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다움’이 최고의 도시경쟁력

김승수 전주시장 “민선 7기, 독특한 지역색 갖춘 ‘전주문화특별시’ 그림 완성할 때”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8.08.03 08:51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더리더
사람을 문화재로 지정하기 시작한 건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가 처음이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지난 50여 년 동안 국가무형문화재 140여 개 종목이 지정됐고, 약 600명이 인간문화재로 인정됐다. 인간문화재 제도는 20~30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서양 국가들이 따라하기 시작했다. 유네스코는 인간문화재(Living Human Treasures) 제도 설치 권고를 1993년에 시작했고, 아시아 태평양지역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전승을 담당하는 아태무형유산문화센터(ICHCAP)가 2011년 전주에 들어섰다. 우리나라 230개 도시 인간문화재 보유 수가 평균 1.7명인 데 반해, 전주시는 46명이다.

유형과 무형의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이 바로 전주다. 재선에 성공한 김승수 전주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문화재 이야기를 덧붙이며 전주가 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도시인지, 왜 선거기간에 개발과 도시재생 논란 속에서도 ‘재생과 보존’이라는 신념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말했다. 김 시장은 “시민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 문화, 생태’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주를 가장 ‘전주답게’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재선을 축하한다. 먼저 민선 7기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재선 단체장들의 마음이 이랬겠구나’ 싶었다. 어느 때보다도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 민선 7기 첫 해를 맞는 기분이 아니라 민선 6기 5년째를 맞는 기분이다. 단체장은 실천과 성과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또한 현장에 나가보면 재선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도 더욱 커진 것 같아 책임감이 엄습하는 시기인 것 같다.
 
-민선 6기에 이뤄낸 성과로 생각하는 부분은
▶전주를 도시 패러다임이 바뀌는 본궤도에 올라오게 한 것은 잘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그런 부분들이 제일 힘들었다. 민선 6기 전주역 앞에 첫 마중길을 광장으로 만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그리고 전주시에 있는 오래된 종합경기장에 쇼핑몰을 유치하느냐, 공원과 미술관으로 만드느냐가 전주시민들에게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그동안 지역에서 공항 유치, KTX 신설과 같은 인프라가 아닌 자동차 중심이냐 사람 중심이냐로 인한 가치논쟁이 붙은 선거는 별로 없었다. 어쨌든 그런 뜨거운 과정을 거치고 건전한 가치논쟁에서 승리한 건 의미있다. 지난 4년 동안 전주시 패러다임은 대한민국 도시재생의 중심, 국제슬로시티, 1000만 관광객의 도시로 바뀌었다. 전주시가 대규모 위락시설을 만들어서 한 것이 아니라 전주가 가진 도시재생, 생태, 문화 등 자산으로 승부를 봤다는 자부심이 있다.

/사진=더리더
-성과도 있지만 전주가 그동안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면에서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전주 경제의 핵심인 관광 분야에서는 ‘관광’이라는 말을 ‘여행’으로 바꾸고자 한다. 관광은 왠지 대규모 관광객을 받아 쇼핑을 하게 한 뒤 돌려보내는 식의 느낌이다. 반면에 여행은 오는 사람들 중심이고, 도시에서 영감을 얻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 ‘한옥마을 하루 더 프로젝트’를 통해 전주를 머무는 여행지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관광경제 핵심인 컨벤션을 민선 7기 4년 안에 반드시 완성해 함께 일으키고자 한다.
두 번째는 지금까지 전주는 산업단지가 없어 기업을 유치할 수 없었는데 지난 4년의 성과로 산업단지 66만㎡가 만들어지게 됐다. 이곳에 드론축구 등 스포츠·레저 산업 분야와 탄소복합재 관련 강소 기업들을 활발히 유치할 생각이다. 셋째로 정부가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전주를 금융중심도시로 지정하기 직전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금융산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시대를 끌어갈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의 축 중 하나가 농업이다. 농촌진흥청과 같은 농업 관련 세계적 기관들이 전주에 있어 농생명산업경제를 이끌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경제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협동과 공감에 기반을 둔 사회적경제 분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 경제분야 5대 정책을 궤도에 올려 경제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게 4년간의 계획이다.

-청년행복을 위한 공약도 있었다. 전주시 청년들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청년이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내 가슴으로 느껴진다. 청년 개인도 중요하며 특히 미래세대 청년층은 더욱 그렇다. 시민들이 간혹 ‘왜 청년들한테만 특혜를 주냐’ ‘왜 청년들한테만 우리 사회가 관심 갖냐’ 하는 말씀도 많이 한다. 그렇지만 청년층이 잘 성장해야 대한민국 미래가 성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전주 구도심은 굉장히 오래되고 낡았는데 요즘 이런 구도심이 청년들이 만든 작은 카페, 맥주집 등이 생기면서 완전히 살아났다. 청년의 삶이 꼭 기업 일자리로만 귀결되는 건 아니다. 요즘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청년들은 사회 밖으로 나오지 않고 숨어 있는데 미취업청년들에게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청년쉼표 프로젝트 1000’을 통해 사회로 이끌어내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20대의 70%가 월세에 산다. 그런데 직업을 가지지 못하는 20대가 월세를 한 달에 30만~50만 원 내야 한다면 큰 문제다. 청년주거문제는 세대융합형 청년창업주거클러스터, 청년 공유주택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최근 정부가 청년건강검진을 국가적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이건 전주시가 제일 먼저 했다. 매년 5000명 정도 청년들의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데 이 중 23%가 재진을 받아야 할 정도로 청년 건강이 심각하더라. 이 부분도 좀 더 신경써야겠다.
또한 청년 취창업도 중요하지만 실패한 청년들을 어떻게 재기시킬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대부분 청년들이 지역에 오지 않는 것은 일자리 문제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다. 청년들은 도시에 독특한 스타일이 없으면 오지 않는다. 이렇게 청년 일자리, 주거, 건강, 재기 모두 중요하다. 그런것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도시, 청년희망특구가 전주시의 계획이다.

-한옥마을과 함께 구도심에 대해서는 개발이 아닌 ‘아시아 문화심장터 100만 평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한옥마을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임차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문제도 심각하고 지나친 상업화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물론 진폭은 있겠지만 한옥마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한옥마을은 100년이 넘었고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상업 공간만 있었다면 바로 망할 텐데 그곳은 원주민들이 살고, 600년 된 은행나무가 있고, 아름다운 전동성당과 향교가 있다. 상업화 비난은 있지만 단숨에 무너질 일은 없다. 

전주시 한옥마을/사진=뉴스1
이 한옥마을이 7만 평(약 23만㎡)인데 1000만 명의 관광객을 담아내기에는 좁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구도심 100만 평(330만㎡)을 키워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근 구도심에 아파트가 들어서려고 했는데 내가 6층 이상 높게 짓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했다. 구도심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는 게 아니라 기존 건물을 가지고 재생하는 식으로 바꿔가려고 한다.
과거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은 국토부·환경부·행안부 사업을 유치해 여성인권과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뀌고 있고, 서학동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예술인마을로 재생하고 있다. 완산공원은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독립영화제의 메카 전주국제영화제가 있어 현재 영화의 전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제때 사라졌던 전라감영 복원도 내년이면 마무리된다. 건물을 짓기도 하지만 전주의 독특한 문화를 집어넣으려고 한다. 한옥마을에 판소리가 있으면 구도심에는 재즈가 있고, 한옥마을에 막걸리가 있다면 여기엔 수제 맥주가 있고, 한옥마을에 한복이 있다면 구도심에는 가장 앞서는 패션이 있다. 이렇게 문화를 섞어 100만 평(330만㎡)을 만들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심장이 되려고 한다.

2017년 7월 11일 전북 전주시가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에서 ‘서노송예술촌 현장시청’ 현판식을 개최했다./사진=뉴스1
전주시 모토 중 하나가 ‘서울의 아류도시가 되지 말자’다. 대부분 도시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똑같다. 쇼핑몰이 있고 프랜차이즈가 있다. 전주는 구도심에 프랜차이즈 업체가 들어오는 것을 강력하게 막고 있다. 그러면 독특한 지역문화가 만들어진다. 나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을 전주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전주가 이렇게 도시재생에 집중하는 이유는
▶도시재생은 도시의 생존전략이기도 하고, 전주의 운명이라고 본다. 내가 가진 전주시 경쟁전략은 ‘신도시는 신도시답게, 구도심은 구도심답게’다. 신도시는 좋은 도시, 쾌적한 도시는 될 수 있어도 위대한 도시는 될 수 없다. 신도시는 돈만 있으면 다 지을 수 있지만 도시의 운명을 가지고 갈 수는 없다. 도시 운명은 자기정체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3가지다. 첫 번째는 사람이다. 자동차보다는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자동차 중심 도시는 모든 것을 자동차 도로로 파괴해 버린다. 전주 구도심에 아주 좁은 도로를 파먹고 들어온 나무가 있다. 은행나무인데 나무를 없애달라고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2차선 도로인데 나무 때문에 다닐 수가 없다고 말이다. 나무를 뽑으면 자동차는 편하지만 뽑지 않으면 은행나무 풍경을 보며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좋다. 차가 아닌 사람 중심 도시로 가야 시민들의 삶이 묻어나게 된다.
두 번째는 문화다.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록과 눈에 보이는 건축이 있는데 그건 구도심에 있다. 구도심을 재생하는 것은 도시의 정체성을 가져가는 중요한 요소다. 구도심이 없으면 도시는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우리가 신도시에 갈 수는 있지만 여행을 할 수는 없다. 그냥 살기 편한 주거지인 것이지 어떤 감동이나 영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도시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생태다. 전주에는 전주천이 흐르고 거기 수달도 있다. 지난해에는 반딧불이 복원을 해서 올해부터는 밤이 되면 수천 마리 반딧불이도 볼 수 있다. 전주동물원은 전에는 학대동물원이었는데 4년 동안 변화를 거쳐 이제 동물들이 행복한 동물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맞게 생태가 살아나면 생물 다양성이 살아난다. 자부심이 생기는 도시는 자기 도시를 더욱 자기 도시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더리더
-민선 7기 첫 결재는 ‘맑은 공기 도시, 가든 시티(Garden city) 조성을 위한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였다. 어떤 의미인가
▶지난 민선 6기에 선거운동을 할 때는 전주가 광역시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민선 7기 선거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시민들이 이제 내 집앞 공원, 내가 걷는 인도, 내 집앞의 습지가 얼마나 생태적으로 가고 있는지, 미세먼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환경을 통한 작은 행복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주는 서해안 화력발전소와 중국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심하고, 분지이기 때문에 환기가 잘 안돼 영향이 크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도시에 숲과 물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자산은 생태와 문화다. 생태는 역시 나무와 숲이다. 가든시티 조성은 전주에 1000만 그루의 나무를 8년 동안 심자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 데나 심는 게 아니라 전주시 전체로 보면 대규모 정원이 되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그러면 열섬현상과 미세먼지를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정원에 살면서 도시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차를 타고 지나가면 잘 느끼지 못하지만 부모가 아이와 길을 함께 거닐 때 그곳이 아름다운 정원이라면 돈들이지 않고 행복해질것이다. 시민들에게 걷는 게 행복한 도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주는 것이 1000만 그루 가든시티 조성 프로젝트다.

-전주형 4차산업으로 특히 드론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드론 산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미래 전주는 어떤 모습인가
▶드론 자체를 만드는 것은 이미 중국이 세계 원톱이다. 그건 이미 늦었다. 전주시도 처음에는 드론을 제작했는데 그건 이미 경쟁이 끝났다. 그래서 이제 제조산업보다는 드론을 가지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 대부분 드론을 이용한 산업은 방제, 농업, 물류 등이 있다. 유일하게 비어있는 분야는 드론 레저스포츠다. 

2017년 6월 2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전주시장배 전국드론축구대회 참가자들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사진=전주시 제공
전주시는 세계 최초로 ‘신개념 ICT 드론 레저스포츠’인 드론 축구를 개발했다. 드론 컨트롤러로 양쪽에 다섯 개의 드론 공이 떠서 축구경기를 하는 것이다. 드론 공 하나에 60만 원이다. 2017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전국에 현재 90개 정도 드론팀이 창단됐고, 제조사와 유통회사도 생기고 전국에 200개 대리점에서 공을 팔고 있다. 동계올림픽 때 드론쇼를 했는데 그것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전주시는 드론을 이용한 레저스포츠, 예술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에도 드론 축구팀이 생겼다. 얼마전에는 드론 축구에 대해 ABC, CNN, NHK 등에서 취재해갔다. 더 많은 팀이 생기면 2025년 세계 드론월드컵을 전주에서 유치하고자 한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든 것은 균형발전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전주는 어떤 방식으로 지역균형발전을 담아갈 것인가
▶원래 이번 정부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형 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 거기까지 못 왔다. 분권형 헌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은 사실 힘들 것이다. 아직은 너무 많은 길이 남았다. 혁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청와대 주변에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이 모여 있어 의사결정과 업무 효율성은 있었다. 지금은 세종시에 많은 정부부처와 기관들이 내려와서 회의를 소집하면 서울에 올라가는 데만 반나절이 걸린다. 영상회의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서로 눈을 마주치고 호흡하는 회의에는 미치지 못한다. 어쨌든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지방균형발전의 가치가 더 크니까 더디더라도 하자고 해서 혁신도시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건물과 사람들은 내려왔는데 지역 대학과 지역 산업을 혁신해 클러스터를 만들어 성장 동력으로 가고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혁신도시 시즌2는 더 많은 서울의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원래 목적대로 지역을 혁신하고 대학과 산업을 혁신해서 성장동력을 가져가는 것이다.
전주에 대형 쇼핑몰을 들어오지 못하게 한 이유는 내가 쇼핑몰을 반대하는 원리주의자여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필요하지만 우려하고 있다. 올여름 날씨가 더워서 사람들이 다 영화관, 쇼핑몰, 대형마트로 몰려갔다. 대한민국은 4계절이 있어 더울 때, 추울 때, 눈올 때, 비올 때 실내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실내 공간에 가서 스스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미 설계할 때부터 조명, 색상, 분위기, 냄새까지 결국 물건을 살 수밖에 없는 곳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사람들이 가고 있다. 지난 주말에 대한민국 국민의 5분의 1은 쇼핑몰에 있었을 것 같다. 그것은 5분의 1의 삶이 획일화된다는 것이다. 도시에 쇼핑몰이 몇 개씩 들어오면 시민들 삶이 굉장히 단조로워진다. 나는 그런 것보다는 공원, 광장, 숲, 미술관으로 가자는 주의다. 다른 방법으로 가면 시민들의 사고나 삶이 다양해지고 독특한 문화가 형성된다. 결국 도시가 모여 국가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독특한 삶의 형식을 가진 다양한 도시들이 만들어지면 나라 전체 국민의 삶이 다양해지고 국가 자체가 독특해지는 것이다.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것이 혁신도시를 통해 가는 것도 있지만 도시정체성을 찾아가는 게 국가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달 30일 오후 전북 전주시 찬새암 어린이공원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뉴스1
-전주시장으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그림은 어떤 것인가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궁극의 일은 시민들께서 서울에 가서든 부산이든 대전, 대구 어디 가서든 ‘저는 전주 사람입니다’라는 말이 당당하게 나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서가 아니라 내가 전주 사람이라는 게 가장 큰 자부심이 되는 도시로 만드는게 4년 내 가장 큰 목표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부끄럽다면 그 도시가 과연 어떤 도시겠는가. 전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도시 시민들이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자랑스러워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제일 큰 목표다. 

김승수 전주시장
現 전주시장
現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분과위원회 위원
– 1969년 3월 13일생(전북 정읍)
–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 전북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
–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 제7~8기 전국혁신도시협의회 회장
– 한국슬로시티 시장군수협의회 회장
–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부회장
-제38대 전라북도 전주시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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