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석, <소나기>, 2018, 조선화, 217x433cm
8년 동안 북한미술을 연구하고 강연해 온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학 미술과 교수는 2018 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미술전을 기획했다. 문 교수는 “이번 북한미술전은 조선화로만 이뤄진 북한미술의 핵심, 북한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기획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한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물의 표정 묘사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면모까지 볼 수 있다”며 “더 많은 국민들이 북한미술에 관심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중인 2018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미술: 사실주의 패러독스’ 주제전을 기획한 주인공이다. 기획 동기는 무엇이었나
▶미국에서 화가로 활동하다 8년 전 처음 북한미술을 접했고, 특히 조선화에 매력을 느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하면서 북한미술을 알리고 싶어 미국에서 여러 차례 강연을 했다. 강연에서 작품을 슬라이드로만 보여주니 한계가 있었다. 그림은 붓터치라든지 직접 봐야만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데 강연으로는 그런 느낌을 사람들이 경험하기 어려웠다. 2016년 미국 워싱턴 아메리칸대학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현대북한미술전’을 기획하게 됐다.
그 후 한국에서도 강연을 했고, 작년 7월 서울 아트선재에서 강연했을 때였다. 당시 아트선재 디렉터인 김선정 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강연 며칠 뒤에 전화를 걸어왔다. 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미술전을 기획해보지 않겠느냐고. 이번 북한미술전은 그렇게 기획하게 됐다
▶미국에서 화가로 활동하다 8년 전 처음 북한미술을 접했고, 특히 조선화에 매력을 느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하면서 북한미술을 알리고 싶어 미국에서 여러 차례 강연을 했다. 강연에서 작품을 슬라이드로만 보여주니 한계가 있었다. 그림은 붓터치라든지 직접 봐야만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데 강연으로는 그런 느낌을 사람들이 경험하기 어려웠다. 2016년 미국 워싱턴 아메리칸대학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현대북한미술전’을 기획하게 됐다.
그 후 한국에서도 강연을 했고, 작년 7월 서울 아트선재에서 강연했을 때였다. 당시 아트선재 디렉터인 김선정 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강연 며칠 뒤에 전화를 걸어왔다. 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미술전을 기획해보지 않겠느냐고. 이번 북한미술전은 그렇게 기획하게 됐다
-미술전이 열린 지 일주일 정도 됐다.(인터뷰일 9월 13일 기준) 현재 반응은 어떤가
▶북한미술전은 9월7일부터 11월11일까지 총 66일간 진행된다. 참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북한미술전을 보기 위해 광주비엔날레를 찾아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미술은 난해성 때문에 일반 관람객이 작품 이해에 부담감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북한미술’을 전시한다고 하니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
최창호, <금강산>, 2010, 조선화, 212x402cm
▶기획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주된 이슈는 전시하는 북한 미술작품의 출처였다. 현재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직속 ‘만수대 창작사’는 유엔제재 대상으로 지명되어 있어 직접 그림을 받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전 22점의 작품은 평양 만수대창작사 창작작품이지만 15점은 북경의 개인 소장품이며, 3점은 이미 국내에 소장되어 있던 작품, 그리고 나머지 소품 4점은 워싱턴 예도재단(Yedo Arts Foundation) 소장품이다.
정부 쪽에서는 정치적인 이슈로, 소장한 개인에 대한 자료 요구를 많이 했다. 그리고 북경의 개인 소장가와 그가 운영하는 미술관이 UN제재에 포함이 되는지 등을 계속 의심했다. 또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언론에 내보내는 것도 엠바고에 묶여 힘들었고, 전시를 앞두고 기자회견 또한 안 된다고 막았다. 이런 국제미술전을 준비하기 위해 광주비엔날레에서 많은 예산을 쓰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전시를 마련했는데 홍보를 잘 하지 못한 결과는 다소 안타까웠다.
-북한미술은 일반 국민들에게 생소한 분야다. 북한미술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면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개최됐던 많은 북한미술전과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 우선 이 전시는 조선화로만 이뤄져있다는 특징이 있다. 전통적인 동양화를 북한이 독특하게 발전시킨 그림을 조선화라고 부른다. 조선화로만 이뤄진 북한미술의 핵심, 북한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그 동안 북한미술은 천편일률적이고 다양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조선화 중 네 가지 장르를 소개함으로써 이제껏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조선화를 선보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먼저 북한의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인 ‘주제화’를 전격 공개한다. 그리고 주제화 속에서 여러 사람이 한 작품을 완성한 ‘집체화’도 있다. 524cm 폭을 가진 작품을 포함해 총 6점의 집체화가 전시된다. 다음으로, 북한이 개성적으로 발전시킨 산수화가 있다. 같은 금강산을 그렸어도 두 작가가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전통적으로 맥이 끊겼다고 여겨온 문인화도 이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동물화로 호랑이 그림 한 점이 전시에 포함돼 있는데, 범상치 않은 묘사력과 함께 시적인 느낌이 어우러지는 미술적 풍치를 느낄 수 있다.
윤건, 왕광국, 남성일, 정별, 김현욱, 백일광, 림주성, <청년돌격대>, 2016, 조선화, 212x524cm
-북한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