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금융, 아이디어 가치 인정해 혁신 받쳐주고 이끌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김대환 기자 2019.03.21 11:41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비올 때 우산을 걷어간다는 금융이 이제 달라져야 한다"며 '제2벤처붐' 확산을 위한 '혁신 금융'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그간 금융에 대해 '햇볕 날 때 우산을 빌려주고 비올 때 우산을 걷어간다'는 뼈아픈 비판이 있었다"라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비올 때 우산이 되어주는 따뜻한 금융이 되고 한 걸음 더 나가 '비구름 너머에 있는 미래의 햇살까지도 볼 수 있는 혁신금융'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문 서두에 백열전구를 발명한 미국 에디슨을 예로 들며 "에디슨에게 길을 열어 준 것은 '아이디어와 기술' 그 자체였다"라며 "백열전구 기술 특허를 담보로, 대출과 투자를 받아 제너럴일렉트릭(GE)의 모태가 된 전기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라고 '혁신 금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아이디어만으로 도전해 제품화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이뤄져야 선도할 수 있다"라며 "금융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혁신을 든든히 받쳐주고 이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2벤처붐 확산'을 위해 기업과 정부의 노력에 더해 도전을 응원하는 금융, 혁신을 장려하는 금융이 있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어 △은행여신시스템 전면 혁신 △혁신기업에 충분한 모험자본 공급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일괄담보제도' 전면 시행과 기술평가와 신용평가를 통합해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높아지도록 하는 '통합여신심사모형'을 구축하는 등 은행여신시스템을 전면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바이오산업 등 혁신업종에 수익성과 원천기술, 미래 자금조달 가능성 등을 반영한 차별화된 상장기준을 마련해 코스닥 상장의 문을 획기적으로 넓혀 혁신기업에 충분한 모험자본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신속하게 도약할 수 있도록 상장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신속이전 상장제도' 대상도 확대해 작년에 1개에 불과했던 신속이전 상장기업이 2022년에는 30개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 향후 3년간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12조5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최대 15년 만기의 초장기자금을 공급해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해 신규 일자리 4만 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금융회사가 혁신산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해당 임직원의 고의, 중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면책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이 지속적인 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합동 TF'를 신설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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