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홍위병’ 내세운 文, 의사결정에 민주절차 없어”

한국당 좌파독재 저지 특위 위원장 인터뷰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강주헌 기자 2019.06.07 16:23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이 바로 독재다.”

자유한국당 좌파독재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를 이렇게 정의했다. 김 의원은 “각종 정부 산하 위원회 구성 등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홍위병’들만 내세워서 절차를 밟는데 어떻게 이게 민주적 절차라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촛불민심에 의해 탄생해 스스로 독재가 아니라 하는데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정권을 잡을 때는 올바른 절차를 거친 사람들”이라며 “이제 문 정권이 사회주의 국가처럼 소위 ‘인민재판’과 ‘여론몰이’를 이용해 독재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좌파독재 저지 특위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신설한 기구이다. 황 대표는 당초 본인이 위원장을 맡으려 했으나 강직한 스타일의 김 의원을 적임자로 판단해 3월 7일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좌파독재 저지’를 강조하며 장외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삭발’을 감행하며 정부 비판 선봉장을 자처했다. 김 의원을 비롯해 윤영석·이장우·성일종 한국당 의원과 이창수 충남 천안병 한국당 당협위원장 등 5명은 지난 5월 2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항의 표시로 삭발을 했다.

김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선거법·공수처법을 태운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는 물론, 문 정권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려 했다”며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확산되길 바라는, 그런 작은 불씨가 되고자 하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Q: 당 좌파독재 저지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는
정치를 하면서 소신과 철학을 뚜렷하게 지키려 노력했다. 그런 모습이 소위 ‘강성’이라는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했다. 좌파독재 저지 특위를 맡는 일 또한 그런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 같아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두 번이나 사양했지만 당의 요청이 있어 그 역할을 맡게 됐다. 특위가 해야 할 역할은 현 정권의 독선과 오만에 따른 국정운영, 그리고 이로 인해서 좌파독재로 가는 과정과 실상에 대해서 국민들께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Q: 문재인 정부 2주년을 맞았다. 국정 전반에 대해 평가한다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만에 대한민국 경제, 외교, 안보, 정치 전 분야가 대폭 후퇴했다. 대한민국을 중병이 든 나라로 만들어가고 있다. 서민들의 삶이 더 힘들어지고 고단해졌다.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전 분기대비 –0.3%)를 기록했는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대외변수 없이 이렇게 우리 내부 요인으로 망가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가 경제에 독이 되는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친노조 반기업 △탈원전 등을 다 동원했으니 중병이 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Q: 현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특히 좌우 이념갈등과 사회적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첫째는 현 정부가 국정과제 1호로 선정한 ‘적폐청산’이다. 말은 적폐청산이라 하지만 정치 보복적인 움직임이 많이 드러났다. 이념적으로 정치 지형적으로 오히려 국민갈등을 야기한 셈이다. 둘째로 최저임금인상·근로시간 단축·탈원전·친노조 반기업 정책 등으로 경제질서를 파괴하는 동시에 이런 정책을 소위 ‘편 가르기’에 활용하고 있다. 즉 경제는 후퇴했고 이념갈등은 심화됐다. 더욱 암담한 것은 지금도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문 정부가 대한민국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지 불안하다.

Q: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얼마만큼 무리했는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함께 동참했던 군소야당 사이에서도 패스트트랙 강행의 문제점을 말하는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결국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해야만 새로운 돌파구가 제시되고 문제가 풀릴 것이다. 패스트트랙은 민생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 이견으로 지지부진할 때 신속하게 하자는 게 원래 제도의 취지다. 한마디로 이번 패스트트랙 강행 과정은 음식을 잘 만들라고 식칼을 줬더니 그 식칼을 흉기로 쓴 것이다.

Q: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큰 문제는 무엇이라 보나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은 실질적으로 법률안 그 이상이다. 선거법이라는 건 준헌법적 가치다. 선거법에 따라서 권력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과거 군사독재 정부 이후에는 선거법은 여야 합의에 의해서 결정해왔다. 그런데 불법으로 의원들을 사보임까지 하면서 날치기 통과를 자행했다.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제도를 토양으로 비교하면 무나 배추 각각 잘되는 땅이 다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권력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장기집권을 하려는 민주당이 군소정당들과 이해관계가 맞아 끌고 가려는 것인데 이게 민심과 표심을 왜곡하는 일이다.

Q: 패스트트랙에 함께 태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어떻게 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사회 상류층도 법 앞에서는 평등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현행 검찰이나 경찰로도 충분하다. 현재 전직 대통령, 대법원장, 장관 등도 감옥에 가 있지 않나. 정권을 잡은 정치권력들이 공권력에 개입하기 때문에 신뢰를 못 받는 것이다. 굳이 공수처라는 새로운 옥상옥이 생길 필요가 없다. 공수처가 잘못 운영됐을 때는 이를 감독할 수 있는 또 다른 공수처가 필요하다.

Q: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대통합 논의가 나온다

나는 보수통합이라는 대명제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이다. 문재인 좌파정권의 폭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보수대통합은 필수불가결하다. 다만 통합이 가치 중심적으로 이뤄져야 된다. 야합과 같은 이해득실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목표나 방향, 비전을 정해야 한다. 그 깃발 아래서 당을 나갔던 사람이든 아니든 모이자고 혹은 받아들이자고 말하든 명분이 있는 것 아닌가. 그래야 국민들도 ‘당이 새롭게 나아가는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다. 그런 진정성이 수반돼야 한다. 그동안 친박·비박 계파 갈등이 있다고 당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계파갈등으로 ‘안 되는 집’임에도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등 갈등 관리를 하지 못했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Q: 출범 100일을 앞둔 황교안 대표 체제를 평가한다면
황교안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이 안정감을 갖게 됐다. 황 대표 취임 전에 주변에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4·3 보궐선거 등을 통해 정치권에 빨리 적응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정파적 갈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당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 지지율도 상승했지만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당 지지율 상승은 국민들이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이 크고 우리 당에 대한 기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차례는 앞으로 좌파독재세력에 맞서 이념과 가치를 제시하고 범보수세력을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 발휘다.

Q: 내년 4월 총선까지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좌파저지 특위 활동 등 앞으로의 계획을 말한다면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정국이 경색되면서 황교안 대표 중심으로 당 원내외 전체 차원의 장외투쟁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좌파독재 저지 특위의 역할은 그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특위 차원의 자체 성과나 투쟁 행동이 드러나기 어려웠다. 앞으로 여야 대치상황 등 정국 경색이 풀어진다면 특위에서 주도해 끊임없이 행동해나갈 예정이다. 당협별로 국민들한테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 개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 정부의 좌파독재 실상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이 폭정을 완전히 중단시킬 수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좌파독재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1963년 출생
공주고
건국대 무역학과 학사
서강대 행정학과 석사
국무총리실 공보과장
한나라당 충남도당 위원장
충청남도 정무부지사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제19~20대 국회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제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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