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 "경남 제조업은 나라경제 근간"

소득주도·혁신성장 정책, 지역에서 특색 맞게 풀어가야 실효성

대담 박재범 머니투데이 정치부장(더리더 공동 편집장) | 정리 조철희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기자 2018.08.01 09:5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리더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민주주의 국가를 통치하는 각급의 리더는 시민들이 ‘선출’한다. 그러나 기득권이 낳은 리더들이 오래 장악해 온 한국 정치에서 리더는 시민들 위에 군림하며 오만하거나 위선적이었다. 그래서 참여민주주의에 적극적인 시민들은 스스로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한다. 리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악전고투 끝에 민주당 당적 최초의 경남도지사로 등극하며 정치적 성취를 단숨에 거머쥔 김경수 지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리더로 ‘만들어지고’ 있다. 김 지사는 노무현, 문재인이라는 리더들을 보좌하며 정치를 시작했지만 어느새 시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정치인이 됐다. 경남도민들의 선택을 받고, 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는 대중적 지지의 과녁이 되면서 본격적인 리더의 길로 들어섰다.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8년. 김 지사는 계속 다른 자리에서 리더로 만들어져 왔다. 2016년에는 총선 재수 끝에 김해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2017년에는 ‘장미대선’에서 촛불시민들의 지지를 업고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 된다. 그리고 2018년, 정치인생에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진 그는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경남에서 승리하며 여권 내 ‘차기 주자’로 부상한다.

“제가 나고 자란 경남의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는 점도 출마 결심의 이유였지만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마 이유였습니다. 대통령의 성공 없인 대한민국의 성공도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2기의 앞날을 결정지을 수 있는 선거였고, 그 최일선이 경남이었습니다. 나로서는 나설 수밖에 없는 선거였습니다. 이번에는 좀 바꿔달라는 경남도민들의 열망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6일 취임 직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김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와 자신의 당선이 갖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문 대통령의 성공을 강조하며 자신은 경남경제 살리기와 지방행정 혁신 등을 통해 그 성공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정책 설계에 참여한 만큼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 등 정부 경제정책을 지방에서 실효성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의 성공이 목표이지만 문 대통령 참모 역할은 ‘잠정 은퇴’하기로 했다. 경남도정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그는 더이상 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을 수 없게 됐고, 직간접적으로 국정 전반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여당 의원 신분도 아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 정치이자 국가와 지방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문 대통령과 따로 또 같이, 약자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경제를 살리겠습니다! 

-6·13 지방선거 승리 요인은 무엇으로 보나
““이번에는 좀 바꿔달라”고 말씀하시는 연령대가 높아졌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힘드니까 좀 바꿔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 높았다. 자유한국당 후보나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을 할 때 문 대통령은 욕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달랐다. 준비할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았다. 특히 이번 선거 때는 계속 두드려 맞다 보니 맷집이 강해졌다.(웃음)”

-경남경제 위기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조선업 침체에 이어 재정 긴축이 경기 하강 국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집안 살림이 쪼그라들 때는 빚이라도 내서 살려야 하는데 지난 임기에선 거꾸로 살림을 내다팔며 빚만 갚아 집 자체에 망조가 들었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 거꾸로 가면 경기가 더 다운된다. 추락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도대체 경남 재정이 어느 정도 상황인가
“재정이 텅텅 비어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 시절 채무 감축에 나서 재정건전성이 괜찮아진 것까지는 좋았다. 재정건전화 취지는 좋았다. 그런데 적정 수준까지만 해야 하는데 건전화 목표를 달성했으면 멈추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채무제로까지 선언하면서 달려가버렸다. 균형을 잃어버렸다. 지역개발기금을 다 없애버리고 기구통폐합을 하면서 있어야 하는 기구도 다 없애고, 숟가락 젓가락 솥단지까지 있는 것 없는 것 다 팔아먹었다. 예산이 부족해 차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사실상의 부도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지금의 경남 경제는 경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남의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 등 제조업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경남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4위다. 정부 차원에서도 함께 책임져야 하는 몫이다. 정부의 경제혁신 관련 재정투자 예산 지원을 끌어와야 한다. 정부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4년 동안 1조 원 규모의 경제혁신특별회계를 조성해 예산을 별도로 지원받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중앙부처에 경제혁신, 균형발전 예산이 곳곳에 존재한다. 국회 협조가 필요한데,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도 반드시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산업 구조조정도 필요한데
“한계기업은 제조업 혁신을 따라올 수 없다. 스마트공장 전환을 하더라도 재원이 필요한데 자기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업체들부터 우선적으로 될 것이다. 이 혁신에 따라오지 못하는 기업들은 시장경쟁에서 도태된다. 한계기업들이 도태되며 생기는 고용감소는 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여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이 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총고용을 늘리는 일자리정책이 함께 가고, 그것으로도 안되는 부분은 사회안전망이 맡으면 된다.”

-한반도 평화시대, 남북경협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남은 소재산업, 부품산업이 발달돼 있다. 첨단소재는 희귀자원들이 필요하다. 북한은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경남 입장에선 제조업을 혁신하고 첨단소재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북한과 경제협력이 중요하다.”

행정은 현장 중심이 돼야 합니다!

-지방행정의 수장으로서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됐을 텐데

“현장에서 통합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중앙정부가 지방 행정에까지 내려와 업무 간 칸막이가 쳐져 있다. 중앙정부는 아래로부터 다 보고를 받고 모아서 일반화하기 때문에 현장마다 동일한 규정을 적용한다. 그러다 보면 어떨 때는 규정과 현실이 맞지 않는다. 예산과 권한이 지방으로 내려오면 국정과제도 훨씬 효율적으로 이행될 수 있다.”

-울산, 부산과 연대해 전개하는 행정 계획도 눈에 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상생협력 같은 것이 지방분권 현실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부울경 광역교통청을 설립하는데, 광역 교통 문제는 그렇게 광역 단위로 하지 않으면 풀 수 없다. 기존에는 광역교통본부를 만들었다가 협의권만 있고 집행권이 없어 교통청을 만들어 집행권까지 갖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산-울산-창원 등 대도시들을 축으로 해서 대중교통이 원활히 연결되게 할 것이다. 이처럼 지역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면 입법부에서도 ‘지방이양일괄법’(중앙 행정권한·사무의 지방 이양 관련 법) 처리가 필요하다고 여길 것이다. 자연스럽게 청와대에서도 요구하고, 지역 현장에서도 요구하면 국회가 마냥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영남권 신공항 논란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초기 단계이지만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할 수는 없다. 다만 결정에 하자가 있는지 빨리 분석해 결론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해신공항이 거점공항이나 관문공항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애초에 목표했던 24시간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 수행이 가능한지를 비롯해 안전과 소음 문제에 대해 면밀하고 꼼꼼하게 분석한 다음에 그 결과를 가지고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 지금의 김해신공항으로는 관문공항이 쉽지 않다. 또 소음 문제도 근본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도 소음이 심한데 신공항을 하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대로 점검해서 신공항으로 가도 괜찮다고 하면 가는 것이고, 어렵다고 하면 새롭게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문 대통령은 풍부한 국정 경험이 강점이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풍부한 국정 경험이 제일 큰 강점이다. 어떤 경우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례는 별로 없을 것이다. 웬만큼 비슷한 경험은 다 해봤을 것이다. 비서실장, 민정수석 등 다양한 직위에서 일했다. 또 국정은 세력이 이끌어가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의 국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가 여전히 여소야대라 야당과의 협치와 소통이 중요한데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도 했고, 당 대표도 해봤다. 참여정부 시절에 대연정 시도도 해봤기 때문에 문제를 잘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 정치는 균형이 중요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너무 무너져 있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안 될 것 같아 걱정이지만 일차적으로 협치 노력을 하고, 어려울 경우에는 연대가능한 정치세력들과 함께 국민들께 양해를 구하고 밀고 나갈 것은 밀고 나가야 한다.”

-참여정부 때 대연정 시도는 실패로 끝났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참 고민 중인 단계에서 튀어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대연정이 목표가 아니고 대연정이든 소연정이든 국회에서 안정적으로 다수 의석을 확보해 정부와 국회가 중요한 문제들을 호흡을 맞춰 같이 풀어갈 수 있는 안정적 시스템을 원했다. 당시에는 소연정이 훨씬 쉬웠다. 그러나 야합이나 뒷거래라는 비판이 일 수 있었다. 그럴 바에야 연정에 대한 문제 제기를 강하게 한 뒤, 잘 안되면 소연정으로 갈까 하는 수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대연정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됐다. 결국 후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돼 대통령이나 모두들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연정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초 여당 내 ‘부엉이모임’이 알려지면서 계파주의 논란이 일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폐쇄적 분파는 문제가 있지만 개혁 등 가치와 노선으로 묶이는 연대나 정치블록, 정파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신들만 묶여서 자신들의 이해관계 중심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부엉이모임은 문 대통령을 만들어오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철학과 노선이 일관되게 가게 하는 긍정적인 것이 있었다. 어떻게 활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식사를 하면서 정보 공유를 하거나 논의하는 정도였을 텐데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분파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해체하면 된다. 공개적으로 그런 논의를 하면 된다.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친문’(친 문재인)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면 언제든 그런 식으로 필요하다면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정치권에서 ‘86세대’(1960년대 출생, 1980년대 학번)의 의미는
“여러 의미를 갖고 있지만 정치세력으로 보자면 의미 없다. 그 세대의 정치사회적, 역사적 의미는 우리 사회를 진보적으로 이끌어 가보자고 했던 세대로 그 세대들이 한국의 주력, 주축, 주류로 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선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문 대통령도 나이는 해당되지 않지만 86과 함께 사회변혁에 뛰어들었다. 노무현, 문재인, 86세대, 변혁세대가 한국을 본격적으로 새롭게 바꾸는 시기다. 이 실험이 성공해야 미래가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성공이 중요하다. 86세대의 성공을 위해서도 문 대통령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대기업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크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한반도평화경제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다. 대기업들을 만나보면 소득주도성장에 동의는 하겠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한다. 국민들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경제를 선순환시켜 대기업도 함께 잘 사는 것이라고 해서 대기업들의 참여를 이끌고, ‘노사정 대타협’과 같은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 1년간 청와대 정책팀과 경제부처가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그런 면에서 아직 성과를 못낸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문 대통령도 청와대와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 기업 관계자들 많이 만나고 적극적으로 경제 문제를 풀어나가라고 지시했다. 최저임금 인상도 대기업들이 동참해야 하는데 지방정부가 평소 지원협력관계를 맺어 중간 역할을 해주면 하청업체들이 피해 없이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특히 지방정부가 예산을 가지고 각 지역 특색에 맞게 단기대책들을 풀어갔으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대기업들의 변화가 절실하다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대기업이 동참하지 않는 경제정책이 성공할 수 있겠나. 소득주도성장과 상생을 위해선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주지 않으면 원청업체도 크기 어렵다. 대기업이 협력업체들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을 늘릴 게 아니라 협력업체의 이윤을 보장하고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생산성을 높이면 대기업도 가격경쟁력이 생긴다.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소득이 올라가면 경쟁력이 함께 강화된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現 제37대 경상남도 도지사
1967년 경남 고성 출생
진주천전초등학교
진주남중학교
진주동명고
서울대 인류학과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제1부속실 행정관
참여정부 청와대 연설기획 비서관
참여정부 청와대 공보담당 비서관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18대 대선 문재인후보 선대위 수행1팀장
19대 대선 문재인후보 선대위 대변인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위원
제20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남 김해시을)
제20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제20대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정당발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원내 협치부대표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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