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 “의정부 백년 먹거리, 4년이면 충분”

4800억 투자 ‘복합문화융합단지’, 지역경제 획기적 전환점 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송민수 기자 2018.11.14 10:48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안병용 의정부시장
의정부=부대찌개. 공식처럼 따라오는 두 단어다.

6.25전쟁 이후 가장 큰 미군 주둔기지였던 의정부는 김치찌개에 미군의 햄과 소시지를 넣어 끓인 부대찌개가 탄생한 곳이다.

그만큼 미군부대의 영향이 컸던 지역으로 미군 기지 터만 8곳, 그면적은 330만㎡에 이른다. 현재 남북 화해 무드 조성으로 미군부대 이전 계획에 맞춰 5개의 캠프가 반환됐다. 발전이 더뎠던 지역인 만큼 공여지 활용계획에 따라 가능성의 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의정부는 지난 시간을 보상받고자 100년 먹거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공여지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 안중근 의사 기념공간 그리고 체육공원과 예술공원으로, 일부는 안보테마관과 시니어 융복합 주거단지로 탈바꿈된다.

의정부의 미래를 책임질 계획이 줄줄이 준비되어 있다. 안 시장은 3 선 시장답게 여유가 있다. 이미 8년간 다져놓은 시정 기반 위에 공여지를 활용한 먹거리 창출로 밑그림을 거의 완성했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취임 100일을 지난 시점에 안 시장을 만나 의정부 100년 먹거리와 그의 인생 스토리를 듣고자 의정부를 찾았다.

 

#의정부 100년 먹거리를 찾아서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 사상 최초의 3선 의정 부시장이 됐다. 새 역사를 쓴 소감은 
▶첫째도, 둘째도 우리 의정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의정부 최초의 3 선 시장이란 영광보다 책임감이 앞선다. 경기도에 시·군이 31개나 있는데 3선 시장은 3명이다.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세 번이나 지지해준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민선 5기와 6기 시장을 거쳐 현재까지 의정부 살림을 챙기며 우리 의정부가 가진 가치를 최대한 높여야겠다는 의지를 시민들이 알아 봐준 거라고 생각한다. 지지해준 시민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의정부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모두가 바라고 꿈꾸는 희망도시 의정부를 반드시 완성하겠다. 

-지난 8년의 시정을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1954년에 추동근린공원이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말로만 공원이었다. 부지의 98%가 개인 소유였기 때문에 실제로 공원을 조성하려면 토지를 보상해줘야 했다. 그러나 보상비가 없어 시가 계속 원성의 대상이 됐다. 그러던 와중에 민자유치에 대한 특별법이 만들어져서 대한민국 최초로 민자개발 방식으로 공원을 조성했다. 한 사업가가 공원 부지를 사서 80%는 기증하고, 20%는 아파트를 지었다. 모두 102만5253㎡(약 31만 평/ 직동 11만 평, 추동 20만 평)의 공원이 의정부 시민 소유가 됐다. 공원부지만 기증받은 게 아니라 본래 공원에 조성하고자 했던 시설까지도 기증받았다. 시민들을 위해 대한민국 최대의 실내 테니스장과 20면이나 되는 실내 배드민턴장도 만들었다. 무려 2530억원(토지 매입비 2200억, 공원 시설비 330억) 을 절약한 셈이다. 시민들께 시 재정 한 푼도 안 들이고 공원을 만들어드린게 매우 보람 있는 일로 기억에 남는다. 

-2016년 의정부 조찬포럼 ‘문향재’가 세계 최장 지자체 조찬포 럼으로 인증을 받았다 

▶2016년 의정부 조찬포럼 ‘문향재’가 세계 최장 지자체 조찬포 럼으로 인증을 받았다 주제별로 최고의 전문가들과 주민들 그리고 담당 국장, 직원들과 함께 아침 7시 30분에 조찬포럼을 진행했다. ‘문향재’라는 직원 식당에서 토스트 한 개, 커피 한 잔을 먹으며 한 시간 정도, 거의 매일 정책에 대한 문제를 포럼이라는 형식으로 꺼내놓았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런 시스템으로 포럼을 하는지 알아보니 뜻밖에 전국에서 최초라고 하더라. 그래서 2016년 7월 26일 KRI한국기 록원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 중 최장기간 정기적인 조찬포럼 개최’ 기록 인증을 받았다.

문득 다른 나라에서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알아봤더니 이런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거다. 그래서 같은 해 12월9일 세계 기록 인증기관인 유럽연합(EU) 오피셜월드레코드(OWR)로 부터 세계 최장 지자체 조찬포럼임을 확인하는 기록 인증서를 받았다. 직원들이 처음에는 조찬포럼을 부담스러워했다. 아침에 일찍 나와야 되고 공부하라고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에서 행정과 관계되는 상은 모조리 휩쓸고 상금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직원들이 시민 및 전문가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모르게 학습하고 연구하는 습관이 들면서 불만이 많이 사라졌다.


-민선 7기는 어떤 부분에 무게중심을 두고 시정을 운영하고 있나 

▶많은 분들이 의정부 하면 부대찌개를 떠올린다. 부대찌개의 부대는 미군부대를 의미한다. 의정부는 지난 64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제일 많은 미군부대가 주둔하며 안보로 고생을 했다. 그 미군부대가 이제 의정부를 떠난다.

미군부대가 떠나가는 자리에 100년 먹거리를 완성하고자 ‘8?3?5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의정부에 8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3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5조 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해 잘사는 도시로 변화시키겠다.

 

-‘의정부시 100년 먹거리 사업 완성’을 발표했는데 남은 임기는 4년뿐이다. 가능한가 

의정부시 100년 먹거리 사업 완성의 중심에 복합문화융합단지가 있다. 미군부대가 떠나간 자리와 그 주변 지역에 CRC안보테마관광 단지, 국제아트센터, 액티브 시니어시티와 청소년 미래 직업 체험관인 나리벡시티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8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로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할 것이며, 계획대로 된다면 4년 안에 충분히 가능하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복합문화융합단지 조감도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시

-핵심사업인 복합문화융합단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문화와 관광, 쇼핑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곳이라는 의미다. 이곳에 YG 엔터테인먼트의 K-POP 클러스터가 건립된다. 신세계아울 렛에서 쇼핑도 가능하다. 또 어린아이들을 위한 뽀로로 테마랜드와 세계 음식타운 그리고 가족형 호텔도 들어선다. 한마디로 문화 체험과 관광, 쇼핑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복합문화융합단지가 지금 의정부시 산곡동 일원에 65만㎡(약 2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4821억원이 투자되는 민자사업이다.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개발제한구역 해제’란 어려운 과제를 풀었 고, 올해 4월에는 ‘사업계획 승인’이란 성과를 이루어냈다. 내년에 착공하여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합문화융합단지는 조성 단계와 향후 운영단계에서 1조7000억원의 기업투자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2년 복합문화 융합단지가 완공되면 의정부 경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과거 의정부를 파산 위기까지 몰고갔고 지금도 여전히 소송 등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전철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현재 1심 진행 중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경전철은 공공 재정으 로 4000억원, 민자로 4000억원을투자해서 건설했다. 민간업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이 안 나오자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파산했다. 당시 시는 재정적인 타격이 없었는데, 파산한 민간업자가 투자 한 4000억원 중 절반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걸었다. 경전철 탑승 인원도 당초에는 1만5000명을 예상했는데 현재는 4만 5000명으로 늘어나 재정 적자도 어느 정도 개선이 됐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 대체사업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소송 금액도 대체사업자가 지불하기로 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를 선정하여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협상을 마치면 관계 기관 검토 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대체사업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대체사업자가 운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전철 활성화를 위해서 작년 11월부터 경기연구원을 통해 연구용역을 진행하여 노선 연장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경전철의 수요 증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들어 경기 분도(지역 균형발전을 위하여 경기도를 북부 10개 시군과 남부 21개 시군으로 나누자는 주장)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의정부를 포함해서 경기북부가 거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슈로 떠올랐는데 사실은 40년 전, 적어도 30 년 전부터 경기북부 설치론이 계속 제기돼왔다. 경기 북부는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정체성보다는 특수한 영역이 있다. 서울이 달걀노른자처럼 경기 도를 한강과 함께 가르고 있어 역사적,지리적,경제적 여건이 경기남부와는 확실히 다르다. 충청도와 전라도가 남도와 북도로 나눠진 것처럼 경 기도를 남과 북으로 가르자는 논의도 있었다. 최근 경기북부의 일부 국회의원이 경기 분도를 언급했고, 우 리 지역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올해 상반기 평화통일특 별자치도를 제기했다. 결국 같은 개념으로, 경기도를 분도하자는 논의가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도를 분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남북 화해모드와 남북교류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도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기도 분도, 평화통일특별자치도 신설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남북관계가 급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에 맞춰 의정부에서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남북 정상의 세 차례 만남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세계평화와 남북화해의 공존 시대에 의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인해 낙후됐던 경기북부가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통일 준비의 첫 단추는 남북 간 교통 인프라 등 통합된 교통체계 구축이 될 것이며, 그 시작은 경원선 철도망 복원이다. 1914년 개통된 223.7㎞ 길이의 경원선은 분단 이전 용산역에서 출 발해 의정부를 거쳐 원산역에 이르는 철도 노선으로 남북 물자 수송의 중추를 담당했다. 현재 남측의 용산~철원 구간과 북측의 평강 ~원산 구간이 각각 정상 운행되고 있다. 경원선 복원이 필요한 구 간은 비무장지대(DMZ) 등 남북 접경구간 26.5㎞이다. 경원선 복원은 경의선과 동해선에 이어 마지막으로 남은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하는 것으로 매우 뜻깊은 의미를 가진다. 심장의 3개 주 요 관상동맥 중 마지막 하나를 연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원선이 복원되면 의정부는 금강산으로 가는 기차의 발착역이자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발착역이 되고, 세계 물류 전진 기지가 된다. 앞으로 경원선 철도망 복원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의정부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고자 한다.

#사람, ‘안병용’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달라 
▶날씨가 쌀쌀해지면 청계천 판잣집에서 가족 9명과 가난한 유년시 절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 시대에는 모두 어려웠지만 특히 가진 것 없고 비빌 곳 없는 이들이 모여든 곳이 지금의 청계천이었다. 4살 되던 해인 1960년, 아버님이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고향 충주에서 무작정 상경하여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청계천에 정착했다. 허름한 판자에 목재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은 기름종이를 얹어 비바람을 막을 거처를 마련했다. 기와지붕과 함석지붕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고, 바람에 판자가 날아가지 않게 벽돌이나 돌멩이를 얹어 놓은 게 전부였다. 이제 나도 환갑이 넘은 나이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오면 너무 춥고 배고팠던 그 당시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곤 한다. 

-행정학 교수로 일하다가 갑자기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21년 동안 교수로 재직했는데 어느 날 운명이 그야말로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의정부시장 후보가 되었지만 당시엔 당원도 아니었다. 후보로 나왔던 때는 한나라당(지금의 자유한국당)의 지지도가 민주 당을 많이 앞서고 있던 시절이었고 전임 김문원 시장은 국회의원을 두 번, 시장도 두 번이나 역임한 관록 있는 분이었다. 민주당에서는 김문원 시장과 겨룰 상대로 비정치권에서 의정부의 비전을 정책적으로 연구한 신선한 인물을 물색하다가 나를 공천했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고심 끝에 후보로 나가 당선됐다. 정치가 나를 불렀고, 나는 응답한 셈이다.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사실 처음에는 가족들이 모두 반대했다. 정치에 첫발을 내딛는 정 치 신인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게 가족의 반대다. 아직까지는 정치 인의 이미지가 썩 좋지 않은 게 현실인가보다. 아내도 안정적인 교수 직을 두고 불확실한 정치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고, 조용히 내조만 하다가 사생활이나 집안이 모두 오픈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다. 솔직히 내 편이 돼줄 것이라고 믿었던 아이들까지 반대를 하더라. 결국에는 가족들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해서 의정부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안병용 시장이 부인과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시청

-취미는 무엇인가 
▶술보다는 차 마시는 걸 좋아한다. 서예도 오래했다. 당선 후엔 주말에 주로 테니스를 치고 있다. 테니스는 유산소운동이라 건강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읽은 책 중에 직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가 있다면 
▶많은 책이 있지만 일단 공무원이기 때문에 조선시대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는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민(牧民)이란 ‘백성을 기른다. 목양한다’라는 뜻으로 오늘날의 공무원을 말하는 거다. 백 성을 기르는 자인 공무원이 마음에 꼭 담아야 될 심서(心書), 목민심서를 꼭 읽길 바란다. 한 권 더 추천하자면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를 권하고 싶다. 백범 일지를 보면 공직자의 자세와역할을 되새기게 되어 마음가짐이 늘 경건해진다. 나도 시간이 나는 대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직이든 국가든 책 읽는 리더가 있어야 발전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의정부를 위해 많은 일을 이룬 좋은 시장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모든 시장들의 똑같은 바람일 거다. 재임 중에 부끄러운 짓 안 하고 최 선을 다해 성실하게 시정을 이끄는 모습으로 시민들의 기억에 남았 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정에 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의정부 시민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전력을 다해서 다짐한 공약들 하나하나를 성실히 이뤄내겠습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
-現 민선 7기 의정부시장 
-1956년 음력 4월 22일 출생(충청북도 충주) 
-중앙대학교 학사/동국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한국행정학회 이사 
-경기북부발전 시민포럼 공동의장 
-경기북부발전위원장 
-민선 2기 경기도지사 인수위원장 
-민선 5, 6기 의정부시장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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