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천 제천시장, 회색 벗기고 ‘힐링의 고장’ 입힌다

[기초단체장을 만나다]“지역 특색 활용, 사계절 내내 머물고 싶은 제천 만들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9.01.07 09:4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이상천 제천시장/사진=제천시청 제공

“지자체의 경쟁은 브랜드가 좌우합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지자체장의 몫입니다.” 1960~80년대 산업화 시절 시멘트와 석탄 산업은 호황을 맞았다. 석회암 지대였던 충북 제천에 시멘트와 석탄 기업이 들어섰다. 충북선과 태백선이 교차하는 중앙선이 지나가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시멘트 산업이 성장 하면서 제천의 지역경제도 발전했다.


시멘트와 석탄 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제천 지역경제도 같이 기울었다. 경제 성장동력이 없어진 데다가 지역 이미지는 시멘트와 석탄 때문에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시를 ‘회색’으로 비유했다. 그만큼 시는 생기가 없고 성장동력이 없었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월악산과 소백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제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로 2시간이 걸리지 않아 교통편이 좋은 점도 한몫한다. 이 시장은 회색으로 가득 찬 도시인 충북 제천의 이미지를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 간 경쟁은 ‘브랜드 싸움’” 이라며 “시의 이미지가 좋아지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축제를 기획했다. 제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관광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제천의 가장 유명한 축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그가 제천시 공무원일 때 기획했다. 또 ‘제베리아’라고 부를 정도로 추운 점을 살려 2019년 겨울왕국페스티벌을 개최 한다.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시내에는 겨울 벚꽃축 제가 진행된다. 지자체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라고 말하는 이 시장을 12월 10일 제천시청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천의 도심 공동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도심 공동화가 제천에서 어떻게 진행됐나
▶제천은 과거에 시멘트 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철도 교통의 요충지였다. 그때 시가 발전하면서 중심지인 중앙동과 명동, 교동이 발전했다. 시멘트 산업이 불황을 맞으면서 제천 지역경제도 같이 어려워졌다. 시 외곽인 하소나 장락, 강제 등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심이 쇠락했 다. 전국적인 추세인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 그리고 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증가 등의 요인이 더해져 공동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일단 인구를 늘려야 한다. 이건 시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구 증가 정책’ 말은 쉽지만 해내기는 어렵다. 거주하는 사람이 증가하지 는 않더라도 오는 사람은 많아야 한다. 관광객을 늘리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체류형 관광객’이 많아져야 한다.

-어떻게 ‘머무는’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나
▶제천이 교통편이 좋아 거쳐가는 사람들이 많다. 제천 관광은 청풍호 중심으로 ‘패스형 관광’이었다. 이제는 도심 위주의 체류형 관광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광 패턴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 지역 특화 축제로 봄에는 청풍 호벚꽃축제, 여름에는 국제음악영화제, 가을에는 한방바이오박람회, 이번 겨울부터는 새롭게 신설되는 제천 얼음축제와 겨울 벚꽃축제를 도심에서 열 예정이다. 사계절 내내 머물고 싶은 제천을 만드는 게 목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최초 기획했다고
▶‘석탄산업 배후도시’로 불리던 제천이다. 색깔을 떠올리면 ‘회색’이었다. 제천에 내려서 기차를 갈아타는 경우가 많았다. 오래된 숙박업소도 많고 홍등가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은 브랜드 싸움이라고 생각 한다. 우리 제천시의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힐링의 고장인데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 제천시 공무원 시절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음악 영화제를 기획했다.

-영화제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나
▶이제까지 지역경제에 기여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후보 시절 공약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영화제’를 내세웠다. 올해는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청풍호반 무대 에서 ‘원 썸머 나잇’을 진행했다. 원 썸머 나잇은 영화와 콘서트를 융합한 공연이다. 또 의림지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의림 썸머 나잇’, 신선한 신인 뮤지션을 제천 시내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등을 개최했다. 앞으로 공연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영화제의 순수한 기능을 살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행사로 만들 예정이다.

▲/사진=제천시청 제공
-제천은 ‘제베리아’라고 부를 정도로 무척 춥다
▶제천이 분지 지역이다. 주변에 월악산과 소백산이 있다. 찬바람이 계속 머무는 지역이 다. 이런 추운 점을 살려서 2019년 겨울왕국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겨울에는 밤이 길고 사람이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상가는 7 시면 문을 닫는다. 관광객이 적을 수밖에 없다. 도심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겨울 행사를 기획했다.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시내에는 겨울 벚꽃축제를 열 예정이다. 또 의림지에서 얼음 축제를 열 것이다. 제천은 접근성이 좋지 않나. 콘셉트가 좋으면 성공하기 쉽다. 홍보만 잘되면 도심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제천이 먹고살기 힘든 도시다. 소위 굴뚝이 없다. 큰 산업이 발전하지 않아 의지할 산업은 관광이다. 지자체장의 참신한 기획이 제천의 장점을 살릴 수도, 혹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지자체장의 역량은 여기서 판가름 난다고 생각한다. 제천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제천은 치유 도시다. 오면 힐링되는 고장이다. 이런 점을 살려 제천의 관광 산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제천 예술의 전당을 2021년까지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의 전당 건립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젊은 사람들이 제천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문화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제천의 문화시설은 문화 회관뿐이다. 30년이 넘어 시설이 노후됐다. 시에 예술의 전당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부지 선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시는 세명대학교 안에, 충청북도는 옛 동명초 부지에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세명대학교 제2캠퍼스를 짓고 예술의 전당은 세명대 캠퍼스 안에 짓는 것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충청북도에서 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시민의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 한다. 동명초 부지에 지을지, 세명대 안에 지을지는 시민의 의견을 취합해 내년에 결정할 것이다.

-왜 세명대 내에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인구가 줄어들면 대학도 굉장히 어렵다. 제천에 있는 대학인 세명대의 경쟁력도 중요하다. 세명대 학생 비율이 제천시 인구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학교 내에 문화시설을 지어주면 경쟁력이 생긴다. 도심은 대학으로, 대학은 도심으로 서로 상생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이 문제는 주민 의견에 따를 예정이다. 세명대 부지에 짓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시에 예술의 전당을 건립하는 것은 확정됐다. 어디든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옛 동명초 부지는 어떻게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광장으로 만들면 어떨까. 유럽은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됐다. 우리나라는 도심부터 형성돼 광장이라고 할 게 없다. 광장이 만들어지면 관광지가 되고, 사람들이 찾아오니 도심공동화 현상도 없어진다. 올해 박달가 요제라는 트로트 가요제가 동명초에서 개최됐는데 1만 명이 찾아왔다. 또 제천의병제, 중심상권 활성화 프로젝트인 도시락페스타를 열기도 했다. 이번 겨울에는 야외 스케이트장과 썰매장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발생한 화재 참사 터에 추모공원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0월 14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비용을 특별교부세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해당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제천시로 이전되면 특별교부세를 지원해주겠다고 화답했다. 화재 건물에 대해 참사 이후 시가 우선 지급한 유족 위로금을 비롯해 제반 비용 등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했다. 현재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며 내년 초 경매가 진행될 경우 해당 건물과 땅을 낙찰받을 계획이다. 건물의 매입과 철거를 완료하면 지원받은 특별교부세와 자체사업비를 투입해 지역 상권의 화재사고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복합문화 공간 조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상천 제천시장/사진=제천시청 제공
-제천시 행정복지국장을 지내다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취임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행정복지국장일 때는 참모였다. 시장은 정책 결정자다. 막상 시장이 돼보니 생각과는 다른 점이 많다. 어쨌든 실무적인 경험이 시장직을 수행할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책을 결정할 때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장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인사권이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한 명이 좋으면 나머지는 싫은 게 인사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제천에서 태어나 시에 대한 애정이 깊다. 대학 졸업해서 제천에서 공무원을 하면서 지방행정이 정치권에 휘둘릴 때 손해가 시민에게 오롯이 가는 것을 경험했다. 제천시 예산이 9000억원 정도 된다. 이 예산만 합리적으로, 효율적으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쓰인다면 시민이 행복한 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다. 다만 행정 전문가라는 이야기는 듣고 싶다. 지방행정은 지방을 잘 아는 행정 전문가가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시정을 운영할 계획인가
▶‘약자 편에 서는 시장’이 되고 싶다. 장애인과 소외된 시민들을 위해 일할 것이다. 또 권위적인 시장이 되고 싶지는 않다. 주말에 되도록이면 비서나 다른 사람들과 동행하지 않고 청바지 입고 다닌다. 늘 시민 입장 에서 보겠다.


이상천 제천시장
1961년 5월 1일 출생
한양대학교 졸업
세명대학교대학원 재학
제천시청 미래경영본부 축제영상팀 팀장
제천시청 기획감사담당관
제천시청 행정복지국 자치행정과장
제천시청 행정복지국장
제7대 충청북도 제천시 시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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