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친환경·통일경제가 국가 견인차”

[커버스토리, 열린 정책 소통합시다]‘대화와 타협’의 교과서 같은 정치, 성공 가능한 ‘개혁시간표’ 필요

머니투데이 이원광, 이지윤 정치부(the 300) 기자 2019.05.02 09:4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역대 최장수(1년9개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활동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로 복귀했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해양수산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7년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장관 재임 당시 그는 해수부 재출범 이후 최초로 정부업무평가 ‘우수’ 등급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를 냈다.

김 의원은 대표적 정치 개혁파 그룹인 ‘독수리 오형제(김부겸·김영춘·안영근·이부영·이우재)’ 중 한 명이다. 당시 김 의원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정치 쇄신 운동을 계속 주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탈당 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그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일념 하나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등 화려한 정치 이력을 지닌 민주당 중진의원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나 장관직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온 소감부터 앞으로의 의정활동 계획, 정치인으로서의 꿈 등을 들었다. 국회 내 연구모임인 ‘수소경제포럼’에도 참여하고 있는 김 의원은 친환경경제와 통일경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견인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 추진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로 정국이 꽉 막힌 상황, 김 의원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본이 다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20대 국회의 법안처리율이 30%대에 불과하다 며 민생경제를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1년 9개월 만에 국회로 돌아온 장관
-장관직을 마치고 국회에 복귀한 소감부터 말씀해달라
▶이임사를 하면서 해양수산부 직원한텐 얘기했는데 제대한 군인의 심정같다. 정든 사람과 헤어지는 서운함이 있고 한 편으론 자유인이 되는 그런 심정이다. 국회 생활을 오래 했는데도 한 2년 정도 공백기를 가지고 돌아오니 신입생 기분이 든다. 특히 장관직은 항상 조심하면서 의원들한테 맞추며 얘기하는 입장이었는데 다시 정반대 입장이 됐다. 그런 부분에서 행정부의 입장이나 애로를 조금 더 헤아려가면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원으로서 견제자 역할을 잘할 수 있겠냐는 생각도 드는데…(웃음) 하여튼 저로서는 두 가지 다 잘하자는 입장이다. 조금은 낯설게 의원을 시작하는 심정이다.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기만 하다가 받게 되니 기분이 어땠나
▶완전히 다르다. 졸지에 갑(甲)에서 갑자기 추락한 기분이었다. ‘저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러나’ 생각하면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의원들은 나름대로 자기 본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데 내 입장에선 서운하고 그런 게 있더라.

-큰 잡음 없이 해양수산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소통인 것 같다.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에게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목표를 분명히 제시했다. 일하는 방식도 어떠했으면 좋겠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했다. 그러면서 잘 못 따라오는 사람한텐 질타도 하고 때로는 상도 주고 하면서 말로만 소통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다. 같이 공감대를 만들어 나갔다. 직원들도 잘 따라와줬다고 생각한다. 또 해양수산부만 나서서 되는 일이 아니면 국회라든지 정부 안에서 청와대나 타부처와의 소통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였다. 상대가 야당 의원이어도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정책을 설명했다. 의원들이 궁금해하는 일 중에 많은 경우는 오해하거나 잘 몰라서 그런 경우가 많다. 간부들이 의원실에 직접 가서 설명하는 사전 노력을 충실히 했다. 그런 노력이 정부 안에서나 국회 관계에서도 서로 긴밀하게 소통이 되면서 협력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장관직을 지내면서 했던 활동 중 자랑하고 싶은 정책적 성과가 있다면
▶한 가지만 말하자고 하면 역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실행계획을 만든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획을 세운 적이 있지만 안까지만 만들고 실제 실행 계획까지 연결을 못 시켰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안도 이전 정부가 공약만 내놓고 못 지켰던 안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실행 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인 한국해양진흥공사 본사를 부산에 설립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이제는 ‘해양’에 ‘문화’를 더한다

-국회 복귀한 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배치됐다.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제 지역구가 부산인데 과거에 부산은 항구도시여서 문화 불모지라고 불렸다. 그러나 한편으로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지방도시 중 가장 관광 인프라가 잘돼 있는 도시다. 실제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양레저관광산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달해가고 있는 도시인데, 여기에 문화의 옷을 더 잘 입히는 게 중요하다. 부산이 문화 불모지라는 과거의 불명예를 벗고 단지 해양레저관광만이 아니라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는 데 기여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임사에서 ‘영원한 해양수산인’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영원한 해양문화인’이 되겠다
▶해양문화인이라는 좋은 말 감사하다.(웃음) 제가 원래 문학도였다. 대학도 영문과를 나왔다. 국문과를 전공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영문과를 나왔다. 학생운동을 안 했으면 지금 문학을 업으로 삼아 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 문화 관련상임위에서 일하고 싶다는 갈증이 항상 있었다.

-상임위원회 활동 말고 또 중점적으로 보는 게 있나
▶해양수산부 장관 하면서 해양분야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느꼈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에 묶여 죽는다든지 새를 해부했더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차 있다든지 등의 문제가 많이 보도됐다. 실제 바다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미세먼지가 국가적 이슈인데 항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측 연구결과이기는 하지만 대형크루즈 한 척이 뿜어내는 미세먼지의 양이 육지에서 굴러다니는 디젤 승용차의 몇십만 배에 달한다고 한다. 부산이나 인천·목포·포항·광양 같은 항구도시들에선 항만에서 뿜어내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환경 문제가 앞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고 국가적으로 해결할 과제다. 우리 경제 전체를 친환경 경제로 턴오버(Turn-over)시켜야만 국가 경제 차원에서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민들의 건강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앞으로 환경 경제에 대해 적극 공부하고 싶다.

대한민국 경제 견인차, 수소경제
-수소경제포럼에서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에서 의원들 연구모임으로 ‘수소경제포럼’이 있다. 박영선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가기 전에 만들었다. 제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있을 때 참여해달라고해서 참여했다. 앞으로 수소경제포럼에도 적극 참여해 활동하려고 한다. 단지 수소뿐아니라 친환경 에너지라는 게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견인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수소경제포럼 포함해 상임위원회 이외의 활동에서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수소경제가 부산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은 모든 광역시도가 다 수소경제나 친환경 경제로 새로운 이슈를 세우려고 하고 있다. 부산도 그러한 노력을 배로 할 것이다.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도시는 울산이다.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부산은 울산 바로 옆에 인접한 도시이니 그런 혜택을 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부산도 수소도시, 다르게 표현하면 신재생에너지를 앞장세우는 도시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론 전기차에서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수소차로 넘어가는 단계를 잘짜면 도시 전체의 환경도 좋아질 뿐 아니라 경제적 생산을 많이 이뤄낼 수단이 될 수 있다. 부산이 수소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 경제에 뛰어들었으면 한다.

-‘지역주의 타파’ 위해 또다시 부산PK(부산·울산·경남) 쪽에서 민심이 심상치 않다
▶실제 바닥 여론이 많이 어렵다. 서울에서도 경기가 안 좋다고 하는데, 부산은 서울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의 두 배 이상 나쁘다.산·울산·경남이라는 하나의 경제권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전통제조산업’이다. 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 등 전통제조산업이 지역경제의 축이다. 그런데 이러한 산업들이 지금 대부분 어렵다. 게다가 부산은 PK 중에서도 하청 경제다. 대형 업체들은 대부분 경남이나 울산에 있다. 부산엔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많다. 또 부산은 자영업자 비중이 전국 7대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도시다. 대기업이 힘들어지는 상태에 부산 자체의 중소기업 경제도같이 흔들리니 소비 부문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과 자영업 모두 힘들어지니 부산 지역 전체의 체감 경기는 서울보다 두 배 이상 나쁘다. 이러니 바닥 여론이 좋을 수 없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진구갑 재선에 도전한다.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나
▶시민분들께서도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다. 지역 경제가 어려운 데엔 최저임금 인상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경제가 힘든 이유는 사실 경제 트렌드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서다. 지난해 홈쇼핑 등의 매출이 23% 늘었다. 경제 성장이 2%대인 나라에서 홈·모바일·인터넷쇼핑 등에서 23%가 증가했다면 어디에서 마이너스가 됐겠나. 바로 오프라인 가게들이다. 그래서 자영업이 더 힘들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 같이 고민하며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자영업에서도 혁신 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정부가 적극 지원을 해야 한다. 여당 중진의원으로서 어려워지는 부산 경제를 조금이라도 완충시키고, 성장과 발전의 방향으로 흐름을 바꿔내는 데 최선을 다해 앞장설 것이다.

-여당 중진의원으로서 총선을 민주당의 승리로 이끌 복안이 있나
▶저 혼자서 혹은 부산만의 노력으로 될 일은 아니다. 전통제조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다 같이 힘을 모아 이뤄낼 큰 숙제다. 한국 경제가 3만 달러 시대로 접어 들었는데, 여전히 1~2만 달러 시대의 기업 문화나 노동 문화로는 3만 달러 이상의 선진 경제로 테이크오프(Take-off)할 수 없다. 다시 노사정 대타협을 해서라도 전통제 조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올리는 범국가적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한 명의 의원으로서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뛰어다닐 예정이다.

‘협치’ 국회를 위한 복안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당에서 볼 때는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엄마의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한다. 적대와 증오가 판치는 대립 일변도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소통과 포용의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강성이어야만 지도력을 보여준다? 이건 너무 단편적인 시선이 아닌가. 포용과 타협의 지도력을 보여주고 우리나라 국회의 문화를 바꿀 잔다르크가 되어주셨으면 한다.

-야당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민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선출될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브앤테이크를 해야 한다. 추진력 있게 열심히 쫓아다니고 계속 매달릴 수 있어야 한다. 야당을 상대로 때로는 포위 공격도 할 수 있어야한다. 이렇게 압박하는 정치력과 또 한편으론 줄 것은 주는 포용력을 다 발휘하는 원내대표의 역할을 절실히 기대한다.

-야당과 협치를 이룰 전략이 있을까
▶19대 국회가 ‘식물 국회’라는 조롱까지 받았는데 그래도 19대 때 법안처리율은 47%까지 됐다. 지금 20대 국회는 딱 3년 지났는데 그동안의 법안처리율이 32%밖에 안 된다. 훨씬 더 악성 국회가 됐다. 한마디로 한나라 국회가 아니라 딴나라 국회가 됐다. 이대로는 경제도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다 같이 책임져야 한다. 국민들이 가장 불신하는 사회기관이 국회고 가장 불신하는 직업군이 국회의원이다. 이것도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부분이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대화하고 소통하고 ‘All or nothing’이 아니라 중간에서 타협하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다. 교과서 같은 이야긴데 교과서로 갈 수밖에 없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개혁파’

-개혁법안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가까워지는데 사실 처음 예상하고 기대했던 만큼 속도가 안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야당이 성과가 없다고 얘기하는 건 난센스 같다. 조금 느릴지 몰라도 정부나 여당이 야당까지 포함해 성공 가능한 개혁 과제를 내세우고 시간표를 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야당과 충분히 대화하고 그들의 요구를 하나의 사안을 넘어 큰 틀에서 주고받는 정치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론 야당이 논의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예컨대 일부 야당이 원하는 대로 하려 해도 야당이 테이블 자체에 안 들어오려 한다. 그런 점에서 여당은 과반수에 못 미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는 거다. 답답하다.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잘되겠지’ 이런 식의 무사안일한 태도로 자칫 방심하면 대한민국은 선진국 안착에 실패할 것이다. 외형상 선진국 문턱에 올라갔다가 다시 추락한 나라도 많다. 적대적 갈등 구조나 과거의 문화를 그대로 가지고 가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안착할 수 없다. 이런 숙제를 풀어내는 게 정치인의 숙명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숙제는 바로 통일이다. 통일은 이런저런 계산 없이도 이뤄내야 할 민족사적 대과제고 또 한편으론 대한민국의 성장잠재력을 다시 일으킬 중요한 경제적 토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했다. 내가 말하는 맥락과 같다고 본다. 급작스러운 통일보단 북한 경제를 개발하면서 개방 분위기를 조성하고, 남한도 중국이나 베트남이 아니라 북한에서 돌파구를 찾는 통일경제의 시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정치인으로서 통일을 이루는 대통령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1962년 부산 출생
부산동고등학교
고려대학교 영문학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
16·17·20대 국회의원
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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