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장현 용산구청장 “천지개벽 용산, 이제 시작일 뿐 ”

[기초단체장을만나다] 4선성공 구청장, ‘발전에 방점 찍는 민선7기 역점’ 자신감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2018.11.04 13:33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 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더리더

“사람들은 우리 용산을 두고 ‘상전벽해다, 천지개벽이다’고 말합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용산공원… 오리가 물위에서 유유자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물속에서 발은 쉼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눈에는 안보이더라도 엄청난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용산구 최초 4선 수성에 성공한 성장현 용산구청장.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민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용산시대를 활짝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던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더욱이 서울시자치구청장협의회장에 이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취임 초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더리더]와 인터뷰가 있었던 지난달 12일에도 공식일정만 10여개가 넘었다.

성장현 구청장은 “지난 8년 상전벽해를 경험하고 있는 용산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서울시는 물론 중앙정부와 함께 풀어가야 할 굵직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구민들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 사진=더리더
- 4선 구청장으로 선출된 저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중단 없는 용산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제 손을 잡아주신 구민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의 승리요인은 40년을 용산에서 살아온 용산사람이자 민선2ㆍ5ㆍ6기 용산구청장을 역임하며 상전벽해 용산발전을 이끌어 온 용산전문가로 재신임을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시간 구민들과의 오랜 소통을 통해 지역현안을 찾고, 해결해왔던 것이 주효했다. 일례로 관내 모든 육교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어르신이나 임산부를 비롯한 교통약자들에게 용산에 살고 있는 작은 즐거움을 제공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행정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높았기에 다시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에 선출된데 이어 지난 9월 226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협의회장으로서 포부를 밝힌다면
▶Globalization(세계화)과 Localization(현지화)의 합성어 글로칼리제이션(glocalization)이 기업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과 최일선에 맞닿아 있는 지방정부야 말로 주민 행복과 직결돼 있으며,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7년이 흘렀음에도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지방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세재개편에서부터 치안, 교통, 생활 질서,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지방정부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빠른 시일 내로 권한이양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위원회가 개설되고, 9월11일에는 자치분권 종합계획도 발표됐다 자치분권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지금이야 말로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기다. 226개 기초지방정부는 지리적 조건과 상황이 각기 다르지만 주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예산과 권한의 제약이 많다는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226개 기초지방정부를 대표해 초대․2대 구의원, 4선 구청장으로서의 경험을 적극 활용하겠다. 나라의 미래가 걸린 지방분권 의제에 전국민적 관심을 부탁드린다.

▲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성장현 협회장 발언모습 /©사진=용산구청
- 지방분권 활성화를 통한 지방정부의 권한과 역할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6월 개헌이 무산되었으나 올바른 지방분권 위해서는 개헌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는 별개로 현행 법규상 지방으로 권한이행 가능한 사업 있다. 예를 들어 외교부에서 위탁한 여권업무의 경우 인건비 일부만 지원하고 있는데, 관련한 재정권 이양이 선행돼야 한다. 지방자치시대, 기초정부 간의 유대도 강화돼야 한다. 때로는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지만 어떤 사업들은 함께 할 때 시너지가 크다. 용산공예관의 경우 기술을 가진 어르신들을 채용 시 용산 구민뿐만 아니라 인근(성동ㆍ마포ㆍ중구) 주민들까지 범위를 확대 시행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앞으로도 226개 기초자치단체장들과 긴밀하게 의논해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

▲용산꿈나무종합타운 개관식
- 민선 6기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한다면

▶구청장 4년은 어떻게 보면 정책을 새롭게 시작하기에 짧은 시간인데 다행이 구민들께서 8년의 시간을 주셨다. 돌이켜보면 지난 임기 동안 참으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공공복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민․관이 함께하는 용산복지재단을 출범시킨 것이다. 현재까지 70억원을 조성해 1만2천여명을 지원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은 마을은 희망이 없다’는 굳은 믿음으로 교육 사업에도 집중했다. 내년이면 꿈나무장학기금이 목표액인 100억원이 된다. 용산의 보육․교육 랜드마크인 용산꿈나무종합타운을 개관한 것은 물론 서울시교육청을 유치한 것도 큰 성과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용산 제주유스호스텔도 현재까지 4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구민 숙원사업이었던 다목적체육관도 원효2동에 건립했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공약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3년 연속 유권자 대상을 받았고, 메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에서도 1등급을 받았다. 구민들이 신뢰하는 구청장으로 평가받았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낀다.
▲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 수상/© 사진=용산구청

- 민선7기 구정운영방향은
▶민선5․6기 슬로건은 ‘세계의 중심, 이제는 용산시대’다. 민선7기에서도 그 꿈은 변함이 없다. 지난 시간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용산 발전의 초석을 다져왔다면, 지금부터는 그 발전의 방점을 찍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재개발․재건축의 외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구민들께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질적 성장에도 한층 더 신경을 쓰겠다. 앞으로 4년, 구민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용산시대를 완성해 나가겠다.

-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치매안심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아는데 추진배경과 계획을 소개해 달라.
▶용산구는 미리 준비를 해 왔다. (가칭)용산치매안심마을은 단순히 통제와 격리 위주의 요양시설이 아니라 전문요양보호사와 치매환자가 함께 텃밭도 가꾸고,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치료를 병행하는 마을이다. 용산구는 전체인구의 16%가 65세 이상 어르신으로, 10년 후에는 2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10%가 치매 어르신이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치매인구에 대비해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가치매책임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해 10월까지 타당성 용역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후 서울시 투자심사를 거쳐 2022년까지 치매마을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시비 보조금 46억9000만원을 배정받았는데, 향후 특별교부금을 비롯해 추가적인 국·시비 확보에도 주력할 것이다.

▲ 원효로 체육관 개관식/© 사진=용산구청
- 재임 중 가장 힘든 사업으로 용산공원 조성사업을 꼽았다. 지난달 주한미군이 평택에서 신청사 개관식을 가지면서, 용산공원 조성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관할 자치구청장으로서 입장은

▶용산공원이 구민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만큼 어떻게 첫발을 내딛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용산구는 이미 민ㆍ관이 참여하는 용산공원조성협력단을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국무총리실 주도로 용산공원 조성 방향이 논의되고 있으며, 한미연합사 본부가 국방부 영내로의 이전이 확정되는 등 우리의 요구가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 용산구가 관할 자치구인 만큼 지역사정에 밝다. 그런 만큼 공원 조성 이후 구민들이 실질적으로 느끼게 될 교통문제는 물론 부대 내 환경오염에 대한 조사와 복원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용산구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중앙정부가 용산공원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라면 공원과 구민 삶의 조화를 이뤄 나가는 역할은 우리 용산구의 몫이 돼야 한다.

▲ 용산지역관광활성화협약식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사문화박물관 특구 지정에도 총력을 기울인다고 들었다.

▶지방자치시대, 문화관광은 지방정부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용산은 이미 도시 곳곳 재개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개발 이후 가치창출을 고민해야 한다. 세계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 관광에서 용산의 성장동력을 찾았다. 용산에는 106곳에 달하는 대사관, 대사관저가 있고 1년에 250만명이 찾는 이태원관광특구가 있다. 또한 용산기지 내에는 130여점의 근현대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도 있다. 용산의 특성을 잘 살린 다문화박물관, 향토사박물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관내 박물관, 미술관과 대사관․대사관저 등 지역자원과 연계해 역사문화 박물관 특구로 지정받을 계획이다. 이미 용역을 추진 중에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관내 박물관들을 연계한 관광투어버스를 통해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내국인들이 손쉽게 박물관들을 둘러보며 우리나라 문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느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는 물론 세계중심도시 용산의 가치를 높여나가겠다.

▲ 사진=더리더
- 민선7기 들어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이 있다면

▶용산구는 6월 말 기준 전체 인구의 23%(5만3천여명)가 청년이다. 민선7기 구정운영 무게중심은 ‘청년과 더불어 잘사는 용산’에 있다. 청년정책이 당사자들과 괴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책 기획과정에서부터 청년들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청년자문단이 도입된 이유다. 현재 234명 규모로 정책자문단을 구성했으며, 이르면 연말 발족식이 진행된다. 자문단은 일자리에서부터 청년주택,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주제로 분기별로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인 만큼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청년 맞춤형 공공근로사업, 찾아가는 취업 코디네이터 사업 등 취ㆍ창업 지원정책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민선7기에서는 일자리주식회사를 설립해 실질적인 체감온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용산꿈나무 장학기금이 내년이면 100억원 목표를 달성한다. 이제는 청년들을 위해 100억원 목표로 일자리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용산구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동산으로, 높은 진입장벽에 막혀 청년층 유입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다행이 2020년 삼각지역 인근에 역세권 1호 청년주택이 조성되고, 롯데기공에서 남영역 인근에 2호 청년주택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청년층이 늘어나 이 일대가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개발․재건축 시 기부채납한 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 용산구청 민원실에 현수막 모습 / ©사진=송민수 기자
- 지난해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도 용산구만의 특화된 정책이 있는지
▶지난해 ‘청소년 전공연구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을 수상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전공탐구 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진로선택 기회를 제공하는 용산구만의 특화사업이다. 정책대상 외에도 방과후학교 대상을 2회 수상한 것은 물론이고, 타 자치구와 교육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많이들 오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 중 중요하지 않은 정책이 없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퀴논시와의 22년 우호교류의 성과가 빛을 내고 있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으로 진출 시 우리 용산구가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을뿐더러 지난 4월에는 베트남 최고등급 훈장인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을 받았다. 용산구는 라이따이한과 퀴논시 저소득 주민들을 위한 사랑의 집 지어주기, 자외선이 강해 시력을 잃어가는 퀴논시 주민들을 위한 백내장센터,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세종학당까지 다양한 사업을 통해 베트남과 한국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기 어려운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에 지방정부가 힘을 보탰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낀다.

- 마지막으로 구민들께 한 말씀
▶민선2기를 포함하면 4선 구청장이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구청장, 구민들께서 기억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매번 임기를 시작했다. 민선7기를 시작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아니 먼 훗날에도 ‘일 참 잘한 구청장’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중심도시 용산의 가치를 드높여 나가는 그 길에 용산구청장으로서 한 발짝 먼저 나아가겠다. 구민들께서도 함께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 사진=더리더

 성장현 용산구청장 약력
現 서울특별시 구청장협의회장
現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現 한미친선협의회 한국측 위원장
-1955년 5월 17일 출생(전남 순천)
-단국대학교 행정학 박사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 수상
-제1·2대 용산구의원
-민선2·5·6기 용산구청장
-백범기념관건립위원회 용산구 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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