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양 충분… 재건축·재개발완화가 부동산 값 잡는다”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공급보다 규제·대출 완화가 먼저”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한지연 기자 2018.11.30 15:2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국민’ 대한민국 사람 대다수의 큰 관심사인 부동산 정책과 법안을 가장 먼저 심사하는 국토 교통위원장의 정책 지향점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을 위해선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시장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 광역 교통체제를 확충해 국민들이 출퇴근길 만원 전철에 시달리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 했다. ‘국토’와 ‘교통’ 모두에서 그의 정치는 국민에 방점이 찍힌다.

재건축·재개발 풀어야, 공급은 다음 차례
박 위원장의 머릿속엔 부동산 이슈가 가득 하다. 국민을 생각해서 그렇다. 그는 “현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정책의 결과가 어떤지 보라”며 “수도권의 부동산가격은 규제에도 아랑곳 않고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정부가 분양가를 제한하면서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의 청약시장엔 이른바 ‘로또 청약’ 열풍이 불었다. 또 8·2 부동산대책 등각종 주택시장 규제로 지방 부동산시장의 자금이 ‘똘똘한 한 채’라 불리는 서울권 주택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신규택지 개발과 그린벨트 해지 등 정부의 공급정책에 대해 “정확한 수요 조사 없이 외곽지역에 주택을 공급하면 오히려 미분양만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를 풀지 않고 무작정 공급을 확대하려는 부동산정책은 순서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정책, 양보다 질이 중요
박 위원장이 생각하는 대안은 뭘까. 그는 규제완화와 대출비율 문제 등을 총망라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계를 막론한 부동산정책의 컨트롤타워 설치도 제안했다.
그는 “청와대와 여야, 장관, 서울시장이 따로 노는 엇박자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주택공급 방안으로 도심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 완화를 꼽았다. 그는 “지금의 주택 부족 현상은 총량이 아니라 서울 도심에 양질의 주택이 부족한 것에서 온다” 며 “올해 초 강화한 안전진단 기준부터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가격 현실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비율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주택 구입 시 은행 대출을 40%로 제한한 현 제도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꿈을 봉쇄한다”며 “주택을 처음으로 구입하는 무주택자에 한해선 대출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연소득 7000만원 이상의 신혼부부도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통망 정비를 통한 일자리와 주거문제 해결도 꾀했다. 박 위원장은 “수도권 광역 지하철망을 확충해 경기도 등 외곽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교통 문제를 해결하면 수도권 주택의 가성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대책의 틀을 뛰어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부동산문 제를 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며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이 아닌 생산적인 산업분야로 흐르도록 새로운 산업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낮춰야
박 위원장은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을 부동산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때문에 그는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부담률은 현실화할수 있는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9월 재건축 부담금 산정의 합리성을 높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을 국회에 제출했다. 재건축 부담금을 줄여 재건축을 활성화하자는게 골자다. 박 위원장은 “높은 부담금은 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을 막는다”며 이 법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지난 5월 서울 서초구청은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반포동 반포 현대아파트의 초과 이익 부담금을 가구당 1억3569만원으로 산출해 재건축 조합에 통보한 바 있다. 1억 4000여만원에 이르는 부담금은 당초 조합이 예상한 부담 금액인 850만원 대비 16배에 달한다. 이후 과도한 부담금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법안은 재건축 부담금 산정의 합리성을 높여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장기주택보유자에 대해선 부담금을 감면할 수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부담금의 부과개시 시점을 현행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는 사업시행계획인가일로 늦췄다. 박 위원장은 “현행법은 제정(2006년)한 지 10년이 지난 낡은 법”이 라며 “2006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률도 반영 하지 않고 부담금 부과율을 계속해서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가액 산정방식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BMW 차량 화재 사태로 인해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이 제기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과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법 개정안’에도 관심이 많다. 두 법안 모두 박 위원장이 대표발의했다.
‘자동차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차량 결함으로 인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제작사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제작사가 결함이 없다고 증명하는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했다. 박 위원장은 “차량 결함 사실을 은폐하는 등 제작사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작사의 자발적 리콜을 유도하겠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 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수도권 ‘지옥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경계를 넘나드는 광역교통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법적 권한 부족으로 해당 정책 추진은 소홀한 상황이다. 이에 지자체가 아닌 중앙행정기관으로 광역교통 정책과 문제 해결만을 전담하는 기관을 신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 위원장은 “만원전철에서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며 “교통망 정비를 통해 일자리와 주거문제가 해결 되면 서울 주택시장의 과열 또한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치’는 선택 아닌 필수
20대 국회 후반기 개편으로 국토위원장을 맡은 박 위원장은 최초의 여성 국토위원장이다. 그의 최대 무기는 ‘협치력’이다. 교육전문가 출신인 덕분에 실전에서 터득한 무기가 많다.
취임 당시 국토교통 분야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경험과 실력으로 정면 승부했다. 그는 “지역구인 안산 지역은 2004년부터 올해까진 재개발과 재건축 현안이, 2010년부턴 ‘신안산선’과 KTX 초지역 정차 문제 등 굵직한 국토교통 분야의 현안이 많은 곳”이라며 “10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현안을 다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실 있는 국토위 운영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박 위원장은 그 방법으로 ‘국민을 위한 협치'’ 강조했다. 그는 “국토위는 여당과 야3당, 무소속이 함께한다”며 “각 당의 입장이 다르고 대안도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이라는 정책 지향점이 동일한 만큼, 위원들과 함께 치열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부동산 책임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견제’와 ‘협치’ 둘다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며 “문제가 있는 정책에는 단호히 견제하고 맞서되 정부의 좋은 정책은 힘을 합쳐 추진하겠다”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순자 국회 국토위원장
1958년 경북 군위 출생
성지고, 고려대 경제학과
경기도의회 의원
한나라당 중앙여성위원장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한나라당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일자리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유한국당 중앙연수원 원장
17·18·20대 국회의원(경기 안산시 단원구을)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위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정치/사회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