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치유와 화해’의 정치 꿈꾸는 4선 의원의 소신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정진우 기자 2019.03.11 10:12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지난해 10월 26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12월7일 국회 본회의. 국군부대 해외 파병 연장 법안 2개(국방부 발의)가 올라왔다. ‘국제연합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과 ‘국제연합 남수단 임무단(UNMISS)’의 파병 기간을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연장하는 법안이다.

우리나라는 UN회원국으로서 UN의 국제평화 유지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레바논과 남수단의 안정화와 평화 달성을 위해 각각 2007년과 2013년에 군 부대를 파견했다. 이후 매년 파병 연장(1년)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결정했다.
지난해 본회의에선 레바논에 350명(예산 194억원), 남수단에 300명(205억원)을 올해 1년 파병하는 안이 통과됐다. 

소요예산은 국방부 예산으로 우선 충당하고, 추후 UN으로부터 일정 부문 받는다. 군부대의 역할은 작전 지역 감시정찰, 해당국 군 협조와 지원, 인도주의적 활동 등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레바논 파병 연장안은 재석의원 207인 중 찬성 192인, 기권 14인, 반대 1인으로 통과됐다. 또 남수단 파병 연장안은 재석의원 205인 중 찬성 192인, 기권 12인, 반대1인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1인은 모두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었다. 집권여당 4선 중진의 강 의원은 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을까.

강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에게 “나는 원래 평화주의자다”며 “해외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에 반대해왔다”고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강 의원을 만나 그의 ‘소신 정치’ 얘기를 들어봤다.

Q: 본회의에서 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나
노무현 정부시절 이라크 파병하는 문제로 시끄러웠을 때도 그랬다. 당시 초선이었지만 반대를 외쳤다.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젊은이들을 전장에 내보낼 수는 없었다.

Q: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평화주의론자다. 제주도가 고향인데 태어나기 불과 몇 년 전 ‘제주4.3 항쟁’이 발생했다. 어릴 때부터 그 얘기를 듣고 자랐다. 사람이 죽고 인권이 유린당한 역사의 아픔에서 평화의 중요성을 어려서부터 깨달은 거다. 이런 성향은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 1969년 3선 개헌 반대 시위 등에 참여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제주 4.3 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종군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전문가로 활동했다. 내가 평생을 두고 공부한 영역이 평화주의였다.

Q: 올해 말 본회의에도 그 법안이 올라올 것이다
사람의 목숨은 그 무엇보다 고귀하고 소중하다. 인권을 짓밟는 모든 행태에 대해 난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올해 연말 본회의에서도 군대 파병 연장 법안이 올라올 텐데 반드시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Q: 정치인 강창일의 정치 신념이 궁금하다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어떤 문제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정치는 나만 옳다는 독선에서 벗어나 상대를 존중하는 관용에서 출발한다. 정치권에 관용의 정신이 배제된 상태에선 상대 진영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싹트게 되고 이는 극한 대립을 야기해 정작 해결이 시급한 사안을 놓치게 한다. 존중과 관용의 토대 위에서 이뤄지는 타협과 설득이 우리 사회를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게 하는 게 정치의 본령이다. 우리 정치가 진영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구도에서 탈피해 사회의 통합을 촉진하는 멋진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신념이다.

Q: 20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중진의원으로 유명하다. 대표 법안 세 개만 소개해달라
지난 3년간 사회의 품위를 지키고 공동체의 위기 극복과 통합을 도모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데 주력했다. 2018년 9월 3일에 발의한 성폭력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이다. 화장실 몰래카메라 범죄를 방지해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인 화장실을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발의했다. 몰래카메라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경찰관서와 협력해 백화점 등 다중 이용시설의 화장실에 대해 필요한 점검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또 위기에 처한 가족공동체의 빠른 회복을 돕고자 하는 법안(병역법 일부개정 법률안, 2018년 11월 22일 발의)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20일 군에 입대한 아들을 면회하고 돌아가던 가족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사고로 가족과 여자친구를 잃은 김 모 이병은 12일 휴가를 받는 데 그쳤다. 군 복무 중 부모나 자녀, 배우자 또는 형제, 자매가 사망한 했을 때 본인이 원하는 경우 조기 전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3.1운동,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2017년 2월 28일 발의)도 냈다. 독립유공자 유족 범위를 기존 자녀나 손자녀에서 직계비속 등으로 늘리고, 영주귀국독립유공자를 비롯해 그 유족에게 주거지원금과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Q: 20대 국회가 이제 1년여 남았다. 앞으로 의정활동 방향이 궁금하다
치유와 화해의 씨앗을 심고 나라 안팎에서 벌어진 갈등을 해결하면서 통합의 열매를 맺도록 노력할 것이다. 현재 민주당 ‘역사와 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당·정·청 정책토론회를 열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제주 4.3특별법, 과거사기본법 등 관련 입법을 추진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한 대법원판결, 3.1혁명 100주년 기념사업과 같은 현안문제의 대응방향을 설정했다.
또 1972년 출범 이래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해왔던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의원 180명이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 전통을 이어갈 것이다. 어려울수록 서로 흉금을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 의원연맹을 통해 대화의 폭을 확대시켜 양국 사이의 물꼬를 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 밖에 이번에 2년 만에 다시 국회 불자의원모임 정각회 회장이 됐다. 현재 40여 명의 회원이 있다. 불자 국회의원으로서 늘 ‘화쟁’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의정활동에 임할 계획이다.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넘어, 존중하고 이해하며 화합을 이루는 게 화쟁 사상인데 민주정치를 실천하는 기본바탕이 된다. 궁극적으로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자타불이’의 깨달음에서 나오는 ‘자비’의 실천으로 정치권에 팽배한 상대 진영에 대한 미움과 증오를 넘어서도록 하겠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1952년 제주 출생
오현고, 서울대 국사학과, 도쿄대 동양사학 석박사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
제주4.3 연구소장
광주5.18기념재단 이사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위원장
17~20대 국회의원
한일의원연맹회장
20대 국회 후반기 행전안정위원회 위원
국회 정각회(불자모임) 회장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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