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폭염 속 고독사 대책 '팔 걷어'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사회관계망 구축’ 등 3대 분야 6개 과제 마련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2018.08.10 14:5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지난 7일 이태원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이 홀몸어르신 댁을 방문, 청소를 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김성원(가명·101) 어르신 댁에 자원봉사자 4명이 모였다. 이들은 순식간에 청소를 끝내고 고장 난 변기까지 고친 뒤 어르신과 환담을 나눴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름으로 준비한 여름 이불과 속옷, 매트리스 커버도 전달했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폭염 속 1인 가구 고독사 예방을 위해 팔 걷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3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홀몸어르신 등 취약계층 사이에서 무더위를 견디지 못한 채 외롭게 죽음을 맞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현재 용산구 내 1인 가구는 4만 4천 세대로 전체 10만 8천 세대의 40%를 차지한다. 고독사 인구는 노년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혼·실업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남성인 경우가 많다. 은둔형 1인 가구는 발견이나 방문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구는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사회관계망 구축 ▲욕구 맞춤형 공공서비스 연계·지원 ▲공영장례 서비스 제공 등 3대 분야 6개 과제를 마련했다.

우선 이달부터 12월까지 중장년층 1인 가구 1만 7천 세대에 대한 전수조사를 이어간다. 16개 동 우리동네주무관, 복지플래너(사회복지사), 방문간호사가 현장을 방문, 대상자 욕구를 파악하고 필요시 서비스를 연계한다.

오미선 청파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는 “전화를 해도 받지 않거나 낮 시간대 대면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동에서 우편료를 대납하는 ‘희망편지’를 1인 가구에 뿌려 지원을 알리는 등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각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행복 동네 만들기’ 사업도 벌인다. 이태원2동 ‘사랑을 나르는 마니또’, 한강로동 ‘독거어르신 생신 축하 방문’, 한남동 ‘사랑은 도시락을 타고’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저소득 어르신 건강음료 제공사업’도 계속한다. 구는 지난해 한국야쿠르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야쿠르트 배달원들이 홀몸어르신 가구를 주3회 방문, 음료 전달과 안부확인을 병행한다.

이 외도 구는 저소득 어르신 무료급식 제공, 사랑의 안심폰 운영, 반려식물 보급, 긴급복지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독사에 대응한다. 고독사 발생 시 규정에 따라 공영장례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1인 가구 전수조사를 비롯, 고독사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민관이 함께 사회 안정망을 구축하고 주민의 외로운 죽음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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