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2019 기업인과 대화' 경제활력 현장 목소리 경청

대기업, 중견기업, 지방상의 회장단 등 한국 대표기업인 130여명 참석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2019.01.16 12:1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 사진=청와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은 두번째 기업인과의 만남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나리오 없이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유롭게 토론했다. 특히, 1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뿐 아니라 관련 부처 장관도 토론에 함께 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상의가 추천한 대기업 대표 22명, 업종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인 39명, 대한상의 및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단 67명 등 총 13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오늘 미팅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상의를 탈의 하고 진행하면 어떨까, 제가 건의를 드려보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토론의 진행을 맡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제안으로 모두들 정장 재킷을 벗고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시작되었다.

황창규 KT 회장이 '혁신'에 대한 이야기로 토론의 문을 열었습니다. 황 회장은 '기업 투자 정책 강화', '규제완화' 등 정부의 대응에 고마움을 전한 후, '개인정보보호 규제 부분'에 대한 건의를 이어갔다.

"2015년에 메르스가 발생해서 200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2018년 조기에 진압되었고, 사상자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거는 그 재난 속에서도 정부가 KT한테 개인정보인 로밍 데이터를 쓰게끔 허락을 해 주셔서 저희들이 빅데이터와 AI를 돌려서, 환자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을 조기에 격리시켰기 때문에 이런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황 회장은 성공사례를 언급하며 전세계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AI나 빅데이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를 좀 더 풀어 주길 건의했다.

이에 대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빅데이터와 관련한 규제는, 잘아시는 대로 규제샌드박스 법이 내일모레 17일부터 발효가 됩니다."라며 시행령이 확정되면 관련 부분에 대한 상당한 가속을 예측했다.

이어 유 장관은 "개인정보 3법은 지난 11월에 정부와 여당이 개정안을 발의해서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더욱 긴밀하게 잘 준비해서 조기에 성과 내도록 지원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고성에서 중소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송무석 삼강M&T 대표이사는 '경상남도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인 삼강M&T'의 성공적 상생협력 모범사례를 발표했다.

"근 1년에 걸쳐서 대만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의 하부구조물을 수주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온 결과 다음 주에 계약이 성사될 것 같습니다."

송 이사는 본인의 경험담을 전하며 "정부와 민간기업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 같아서 널리 알리고 싶어서 제가 마이크를 잡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종태 퍼시스 회장은 '규제개혁'에 대해 건의했다. 이 회장은 "수십 년 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입증 책임을 공직자가 갖도록 하자는 것도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것을 할 순 없지만, 굉장히 중요한 이 부분에 대해선 지금 말씀하신 대로 공직자가 입증책임 안 되면 과감하게 없애버리는 시도를 올해 저희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 기본 전제는 실패에 대한 용납입니다. 혁신을 할 때 무조건 실패합니다. 그리고 잘 안 됩니다. 이것을 사회가 용납을 못하시면 솔직히 혁신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용납하는 법을 적용하거나, 규제를 완화하시거나 샌드박스의 어떤 했을 때 기본적인 철학적인 배경이 실패를 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 회장님께서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된다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실패할 수도 있는 장기적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실한 노력 끝에 그 결과로 실패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를 하나의 성과로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후 성남상의 회장은 '남북경제협력'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반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으로 개성연락사무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남북한 민과 관이 만나서 남북 인프라 표준 정비사업, 남한의 기술 인력과 과학인력 양성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니 이것을 협력과제로 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 경제 제재가 풀려야 가능합니다. 제재가 풀리게 되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제협력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조사연구의 선행, 표준화 등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범위의 준비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요즘 심각한 대기문제, 미세먼지에 대해 기업 차원의 대책과 아이디어도 논의되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하고, 몽골 2,700만평의 부지에 나무를 심는 식재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을 전했다.

신동우 상주상의 회장은 “질소산화물을 질소로 필터관리하여 공기를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라며 미세먼지 국내요인의 상당 부분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께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해 약속했다.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작년 숙제라고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 명’은 꼭 지키겠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입니다. 개인적 이야기 하자면 두 아이 아버지로서 아이들 커가는 것 보며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기회, 꿈과 희망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현안에 대한 총괄 답변을 했다.
이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높고, 임금격차가 높은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나라의 과도한 장시간 근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임을 밝혔다. 이어 이장관은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는 것을 정부가 잘 알고 있다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치가 잘못되면 경제환경도 나빠진다'며 " 어렵게 작년 규제샌드박스법 등을 통과시켰습니다. 탄력근로제, 최저임금제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반도에 평화프로세스, 비핵화 성공해야 우리 경제의 미래도 열립니다."라며 기업인들도 마음을 모아달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좋은 일자리. 둘째, 상생과 협력입니다"라며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그런 저력을 올해도 발휘하여,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갑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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