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가 만난 모두의 변호사]"영원한 사회적 약자는 없어요"

이건우 변호사,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무료 볍률상담, 접근성 개선 필요

모두의 변호사 김태우 센터장 2018.11.30 14:5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무료법률상담센터 ‘모두의 변호사’는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함과 희망을 줄 때 많은 힘을 얻는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모두의 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변호사를 만날 때도 그러하다. 기사를 접하고 모두의 변호사를 알게 되었다면서 사건 분류 같은 단순한 업무라도 자신이 맡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온 이건우 변호사를 만났다. 큰 액수의 돈이 오고 가는 금융 자 문과 부동산 관련 자문이라는 특수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들의 작은 재산도 큰 액수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긴 뜻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개를 부탁한다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그 사건을 논리적으로 풀어 헤쳐나가는 10년 차 변호사다. 법무법인 광장에서 8년 넘게 재직하며 주로 굵직한 금융 자문 업무와 부동산 관련 자문 업무를 수행하다가 법무법인 산하를 거쳐 지금은 법무법인(유)현에서 근무하고 있다.
부동산 및 금융 자문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건설 관련 소송사건 등도 담당하고 있다.

-변호사가 된 계기는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적성에 맞는 한성과학 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 학과로 학업을 이어갔다. 대학에 다니면서 우연히 접하게 된 법학이라는 학문이 그동안 공부해온 이과 계열 학문과 논리적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생각해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앞 분식집 에서 두 사람이 다투는데 그중 내가 보기에도 잘못이 없는 사람이 말을 잘 못해서 억울해하는 걸 보고 이런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연하게 목격한 그 사건이 사법시험을 공부하고 변호사가 된 계기 였다. 그 후 법무관 3년을 포함해서 약 13년간 법조인으로 생활해오면서 지금은 주변의 문제가 모두 논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낀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대하는 마음은 어떤가
▶사건 자체는 두 번째 문제인것 같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건으로 인해 의뢰인이 마음을 다치게 된 것이다. 그러기에 어떤 의뢰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 있는 본질을 파악해보려고 노력한다. 이를 통해 의뢰인을 좀 더 깊숙이 이해할 수 있고, 결국 의뢰인을 위로해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는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제약을 두기보다 의뢰인이 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도록 되도록 편안하게 대하려고 노력 한다.

-법조인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떤 것이 있나
▶아주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처음 가게 된 때로부터 지금까지 20년 정도나 되는 단골 백반집이 있다. 아버지가 하던 집을 이제는 아들이 사장이 되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늦은 시간에 여느 때처럼 밥을 먹고 나오는데 사장이 식당 밖에서 굉장히 심각한 얼굴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무슨 일있냐고 물어도 한참을 말을 하지 않아서 결국 근처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겨 술을 한잔 마시게 되었다. 알고 보니 이 사장은 나와 나이도 같았는데 결혼을 일찍 해서 그때 벌써 중학생 아들을 두고 있었다. 그 아들이 학교에서 여러 명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가해 학생들 집안이 소위 힘 좀 쓰는 집안이라서 그랬는지 학교에서도 그냥 넘어가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백반집 사장과 함께 그 학교를 찾아갔다.
백반집 사장이 대형 로펌 변호사를 대동해서 나타났으니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다. 가해 학생들 부모 10여 명이 1시간도 안 되어서 몰려오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그들에게 백반집 사장을 대신해서 논리적으로 피해의 정도와 그에 따른 앞으로의 법적 조치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결국 가해 학생, 그 부모들에게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학교로 부터는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냈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서로 악수하면서 진심으로 화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법정이 아니었고 내가 판사도 아니었지만 그 어떤 재판보다 훈훈했던 기억이다.

-전문분야는 어떻게 되나
▶주로 금융 자문 업무와 부동산 관련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적법하면서도 의뢰인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구조가 되도록 조언 하고 거래조건에 대하여 필요한 협상을 수행하고 그 거래구조와 협상 결과에 따른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이 체결되면 그 계약의 이행을 지원하는 등의 업무이다.
예를 들어 의뢰인이 회사를 세워 빌딩을 매입하고자 할 때, 어떤 형태의 회사를 세울수 있는지, 그중 여러 가지 면에서 의뢰인에게 가장 유리한 형태의 회사는 무엇인지 알려주고, 매도인, 권리관계, 계약관계 등 법적인 측면을 분석한다. 그 빌딩과 관련하여 혹시라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확인 하고, 거래조건에 대하여 상대방과 협상하여 그에 따라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매매 대금 지급과 관련된 조건이나 이행사항이 충족되었는지 확인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물론 위와 같이 큰 액수의 돈이 오고 가는 사건만 맡는 것이 아니라, 주택이나 토지, 특히 요즘 들어 많이 문제가 되는 일반 상가의 매매, 임대차에 대하여 사전에 법적 자문을 해주거나, 분쟁이 발생한 경우 상대방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거나, 해결되지 않는 경우 소송을 제기하거나,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에 응소하여 대응하기도 한다.

-변호사란 직업의 고충은 무엇인가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나의 작은 실수가 의뢰인에게는 인생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잘못된 결과로 나타나는 일도 있다. 그래서 작은 실수도 하지 않도록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 점이 고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사건 자체를 위한 경우이든 사건 외적인 경우이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사실 좋은 얘기보다는 안 좋은 얘기가 훨씬 많고 가슴 아픈 사연도 참 많다. 아무리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어떤 방법으로도 내가 도움을 줄 수 없고 의뢰인의 다친 마음을 치유해줄 수도 없는 경우가 있다. 가끔은 이럴 때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직업에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에게 점차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와 같이 개정되기 전의 법률상으로는 보호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임대인의 명도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상가 임차인이 있었다. 나는 그 상가 임차인과 함께 임대인을 수차례 만나서 현재 당사자들의 상황이나 향후 분쟁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을 설명하면서 설득하였다.
결국은 비록 임차인이 가장 원했던 대로 그 상가에서 계속 영업을 할 수는 없었지만, 임차인으로서는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합의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내가 가진 수단으로 곤경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변호사란 직업의 보람인 것 같다.

-재능기부 참여에 대한 생각은
▶법을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에게 변호사가 법적 지식을 나누어주는 것도 재능기부라고 한다면, 어느 변호사라도 그러한 재능기부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재능기부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넘어 그러한 재능기부를 실제로 실천하고 성실함과 꾸준함, 책임감으로 그러한 재능기부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변호사의 사회적 책임을 올바르게 이행하는 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른 많은 변호사들도 자신의 재능기부에 대하여 좀더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변호사로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회적 약자는, 법적 조력을 받기만 한다면 부당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에도 어떠한 이유로든 그러한 충분한 법적 조력을 받지 못하여 부당한 일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법이 필요한데 재정적 으로 어렵다거나 방법을 몰라서 법적인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모든 분들이 사회적 약자라고 본다.

-‘무료법률상담센터 모두의 변호사’를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쉽고 편리한, 믿을 수 있는 무료법률상담 방법이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이나 영상통화가 보편화된 시대에 그동안 무료 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기관이나 단체들이 부족했던 접근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고 생각된다. 모두의 변호사는 상담을 의뢰하는 사람이나 자문하는 사람 모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했다고 보인다. 그중에서도 무료법률상담에 드는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한 것이 모두의 변호사만이 가진 특별 함이라고 본다. 또한, 운영위원장을 맡고 계신 정해창 전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운영진이 아주 유명하고 신뢰가 두터운 분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띤다. 명칭에서부터 모두의 변호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무료법률상담 현실은
▶무료법률상담을 해주는 기관이나 단체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많은 사회적 약자에게 가까이 다가서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리운전 광고처럼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홍보가 되어야 하는데 전혀 안 되고 있는 것이 문제 같다. 또한,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해줄 마음이 있는 변호사에 게도 접근성 측면에서 장벽이 존재했던 것같다. 실제로 이런 몇 개의 단체에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도 답변이 없다. 홍보와 관리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모두의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틈틈이 재능기부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혼자 돕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예전부터 여러 무료법률단체를 알아 보고 실제로 찾아가 얘기를 나눠보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큰 부담 없이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모두의 변호사를 알게 되었고, 설립취지에 공감해 내가 먼저 연락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모두의 변호사에 바라는 점은 나도 변호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모두의 변호사도 아직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다. 모두의 변호사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고 하지만 혹시 그 대상 중에서도 소외된 계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러한 사람들에게도 접근성을 더욱 높일수 있는 방안을 계속 연구해서 개선시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러기위해 나부터 열심히 노력하겠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에서는“모든 국민은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 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히 특수계층인 갑과 사회적 약자인 을로 나뉘어져 있다. 이 오랜 관행들이 요즘 들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만큼 세상이 희망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앞서 여러 가지 이유로 법적 조력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사회적 약자라 칭하기는 했지만, 사회적 약자의 문제가 법적 문제뿐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모두의 변호사를 통해 적어도 법적 부분에서 받은 도움을 바탕으로 다른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 사회적 약자가 영원한 게 아님을 기억하고 사회적 강자로 거듭나시기를 소망해본다.



이건우 변호사

사법연수원 제35기
現 법무법인(유) 파트너 변호사
법무법인 산하 파트너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대한민국 육군법무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학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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