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구 한국면세연구원장, “면세산업, 전문인력 확보가 관건”

하나의 학문으로 연구·기반 구축 위한 전문학과 필요성 대두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 2019.05.08 17:2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글로벌 면세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면세점 시장 규모는 현재 약 70조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약 20조원으로 면세점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5년 세계 면세시장 규모는 약 두 배 가까운 14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면세산업이 국내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면세연구원은 국내 면세산업에 대한 현황과 전망 그리고 앞으로의 대응과 면세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반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면세 규모에 비해 전문인력과 연구기관 절대적 부족

-면세점의 판매서비스·마케팅·물류유통·MD 영역 4분야, 하나의 학문으로 면세산업에 대한 연구와 기반 구축 위한 전문학과 필요성 대두


-한국면세연구원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다면
▶한국면세연구원은 글로벌 1위의 한국면세산업의 위상을 유지하고 나아가 미래산업의 한 축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면세산업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기반으로 정관계 및 산·학·연을 연계해 소통과 협업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면세산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의제를 발굴하고 연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인력의 필요성을 중요하게 판단, 면세산업의 각 분야별 우수 전문인력을 양성 및 확보하는 교육사업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면세점에 관한 정책 및 교육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한국 면세산업은 국내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지난해 연매출 20조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NO.1의 세계적인 규모와 수준을 갖춘 시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적인 면세 규모에 비해 필요한 전문인력과 연구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면세연구원은 먼저 전문인력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 면세산업 직무를 면세점의 판매서비스·마케팅·물류유통·MD 영역 4분야로 구성해 관련 산·학·연 전문위원을 통해 교육에 필요한 커리큘럼을 설계했다. 이로써 각 분야별 전문가의 직접 교육을 기반으로 한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인력들에게는 민간 자격증을 발급해 추후 면세점 및 글로벌 브랜드 업체 등에 취업되고 있다.

두 번째로 주요 대학과 연계해 면세 전문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한국 면세산업은 세계적인 규모를 갖추고 성장하고 있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과 달리 체계적인 학문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하나의 학문으로 면세산업에 대한 연구와 기반 구축을 위한 전문 학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 번째로는 국내 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우수 제품을 면세점과 연계해 판로 개척과 글로벌 제품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우수 제품 인증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우수 제품이 모이는 글로벌 NO.1인 한국의 면세점은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 판로 개척이 어려운 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제품은 그 우수성을 채 알리기도 전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면세점 역시 제품의 우수성을 일일이 검증하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이에 면세점 입점에 필요한 기업 상태와 상품의 가치를 검증할 수 있는 빅데이터 전문 기업 및 국내 우수 대학 내 클라우드 연구소와 함께 ‘면세점 입점 기본 인증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에게는 면세점 입점에 필요한 정보와 기회를 주고, 면세점은 국내 우수 제품 확보의 시간과 인력을 아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면세점 물류와 인도장에 대한 시스템 혁신을 위한 연구이다. 지금은 면세산업 발전의 계기가 됐던 현행 면세점 물류시스템 2.0을 더 나은 시스템과 관리를 위한 3.0으로 준비해야 할 시기로, 관련된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지난해 교육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영남이공대학교에서 진행된 몰입식 취업 역량강화플러스 캠프
-글로벌화의 빠른 변화에 세계 각국의 대응과 우리나라 면세업계의 상황은
▶면세산업은 시작부터 글로벌 경쟁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 외국 관광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면세산업은 이미 세계시장이라고 봐야 한다. 해외 관광산업이 성장할수록 면세산업의 매출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과 가까운 중국, 일본의 면세 상황만 비교해봐도 경쟁이 치열함을 알 수 있다.

중국은 국부의 해외 유출을 막고 중국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유명 명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세 및 소비세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공항과 항만 그리고 입국장 면세점을 19곳에 추가 설치하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한 2012년 말부터 도입한 리다오 면세정책으로 하이난 섬에 한국 제주도 지정 면세점과 유사한 면세점을 만들어 지난해까지 440%의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면세 한도도 3만 위안, 약 4500달러까지 구매가 가능하도록 조정해 해외 소비를 자국 내로 유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4년 면세점 제도 개정을 통해 출국 전 소비세를 환급해주는 사후면세점과, 현장에서 소비세를 면세해주는 ‘Tax free shop’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면세 한도는 20만 엔으로 우리나라 3배 정도를 허용하고 있다. 최근 도입된 시내면세점과 전국적으로 2만 개가 넘는 사후면세점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등 공격적 면세정책을 펼치고 있다.

각국의 면세점 사업자는 럭셔리 쇼핑을 위한 명품 브랜드 입점에 힘쓰는 한편 면세품 구매의 편리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면세품 인도 방식의 다양화로 볼 수 있다.싱가포르에 이어 중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일찍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경우 내국인이 면세품 구매 시 자유경제지역에 해당된다는 이점을 이용해 택배 서비스도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방한 외국인의 국산품 구매에 한해 시내면세점에서 ‘현장 인도’하고 있다. 면세품 구매 시 공항이나 항만에 위치한 ‘인도장’에서 받는 불편함을 겪지 않고 매장에서 바로 면세품을 건네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면세산업 매출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라는 요인과 맞물려 급속도로 상승하는 추세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선제적으로 통합물류센터를 건립한 후 원패킹 시스템을 도입해 인도장의 면세품 물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바탕으로 급격히 늘어난 면세품 물류량을 소화할 수 있었다. 물류시스템은 우리나라가 가장 최신화되어 있으나 물량이 늘어 개선 요구도 늘고 있다. 면세산업의 핵심적인 요소인 만큼 우리 연구원도 관심을 갖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문구 한국면세원장이 학생들에게 강의와 발표, 토론을 병행하고 있는 모습

-우리나라가 글로벌 1위의 면세산업국가의 위상을 유지하는 이유가 있다면
▶모든 유통산업은 소비자의 구매가 이뤄져야 매출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 면세점도 소비자의 증가가 곧 세계 1위의 면세산업 국가라는 위상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처음 시작은 배우 배용준 씨로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일본인 관광객 증가가 면세점 매출로 이어졌다. 하지만 일본 경기의 악화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자 내국인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다. 이후 중국의 관광시장 개방 정책으로 2011년부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했다. 이는 중국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과 관광문화 콘텐츠의 작용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의 면세시장이 관광객 위주보다는 대량 구매자 혹은 보따리상으로 채워지며 성격이 변화했다.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고우)’이 많아 문제로 여겨진다. 보따리상의 면세품 대량 구매에 의존성이 커질수록 리스크도 덩달아 커졌다. 소비층의 다양화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2017년 3월부터 한·중 관계 악화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보따리상의 면세품 대량구매로 인해 면세점 매출 규모는 매년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보따리상의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면세점 매출도 급락할 수 있다.

-국내 면세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적 기반은
▶올해 관세법이 개정되며 면세점 특허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 면세점 사업자는 보다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단 5년마다 갱신 심사를 받아야 한다.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정부가 나서겠다고 한다. 제도적인 문제보다는 현재 면세산업의 기반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자유무역지역의 통합물류센터와 공항과 항만에 있는 인도장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 물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재고품을 보관할 수 있는 통합물류센터는 확충할 필요가 있다. 면세품을 인도하는 인도장은 시스템 개선 및 면적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공사가 보유한 시설물(자유무역지역, 인천공항 인도장 시설)을 임대해야 한다.

▲ 지난해 6월 진행된 영남이공대학교와 그랜드관광호텔의 산학협력 협약체결
이러한 물리적 기반 속에 각 면세분야별 전문인재 양성이 향후 과제이다. 면세품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운반되는데,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면세품이 건네지기 전까지 보세창고 이외의 지역에 적재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운송 과정도 모두 세관에 신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법규준수와 함께 서비스업 기반의 사업인 만큼 소비자 중심의 국제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도 꼭 갖춰야 한다.

-면세점 특허와 특혜시비 등이 자주 언급되는데 원인과 해결책이 있다면
▶ ‘황금알을 낳는 거위’, 면세점 사업을 두고 기업들이 하는 얘기이다. 면세점을 운영하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면세점 ‘특허’를 획득하기 위해 2015년부터 수많은 사업자가 경쟁했으며 이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특혜 시비’는 공정성에 대한 의혹으로 표현된다. 공정한 경쟁에서 특허심사의 특혜 시비는 없다. 올해 관세법 개정이 이뤄지며 특허심사 제도가 다소 변경된 이유가 특혜 시비에서 비롯됐다. 관세청은 특허심사 이후 평가 점수를 공개해 특혜 시비를 다소 해결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지속 적자 이유는
▶제주 신화월드에 위치한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이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대기업 면세점과의 경쟁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2017년부터 한·중 관계 악화로 급감했다.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높은 송객 수수료를 지불하고 소비자를 유치했으나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은 출혈경쟁을 버틸 수 없었다. 제주관광공사는 공사이기 때문에 송객 수수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제주의 면세점 추가가 언급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서울과 제주 지역에 시내면세점 추가를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법 시행령상의 면세점 추가 조건은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면세시장 진입에 있어 ‘특허’가 시장진입 장벽으로 여겨지나 이를 확대해 자율경쟁 시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적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시내면세점 증가에 따른 전문 면세산업 인력 양성이 시급해지는 상황이다. 면세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한국인 전문인력은 매우 부족하다. 외국어에 능통해야 하는 면세점 특성상 면세점에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의 비율은 높다. 면세품의 유통은 보세구역을 통해 국내에 입고되는, 즉 유통 구조가 내수 시장과 다르다. MD·물류·판매까지 보세구역에서 이뤄진다. 외국어 능통자와 함께 면세점 전문 교육이 시급한 시점이다. 면세점 수의 증가에 비해 인력 양성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하루빨리 전문 교육기관과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나라 면세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자격증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면세산업의 체계적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면세산업은 양적, 질적 성장이 병행돼야 한다. 특허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면세산업 내에선 양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전문화된 인력은 양적 성장의 기둥이자 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인재 양성을 위해선 면세점 인력 교육기관 설립과 교육 콘텐츠 구성이 필요하다. 이는 곧 면세점의 세계화와 함께 국내 인력이 해외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박문구 한국면세원장이 학생들에게 강의와 발표, 토론을 병행하고 있는 모습

-정부 또는 면세업계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경쟁이 치열한 면세시장에서 ‘상생’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상생’을 위해 민·관·협 모두 방법을 모르고 있다. 더불어, 다 같이 살고 면세산업을 발전시키며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단기 이익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백년지대계를 위한 방법은 인재 양성이다. 제도와 산업 형태는 또다시 변화하고 소비 성향에 따라서도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은 면세점을 채우고 있는 인력이라고 생각한다.

박문구 한국면세연구원장

현)동남보건대 글로벌관광학과 (일본어과)겸임교수
전)한국면세뉴스 마케팅 본부장 역임
    재키상사(사필로 브랜드) 마케팅 팀장
    엘코상사(막스마라 면세점 브랜드 총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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