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위한 국회의 ‘협치 시스템’ 조속 복원”

[인터뷰]송문희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정치리더십센터 교수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18.10.08 10:55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송문희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정치리더십센터 교수/사진=송민수 기자
‘여의도 나침반’은 정치권 밖의 시선으로 정치를 들여다본다. 외부의 시선이 때론 더 객관적이고 냉철하다. 우리 정치권의 상징인 여의도에 나침반 역할을 할 사람을 만나 목소리를 전한다. 이번 호에는 종합편성채널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는 송문희 교수를 만났다.

송 교수는 인터뷰에서 민생국회를 위한 ‘협치’를 주문했다. “협치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고통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하며 “경제나 외교 등 국가의 중요정책에 대해 당리당략을 떠나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대고 끝장토론이라도 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협치 시스템과 대화기구가 복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송에서 종종 뵙는다. 어떻게 지냈나
▶“교수, 방송인, 작가로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지내는 중이다. 개학해서 본업인 강의에 충실하고자 한다. 만학으로 힘들게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래서 늘 학업에 목마른 상태다. 모교인 고려대 강단에 서서 후배들에게 강의하는 것은 내겐 보람과 의미가 남다르다. 
학교 강의 때문에 잦은 출연은 하지 못하지만 방송 정치평론 역시 나에게 주어진 시간만큼은 균형 잡힌 견해를 전달하고자 애쓰고 있다.”

-여성이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정치학 박사로, 정치학 교수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는데도 “와~ 정치에 지식이 많은 여자는 처음 봅니다”라는 뜬금없는 멘트를 종종 듣고 산다. 그들에게 나는 희소한 별종 여성 정치평론가이다. 방송 정치평론의 현장을 보더라도 여성 평론가는 소수인데다 그나마 정치학 전공자도 드물다. 젊고 예쁜 여성들을 양념 삼아(?) 끼우는 판이니 나같이 평범하게 생긴, 꽤 두툼한 살집마저 소유한 중년의 여성 평론가가 버티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 정치평론가로서 방송현장에서 느끼는 고민들에 비하면 이것은 작은 문제에 불과하다. 

일례를 들어 최근 모 방송국 작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교수님, 초면에 외람된 말씀이지만, 교수님 정치성향이 무엇인지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교수님의 타 방송 모니터링을 몇 개나 해봤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요”라고 하더라.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나의 말에 대한 답은 “진보, 보수 평론가를 균형 있게 출연시켜야 해서요. 안 그러면 심의에 걸려 엄청 힘들어요”하는 솔직한 푸념이었다. 나는 “저는 다중이 평론가입니다. 저는 당적도 없고 제 자신을 진보나 보수 어느 한편에 속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꼭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요. 다만 사안과 이슈에 따라 그때그때 제 평가와 의견이 달라질 뿐입니다”라고 대답했고 이후 그 채널에서는 아직 방송 출연 요청을 받지 못했다.
하기야 여러 명의 패널이 출연하는 방송에 나갈 때면 어떨 때는 진보 쪽에, 어떨 때는 보수 쪽에 번갈아 가며 나를 앉히는 걸 보면 방송국의 고충도 조금은 느껴진다. 다른 패널들은 자기 위치가 고정돼 있는데. 방송 끝나고 나서 종종 같이한 패널이 “아니, 우리 편에 앉아서 상대방 편들어 주면 어떡해요”라는 투정을 듣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진보나 보수로 편가르기를 한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편가르기가 아니라 가치나 역사관에 따른 구분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식의 편가르기는 권력투쟁의 정치현실에서 중요한 기제로 작동한다.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말한 독일 학자 카를 슈미트의 말을 빌린다면 나는 정치를 잘 모르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송문희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정치리더십센터 교수/사진=송민수 기자

-협상전문가, 갈등관리전문가 1급 자격을 보유한 자타 공인 전문가로서 우리 사회 갈등 중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기본적으로 정치학을 갈등의 학문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인간의 삶에서 갈등은 공기와도 같이 늘 함께 하는 것이다. ‘갈등’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 생산적 갈등은 사회가 발전하고 진보해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즉 갈등 없는 인간, 사회는 존재할 수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는 것이다.
나의 화두인 ‘갈등’문제를 풀기 위해 정치학박사뿐만 아니라 협상전문가, 갈등관리전문가 자격증까지 공부하게 됐다. 

요즘 한국사회를 보면 고질적인 이념 갈등은 거의 상수가 된 느낌이다. 나와 네 편을 가르고 무조건적인 충성과 선명성을 요구한다. 이런 분위기에선 건전한 내부비판과 건설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다. 결국 어떤 진영이든 그들만의 갇힌 리그로 전락할 우려가 커진다.
진보나 보수, 좌, 우가 아닌 상식이 통용되고 서로에게 이해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여러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요즘 사회갈등 중 가장 큰 갈등은 ‘상대적 박탈감’이 점점 더 커지는 문제인 것 같다. 소득양극화의 심화는 건전한 자본주의 발전에도 장애가 될 것이다. 강남에 집이 있는 사람은 1년 새 몇 억 원 이상 집값이 폭등했으니 표정관리에 힘쓴다. 반면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낮은 출산율을 걱정하며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재촉하고 야당은 ‘출산주도성장’이라는 레토릭으로 국민을 웃프게 하고 있다.”

-올드보이로 대두되는 이해찬, 손학규, 김병준, 정동영 등의 정치인들이 당의 얼굴로 나섰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바야흐로 올드보이 전성시대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한국 정치가 1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비판도 들려온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정치 신인이 제도권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대개 대중적 인지도가 있어야 정치권에 진입 시도를 해볼 수 있는데, 지금은 1980년대 민주화 시대가 아니라 대중적 명망 또는 인지도를 갖출 수 있는 학생운동 시대가 아니다.
사실 1990년대 초 정치권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소수는 제도권 정치지도자 DJ, YS에게 스카우트 된 사람들이다. 즉, 제도권 정치의 ‘신선한 피’ 수혈 대상이었고, 학생운동권 지도부 출신은 은근히 스카우트 방식의 정치 진출을 바랐으며 DJ, YS의 품에 안기면서 정치적 출세 가도를 달렸다. 지난 20대 총선은 학생운동권의 마지막 진출 기회였다. 선출직과 함께 현 정부 BH 주요 세력은 전대협 출신, 특히 전대협 3기가 주도하고 있다.
학생운동권 출신이 아닌 40~50대로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사람이, 방송에서 얼굴 알려진 사람 외에는 드물다. 과거 운동권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정치 신인의 배출이 이런 이유로 쉽지 않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치인에 대한 갈망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는데 지난 7년 동안의 결과는 모두가 익히 아는 바다.

세대교체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 정당 구조와 선거법 아래서 참된 세대교체, 새로운 정치 리더의 출현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이 야당 대표들에게 ‘꽃할배’라는 표현을 써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본인은 ‘꽃’에 방점을 두고 선의로 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듣는 입장에서 ‘할배’가 더 강조되는 느낌을 받는다면 기분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다. 내가 대학원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정치인은 단어 하나를 쓸 때도 신중하고 사려 깊어야 한다. 이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는 소통의 시작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연륜과 경륜을 가지고 정치 일선에 다시 등장한 노장 정치인들 역시 청춘의 대열에서 억지로 제외시킬 이유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분들의 오랬동안의 정치적 노련함과 국민을 위한 마음이 잘 화합돼서 여야 불문하고 내실 있는 ‘협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개인적 소견으로는 한국 정치도 유럽 선진국처럼 참신한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고 지지를 받기를 희망한다.”

-‘협치’의 국회에 대한 바람이 크다. 어떻게 전망하나
▶“‘협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 정국 상황을 보면 협치의 길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국회의장단과 5당 대표들에 대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동행 요청도 사전 동의나 충분한 조율 없이 다소 일방적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아쉬움이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힘이 실리고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회나 야당의 든든한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그럴수록 청와대나 여당이 지속적으로 야당과 소통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야당이나 국회의장이 난색을 표하는데도 밀어붙이기 식으로 발표하는 것은 야당의 책임을 물으려는 여론 압박용으로 보일 소지가 있다.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의의 시기에 대해 이견이 존재한다. 나는 남북 간 정상회담이나 선언 등의 결과문이 한국 정부가 변경됨에 따라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07년 노무현 정부 시기 10·4 남북 공동성명도 후임 이명박 정부에서 백지화된 경험이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남북 간 선언의 효력이 유지되고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북관계의 신뢰 구축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 되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이고 촘촘한 방법론에 있다. 대외정책이나 외교안보정책에서 반드시 통일된 하나의 목소리(one voice)를 내야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꼭 바람직스러운 것도 아니다. 협상학에서도 협상 과정에서 좋은 놈, 나쁜 놈(good guy, bad guy) 전략은 가장 기본적인 전술 중 하나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정부는 많은 부분을 야당과 나누어야 한다. 정부, 여당의 입장과 다르다고 하여 반평화세력으로 야당을 몰아붙여서는 남남갈등만 증폭될 뿐이다. 권한과 책임 역시 야당과 함께 나누려는 소통과 협치의 자세가 필요하다. 야당 역시 건전한 대안 없이 무조건적인 반대나 발목잡기식 정쟁만 고집한다면 국민이 제일 먼저 등을 돌릴 것이다. 분명한 것은 ‘협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고통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각 당의 당대표가 뽑히고,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했다. 중요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 맹자(孟子) 양혜왕 편 상에 나오는 말이다. 먹고사는 일에 안정이 없으면 평온한 마음도 유지하기 어렵다. 요즘 경제가 많이 어렵다. 고용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청와대는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며 일종의 성장통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과도한 성장통은 궤도 이탈로 성장을 멈추게 할 위험도 있다. 국가의 경제정책은 한 번 그르칠 경우 성장과 고용 면에서도 막대한 국가적 비용이 들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고통이 뒤따른다. 정책 의도가 좋다고 결과가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정부가 소신을 갖고 주도하는 ‘소득주도성장’ 역시 처음 해보는 정책적 시도이므로 철저한 준비와 검증이 필요하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 왜 필요한지, 어떤 고통이 예상되는지, 그리고 그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야당 역시 정책 방향이 과연 맞는 것인지, 방향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속도와 세부적인 디테일에서 조절과 보완이 필요한 점은 없는지에 대해 건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나 외교 등 국가의 중요정책에 대해 당리당략을 떠나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대고 끝장토론이라도 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협치 시스템과 대화기구가 복원되어야 한다.”

-‘국회 후반기 이렇게 가야 한다’ 그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
“20대 국회가 남북 간 문제를 내실 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한반도문제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열강들이 다 개입되는 복잡한 정세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남과 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악화될 때 한국정부의 운신의 폭은 더욱 줄어든다. 북미관계나 북한 비핵화 협상을 잘 풀어나가기 위해서도 한국정부는 단순한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며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경제는 한 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는 걸 현재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며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상가임대차보호법이나 규제완화법 등 민생 입법부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는 ‘민생국회’가 되어야 한다.”
▲송문희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정치리더십센터 교수/사진=송민수 기자

-미투 운동과 관련한 책(펭귄 날다)을 냈다
▶“먼저 내가 미투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든 나의 딸에게 감사를 전한다. 시대가 변했는지 요즘은 중학생들도 화장을 하고 립스틱을 바르고 교복 치마는 한껏 짧게 올려 입고 다닌다. 어느 날인가 딸아이와 함께 길을 가다가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하고 지나가는 젊은 여성을 보고 나도 모르게 무심코 “쯧쯧, 저렇게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하고 다니니 남자들이 사고를 치는 거지”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중2인 딸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로 반박했다. “엄마, 옷을 야하게 입고 안 입고는 본인의 개성이야. 꼭 남자들 보라고만 입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의 취향일 수가 있는 건데, 비난은 적절하지 않아, 사고 치는 남자들이 문제인 거지.” 그 순간 망치로 세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정치학자이자 평론가로서 누구보다 남녀 차별이나 불합리한 사회적 인식과 관행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말해왔던 내가 너무도 쉽게 ‘피해자 비난하기’에 동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과도한 노출을 한 여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게 유혹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라는 일상화된 주장을 나 역시 체화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더라.
이후에도 종종 딸아이와 이런 주제에 관해 깊은 토론을 하곤 했다. 나름대로 깨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린 딸과의 대화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반성하곤 한다.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의 왜곡된 성문화를 바로잡고 일상의 권력관계를 재구성하는 물결이다. 이제 여성들은 더 이상 숨지 않으려 한다. 침묵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미투(Me too)는 위대한 저항이며 거부다. 자기희생을 동반하는 피해자들의 절박함과 절실함이 세상을 바꾸는 변혁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의 방관과 침묵을 반성하며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사회적 지지와 연대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침묵을 깨는 촉매가 됐다. 이런 흐름을 개인의 일탈 행동이나 가해자,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구도의 비난 몰이로만 몰아가서는 안 되며, 이번 기회에 ‘인권 감수성’이라는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결코 녹록해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은 분명 바뀌고 있다.

다니엘 페나크는 “인간은 살아있기 때문에 집을 짓는다. 그러나 죽을 것을 알고 있기에 글을 쓴다”고 말했다. 나 또한 나의 딸이 살아갈 세상이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이 글을 썼다. 우리의 딸과 아들이 살아갈 세상은 인간이기에 평등하고 존중 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

-인생에 꿈꾸는 목표가 있다면
▶“막내 남동생은 7세 때 뇌수막염을 앓은 후유증으로 35년째 지적 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동생으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남다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기에 장애당사자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자활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現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정치리더십센터 연구교수
1968년 출생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국제정치), 박사(비교정치)
동아시아연구원(EAI), 통일연구원 연구원
(사) 한국정치평론학회 이사
(사) 한국협상학회 여성특별위원
(사) 대한민국지식중심 공동대표 겸 사무총장
(사) 한국공유경제연구원 정책실장
TV와 라디오 정치평론 활동 중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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