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지지율 왜 떨어졌나?

젠더이슈·양심적병역거부·공공기관 비리, 20대 남성에 영향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9.01.03 09:4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여론조사 기간은 2018년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 대상.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 수준).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첫해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갤럽>이 노태우 정부 때부터 진행한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평가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 지지율이 1년 차 2~3 분기 83%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겼다. 문 대통령의 1년 차 1분기 지지율은 81%다. 그 이후 60~70%대를 상회하며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런 지지율에 금이 가고 있다. 한국갤럽 12월 2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평가’에 대해 45%가 잘하고 있다고, 44%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긍정 비율과 부정 비율이 1%p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지지율 이탈 계층은 △20대 △영남권 △자영업자라는 말에 신조어 ‘이영자’ 라는 용어가 나왔다.


2030세대는 문 대통령의 최대 지지층이다. 지난 10월 4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는 문 대통령에 대해 8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19%였다. 11월 1주에는 긍정평가가 56%, 부정평가가 34%였고 12월 2주 여론조사에서는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1%p밖에 차이 나지 않는 다.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평가는 줄어들고 부정평가가 높아졌다.


20대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남성의 부정평가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20대 남성은 문 대통령에 38%만 긍정적으로 봤다. 반면 여성의 경우 61%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대는 ‘가장 심각한 한국 갈등’으로 성 갈등(57%)을 1위로 뽑았다. 빈부갈등이 22%, 이념갈등이 9%를 기록한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반면 전체 응답자의 대답은 ‘빈부갈등’이 35%로 1위를 차지했고, 이념갈등이 22%, 성 갈등이 21%라고 응답했다. 그만큼 20대는 ‘젠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채울 것을 내걸었다. 1기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을 27.8%로 맞췄다. 과거 정부보다 여성 장관 비율이 월등히 높다.

◇‘젠더 이슈·양심적 병역 거부·공공기관 비리’, 20대 男에 영향
20대 남성 지지율이 이탈한 이유는 △젠더 이슈 △공공기관 인사 △병역적 양심 거부로 정리된다. 장안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씨(25세)는 “애초에 여성 장관의 TO를 30% 로 잡아놓은 것 자체가 역차별이라고 생각 한다”며 “성별로 제한을 두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금 남녀갈등이 이슈인 사회에서 한쪽 편을 드는 느낌”이라며 “문 대통령 자체가 여성 위주의 정책을 펼친다는 것,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젠더 이슈를 부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전농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장 씨(26세) 는 “인구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이 왜취약계층으로 보여지는지 모르겠다”며 “문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20대 여성이니까 그걸 대상으로 정책을 펼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정책은 인기 영합식으로 보여지 기도 한다. 최대 팬층의 지지 기반을 공고 하게 하는 것으로 비춰져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도 20대의 등을 돌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는 12월 4일 ‘공공기관 친문 백서―문재인 정부 낙하산·캠코더 인사 현황’을 발표 했다. 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 340곳에 임명된 임원(기관장 포함) 1651명 가운데 365명이 이른바 ‘캠코더’(대선캠프·코드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라고 분석 했다.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지지했다는 취업준비생 김 씨(26세)는 “보수정당은 ‘기득권 정당’ 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며 “기득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서민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나 공기업 이사장을 입맛대로 내정하는 ‘캠코더’(문재인 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다르다고 생각했지만 보수 정당과 그다지 다를 게 없다. 그런 점이 더 크게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대책 보고대회 겸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 부정적 영향↑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나왔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지난 14년 동안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7명의 무죄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됐다. 오 씨(24세)는 “20대다 보니 군 정책에 대해 관심이 간다”라며 “양심적 병역 거부는 ‘양심적’이라는 말 자체도 모순적일 뿐만 아니라 무죄 판결 내린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무죄 판결로 병역 비리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공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군 가산제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없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도 너무 눈치 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이 씨 (28세)는 “문 대통령이 잘한다고 생각되는 것 중 하나가 대북관계”라며 “하지만 선은 지켰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천안함 폭침 주범인 김영철이 우리나라에 온 것도 문제다. 통일부가 북한 정보 포털 홈페이지에 게재된 ‘김영철’을 삭제한 것 등 너무 눈치 보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일자리 악화·최저임금 인상 등은 오히려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취업준비생 김 씨(27세)는 “우리나라 일자리 시장이 좋았던 적이 있나. 취업이 되지 않는 게 정부 탓이라고 생각 하지는 않는다”라며 “공무원을 눈에 띄게 늘린 것도 그렇고, 정부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것 같다. 이 부분에서는 비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이 인상돼 좋지 않으냐 는 질문에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세대는 20대 초반”이라며 “20대 중·후반만 되어도 취업 준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최저임금보다 많이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20대 초반은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중·후반만 되어도 지지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남권, “호남권 인사 편중, 52시간 도입 이후 더 바빠져”
11월 3주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은 40% 가 ‘잘하고 있다’고, 46%는 ‘잘못하고 있다’ 고 응답했다. 반면 12월 2주에는 긍정답변이 28%, 부정답변이 60%로, 부정답변이 두 배 넘게 많았다. 또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도 11월 3주 ‘잘하고 있다’가 46%, ‘잘못하고 있다’가 49%로 조사됐지만, 12월 2주에는 각각 41%, 49%로 부정평가가 높게 나왔다.


울산 성남동에 거주하는 조 씨(33세)는 “어릴 때부터 한국당 지지자였는데 국정농단에 대한 실망이 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았다”라며 “그런데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 경제가 더 좋지 않아진 게 모두 정부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인사를 내정할 때도 호남권을 많은 것 같다”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영남권 인사가 많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데 문대통령을 지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내각 1기 인사를 출신별로 살펴보면 영남권 6명, 호남권 6명, 경기 6명 서울 6명이다. 지난 보수정권에 비해 영남권 인사가 줄고 호남권 인사가 많아져 영남권에 서는 ‘많지 않다’고 느끼는 듯하다.


울산 공장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이 씨(35 세)는 52시간제가 적용되고 난 뒤 더욱 바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 공장단지는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부 하청업체”라며 “직영 직원들은 52시간이 시행되고 난 이후에 더 바빠졌다”고 설명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 에만 적용된다. 하청 업체 인원은 대부분 그 이하다. 때문에 52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 씨는 “본사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 줄어든 것은 우리 근무 시간이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해당 제도가 적용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4 일까지 실시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송철호 울산시 장은 35.1%로 17위를 기록했다. 전국 최하위다. 송 시장은 지난 10월에도 17위를 기록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관이 있을까. 방어 진동에 거주하는 이 씨는 “문 대통령과 울산시장은 별개”라며 “울산시민은 경기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지금 유독 중공업·자동차 산업이 좋지 않으니까 시장 지지율이 높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송 시장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민주당 시장이 처음이니까 사실 조금 낯설다”라며 “모든 잘못이 송 시장에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누가 시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 같은 경기에서는 지지율이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 라고 답했다.

▲산자부 업무보고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시스
◇“최저임금 인상, 어쩔 수 없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문 대통령의 열성지지자’를 자처한 자영업자 하는 김 씨(31세)는 “최저임금 인상이 시대의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은 맞지만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시간이 갈수록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오른다. 그만큼 매출이 늘어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우리의 마진을 줄여 임금을 맞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 서린동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신 씨(48세)는 “사회를 생각하면 오르는 게 맞지만 당장 우리 가정을 생각하면 죽을 일”이라며 “정치라는 게 내 삶에 영향을 주는 대로 표가 가지 않나. 나도 지난 대통령 때 나라꼴이 말이 아니라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라고 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당장 내 삶이 어려워지니 마음이 돌아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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