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석 장성군수, "옐로우 시티 장성, 본격 관광시대 연다"

황룡강 봄꽃정원, 장성호 100리길 등 국민관광지로 거듭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9.03.12 08:3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두석 장성군수/사진=장성군청 제공
장성군은 2014년부터 ‘옐로우(Yellow) 시티, 장성’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를 내걸었다. 지자체 최초의 컬러 마케팅은 당시 유두석 장성군수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 도시계획전문가인 유 군수는 장성만의 브랜드를 갖기 위해서는 도시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함을 느꼈다. 그는 도시 브랜드화의 다양한 사례를 직접 보고 배우기 위해 네덜란드, 체코, 독일 등 유럽 국가에 연수를 다녀왔다. 또한 일본 나가사키현의 ‘가드닝 플라워쇼’를 보며 정원 디자인 사례를 배우기도 했다.
‘옐로우 시티’라는 독자적인 브랜드 아래 장성군은 공공시설물과 도시경관을 노란색과 노란꽃으로 꾸몄다. 또한 장성 ‘황룡강 노란꽃 잔치’는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년 10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다녀가는 장성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군의 미래 신성장 동력에 대해 묻자, 그는 국립심혈관센터 설립과 고려시멘트 부지 활용이 민선 7기에 구체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군수는 “많은 주민이 누구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한 일을 많이 해낸다고 말씀해주신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한다는 심정으로 군정을 추진해왔다”며 “그 결과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던 황룡강과 장성호는 장성의 보물이 되고, 누구도 꿈꾸지 못한 고려시멘트 공장 문제나 국립심혈관센터 설립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총천연색 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마친 꽃의 도시 장성을 찾았다.

-장성의 주요 산업 기반은 농업이다. 부자 농촌을 만들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그동안 농업정책이 농업의 생산 기반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푸드 플랜’을 중심으로 한 유통 강화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푸드 플랜’은 농업인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을 일컫는 말이다. 단순히 생산자인 농업인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농업 여건을 고려한 플랜을 설계해 중소 규모 농가에 실질적인 소득 창출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전체 농가의 68%를 차지하는 중소 규모 농가를 조직화하는 것부터 장성 농산물 공공급식 확대 방안까지 생산, 유통, 소비까지 아우르는 푸드 플랜을 만들기로 하고 현재 연구 용역에 들어갔다. 또 농산물 유통 정책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는 등 미래 농업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농업 행정 조직을 새롭게 개편했다.

-장성군에는 축령산과 백양사라는 관광자원이 있는데 어떤 곳인가
▶축령산은 우리나라 최대 편백나무 인공조림지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지만 그동안 축령산에 대한 개발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숲 자원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관광객들도 숲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갖춘다는 구상으로, 올해부터 3년에 걸쳐 ‘하늘다리’와 ‘모노레일’ 설치가 시작된다. 이색 관광 인프라가 더해지면 보다 편하고 색다르게 편백림을 즐길 수 있어 축령산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장성의 손꼽히는 관광지인 ‘백양사’는 ‘장성’ 이름 찾기를 시작한다. 백암산이 포함돼 있는 내장산국립공원을 ‘내장산·백암산 국립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천년고찰 ‘장성 백양사’의 뿌리가 장성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9일 전남 장성군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 일원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가을의 정취를 뽐내고 있다. /사진=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사무소 제공
-황룡강과 장성호가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황룡강은 본래 장성이 내세우는 관광지는 아니었다. 3년 전부터 황룡강 양 변에 십억 송이의 꽃을 심어 ‘장성 황룡강 노란꽃 잔치’를 열었다. 가을꽃이 만개한 황룡강에는 강과 색색의 꽃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이 펼쳐졌다. 노란꽃 잔치는 개최 3년에 불과한 신생 축제지만, 2년 연속 100만 명 가까이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대한민국 대표 가을꽃 축제로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장성호는 지난해부터 옛 명성을 되찾아 국민 관광지로 불리고 있다. 장성호를 가까이 보고 걸을 수 있는 수변길과 출렁다리가 놓인 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017년 수변길 개통 후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출렁다리 개통으로 걷는 재미와 강 한가운데서 장성호 비경을 둘러보는 재미가 더해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장성호를 찾고 있다.
두 곳 모두 장성을 대표하는 관광지는 아니었지만, 관광과 경제적 가치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황룡강에는 꽃이, 장성호에는 나무데크길과 출렁다리라는 인프라가 더해졌을 뿐인데 이제 장성의 대표적 관광자원이 됐다.

-올해부터 두 곳 모두 새로운 볼거리를 준비 중이라는데
▶우선 올해부터 황룡강의 꽃을 봄에도 즐길 수 있다. 장성군은 황룡강변을 따라 약 160,000㎡ 규모의 봄꽃정원을 준비 중이다. 화종도 꽃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백일홍 등 색이 화려한 봄꽃을 심었다. 또 ‘황룡’의 머리 격인 황미르랜드에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힐링 허브 정원을 키워 사시사철 볼거리를 늘린다.
또 축제 시즌에 100만 명이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황룡강 주변 교통 인프라도 확충한다. 장성읍 입구에서부터 황룡강으로 이어지는 청운지하차도를 넓혀 접근성을 높이고, 강 주변에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장성호 수변길은 올해 나무 데크길 2.5km와 제2 출렁다리가 추가 개통된다. 또 늘어나는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화장실이 설치된다. 장기적으로는 장성호를 한 바퀴 돌아오는 34km 길이의 ‘장성호 100리길’을 만들 계획이다. 장성댐 하류 구간도 수상 레저 스포츠를 위한 계류장, 생태학습장 등을 갖춰 체류형 관광 자원으로 키워갈 계획도 갖고 있다.

황룡강 노란꽃잔치/사진=장성군청 제공
-군의 새로운 경제 성장을 위한 사업으로 ‘국립심혈관센터’ 설립을 꼽았는데
▶국립심혈관센터는 대학병원 부설 형태의 전국 11곳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를 총괄하는 국가 주도 심혈관 연구 중심지다. 33만500㎡(10만 평) 부지에 산학협력관 및 연구동이 포함된 연구센터, 500병상 규모의 연구병원, 메디컬테마파크가 포함된 예방 및 재활센터 등을 갖추게 된다.
장성군은 2007년부터 전남대학교 병원 정명호 교수와 함께 ‘국립심혈관센터 설립’을 추진해왔고, 마침내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이자 광주와 전남 상생 과제로 선정되는 결실을 맺었다. 장성에 설립되면 이곳을 중심으로 심뇌혈관 치료 관련 첨단 의료 산업체들이 들어서고,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려시멘트 대단위 개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멘트 공장은 장성의 상징과도 같다. 현재 고려시멘트 부지에 주거단지나 상업지구를 세우는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달 19일 고려시멘트 측과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 모델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공동수행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양 기관이 공장 부지 일대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적극 협력해가기로 했다. 장성의 상징과도 같은 고려시멘트 공장 일대에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 장성의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크다. 또 주민들이 걱정해온 환경 문제도 해결돼 주거 여건도 한결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려시멘트 일대 대단위 주거단지 등 조성사업’도 예비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간다. 고려시멘트 부지는 사업 규모가 크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면밀히 검토해 최선의 방법을 찾을 방침이다. 

전남 장성군(군수 유두석)과 고려시멘트(대표이사 이국노)가 2월 19일 군청 상황실에서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 모델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공동수행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사진=장성군청 제공
-주거 인프라 개선을 통한 새로운 인구의 유입을 꾀하고 있다
▶나는 국토교통부 재직 시설 경기도 하남과 판교 신도시를 직접 건설한 도시 계획 전문가다. 그 경력을 살려 장성군의 주거 인프라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LH 공공임대아파트 1차, 2차를 직접 유치했으며 최근에는 3차, 4차분까지 연이어 유치했다.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장성읍 성산지역과 삼계면에 아파트가 각각 지어지고 있다. 새 아파트가 지어지면 쾌적한 주거 여건이 갖춰져 새로운 인구는 물론 장성 상무대 군인가족과 인근 농공단지 근로자까지 유입해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성군의 이색 실버 복지사업인 ‘효도권’과 ‘토방 낮추기’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어떤 사업인가
▶‘효도권’, ‘토방 낮추기’ 사업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효도권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목욕과 이미용에 쓸 수 있는 쿠폰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어르신들의 건강이 좋아지는 효과에 더해 지역 상가들도 반기는 진짜 효도사업이 됐다. 시골 어른신들은 집보다 대중목욕탕에서 씻는 걸 선호하고, 할머니들도 파마를 자주 하기 때문에 효도권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딱 들어맞았다. 효도권은 지난 2016년 실시한 만족도 조사결과 96%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방 낮추기는 마루가 높은 옛날식 집에 마당과 토방 사이에 경사로나 계단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사업이다.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의 편의를 크게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시작한 이 사업은 고령화가 심화되는 시골마을에 딱 맞는 이색 복지사업으로 주목받았다. 

토방을 설치한 주택/사진=장성군청 제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복지사업도 더욱 늘어날 계획인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보육 시설 인프라 확대를 위해 10억원을 들여 ‘다 함께 돌봄센터’와 센터 내에 ‘키즈카페’를 만들어 열악한 양육 환경을 개선키로 했다. 또 올해부터 장성의 모든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1인당 30만원 상당의 교복 구입비를 지원되고, 버스 운행이 활발하지 않은 교통 소외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는 행복택시 쿠폰이 지급된다. 지난해에는 중국 중경우전대학교과 교육교류 협약을 맺고, 장성의 우수 학생이 유학을 갈 경우 기숙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주고 있다.


유두석 전남 장성군수
1950년생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
영국 버밍엄대학교대학원 지역계획학 석사
경원대학교대학원 도시계획학 박사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 물류시설과 과장
건설교통부 주택국 공공주택과 과장
건설·오부 수송정책실 항공정책과 과장
건설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무국장
민선 3기 전남 장성군 군수
민선 6기 전남 장성군 군수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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