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투기 의혹 논란…목포 관광객 증가했지만 ‘정치적 비판’ 피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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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9.02.01 09:0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지난달 23일 오후 목포시 대의동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의혹 해명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손혜원은 누구인가?

디자인회사 크로스포인트의 대표였다. 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 로고와 포스터로 이름을 알렸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BI) 업계에서 톱을 찍은 인물. 만들어낸 대표적 상명은 처음처럼, 참이슬, 산, 청하, 정관장, 진로 석수 등이다. 디자이너 출신 중 최초로 국회의원이 됐다.

정계 입문
2015년 7월,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당시 당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홍보위원장이 되자마자 당대표와 의원들의 ‘셀프디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마포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됐다. 당시 지역구 의원이었던 정청래 전 의원이 컷오프돼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손 의원은 42.29%의 득표율을 얻으며 당선됐다.문재인 대선캠프 홍보부본부장을 맡아 손 의원은 친문(親文)계로 분류된다. 또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여중·여고 6년 동창으로 40년지기 친우로 알려졌다.

목포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
지난달 15일 SBS는 손 의원이 전라남도 목포시에 지인과 친척 명의로 건물 9채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손 의원과 측근들이 매입한 그 지역은 1년 뒤 그곳은 목포 문화재 거리로 지정됐다. 후속 보도로 손 의원과 그의 측근들이 20채가량 매입했다고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손 의원이 비공개 문화재 지정 정보를 사전에 알고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을 예측해 건물을 매입했으며 측근에게도 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이트’로 모는 野
야당은 손 의원의 논란을 ‘게이트’라고 규정, 청와대와 연결 짓는다. 야당이 손 의원 논란을 청와대와 엮는 것은 역대 대통령 레임덕이 측근 비리에서부터 시작되어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손혜원 게이트 진상규명 TF와 손혜원랜드 게이트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열린 당 중진의원회의에서 “국민들의 눈은 청와대와 여의도를 주시하고 있다”며 “예산이 막대하게 투입됐을 뿐 아니라 몇 번씩 변경되면서 상당 부분이 손 의원 토지 쪽으로 압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손혜원 부정 사건은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 예견되던 전형적인 사건”이라며 “내용에 있어서는 최순실 사건을 능가할 만큼 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세상이 다 아는 것이 손 의원은 대통령 부인의 절친이고, 그걸로 호가호위하면서 국회에서 말이나 행동이 거칠었다”고 짚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손혜원랜드게이트 진상규명 관련 회의를 마친 뒤 김현아 간사가 손혜원게이트 경과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증거’ 없는 투기·‘처벌’ 없는 이해충돌 방지법

손 의원에게 따라붙는 논란은 ‘투기 의혹’ ,‘이해충돌 방지법’, 그리고 ‘직권남용’이다. 일단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시세차익 정도와 자본투입 기간에 따라 투기와 투자가 나뉜다. 2003년 4월 11일 대법원은 ‘투기행위’에 대해 ‘거래시세의 변동에서 생기는 차액의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거래행위 중에서 사회통념상 회사의 자금운용방법 또는 자산보유수단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회사의 자금운용방법에 대해 규정한 만큼 개인의 부동산 투자는 투기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야당에서도 초기 손 의원에 대해 ‘투기’ 의혹을 제시했으나 이해충돌과 직권남용으로 초점을 선회했다.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 의무 조항(제2조의2)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가 재산상 이해와 관련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도 처벌은 쉽지 않다. 신봉기 한국부패방지법학회장은 지난달 23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현재 시행되는 법률하에서 이해충돌 방지 규정 위반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다”라며 “왜냐하면 명시적인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손 의원의 경우에는 이해충돌 방지 관련한 국회 공무원의 행동 강령에는 처벌할 근거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회적 비난은 따를 수 있지만 법적인 처벌은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김영란법이 만들어질 때 ‘이해가 맞물리는 업무를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넣으려고 했으나 국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만 손 의원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업무상 비밀 이용을 금지한 부패방지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또 상임위 간사 권한을 이용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도록 권력을 행사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 이 혐의들을 적용하기 위해선 ‘정황상’ 취득한 정보가 비밀에 해당되는지, 또 사전에 알고 투자했는지가 적용돼야 한다. 직권남용은 상임위 간사라는 권력을 사용했는지 등이 관건이다.

30년 흘린 ‘목포의 눈물’ , 투기 논란에 전국적인 관심
목표의 유달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연설이 나온 곳이다. 김 전 대통령은 “유달산과 영산강의 영이 있고 삼학도가 혼이 있다면 이 김대중을 보호해달라. 이 김대중이도 죽어서 목포를 지킬 것이다”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1967년, 무려 52년 전의 일이다. 아직도 목포는 유달산, 그리고 DJ가 떠오른다. 목포는 그렇게 멈췄다. 우리나라 3대 항구, 일제강점기 때 가장 먼저 문을 열었고 강점기 때는 전국 5대 도시에 꼽힐 정도로 대도시로 분류됐으나 그 모습이 그대로 2019년까지 유지되고 있다.

손혜원 투기 논란이 일자 손 의원은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에 “어떤 음해가 있더라도 목포에 대한 소신은 변하지 않는다"라며 “순천도 여수도 부러워할 근대역사가 살아있는 거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해프닝으로 목포 관광객이나 늘었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제 친인척들이 사들였다는 그 길”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의 바람대로 목포 관광객은 늘었다. 목포 근대역사관은 개관 이래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근대역사관은 평소 주말 방문객 200명이지만 투기 논란 이후에는 2배이상인 500여 명이 방문했다. 또 외지에서 부동산 구입 문의 급증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목포 여론은 둘로 나뉜다. 투기 의혹이 있으니 공직자로서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과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죽어가던 동네를 살렸다는 평이다.

▲손 의원과 측근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창성장 일대/사진=뉴시스
사업가 손혜원 vs.정치인 손혜원
손혜원은 사업가였다. 그것도 광고업계에서는 ‘톱’을 찍은 사람이었다. 그가 작명해서 히트친 상품은 수도 없다. 그런 그가 정치인이 됐다. 초기에는 이색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 대머리 비하부터 최근에는 신재민 전 서무관에 대한 막말까지 논란은 늘 그를 따라다녔다. 이번에는 국민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동산 투기’ 논란이다. 같은 당이었던 서영교 의원의 검찰 청탁 논란은 묻혀지는 수준이다.

이번 논란에서도 손 의원은 사업적인 감은 탁월했다는 평이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목포 지역은 근현대 건축물과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1935년에 지어진 화신백화점과 일본 영사관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목포시 관광객도 늘었고 목포의 아름다움이 알려진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은 “손 의원이 매입한 목포 지역은 굉장히 보존이 잘돼 있는 지역”이라며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손 의원이 이 지역을 살리고 싶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구 소장은 “국회의원으로서 다른 방법으로 그 지역을 살렸어야 했다”라며 “이를테면 도시재생 특별법은 공포된 지 얼마 안 돼 미비한 점이 많다. 세입자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고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내용은 거의 없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우선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일을 먼저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손 의원과 지인을 모아서 매입했는데 목포 토박이 입장에서는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건물을 산 것”이라며 “지역 사람들끼리 돈을 모아서 펀드를 구성, 건축물을 사는 지역 자산화 같은 방법을 썼더라면 그 지역 수익을 주민들끼리 나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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