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서울 총선 격전지-종로·광진을·서대문갑·노원병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9.05.31 09:0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일러스트-이승범
▲21대 총선 종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왼쪽부터)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뉴시스
◇종로

21대 총선 열기를 앞당긴 지역구는 종로다. 대선주자 중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여권의 이낙연 국무총리, 야권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마도 기정 사실화됐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종로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역은 20대 상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세균 의원이다. 종로가 가지는 상징성은 다른 지역구와는 다르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만큼, 어느 당 어떤 후보가 당선 되는지에 따라 정치 바람이 변할 수 있다. 종로 지역구는 한 석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의미다.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대통령이 세 명이나 당선된 바 있다.

◇승부를 가른 포인트 지역-평창동
종로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지역은 평창동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20대 총선 기준) 평창동의 19세 이상 유권자는 1만6272명이다. 평창동은 부유층 거주지로 꼽힌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정 의원이 3746표를, 홍사덕 전 후보가 5596표를 얻은 바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오 전 시장이 4619표를, 정 의원이 4571표를 얻어 단 48표 차이를 보였다.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정 의원이 선전해 당선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평창동 주민센터 전경/사진=더리더
◇평창동 주민들의 21대 총선 평

박모씨(무직, 70대 남성) 종로가 정치 1번지라고 불리기 때문에 대통령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이해하겠다. 그런데 역대 국회의원들이 우리 종로를 위해서 한 게 무엇이냐. 4년 임기하고 또 다른 대선주자가 와서 앉고는 한다. 특히 평창동을 ‘잘사는 동네’라고 하지만 사실 발전이 멈춘 동네다. 이곳에 편의시설이 없다. 뭘 하려면 우리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 동네를 위한 국회의원 정치인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선주자들이 모여드는 게 그다지 반갑지는 않다.

김모씨(자영업자, 70대 남성) 문재인 대통령 싫어서 민주당은 절대 찍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파탄났다. 자영업자 다 죽으라는 거나 똑같다. 이낙연 총리와 임종석 전 비서실장 종로 나온다고 하는데 이들이 아무리 대권 주자급이어도 싫다. 문 대통령 측근이라 더 싫다. 황교안 대표도 좋지 않지만 대안이 없다. 자유한국당도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이모씨(주부, 50대 여성) 정세균 국회의장은 점잖아서 좋아했다. 평창동은 대부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기 때문에 점잖고 진득한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오세훈 전 시장보다 정 의장을 찍었다. 잘 찍었다고 생각한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나 이낙연 총리는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 있지 않나.

▲21대 총선 광진을 후보로 거론되는 (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뉴시스
◇광진을

광진을은 진보적인 정치색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보수 정당 후보가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서울 광진을 터줏대감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5선, 20년을 이 지역구에서 의원직을 지냈다. 추 의원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았다. 다음 총선에서 추 의원의 상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 광진을 조직위원장이다.

오 전 시장은 광진을이 서울 시내에서 한 번도 한국당이 당선된 적 없는 지역구인 것을 강조한다. 대선주자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차기 총선에서 ‘험지’에서 당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SNS를 통해 “서울 시내에서 지역구가 생긴 이래로 단 한 번도 (보수 정당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이 광진을”이라며 “여기에서 당선되는 것만이 나라와 당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 단 한 번도 (한국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지역인 광진을에서 반드시 당선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종로에 나왔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지만 경선에서 중도 포기했다. 또 이번 자유한국당 당대표대회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패배하고 2위를 기록해 고배를 마셨다. 김진태 의원까지 합세하며 ‘우클릭’될 수 있었던 전당대회를 중도화했다는 게 오 전 시장이다. 아직 자유한국당에 개혁, 소신파가 있다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졌지만 잘 싸운 후보’로 불린다.

◇승부를 가른 포인트 지역-자양3동
광진을에서 19세 이상 유권자 수가 많은 지역은 2만5112명인 자양3동이다. 지난 총선에서 자양3동에서 추 의원은 7244표를,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는 6535표를 받았다. 자양3동은 교육과 문화, 복지 등 인프라 구축이 다른 광진구 지역보다 잘 이루어진 지역이다.

▲자양3동 주민센터 전경/사진=더리더
◇자양3동 주민들의 21대 총선 한 줄 평

오모씨(주부, 60대 여성) 자양동에서 20년 넘게 거주했는데 한 번도 자유한국당이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었다. 광진구 다른 지역은 모르겠는데 자양동 같은 경우에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이번에 나오면 추미애 의원과 상대가 될 것 같다. 한번 (지역구 국회의원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그게 오세훈 전 시장이면 가능할 것 같다.

김모씨(무직, 70대 남성) 추미애 의원이 20년 넘게 이곳에서 국회의원을 했다는 것은 주민들과의 신뢰관계가 다른 지역구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우리 지역 주민이 추 의원에게 가지는 신임은 두텁다. 이번에 당대표도 하고 잘한것 같다. 한 번 더 나오면 되지 않을까 싶다.

박모씨(주부, 40대 여성) 자양동에는 학교가 있어서 주부들의 표도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는 없어서 공약을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교육공약과 복지공약을 많이 볼 것 같다.

▲21대 총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왼쪽부터)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성헌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사진=뉴시스
◇서대문 갑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당선을 가장 원한 사람은 ‘라이벌’로 불리는 이성헌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우 의원이 출마를 하면 지역구인 서대문갑이 공석이 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이유에서다.

우 의원과 이 전 의원은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평을 듣는다. 둘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를 지낸 선후배다. 운동권을 포함하면 정치에 입문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우 의원은 이번에 3선을, 이 전 의원은 재선이다. ‘경력’에 비해 짧은 선수다. 다섯 번 승부를 겨뤄서 우 의원이 세 번, 이 의원이 두 번 이긴 것이다. 다음 총선에서 결판을 낼 모양새다. 우선 우 의원은 2016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을 가결하고 문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존재감을 부각했다. 지난 3.8개각 당시 장관으로 하마평에 올랐으나 기용되지 않았다. 21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16대 총선에서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뒤 국회 정무위 간사를 맡았다.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을 지냈다.

◇승부를 가른 포인트 지역-연희동
서대문갑에서는 3만4185표로 가장 많은 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우 의원이 1만211표를, 이 전 의원이 7549표를 받았다. 연희동은 연세대학교 일부, 북문과 서문까지 포함된다. 궁동공원과 안산도시자연공원, 안산 일부가 포함돼 있다.

▲연희동 주민센터 앞/사진=더리더
◇연희동 주민들의 21대 총선 한 줄 평

박모씨(회사원, 30대 남성) 우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잘한 것 같아 지역구 주민으로 뿌듯했다. 장관으로도 갈 수 있었는데 총선 때문에 못 간 것 아닌가. 지난번보다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를 해서 다음에 나오면 잘할 것 같다.

이모씨(무직, 70대 남성) 이성헌 전 의원은 지역구 관리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다. 나도 몇 번 봤다. 그렇게 열심히 지역구 관리 20년 정도 했으면 알아줘야 한다.

최모씨(자영업자, 50대) 우 의원이나 이 전 의원 모두 양질의 정치인이다. 정치적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우리 연희동 주민들이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표를 줘서 이번에 또 당선될지는 잘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총선 바람이 어떻게 불지에 따라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왼쪽부터) 노원병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홍정욱 헤럴드 회장/사진=뉴시스
◇노원병

사연 많은 노원병 지역구.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2 013년 2월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을 입수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4월(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2013년 4.24 보궐선거에서 ‘정치계의 샛별’로 단숨에 대선 후보로 떠오른 안철수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6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안 전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재선까지 했지만 2018년 대선을 위해 사퇴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재선거에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출마를 통해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홍정욱 헤럴드 회장이 정계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풍문에 노원병이 뜬다. 홍 회장은 지난 15일 헤럴드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알려졌다. 2008년 제18대 총선 출마를 위해 헤럴드 및 동아TV 회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2012년 제19대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헤럴드 및 계열사들의 회장으로 복귀했다가 내년 총선을 위해 주변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18대 총선에서 노원병 지역구로 처음 원내에 입성한 홍 회장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7년 동안 정치권에 거리를 뒀지만 안철수 신당 영입 멤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꾸준히 정치권에서 거론됐다.

승부를 가른 포인트 지역-상계1동
상계1동은 노원병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지역이다. 19세 이상 주민수가 3만5514명이다.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 전 의원이 1만1256표를 얻으면서 2위였던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6590표)를 앞섰다. 왕십리에서 출발해 상계에 도착하는 동북선 도시철도(경전철)가 올해 하반기 착공한다. 동북선 경전철이 상계1동 집값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상계1동 주민센터 전경/사진=더리더
상계1동 주민들의 21대 총선 한 줄 평
최모씨(무직, 70대 남성) 이곳은 진보정당 세력이 강한 곳이다. 민주당 현역의원(김성환 의원)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철수와 홍정욱이 나올까? 나오면 선거가 재밌기는 하겠다. 개인적으로 홍정욱은 굉장히 아까운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정치인들이 많아지는 게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지역구로 나올지는 모르겠다.

박모씨(자영업자 50대 남성) 바른미래당이 못미덥다. 당이 주체성이 없고 맨날 당에서 갈등만 일어난다. 안철수 전 의원이 처음에 새 정치 하겠다고 나와서 신선한 감이 있었다. 그때 진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만약에 안 전 의원이 나오더라도 바른미래당으로 나오면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2013년처럼 무소속으로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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