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기 평창군수, "평창=평화, 특례시로 한걸음 더"

세계적 스포츠 도시 인프라와 콘텐츠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9.05.13 10:1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2018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려,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칠전팔기 정신으로 두 번의 실패를 딛고 개최에 성공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포츠 국가 행사 이상의 결과를 우리에게 가져다줬다. 우선 북한 선수단이 올림픽에 참가했고, 국제 종합대회사상 처음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해 뛰었다. 올림픽 이후에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며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런 평화의 정신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민선7기 시작과 함께 평창군은 ‘평화의 시작, 새로운 평창’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평창평화특례시 설치와 평창시(市) 승격을 추진 중이다.

한왕기 평창 군수는 ‘평창=평화’ 도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올림픽을 치르며 얻은 스포츠에 특화된 인프라와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군수는 “무명의 도시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성장한 평창의 성공과,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던 열정, 그리고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 된 평화정신은 위대한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평창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빛났다. 올림픽 이후 평창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졌나
▶평창이 동계올림픽에 처음 도전할 당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평창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평창을 평양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세계 지도에서 이름조차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작은 산골마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통해 평창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도시의 위상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메가 스포츠 대회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단이 참가했고 흥행과 기록 면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경기장 시설과 운영, 자원봉사, 안전 분야에서도 완벽한 대회를 치러냈다. 특히 올림픽이 추구하는 세계 인류의 평화 증진을 가장 잘 구현한 대회로 극찬받았으며 이를 통해 평창이 평화의 도시로 그 이름이 더욱 빛났다고 생각한다.
평창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는 평가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10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이 2018 스포츠트래블 시상식(SportsTravel Awards)에서 최우수 종합스포츠 대회로 선정됐다. 올해 3월 IOC가 전 세계 16개국 3만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65%가 평창올림픽을 ‘성공한 대회’라고 평가했으며, 평창올림픽 시청 인구수도 총 19억 2000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올림픽으로 평창을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왕기 평창군수/사진=평창군청 제공
-민선 7기 평창군이 평화도시 평창시를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올림픽을 개최하기 이전의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도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개최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에 우리 군은 ‘올림픽이 남겨준 `평화’라는 소중한 유산을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평창을 평화도시로 선포했다. ‘평창=평화’라는 상징성을 강화하고 평화도시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평창평화포럼 개최, 평화재단 설립, 세계평화도시연대, 남북교류협력사업 등 다양한 유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올림픽 도시로서 법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제정과 연계하여 평창평화특례시를 설치하는 방안, 「평창올림픽특별법」 개정을 통해 평창시(市)로 승격시키는 지위특례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법」에 명예도시에 대한 지위특례 제도 도입도 건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평창의 주력 산업은 농축산업이다. 농축산업의 소득 안정화를 위한 방안은
▶농축산업의 소득 안정화를 위해서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농축산물을 가공·개발하고 다양한 판로 확대와 부족한 생산 인력 지원으로 우수한 우리 지역의 농산물이 제값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난해 취임 후 6차 산업을 대비한 농축산업 환경 기반 개선을 위해 유통원예과를 신설해 농산물 가공, 유통, 수출, 친환경 농업 등에 지원을 강화했다. 올해 농축산업 분야 예산도 473억원으로 전년대비 140억원을 증액했다.
우선 농산물 가공지원센터와 평창푸드 종합지원센터의 설립, 서울대학교와 연계한 친환경 급식단지 조성, 정보통신 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 조성으로 농산물의 기반시설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농특산물직거래 확대, 온라인 판매시스템 구축, 수출을 위한 컨설팅과 시설 지원으로 다양한 판로 방법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여성, 귀농 농업인 지원과 해외 근로자 도입을 위한 농업인력지원센터를 준비 중이다. 축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시설 지원과 양성화, 집단화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9월 2일 오후 제20회 평창효석문화제에서 진행된 풍등날리기 행사에서 관광객들이 날려보낸 풍등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사진=평창군청 제공
-농축산업과 더불어 관광 스포츠 산업 발전을 통해 투트랙 전략을 시행하겠다고 했는데
▶평창은 풍부한 관광 콘텐츠와 스포츠 기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활용하여 관광객이 ‘체류하고 싶고, 다시 오고 싶은 관광 스포츠 도시’로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것이 목표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지역축제와 관광명소를 연계하고 더불어서 노람뜰 녹색 치유 및 레포츠 단지, 지역특화 글램핑장, 광천선굴 어드밴처 테마파크, 조정래 작가 집필촌 등을 추가 조성하여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의 스포츠 시설을 활용해 하계 전지훈련팀 유치와 2020년 아시아레슬링 쿼터대회, 2022년 국제청소년 동계대회, 2021년 세계올림픽 도시연맹 총회, 2021년 스포츠 어코드 컨벤션, 2022년 평창국제 레저스포츠 박람회 등 대규모 스포츠 관련 국제행사를 유치하여 스포츠 도시 평창의 명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2018년 7월 18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옛 대관령휴게소 인근 주차장에 열대야를 피해 올라온 피서객의 캠핑카와 텐트가 가득하다./사진=뉴스1
-‘해피700 평창’은 고도 700m를 의미하는 평창의 대표 브랜드다.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온 나라가 몸살인데 평창은 어떤지, 관련 대책은

▶전국이 계속되는 초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이 어려울 정도인 것처럼 평창군 또한 예외는 아니다. 평창 역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되면 관내 31개 공공·행정기관의 관공서부터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긴급조치로는 취약계층에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를 긴급 보급하고, 지역내 경로당 179곳 모두에 총 366대의 공기청정기를 배치했으며, 어린이집 17곳에도 83대의 공기청정기 보급을 완료했다.
이 외에도 비산먼지 사업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지원(450대), 전기자동차 보급(15→35대), 매연 저감 장치 부착,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사업 등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대관령 지역이 미세먼지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인간의 생체리듬에 가장 좋다는 해발 700m의 지리적 여건과 평창군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에서 내뿜는 깨끗하고 맑은 공기가 점점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국민들께서 평창을 찾아오시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체 면적의 84%가 산림인데 산림을 이용한 새로운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농지와 하천, 도로 등을 빼고 나면 실질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부지 문제 등 어려움이 많다. 특히 산림은 백두대간보호법, 한강수계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에 어려움이 더욱 크다. 하지만 지난해 산림청 공모사업인 산촌거점권역 육성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관내 58%를 차지하고 있는 국유림을 포함한 산림 활용 사업의 계획 수립이 가능해졌다. 산림을 빼고는 평창의 발전이 어려운 현실에 새로운 기회가 온 것이다.
재작년 3억 3000만원, 작년 8억원이었던 산림소득분야 예산도 올해에는 강원도 시군 중 가장 많은 42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이를 통해 산악관광, 산림휴양 치유마을, 산양삼 가공, 임산물 가공 유통사업 등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평창의 자연과 숲이 국민적 힐링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여 사업
을 진행해나가도록 하겠다.

-평창은 남부와 북부의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복안이 궁금하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4번째로 큰 면적을 갖고 있다 보니, 지역 발전이 고르지 못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8개 읍면 중 고속도로와 KTX 역사가 접해 있는 4개 읍면(봉평~대관령)이 수도권에서 접근성도 좋고 오대산, 월정사, 대관령목장, 리조트 등 관광자원이 집중되어 있다. 접근성이나 관광객 유인이 부족한 평창읍에서 대화면까지는 국도 31호선(방림~장평), 국도 42호선(안흥~방림) 간 선형 개량사업이 조기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를 방문해 사업의 필요성을 건의하고 있다.
현재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원스톱 기업 유치단 운영을 통한 기업 유치의 여건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광자원과 정주 여건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수려한 평창강을 조망할 수 있는 데크길과 장암산 전망대를 조성하고, 지역 특화 글램핑장, 도시공원, 자전거길 등을 건립하고 취약계층과 신혼세대를 위한 행복주택(48세대 규모)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의료 취약지 의료 지원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고령화 시대, 새로운 복지에 대한 청사진은 무엇인가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 군 인구는 4만2511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이 1만881명으로 이미 노인 인구가 25.6%를 차지하는 초고령화사회가 되었다. 노인 세대가 아직도 농업 분야 등 생업을 병행하고 있고 농촌지역 일수록 복지 여건이 열악한 만큼 건강한 노후와 행복한 여가생활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계획 중이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어르신을 위한 공공형 일자리 사업에 올해 42억을 투자해 총 1624명에게 환경 분야, 복지지설 개선, 노노케어*, 영농사업단 등의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이 있는 노후를 보장하고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노년층 발병률이 청장년층보다 10배 높은 대상포진(의료수가 15~20만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맞춤형 방문 보건의료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거동불편 대상자를 위해 방문 원격 건강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평생학습 도시답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댄스교실, 기체조, 스마트폰 교육 등을 진행하여 노인들의 건전한 여가생활과 자아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
* 노노케어: 건강한 노인이 질병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노인을 돌보는 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인 2월 9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올림픽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사진=평창군청 제공
-마지막으로 앞으로 평창을 어떤 도시로 브랜드화할 것인지 말씀해주신다면
▶평창은 가능성이 많은 도시다. 올림픽의 유산인 ‘평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평화도시 평창’으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관광콘텐츠로 ‘관광과 힐링도시 평창’으로, 이미 유명해진 동계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하계 스포츠 유치와 국제 스포츠를 유치해 ‘스포츠 도시 평창’으로, 마지막으로 군단위에서는 최초이자 전국 12번째로 국제
회의 도시로 지정된 ‘마이스 산업 중심도시 평창’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많은 가능성을 연계해 누구나 행복을 느끼고, 살고 싶은 세계 속의 평창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


한왕기 평창군수
1959년 10월 23일 평창군 출생
신흥보건전문대 임상병리학과 졸업
평창군 보건의료원장
평창군 경제체육과장
평창군 진부면장, 용평면장, 방림면장, 미탄면장
평창군 보건사업과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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