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평화당·정의당을 21대 국회에서 볼 수 있을까요?

녹색당·민중당보다 선전 못하는 제3야당…정체성·노선 관계없이 ‘연대’ 모색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9.05.02 10:5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및 기득권 양당 규탄대회/뉴시스

정계 개편이 확실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었던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각 정당은 위기를 느꼈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은 텃밭인 경남 통영시고성군에서,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기초선거의 경우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민주평화당 최명철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경북 문경시 나선거구와 라선거구에서는 각각 자유한국당 서정식 의원과 이정걸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창원성산의 패배를 반성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창원성산의 강기윤 후보가 단 504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대한애국당의 표를 가져왔다면 이겼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 유튜브 방송‘신의 한 수’에 출연해 “대한애국당 후보가 0.8% 가져간 게 너무 아쉽다”라며 “그게 저희한테만 왔어도 이번에 창원성산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파는 통합해야지만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나 원내대표 말처럼 연대를 했다면 더 많은 표를 가져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1=2’ 공식이 선거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한애국당 표를 가져왔더라면 오히려 한국당 표를 깎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바른미래당의 경우에는 기로에 놓였습니다. 창원성산에만 후보를 냈던 미래당입니다. 손학규 대표는 창원에서 상주하며 이재환 후보를 ‘전폭’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3.57%의 득표율이었습니다. 민중당 손석현 후보(3.79%)보다 낮은 기록입니다. ‘득표율 3.57%’의 책임론이 일고 있습니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철수 전 대표의 조기 등판론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당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안 전 대표밖에 없다”며 “안 전 대표가 상반기 내 반드시 돌아온다고 본다”고 말했습
니다.

민주평화당은 여러 가지 방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정의당과 20대 국회 상반기에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을 구성해 교섭단체로 활동했습니다. 고(故) 노회찬 의원이 사망하면서 두 정당 의원이 19명이 돼 교섭단체가 깨졌습니다. 이번에 정의당 의원이 당선되면 다시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정동영 대표는 창원성산에 내려가 여 의원의 선거 유세를 돕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평화당의 다른 의원들의 생각은 다른가 봅니다. 호남 지역구가 대부분인 평화당이 정의당과 연대하면 잃는 게 더 많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우선 바른미래당의 호남파와 다시 합당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가 평화당 호남 의원들과 접촉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호남 신당’을 창당하는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이었다가 무소속 의원이 된 이용호, 손금주 의원도 함께 가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른바 ‘호남 빅텐트’인 것입니다. 혹자는 ‘도로 국민의당’이라고 혹평합니다. 헤어졌다 다시 만난 연인이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다만은 호남발(發) 돌풍을 기대하는가 봅니다.

정계 개편이 된다면 선택지가 많습니다. 민주당 대 한국당, 그리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민주당과 일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연대, 그리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의 연대 등 경우의 수는 많습니다.

다자대결은 민주당, 양자대결은 한국당이 유리?
혹자는 단순하게 내년 치러질 총선에서 다자대결이면 민주당이 유리하고 양자대결이면 한국당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권 여당의 벽을 그만큼 넘기가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야당끼리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죠. 지난 19대 대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호 1번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나머지 야당 4당의 후보들이 경쟁했습니다. 문 대통령(41.08%)이 2위였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24.03%)와 17.05%p 차이 났습니다. 만약 야권이 연대해 양자대결로 흘러갔다면 알 수 없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만큼 야권이 분열한 채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불리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미래당에서는 벌써부터 연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하태경 미래당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3당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의당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정의당으로는 4 .3 보궐선거 이후 연대의 힘을 더욱 느꼈을 텐데요. 민주당 후보와의 연대가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또 정의당의 ‘최고기록’도 연대를 했을때 나왔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의당의 전신인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를 통해 13석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캐스팅 보트’만 쥔 제3당
제3당이라 불리는 당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거대양당에 흡수되거나 통합 혹은 연대해야 합니다. 제3정당들은 왜 이념과 정책노선은 고려하지 않고 거대정당과 연대나 통합을 해야 하는 결과만 남겨두고 있을까요. 이제까지 무엇을 했느냐를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내 삶을 변하게 했거나 국가 전체를 흔들 정도로 의정활동을 했다!’고 느낄 정도의 의원도 별로 떠오르지 않는군요. 이들에게도 이유는 있습니다. ‘캐스팅 보트만’ 쥐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캐스팅 보트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충청도 지역이 그렇다고 봅니다.

영호남으로 나뉜 지역주의에 충청도가 어느 후보를 따라가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본 것입니다.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 총재와 함께 단일화했습니다. 이른바 DJP연대입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시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충청인들의 마음을 잡고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캐스팅 보트를 쥔 것은 그것뿐입니다. 김종필 총재와 이인제 전 의원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습니다. 양쪽의 의견에 대해 선택할 수는 있지만 의견을 제시하고 관철시키지는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제3당들의 운명은 이렇습니다. 정해진 의견에 선택은 할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무엇인가를 실현할 수는 없습니다.

▲청년 청소년 정치참여를 위한 선거개혁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사진=뉴시스
최고의 선택보다는 차악의 선택을 하지는 않았는지…

차악의 선택(Lesser of two Evil)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거에서는 최고의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최악의 후보가 당선되지 않기 위해 표를 던진다는, 덜 나쁜 후보를 당선 시키는 전략입니다.
유권자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선택지가 좁기 때문입니다. 유권자가 원하는 후보를 뽑는 선거가 될 수는 없을까요? 희망은 원외정당인 녹색당과 한 명의 의원이 있는 민중당에서 봤습니다. 녹색당 신
지예 후보는 1.67%를 기록, 원내정당인 정의당 김종민 후보(1.64%)보다 많은 득표를 기록했습니다. 또 지방선거 때 한국YMCA등의 주관하에 19세 미만 청소년 4만5765명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실시한 결과 신 후보는 36.6%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현역인 박원순 서울시장(33.3%)보다 많은 득표인 것입니다. 또 4.3 보궐선거에서 민중당 손석현 후보(3.79%)는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3.57%)를 앞질렀습니다.

선전한 이유는 이들만의 ‘정체성’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신지예 후보는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성차별, 기본소득, 동물권, 페미니즘, 환경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육아 문제 등이었죠. 젊은 사람들의 갈등을 정확히 짚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 보궐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를 제친 손석형 후보의 경우 창원통일산업특구 지정, 제조업발전특별법 제정, 초과이윤공유제 도입, 창원항만공사 설립 등으로 창원공단을 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창원 노동자를 타깃으로 삼은 공약입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교수는 거대양당이 아닌 다른 정당이 슬로건을 찾지 못해 인기가 없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는 “제3의 정치세력의 등장은 보수당이나 진보당이 욕먹을 때 ‘새로운 정치’를 선보이겠다고 등장한 정당”이라며 “어떤 새로운 슬로건이나 노선을 제시하는 게 아니고, 양 정당이 욕먹을 때 틈새로 나와 시간이 지나면 지지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엔 ‘선거제 개편’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는 것을 넘어 ‘당선’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선거제 개편이 필요합니다. 사실상 선거제도가 개편되지 않으면 거대 양당이 아니고서는 쉽게 당선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도와 1인1표 단순다수대표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All or Nothing’ 게임입니다. 40%로 당선됐다면 나머지 60%는 없는 의견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표’가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거대양당을 찍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지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등 야당이 원외정당과 시민단체들과 함께‘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고리로 공동전선을 구축했습니다. 거대양당, 민주당과 한국당이 소극적이자 압박에 나선 것입니다.

이들이 외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입니다. 정당득표율로 의석수가 결정되고 지역구에서 몇 명이 당선됐느냐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받은 표에 비례대 의석수가 결정돼 사표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받은 만큼 의석수가 정해지기 때문이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편안 관련 패스트트랙 여야4당 합의사항을 규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총선 D-365

우여곡절 끝에 선거제 개편이 포함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지정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지난달 29일 선거제도 개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안건들은 상임위 심사, 법제 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논의로 최장 330일 동안 국회 처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결국 선거가 1년 전인 지난달까지도 선거구 획정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치 신인에게 불리해집니다. 룰을 알지 못하니 전략을 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역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하는 자체가 홍보이고 선거운동이니 그다지 손해는 보지 않습니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수는 “다당제의 의미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소수나 약자의 목소리도 들어주는 게 다당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국회가 다당제처럼 보이지만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 거대 양당한테 휘둘린다”라며 “이건 사실상 다당제 체제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다당제가 도입되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필수”라며 “정당득표율로 의석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소수 정당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처럼 소선거구제, 1인1표 단순다수대표제로 21대 총선을 치르면 다당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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