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변협, 공정한 중재자 역할 계속해야”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모든 국민이 사법서비스 충실히 받을 수 있는 사회 기대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2019.02.07 19:17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더리더

대한민국의 모든 변호사를 구성원으로 하는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법 제1조에서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라고 규정 하고 있듯 대한변호사협회는 인권 옹호를 위해 여러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이에 따른 수사와 재판 등으로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시점이다. 이 상황에서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제조물책임법에 도입하기도 했으며 법조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형사재판 전자 소송 도입이라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퇴임을 앞 둔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은 “우리나라와 법조계, 변호사 사회 내부 모두 점점 대립과 갈등이 복잡해지는 상황 에서 변협이 갈등을 해결하는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와 인터뷰 ./사진=대한변협
◇ 다음은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의 일문일답이다.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간의 소회를 부탁한다
▶2017년 2월 취임 직후 임기 중 할 일 98가 지의 버킷리스트를 메모해 협회장실에 걸어두고 매일 실천 여부를 체크했다. 오로지 국민과 회원들만 바라보고 달려왔으며 회무에만 상근으로 전념하고 개인적인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역대 어느 집행부보다 많은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사시 출신 회원들과 로스쿨 출신 회원 간 반목이 심해 법조대화합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서로 대화를 통해 이해하게 했다. 법조대화합 신고센터를 만들어 법조 화합을 해치는 언동을 신고 받아 단호하게 대처했다. 우리 사회가 변협에 기대하는 수준은 매우 높다. 지난 2년 49대 대한변협 집행부 임기 동안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심판, 사법행정권 남용, 미투 운동 등 엄청난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시점에 변협이 중심을 잡고 사법시스템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우리나라와 법조계, 변호사 사회 내부 모두 점점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변협이 화합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년 사법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대한변호사협회가 하는 일은 
▶대한변호사협회는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변호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조직이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첫째로 인권옹호다.변호사법 제1조에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률구조사업, 인권침해 사례 발생 시 성명서 발표, 국제인권단체와의 교류 등을 하고 있다. 둘째로는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정부정책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 단체로서의 국민 여론 형성 및 의견 제시 등의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도 성명서 발표와 항의집회를 했다. 셋째로 법률문화 창달과 법률문화 향상을 위해 노력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회원 변호사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무연수를 진행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도록 자율징계권을 행사한다.
▲국민의 사법서비스 강화를 위한 토론회
-2019년부터 형사재판의 전자소송도 입이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형사재판 전자소송은 법조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변협은 지난해 4월 대법원과 ‘재판제도정책협의회’를 발족하고 재판제도 개선 사항을 꾸준히 요청하고 전달해왔다. 지난해 3월 전국 회원 설문조사에서 수렴한 ‘형사기록 열람복사 문제 개선을 위해 전자소송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했다. 전자소송을 도입하면 기록 열람복사 시간뿐 아니라 사건 처리 기간도 크게 단축된다. 또한 변호사가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한 변론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임기 내 성과들을 소개해준다면
▶첫째, 2017년 3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제조물책임법에 도입한 것이다. 최근 BMW자동차 화재나 라돈침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손해 발생 시 피해자가 배상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매우 적다. 그래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있는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생명이나 재산 등의 보호에 기업들이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제조물책임법뿐만 아니라 민법 전반에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
▲사진=더리더
둘째, 12개 법안을 발의했다. 그중에는 법전원평가위원회의 변호사 위원을 증원하는 법학전문대학원법 개정안,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변호사 위원을 증원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등이 있다.
셋째, 형사판결문 공개이다. 변협은 꾸준히 형사판결문 공개를 요청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판결문 공개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이 법원 판결문을 모든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변호사들도 약 90% 이상이 그와 같은 의견이었다. 변협은 2018년 5월 대법원에 형사확정판결문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올해부터 형사확정 판결문이 공개되도록 대법원규칙이 변경 되었다.
▲국민의 사법서비스 강화를 위한 토론회
넷째, 변협이 추천한 조재연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임명된 것이다. 특히, 김선수 대법관은 순수 변호사 출신 대법관으로 최초 이고,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기도 했다. 대법원 판결의 소수자 보호 등과 다양성, 전관예우 근절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드루킹 특검추 천권을 변협이 행사함으로써 삼성특검 이후 야당이 행사했던 특검 추천권을 변협이 다시 회복했다. 다섯째, 구속영장 청구 시 변호인에게 사본을 교부하도록 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신장 했다. 여섯째, 금감원 조사 시 변호사의 입회를 허용하도록 했다. 일곱째, 변호사 보수규칙을 합리적으로 개정하여 승소자가 실질적인 변호사 보수를 패소자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덟째,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도록 하는 소송을 법무부에 제소해 승소했다.아홉째, 변호사시험 장소를 서울, 충남, 대구, 부산, 광주로 확대했다.
▲대한변협-러시아연방변호사회 업무협약식
-징벌적손해배상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어떤 모임이며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해 고의로 불량한 제조물을 만드는 제조업자와 유통업자에게 경종을 울리고 선량한 소비자들이 충분한 손해배상을 받게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 산업의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2016년에 옥시 가습기 사태를 맞아 1천 명의 변호사와 200명의 교수가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 교수모임(징손모)’을 결성했다. 저는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징손모와 대한변협의 공동 노력으로 2017년 3월 징벌적 손해배상이 제조물에 한해 도입되게 되었다. 앞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모든 분야에 확대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사법농단사태’에 대한 변협 입장은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실효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법의 적용에 있어 법원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주권자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 제79회 변호사연수회
-지난 1월 15일에 ‘포토라인,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개최 배경은
▶포토라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피의자가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세례를 받고 그 배경이 된 혐의사실이 전파를 타는 순간, 국민의 상당수는 피의자에 대해 유죄의 심증을 가지게 된다.
동시에 피의자의 명예는 훼손된다. 어떠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 또는 사회적인 이슈가된 직후에 이루어지는 수사과정에 대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다. 그렇지만 그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지는 추후 보도 내지 반론 보도의 경우 수사과정에 대한 보도만큼 많은 관심을 받기 어렵 다. 이를 위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명예회복을 위한 구제방안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현저하게 훼손된 피의자의 명예를 완전히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포토라인 제도의 역기능은 존재한다. 또한,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에 대하여 보도되는 혐의사실은 비록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법관의 심증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한다.
▲대한변호사협회 신년하례회
-수의 급증으로 변호사 개개인의 어려움이 크다. 어떤 돌파구가 있나
▶법전원 입학정원 2000명은 너무 많다. 변시합격률이 저조한 로스쿨을 중심으로 통폐합이 필요하다. 25개 로스쿨을 20개 정도로 줄이고 입학정원을 1500명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법률 시장은 연 1000명의 신규 변호사를 소화할 수 있는 정도다. 따라서 현재 연 1600명인 변시 합격자를 1000명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준법지원인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 변협에서는 준법지원인 선임 대상 회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준법지원인 제도를 모든 상장기 업에 적용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320개 상장기업에만 적용되는 준법지원인을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1000개 상장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
단순히 변호사 일자리 확대 방안에서 주장 하는 것이 아니라 분식회계, 기업내부통제 이슈 등의 해결을 위한 것이다. 또한 자본 시장의 건전화를 위해 준법지원인을 두지 않은 기업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준법지원을 모범적으로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
▲ 코넬인상 수상
-2019년을 맞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파증불고, 깨질 파, 시루 증, 아니 불, 생각할 고. 시루를 들고 가다가 깨졌다면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서 할 일을 한다는 자세를 말한다. 과거에 조금 잘못된 일이 있더라도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지 말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전관예우를 혁파하고 사회 동질성을 강화해 모든 국민이 사법서비스를 충실히 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있는 미국 등과 달리 기업들이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제조물책임법뿐만 아니라 민법 전반에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
▲사진=더리더
◇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미국 워싱턴 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박사
-미국 뉴욕 주 변호사 자격 취득(현)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현)
-런던국제중재재판소(LCIA) 중재인(현)
-(전)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
-(전)국제변호사협회 한국 이사(IBA Councillor)
-(전)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사)소비자와 함께 공동대표(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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