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교황의 방북 ‘파격 메시지’ 예상 못해”

머니투데이 더리더 김대환 기자 2018.10.19 13:56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 =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18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날(18일) 알현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메시지'를 전달한 뒤, 교황이 "나는 갈 수 있다"와 같은 '파격 메시지'를 내놓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교황이 해당 언급을 이탈리아어로 했고 교황청측 신부가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어베일러블'(available·사용가능하다·시간이 있다)이라고 설명했다고 청와대측은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12차 아셈회의(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넘어온 가운데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교황간 만남의 뒷얘기를 이같이 밝혔다.

관계자는 "교황님과 문 대통령 알현 말씀은 알현이 끝난 뒤, 윤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물었고, 그 내용을 언론에 알렸다"며 "윤 수석은 해당 내용에 대해 (문 대통령과 교황간) 통역 역할을 한 한현택 신부에게도 (언론에 알릴 내용이 맞는지) 함께 물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교황에 이어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만나기 전 문 대통령을 '취재'했다”며 “문 대통령이 교황의 "나는 갈 수 있다"는 언급 등을 소개하자 우리측 관계자들은 "아" 하고 나지막한 탄성을 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만남의 주요 내용을 이야기하고 한현택 신부가 그에 대한 관련 배경, 정황 등을 설명했다며 교황의 "나는 갈 수 있다"는 언급은 이탈리아어였고 한 신부는 이를 설명하면서 영어로 표현할시 '어베일러블'이라 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과 교황간 만남 후, 공식발표를 통해 "교황과 문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유용한' 노력을 공동으로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교황 알현을 마치고 나왔던 문 대통령 표정은 '밝은 표정'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황의 '파격 메시지'는 (우리측) 참모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전날(17일)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만찬 및 회동에서도 교황청 인사들은 교황이 문 대통령 알현에서 어떤 말씀을 하실지 전혀 언급이 없었다. 교황의 알현 메시지는 우리가 기대하고 바랐던대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지난 1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당시 한국어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와 같은 '한국어 메시지'를 한 데에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도움을 줬다고 알려졌다.

관계자는 "유 주교는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교황도 잘 알고있다"며 "유 주교가 미사 전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직접 한국어 발음 방법 등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번 문 대통령의 교황청 일정에 참석했던 교황청 고위인사들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한국의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더라. 그래서 교황도 한국과 한반도 정세에 관해 잘 알고 계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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