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 “국민의 정치 불신보다 정치가 국민을 불신하는 게 문제”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한지연 기자 2019.02.25 15:1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는 문제보다 사실은 정치가 국민을 불신하는 것이 더 큽니다.”

정의당의 ‘귀’와 ‘입’을 맡고 있는 원내대변인 김종대 의원은 '정치개혁'을 시급한 당론으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담은 민심을 받아들이지 않아 정치개혁이 더딘 것”이라며 “정치는 기득권과 돈이 아니라 사람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을 예로 들며 기득권 정치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선거제 개혁은 정치개혁·국회개혁의 첫 관문일 뿐이다”고 했다. 김 의원은 “투표의 비례성과 대표성이 떨어지는 양당제 상황에선 정치가 1당과 2당의 기득권 싸움으로 왜곡될 수 밖에 없다”며 “민심을 그대로 담기 위해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 수순이 ‘특권 내려놓기’와 ‘일하는 국회’라는 설명 이다.

그는 “선거제 개혁을 통한 다당제가 국정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거대 정당의 논리는 책임 전가”라고 말했다. 이어 “소수당이 언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국민이 대표를 다양하게 뽑아주는 ‘다당제’ 때문에 국회가 혼란스럽다는 건 국민을 불신하겠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도 인정하는 군사안보·대북 전문가다. 비장성 출신이지만 무려 20여 년간군 밖의 국방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했다. 2002년엔 노무현정부의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무총리비상기획위 혁신기획관,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거쳤다. 이후 민간 군사전문지인 <디펜스21플러스>의 편집장으로도 근무했다.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의 권유를 받아 2016 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평화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팔자를 고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조업 경쟁력 하락과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 문제를 내부적으로 타파할 수 있는 방법엔 한계가 있는 만큼 한민족 생활권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원내대변인으로서의 소신은 무엇인가
국민의 요구에 빠르고 정확하게 응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려한 수식어와 불필요한 공격성 표현은 오히려 말의 공해를 일으킬 뿐, 정작 국민이 원하는 알맹이를 담지 못할 수 있다. 간결성과 정확성이 중요하다.

Q: 수사가 적으면 논평의 재미가 떨어지진 않을까
말에도 온도가 있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냉혈적이고, 또 너무 높으면 부적절한 정쟁이 될 수 있다. 36.5℃. 말도 체온과 비슷한 온도가 가장 좋다. 중용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진정성 있는 수사는 언론인들과 국민들 눈에도 잘 노출되지 않을까. 그저 말하는 게 목적이 돼 너무나 과하고 잦은 논평은 (듣는 사람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온도가 아니다. 정치는 필요한 말만 하는 것이 덕목이다.

Q: 필요한 말만 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다양한 의견을 듣는 귀가 필요하다. 많이 들어야만 정확하고 효율적인 언어 구사가 가능하다.
제 귀가 다른 사람보다 크다. 큰 귀를 물려주신 이유는 더 많이 들으라는 뜻이다. 반면 입은 작다. 말은 충분히 숙성되고 또 생각하는 습관을 통해서 생성돼야 한다. 깊은 사고의 심연을 거쳐야 정제되고 필요한 말만 할 수 있다. 정치는 국민 앞에 단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Q: ‘잘 듣는’ 귀를 갖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궁금하다
당의 모든 회의를 빠지는 법이 없다. 의원총회 뿐만 아니라 상무위원회, 전국 위원회, 대의원 대회 등 수시로 소집되는 크고 작은 회의와 행사를 웬만하면 100% 출석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항상 귀를 열어놓고 동료 의원들의 신호를 포착해야 한다. 항상 당 곳곳에 내 존재감을 표시해 당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생활자세가 중요하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당의 색깔에 가장 잘 맞는 논평을 할 수 있다.

Q: 동료 의원들 얘기를 들어주다보면 소위 논평 ‘청탁’도 올 듯한데
오히려 다른 당에서 그런 민원성 요청이 온다.
탈당이나 복당, 제명 등과 관계된 민감한 이슈에 대한 논평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내거나 또는 내지 말아달라고들 한다. 물론 우리 당의 입장을 우선시하지만, 내가 혹시 놓치거나 살펴볼 점이 없는지 지켜본다. 언론도 반론권을 주지 않느냐. 다른 당이라도 귀를 닫아둘 필요는 없다. 결국 판단이 중요한 것이다.

Q: 원내대변인으로서 느끼는 고락도 많겠다
글쎄, 워낙 많다. 내가 모르는 부분을 이해없이 논평할 때는 속으로 굉장히 괴롭다. 논평에 대해 충분히 신념을 싣지 못해 진정성 있는 언어가 구사되지 않을 때 가장 그렇다. 대변인이란 게 한 당의 얼굴이니만큼 수시로 얼굴을 바꿔주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 당에도 이런 인재가 많다고 보여주는 게 좋을 듯 하다(김 의원은 2016년 5월부터 원내대변인 자리를 맡아오고 있다).

Q: ‘소수당’ 원내대변인으로서의 어려운 점과 좋은 점은 무엇인가
교섭단체가 아닌 이상 사실 모든 자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논평을 잘 쓰려면) 풍부한 분석 능력을 가진 집단을 형성해야 하는데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사실 숨이 가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반면 소수당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눈치 보지 않고 거리낌 없이 논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 문재인 정부 3년 차의 국정운영을 평가한 다면

초기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경계선에 서 있다고 본다. 우선 경제적인 면의 성장 시계가 완전히 멈췄고 차별과 양극화가 심화됐다. 외연적 성장과 내면적 내실화 모두 부실하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지금의 어렵고 힘든 현실을 진솔히 얘기하며 내일의 개혁을 얘기하길 바란다.
그런데 지금은 정권을 향한 비난을 모면하려는 임기응변에 정책의 방점이 찍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통제보단 실효제가 필요한 순간이다.

Q: 원내대변인이 아닌 정치인 김종대의 목표는 무엇인가
비루하게 이기느니 아름답게 이기는 것이 낫다는 게 정치 소신이다. 이기기 위한 정치 그 자체가 목적이 돼 단기적 실리만 좇는 건 국민들 눈에 추하게 보인다. 이기고 지는 것은 어차피 국민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포퓰리즘 언어 등 자신의 둥지를 만들기 위한 정치엔 관심이 없다.
제대로 져야 그 뒤에 승리가 있지 않겠나. 수없는 패배가 진짜 정치의 길일 것이다. 매일 지더라도 이기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상당구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의당의 지지층은 거의 서울과 경기도권의 젊은 사람에게 몰려 있다”며 “그럼에도 험지를 선택한 것은 제 정치 기본자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
1966년 충북 제천 출생
청주고
연세대 경제학과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방부 정책보좌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정의당 외교안보본부장
정의당 원내대변인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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