. 결국 혁신을 위한 노력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지 제도나 과정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학교는 단순히 건물과 구성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 유기조직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혁신을 이루는데 자존감 향상과 행복한 소통을 강조하셨다고요
▶학교의 중심인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자존감을 높이고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처음 부임해서 놀란 것은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자존감과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입학식 전에 1박 2일 동안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시간을 갖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농업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다양한 활동과 소통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실력 있는 농업 기술인을 양성하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호남원예고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자치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김찬중 호남원예고등학교 교장과 학생들/사진=가현정 객원기자 제공

-혁신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미래농업선도고교로 지정이 된 건가요
▶대한민국 최초로 미래농업선도고교로 지정된 곳은 강원 홍천농고와 충북생명산업고 등을 포함하여 전국에 세 곳밖에 없습니다. 미래농업선도고등학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업고등학교로 현장 인턴십 위주의 농업분야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게다가 신입생은 입학금, 수업료, 현장 실습비, 방과후 교육비, 기숙사비 등 모든 학비를 무상으로 지원받는다는 혜택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우수학생의 경우에는 유럽 선진국의 농가를 탐방하는 국외연수비도 전액 지원받습니다. 호남원예고등학교는 그야말로 농업계 특목고로서 누구나 입학하고 싶어 하는 명문고가 되었습니다. WPL(현장실습교육)을 실시하여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해도 성공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WPL(현장실습형교육)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WPL(현장실습형교육)은 농작물의 생리, 생태적 특성을 현장에서 살펴보고 이론교육과 현장중심의 밀착형 교육을 통해 전문화된 미래 농업 경영인을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론과 실기를 연계하는 실제적 현장 교육을 운영하여 작물 재배, 수확, 저장, 가공, 유통 방법을 습득하고 진로 방향을 탐색하는 기회를 가지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학생들이 학기 중에 농가를 방문하여 친환경 자재 만들기, 병충해 방제, 농식품 가공 실습, 6차 산업, 과수 전정, 딸기 육묘 등의 현장 실습을 실시했으며 재배현장에서 직접 도입할 수 있는 실제적인 기술을 습득합니다. 특히 농가별 마이스터 교수들의 지속적인 생산 컨설팅을 통하여 고소득 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교육행정이 책상머리 앞에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양질의 교육은 언제나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청년농부 육성을 위한 진로와 지원이 궁금합니다
▶미래농업선도고교인 호남원예고등학교는 대한민국 정예 미래 농업경영인을 육성하는 데 목표가 있으며 졸업 후 영농 창업시 100%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한국농수산대학교를 비롯하여 SMART 영농창업특성화사업단에 속해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농림직 공무원 채용 시 고졸제한경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얻습니다. 무엇보다 원 스톱 창업농 서비스가 더 실질적인데요. 청년창업농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여 3년 동안 월 100만~8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농지 임차 매입 지원과 귀농자금대출 또한 실질적인 혜택이 될 것입니다. 청년 취업의 시대에서 청년 창업의 시대로 전환된 오늘날, 농업계 CEO가 되는 것은 확실한 블루오션입니다.

-청년창업농이 되면 정말 알짜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생각하던 과거의 농업은 그저 힘들고 소득은 적은 분야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생산 활동으로서의 농사일을 넘어 참다운 삶을 일구는 분야로 농업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풍요를 누리며 아름답게 생활하는 농업인으로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농업이 세상을 바꾸는 그날을 위하여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적용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농촌과 농업을 지키는 청년창업농업경영인 육성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되는 현장실습교육이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입니다. 미래 농업발전을 선도할 농업계 고등학생들에게 농업농촌의 무한한 가치 인식과 고소득 창업농 아이디 등 정보 공유를 통해 농업 6차산업화를 선도하는 청년농업인 CEO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이야말로 확실한 성공 비전을 주는 미래 산업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요
▶확신을 갖는 것이야말로 꿈을 이루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영농학생연합회(FFK)의 강령을 인용하여 대답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나는 한국 농업에 미래가 있음을 확신한다.
오늘날, 우리의 좋은 생활환경은 우리 선조들이 힘겹게 이루어낸 업적으로 인해 우리에게 온 것이기에 나는 더 좋은 방법을 연구하여 한국 농업의 미래에 더 좋은 날이 올 것을 믿는다.
나는 농업과 농업 관계직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고 도전해볼 만한 일임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나는 농업의 즐거움도 알고 어려움도 알기에 이 분야에서 수많은 호기심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야 함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훌륭한 리더가 되어 타인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나는 FFK회원으로서 맡겨진 일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새로운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또한 내 힘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할 수 있으며, 경제활동을 할 때에도 공공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스스로 노력한 정직한 재산이 나와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자선을 요구할 때보다 오히려 자선을 베풀 때 행복하고, 내 손길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음을 믿는다. 나는 진실로 한국농업이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을 확신한다. 이로 인해, 나는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전문가로서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러한 나의 믿음이 나를 고무시켜 스스로 성장할 것임을 믿는다.

가현정 객원기자는
● 귀농인문학아카데미 대표
●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
● 법무부 인성교육, 독서치료 및 국방부 독서코칭 담당
● 대통령상타기 고전읽기 백일장 심사위원
● 경기도교육청 공모제 교장 심사위원
● 자유학기 진로체험 작가부문
● 은평대학 학과장 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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