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투숙객 불법촬영, 소름돋게 치밀했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김윤정 기자 2019.03.20 17:03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뉴스1
숙박업소 객실에 있는 TV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에 1㎜의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투숙객의 모습을 생중계한 일당이 잡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일 불법카메라 설치하고 영리 목적으로 유포한 박모씨(50), 김모씨(49)를 성폭력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구속했다고 전했다. 카메라 구입 및 결제 지원한 임모씨(26)와 사이트 운영 자금을 지원한 최모씨(49)는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8일 한 시민이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하면서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지난 3월3일까지 영남·충청 등 10개도시에 30개 숙박업소(모텔), 42개 객실의 TV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에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약 2만5000원에 구입한 1㎜ 초소형 IP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들은 투숙객 1600여명의 성관계 장면 등 사생활을 803회에 걸쳐 몰래 촬영하고, 실시간 촬영된 영상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료사이트에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IP카메라 통해 촬영되고 있는 영상을 생중계해 석 달 간 총 125건, 약 700만원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유료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 생중계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녹화된 영상을 마치 실시간 영상물인 것처럼 게시하는 방법으로 회원들의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이트의 실제 IP 주소를 숨기기 위해 해외 소재 서로 다른 업체의 서버들을 이용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IP주소까지 세탁해 해외 서버를 관리·운영하거나 PC에 암호화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촬영을 통해 해외 음란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수익 모델로 활용된 건 이번 사건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숙박업소 객실내에 설치된 TV 셋탑박스·콘센트·헤어드라이기 거치대 등 틈새나 아주 작은 구멍이 뚫린 곳, 불필요하게 전원 플러그가 꽃힌 곳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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