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건강한 수명연장'의 식탁 차리다

[기관장초대석]“식품을 통한 영양가 섭취, 의료비 최대한 줄일 수준 돼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9.05.13 09:2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원장/사진=한국식품연구원 제공

품은 우리 삶에서 필수 요소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시절에는 먹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영양소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웰빙시대가 도래,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섭취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식품의 영양 기능성을 연구한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영양소가 섭취되고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삶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원장은 “식품을 통해 영양가를 섭취해 최대한으로 의료비를 줄일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연구원은 식품과학기술 연구를 통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취지로 1988년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식품과학의 연구기반을 구축했다. 설립 이후 한국형 미곡종합처리장(RPC)기술, 국산 과채음료 제조 원천기술, 청결 고춧가루 제조 시스템, 씻어 나온 쌀 등 쌀 소비 촉진을 위한 가공기술, 김치 조류 인플루엔자 억제 효능 규명 등의 연구 성과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감태추출물이 수면 유도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우리 삶’인 식품에 대해 어떤 결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3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한국식품연구원 본사에서 박동준 원장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식품연구원이 하는 일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식품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 대해 연구한다. 소비자들이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낸다. 식품을 먹는 것은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연구원에서는 어떤 식품을 먹어야 어떤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몸에 ‘좋은 식품’이 왜 좋게 작용하는지 알기 위해 소재를 추출하는 일도 한다. 이것을 건강기능식품이나 개별인증에 활용한다.

-최근 연구 중 주목받는 성과는 무엇인가
▶감태추출물이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국내 최초로 새로운 형태의 안전한 천연수면 유도 기능을 추출했다. 해조류인 감태추출물은 초기 수면 진입 시간을 줄인다. 이제까지 수면을 유도하는 것은 화학합성이나 약품에 의해서 가능했고 부작용도 따랐다. 감태추출물은 천연식품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일상생활에서 먹으면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또 다른 것은 무엇이 있나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는 단쇄지방산과 뷰티르산 생성 능력이 뛰어나 장 기능 개선 효능이 있다. 단쇄지방산과 뷰티르산은 장관세포의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암 발생과 비만, 지질대사, 당뇨 등의 질병을 개선해준다. 간혹 이런 효과를 보려면 10병을 먹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섭취하는 음식에 어떤 영양분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음식으로 약품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원장/사진=한국식품연구원 제공
-전통식품의 국제식품규격(CODEX)을 제정하는 일도 하는데
▶김치, 장류, 인삼 그리고 김까지 전통식품의 규격을 정한다. 전통식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의 위상을 가져야 한다. 전통식품이 외국에서 인기가 좋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김이 품질이 제일 좋다고 한다. 갈수록 수출량도 늘어나고 있고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높은 위상과 긍지가 있다면 수출할 때도 신뢰가 생긴다.

-최근 식품업계의 트렌드를 꼽는다면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가정 대체식(Home Meal Replacement)이라는 게 생겼다. 아무리 간편하게 조리해 먹더라도 간편식을 사 먹는 게 시간이 절약된다. 특히 요즘은 노량진 컵밥 같은 것이 많이 나온다. 잔반을 줄이고 일본 가정식처럼 메인 반찬 하나로 끝나는 게 추세다. 미래 트렌드는 어떻게 예측하는지 식품 제조 분야에서도 ICT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건강한 수명 연장을 위해 개인 건강정보관리 플랫폼 개발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식품원에서는 개인 맞춤형 식이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의 건강상태를 분석해서 그것에 맞는 식품을 권유하는 소프트웨어다. 사람에 맞는 음식을 추천하는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한 진단까지는되지 않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또 국민에게 식품안전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 식품의 제조와 유통, 소비의 모든 단계에 대한 정보가 공개될 것이다. 앞으로 기술 간 융합을 통해 국민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식품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대응은
▶어르신들의 식단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한국형 고령친화식품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국내에서 단체급식과 프리미엄 식음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웰스토리(주)에 기술이 전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제품 출시를 목표로 기술 상용화가 목표다. 우리나라는 대략 2026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추후 발생할 인구 고령화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연구원에서 개발한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식품의 수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금은 미국과 중국, 일본에 치우쳐 있다. 이런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 주목되는 나라는 이슬람이다. 이슬람 인구는 세계에서 25% 정도 차지한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를 순방할 때 우리나라 음식을 통한 교류를 하자고 말할 정도로 블루오션이다. 이슬람에서 허용되는 것은 신이 허용했다는 의미의 ‘할랄푸드’다. 반면 돼지고기처럼 금지된 음식은 ‘하람푸드’다. 우리나라 전통식품은 대부분 발효 식품이라 거절되는 경우가 있어서 허용할 수 있게 성분 분석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려면 ‘할랄 마크’가 있어야 한다. 연구원에서는 이슬람 국가들과 심포지엄을 하면서 해외식품인증 취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식품산업 회사들은 대부분 중소 영세기업이다
▶국내 식품업체는 약 5만8000개에 달한다. 약 80%가 종사자수 5인 미만의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의 경우 자체 연구소를 보유해 연구 개발에 비용을 많이 들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은 실정이다. 연구원에서는 패밀리기업 제도를 통해 60여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기업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발전성은 보이는데 작은 문제에 부딪혀서 나아지지 않는 회사들도 있다.

그런 회사에게 조언도 해주고 또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컨설팅 문제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영세한 회사들은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능력도 부족하다. 수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해도 관련 제도나 정보가 부족하다. 식품원에서는 개방형 실험실을 통해 중소식품기업이 자유롭게 연구 장비와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하고 있다.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에서 수출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원장/사진=한국식품연구원 제공
-식품연구원은 언제 설립됐나

▶1988년에 농유공 종합식품연구원과 KIST식품관련 연구부서가 통합 운영되면서 만들어졌다. 올해 31년째 접어든다. 식품 분야의 연구개발과 공익가치 창출, 성과 확산과 기술 지원을 통해 국가 식품산업 발전,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 식품연구기관이다.

-공공기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나
▶식품을 다루는 영역에는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이 있다. 우리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산업체에서는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기 쉽지 않다. 세계적인 식품 문제든, 전통식품 문제든 난제를 다루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 것에 대해 모험적으로 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한국인들의 건강패턴 변화나 어떤 개체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한다. 한국인들이 건강패턴 변화 같은 기본자료를 얻어서 식품으로 영양을 섭취할 때 어떤 가이드를 줄지 정할 수 있다.

-원장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상호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은 상사라고 하더라도 부하직원에게 꼭 존대말을 쓰는 걸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부서가 다르면 호칭이 애매할 수 있다. 뒤를 흐릴 필요 없이 ‘님’으로 통일하는 것으로 정했다. 예의를 지키고 나이로 갑질하는 일이 없도록 당부하고 있다. 내면적인 에너지가 중요한 시대다. 연구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동기부여되어서 자기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공공기관이다 보니 밖에서는 바람이 부는데 우리는 우산 안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잘 느끼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장으로서 직원들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1960년 출생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소재연구단장
한국식품연구원 산업지원연구본부장
한국식품연구원 부원장
한국식품과학회 부회장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심의회 위원
국가식품클러스터 선임직이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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