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에서 대장까지, 전군이 공유할 ‘밀리터리 독트린’ 필요

안규백 국방위원장, 미래 軍은 첨단병력 바탕으로 한 기동성·합동성으로 무장해야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서동욱 기자 2018.11.06 14:3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한반도에 종전과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남북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어느덧 연결과 협력이 됐다. 불과 1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 지난 10월 1일은 70주년 ‘국군의 날’ 이었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시가행진 없이 기념식과 축하공연이 열린 다. 역대 정부는 1993년 이후 대통령 취임년 도에 맞춰 5년 주기로 대규모 행사를 벌여 왔다. 평화와 불가침의 시대, 변화하고 있는 우리 군의 단면이다.

국방부는 이번 국군의 날 행사 표제어 가운데 하나로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는 국군’ 을 선택했다. 평화의시대 국방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안보전략이기도 하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정부가 추진 하고 있는 ‘국방개혁 2.0’의 ‘감시’와 ‘지원’을 국방위원회의 최대 과제로 꼽았다. 국방개혁 2.0은 군 구조와 방위사업 분야 등을 개선해 새로운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정부는 개혁법안 개정작업을 올해 안에 마 무리할 계획이다. 안 위원장은 ‘우리 군이 하나의 가치공동체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등병부터 대장까지 전군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체계인 ‘밀리터리 독트린(Military Doctrine·군사교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군이 이러한 군사적 철학을 고안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미래 병력운용 기본방향은 기동성과 합동성

-지속적인 병력 감축으로 군 병력 50만 명 시대가 된다. 바람직한 병력 운용방안이 무엇인가 
▶병력 감축은 시대적 흐름이다.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있어 병역자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병력 감축의 주 대상은 육군 이다. 육군에서만 11만8000여 명을 줄이는데 병력 운용의 효율성과 해·공군의 첨단화가 관건이다. 육군이 추진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개인전투체계)’과 ‘드론봇(드론+로 봇)’ 부대 등은 그러한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 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군은 첨단병력을 바탕으로 기동성과 합동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3군 균형발전은 우리 군의 오래된 요구사항이다. 육해공군의 적정한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언인가
▶육해공 3군의 섭생은 사람의 신체나 장기처럼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 국군 창설 이래 어수선한 정국이나 열악한 예산환경 아래서 해군과 공군을 육성하는 것이 극히 어려 웠다. 미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 체제에서 우리 국군은 막강한 육군력을 통해 미군의 첨단 해·공군과 연합작전을 펼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추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3군의 균형발전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전군이 공유 하는 것이 중요하고 해·공군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안보지원사령부, 방첩업무에만 집중해야

-기무사령부가 안보지원사령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기무사 ‘셀프개혁’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군에 방첩(적의 첩보활동을 막고 기밀 유출을 막는 것)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란 말이 있듯 방첩활동은 군에 필수적인 기능이다. 기무사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정보 기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민간인 사찰등 부정적인 부분을 없애고 방첩기능 본연의 업무는 장려하는 것이 맞다.

-기무사의 올바른 개혁방향을 꼽자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여부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합법적인 절 차나 지휘계통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헌법상의 기본권 등에 대한 인식을 부대원들에게 교육하고 국회나 군, 검찰 등에 의한 견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합법적 이고 공식적인 명령 외의 지시에 움직여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 돼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조건’ 충족되고 가져와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시기와 조건 등을 놓고 진보·보수 진영의 견해가 엇갈린다. 전작권환수와 관련한 견해를 말해달라 
▶한미 당국은 2014년 10월 개최한 한미안보 협의회의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 추진키로 했다. 여기서 정립한 조건 3가지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북한 핵미 사일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 △한반도 주변의 안보환경이었다. 우리의 국가안보나 국민정서를 고려했을 때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함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방개혁 2.0이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국방위원회도 국방개혁 2.0의 완성도와 실현과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면서 우리의 국방력 강화와 전작권 환수에 협력하 고자 한다.

-남북미 관계가 진전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관계도 요동치고 있다.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 바람직한 지위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래 주한미군이 북한을 상대로 한 우리의 방위비 절감과 안보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주한미군의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현실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북한의 위협을 상쇄시켜왔다.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의 진전이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는 없다. 아직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제거됐다고 볼 수는 없을뿐더러 주한미군의 주요 역할은 북한위협 대응보다는 중국을 상대로 한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고 한반도 평화의 ‘키캔’이 되고 있는 나라다. 주한 미군은 상존하는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책이자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상징하는 의미 로 기능해야 한다.

-올해 말 발간될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할지 여부를 놓고 여야 간에 논란이 일었다. 어떻게 보는가 
▶우선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은 국방백서는 2001년 이후로 이미 ‘주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주적’ 표현을 고집하는 것은 지금을 1970년 대식 렌즈로만 보려는 것이다. 국방백서는 국민은 물론이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문서다. 대한민국의 대외적인 입장이나 전략이 담긴 서류라는 뜻이다. 기존의 국방백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직접적 군사위협’이라는 표현도 썼다.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왔던 것인데 남북관계가 해빙되고 있는 시점에 굳이 북한을 ‘우리의 적’이라고 천명할 필요가 없다.

장병인권 법안 가장 기억에 남아

-오랜 기간 국방위에서 활동했다. 가장 관심을 가졌던 법안은 무엇인가 
▶2015년 말에 제정했던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다. 당시 임병장 사건이나 윤일병 사건으로 국민들이 많은 충격을 받았다. 국군 장병은 국토방위의 최전선에 있는 전사이지만 우리 모두의 아들이고 형제 이며 선후배이다.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젊음을 바쳐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국방위원장으로서 국군 장병의 인권문제를 챙겨나가겠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1961년 전북 고창 출생(5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 동 대학교 대학원 무역학과 수료
평화민주당 사무처 공채 1기
평민신문, 신민당보 기자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조직 2국장
제16대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
18대·19대·20대 국회의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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