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웅, “정치 고인물, 청년이 해결할 수 있다”

[청년 정치인 발언대]여선웅 전 강남구의회 의원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8.07.13 11:22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청년 실업자 103만 명 시대, 실업률은 지난해 9.9%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들에게 연애는 사치다. 연애를 하지 않으니 결혼은 더욱 멀어진다.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한다. 국가는 ‘왜 애를 낳지 않느냐’고 압박한다. 바늘 구멍을 뚫고 직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서울에 있는 집 한 채를 구하기 위해서는 38년 동안 쉬지않고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 한다. 청년이 살기 어려운 나라다. 해결은 정치가 할 수 있다. 청년을 대변할 목소리가 부재하다. 정치권에서 ‘청년’을 찾아보기 힘들다. 앞으로의 미래도 밝지 않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청년 정치인이 양성되기 어려운 구조다. 청년 정치인이 많아지고 이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면 청년 세대의 삶이 변할 수 있다. <더리더>는 청년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청년 정치인을 만난다.

▲여선웅 전 강남구의회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정치권은 위기일 때 청년을 찾는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 피 수혈’로 내세웠던 우상호•이인영 의원과 임종석 비서실장 등은 ‘86세대’로 불리며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젊은 정치인을 내세우기 위해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영입했다.


무려 18년 전이다. 그 이후 청년은 선거에서 얼굴마담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화된다. 정치인들의 연령대도 높아진다. ‘청년 정치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은 18년 전의 그들이다. 각 정당의 소장파, 쇄신파도 자취를 감췄다.


최근 청년 정치인 중 가장 화제로 떠오른 사람은 여선웅 전 강남구의회 의원이다. 혹자는 그를 ‘지방의회 의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 전 의원이 구의원으로 활동하는 4년 동안 ‘청년 정치인’의 장점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여 전 의원은 신연희 전 구청장이 대선 전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부대’를 만들어 여론 공작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구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지방선거 강남구청장 선거 당 경선에서 그는 고배를 마셨다. 과거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청년 정치인’의 활동 범위가 달라지지 않을까. <더리더>는 여 전 의원과 지난달 14일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어떻게 지켜봤나
서울시 구청장은 서초를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다. 또 시의원 지역구 100곳 중 97곳에서 승리했다. 강남구 내 3곳만 제외됐다. 구의원 선거에서는 강남구, 서초구를 포함한 25개 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이 반영됐다고 본다. 또 지방선거 전날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민주당이 서초구청장은 확보하지 못했는데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현역이었다. 또 평가가 좋았다. 지역 자체가 어려운 데다가, 현역 구청장에 대한 평가가 좋으니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정근 후보가 좀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


-강남구청장도 민주당이 가져갔는데
의미가 크다. 구청장도 그렇고, 강남지역 서울시의원이 4명, 구의원은 11명이 당선됐다. 이제 강남구 의장은 민주당에서 나올 것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은 강남에서 가치와 노선을 주민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이번이야말로 민주당이 어떤 정당인지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앞으론 강남구가 험지가 아니라 ‘해볼 만한 지역구’가 될 것이다.


-여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구의원이 됐는데 4년 동안 강남이 변하는 것을 느꼈나
변화는 2014년부터 느꼈다. 그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에서 정몽준 전 후보에 비해 많은 표를 얻었다. 2010년 한명숙 전 후보 때와는 대조적이다. 2010년에는 오세훈 전 시장과의 대결이 강남3구에서 결과가 갈렸다. 그후 2016년 총선에선 전현희 의원이 강남에서 당선됐다.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강남3구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신연희 전 구청장이 비리혐의로 구속되고 임기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것에 대한 심판도 있었다고 본다.


-여 전 의원은 ‘신연희 저격수’로 불렸는데
본연의 임무를 다한 것뿐이다. 구의원이 해야 할 일은 구청장을 견제하는 것이다. 강남에서 민주당 구의원으로서 할 일을 했다. 거기에 대한 평가가 좋게 나와서 감사하다.


-저격수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나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이번 강남구청장 후보 경선에서도 그 점이 걸림돌이 아니었을까 싶다. 공격수 이미지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관심도 받을 수 있지만 제가 추구하는 정치 이상은 아니다.


▲여선웅 전 강남구의회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최연소 구청장에 도전했지만 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심경을 언급한다면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강남이 변해야 한다’는 거였다. 민주당이 강남에서 선전해야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민주당의 가치를 강남에 알리고 싶었다. 사실 이렇게 빨리 뒤집어질 줄은 몰랐다. 10년 정도 길게 보고 뛰어들었는데 4년 만에 강남 내에서는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돼 이곳에서는 권력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내가 세웠던 정치적 목표는 이뤘다. 교체의 주인공이 제가 아니어서 아쉽다기보다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 정치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왜 강남구의원으로 정했나. 연고도 없던데
강남에 젊은 인구가 많이 산다. 젊은 구 중의 하나다. 민주당이 젊은 세대에게 지지율이 높다. 그런 지지가 강남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강남은 험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괜찮은 정치인이 밭을 갈면 강남이 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나이가 어린 게 발목을 잡았다고 보나
있다고 본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나이 지긋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단순히 어리다기보다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이 쌓이고 나서 정치를 하는 분들과 청년이 경쟁하면 사실 우리가 불리한 점은 있다. 이게 첫 번째 요인인 듯하다. 청년정치인이 갖는 장점이 있다. 현재 청년정치인의 수 자체가 적다. 나설 사람이 많지 않고 정치권에서도 사실 아직 받아들이지 않는다. 젊은 사람이 출마하면 공천 심사 과정에서 가산점을 준다. 청년정치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 배려하겠다는 취지인데 사실 논의 과정에서 젊으니까 안 된다는 편견이 있다.


-청년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좋지 않겠다
2014년 최연소 선출직으로 당선되고 나서 활동하는 데도 어려서 무시랄까, 그런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실력으로 극복했다. 공무원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의원 중 한 명이었다고 하더라.


-나이가 어린 점은 정치권에서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덜하다. 정치권이 굉장히 보수적인데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구의원과 시의원은 조례를 만드는데 법과 조례는 파격적이지 않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이어야 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보수적인 직업이다. 그럼에도 깨어있거나 개혁적이거나 진취적인 정치인들이 필요하다. 청년정치인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는 권력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젊은 정치인들은 어떤 기득권에 속해 있지 않다. 활동을 오래하지 않아 어떤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다. 그것만으로도 소신껏 일할 수 있다.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정치인이 많아지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청년들이 정계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을 낮춰야 한다. 배려정책이 많아져야 한다. 일단 정치권에서 활동할 때 돈이 들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정치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지 않나. 지금 제도에서는 청년이 그 자금을 충당할 수 없다. 지원금을 확대하거나 아니면 선거 보전비용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청년도 국회의원이 되기보다는 지방정치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좋은 듯하다. 국회의원은 300명이다. 그 안에 청년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 힘들다. 지방의회는 그보다 수도 많고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지방의회부터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선웅 전 강남구의회 의원/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지방의회에 대한 관심이 전체적으로 낮다
유권자뿐만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들도 사실 ‘여의도 정치’를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국민들이 참여하면 정치가 변한다는 ‘정치 효능감’이 높아졌다. 탄핵 사건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우리 동네 정치인’ 구의원과 시의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지방선거로 구의원, 시의원은 제3회부터 뽑았다. 이제 3회가 지났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도 높아지고 의회가 갖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정치의 초점은 ‘대선’에 맞춰져 있다. 옛말에 ‘여의도에서 청와대가 보인다’고 말하곤 했다. 이제는 굳이 여의도를 거치지 않고도 대선주자가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대선 주자들이 많이 나왔다. 이 경기도지사의 경우에는 성남시장일 때부터 대선주자로 분류됐다. 지방 정치인들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배지를 달지 않고도 대선주자가 됐다. 지방에서 열심히 일하면 정치인으로 인식하고 또 대선 후보로도 분류한다. 의식이 많이 변했다. 이제 나라를 운영할 만한 인재풀이 지방정치인으로 확대됐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언제부터 하고 싶다고 생각했나
어렸을 때부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정치가 발전하면 소위 ‘배 곯는 사람들’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한 표가 있다. 정치가 발전하면 그 한 표를 위해 가난하고 힘없는 소수자에게 잘하지 않을까.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 한발 떨어져서 보려고 한다. 이제까지 계속 앞만 보고 달렸다. 구의원으로, 또 민주당 당원으로 열심히 활동했다. 강남구청장도 교체됐으니 새로운 정치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 시대적으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찾아보겠다.


제7대 강남구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부대변인
제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후보 청년특보
더불어민주당 정당발전위원회 위원
일자리위원회 청년태스크포스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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