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법사위원장 “‘당략’보다 ‘국익’을… 법안의 ‘저수지’ 만들지 않겠다”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백지수, 조준영 기자 2018.09.12 10:09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여상규 신임 법제사법위원장은 위원장석에 앉은 첫날부터 견제를 받았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공식 회의 중 “군림하는 법사위원장은 안 된다”는 경고도 날렸다. 소속 정당에 따라 제각기 움직이는 법사위원들 가운데서 그는 나름의 중립을 찾아야 했다. ‘국익을 우선하는 법사위’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대 국회 전반기 내내 법사위는 국회의 ‘골칫덩이’였다. ‘일 안하는 국회’ 이미지를 만든 장본인이 됐다. 다른 상임위 법안까지 최종 심사해야하는 특성상 계류 법안만 1000여건이다. 하지만 전반기 동안 법사위가 한 일은 다툼 뿐이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얽혀 있는 권성동 전 법사위원장의 거취 문제 등을 놓고 여야가 싸우다 등을 돌렸다.

반복되는 갈등에 소위 심사 보류가 이어졌다. 각 당이 추진하던 주요 법안에 대한 심의가 막히며 법사위가 상원 노릇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전임과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 소속인 그가 위원장을 맡자 우려가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법사위는 여야의 싸움판으로 남느냐 공정한 토론장으로 바뀌느냐 기로에 섰다. 

3당 원내대표 합의한 법사위 제도개선,
“그보다 운용 문제”

여 위원장은 “무엇보다 법 체계에 맞는 체계자구심사를 하겠다”며 “법사위가 절대 법안의 저수지가 돼선 안 된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사위를 두고 상원 노릇한다는 지적이 많다

▶법사위가 특별한 위치에 있지 않다. 다른 상임위와 마찬가지로 국회 상임위 중의 하나일 뿐이다. 법사위 자체 일에 충실해야 한다. 법사위가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들도 최종적으로 체계자구심사를 하고 있지만 상원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 다만 법 전체의 취지와 체계와 맞는 법인지는 법사위가 심사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들이 서로 상충되는 일이 생기면 국민들이 어떤 법을 따라야 할지도 모르는 현상이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률 전체 체계를 심사하는 기회가 있어야 반드시 한다. 이같은 체계자구심사는 법사위 고유 권한이다. 이를 통제할 수는 없다.

-원내대표들이 법사위 구조 개혁을 전제로 원 구성에 합의했다

▶체계자구심사를 바로잡는 문제는 법사위 제도 개선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법사위 운영의 문제다. 지금도 체계자구심사는 법사위가 하고 있으니 그 기능을 충실하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법사위가 체계자구와 상관 없는 법안 내용은 손 대선 안 된다. 그 동안 법사위가 체계자구와 상관 없이 법안 내용을 양당끼리 다시 심사하는 식의 논란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이는 안 된다. 상임위 고유 법안 심사 권한을 인정해줘야 한다.”
법사위 계류 법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많다
“소전체회의에서 체계자구에 문제 없으면 신속히 통과시키면 된다. 위 법 체계나 자구심사만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법안이 별로 없다. 법사위는 절대 법안의 ‘저수지’가 돼서는 안 된다.

당략보다 국익·법치 지킨 신속한 법안 심사로
품위 유지

국회 본청 4층 법사위원장실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여 위원장은 붓글씨 하나를 붙여뒀다. △국익우선(國益優先) △법치수호(法治守護) △품위유지(品位維持)다. 사법부 재판 거래 의혹과 사법 개혁 등등… 여전히 법제 기능과 사법부 견제 기능 두 가지를 해 나가는 데 여야 갈등 요소가 남아있다. 법안 하나하나 통과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운영할지’가 그에겐 최우선 고민이다.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국익우선·법치수호·품위유지는 무슨 뜻으로 써 둔 것인가

▶당리당략은 생략하고 국익을 우선하자는 원칙이다. 여야 간에 많이 다퉈 국민들에게 실망 주는 행동들은 대개 당리당략에 치우칠 때 많이 일어난다. 저는 ‘선국후당(先國後黨)’을 강조했다. 보통 ‘선당후사(先黨後私)’라고 당을 먼저 생각하라고 하는데 법사위에서는 여야 간의 당리당략에 치우친 의정 활동이나 회의 태도를 배격하자는 의미다.

-이번 법사위에 여야에서 ‘투사’로 불리는 의원들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누가 왔든 원리·원칙대로 회의를 진행하면 된다. ‘품위 유지’가 거기 해당되는 문제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소위 정치를 먼저 내세워 법치를 무산시키거나 하지 않고 제대로 된 법치를 하자는 것이다. 국익을 우선하고 바른 법치를 생각하면 싸울 일이 없다. 법리와 논리가 법사위 결정의 중심이 되게 하면 된다. 다른 의원을 모욕하는 말씀을 한다든지, 순서가 아닌데 무턱대고 발언하면 강력히 통제할 생각이다.

미완의 ‘재판 거래’ 공방…“있었을리 없다”는 판사 출신 野 위원장
이런 그도 회의에 들어가면 여전히 여야 공방에 휘말리는 상황이 생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일명 ‘재판 거래’ 의혹을 여당이 제기하면서다. 그는 한국당 다른 의원들처럼 “재판거래는 없다”고 말한다. “재판으로 거래를 할 판사는 전국에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몸 담았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 나타냈다.

-재판거래 공방이 이어졌는데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은 어떤 사건을 판단하는 판사가 자기가 추구하는 이익이 있을 때 재판을 이렇게 해 줄테니까 주겠느냐는 것 아니겠나. 그것이 ‘거래’다. 그런데 그런 거래를 하는 판사는 전국에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나는 없다고 믿는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도 그런 판사는 없다고 답했다. 법원행정처장은 그렇게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러면 거래라는 것이 뭐냐”라고 물어본 것이다. 이미 판결이 끝난 사건을 후에 들먹이면서 무언가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거래는 아니지 않나.

-상고법원 설치는 필요하다고 보나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사실 여부를 다퉈 상고법원에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상고 대상이 아닌 사건이 상고심에 많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런 것은 상고법원에 넘겨 형식적으로 처리하면 된다. 대법관들은 상고 대상이 되는, 법률 문제가 있는 사건들만 심도있게 심의해 판단하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대법관 숫자를 보면 미국 등 선진국은 대개 9명에 그친다. 대법관은 9명만 두고 각하될 만한 사건은 상고법원에서 처리하면 된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現 자유한국당 의원
1948년 9월15일생 경상남도 하동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제20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 고등법원 판사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제 18대 국회의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최신기사

정치 기사

사회 기사

연예 기사

스포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