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무서운 민심 확인, 이젠 경제"

투기와 투자자본 선별, 제주의 가치 지키고 성장열매 도민과 나눌 것

대담 박재범 머니투데이 정치부장(더리더 공동 편집장) | 정리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우경희 기자 2018.07.02 09:46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무소속으로 6·13 지방선거에 나서 승리의 역전 드라마를 쓴 원희룡 제주도지사. 지난달 28일 제주 ICC 평화포럼 현장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그의 첫 말은 “민심이 무섭다”였다. 원 지사는 “더 겸손해지고 도민을 더 무서워해야겠다는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보수를 차갑게 외면한 도민들. 그 안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경쟁자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진 상태서 시작한 레이스였다. 극적 반전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체감한 민심은 그야말로 천심이었다. 원 지사는 “도민의 질책을 뼛속까지 새기자 비로소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 했다. 감사를 넘어 경외감마저 느끼는 듯한 설명이다.

도정2기 포커스는 경제에 맞췄다. 원 지사는 △외래자본과 도민 이익의 합리적 배분 △자연환경과 개발의 조화 △제주경제에 대한 도민 주도권 강화 △청년일자리 △보편적복지의 완성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적정 수준의 인프라 확보와 난개발에 대한 우려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바로잡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무너져버린 보수 진영에 대해서는 “한 톨도 남김없이 다 비워야만 다시 채울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진단을 남겼다.

-재선 축하드린다
"어깨가 더 무겁다. 선거기간에 수많은 도민을 만나 대화하면서 도민들의 실제 삶에서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인가를 많이 느꼈다. 도민들께서 기회를 다시 준 것은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끝이 아니라 이제 다시 시작이다. 더욱 몸을 낮춰 도민 속으로 들어가 도민의 눈높이에서 일하라는 뜻을 늘 가슴에 새기고, 성과로 보답하겠다.”

-탄핵 이후 어찌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그렇다. 조직으로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나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었다. 민주당 중앙당의 파상 공세 속에 저는 맨몸으로 뛰었다. 힘든 만큼 열정을 쏟았다. 본질은 유권자에게 어떻게 다가서는지가 중요하다. 도민의 질책을 뼛속까지 새기고, 도민의 마음으로 제 마음을 채우겠다고 들어갔기 때문에 도민들도 마음을 열어주시기 시작했다. 민심은 정말 무서웠다. 더 겸손해지고, 도민을 더 무서워해야겠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제주도의 다양한 경제현안을 생각하면 한숨 돌릴 틈도 없을 듯하다

“민생경제는 제주뿐 아니라 전 국민의 걱정거리 아니겠나. 일자리가 줄어들고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 않나.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양적으로도 커져야겠지만 제주의 가치를 키우고 발전의 씨앗을 틔우는, 그리고 열매를 고루 나누는 알찬 성장이 돼야 한다고 본다. 외래자본과 도민이익의 합리적 배분, 자연환경과 개발의 조화, 제주경제에 대한 도민주도권 강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보편적 복지의 완성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그 과정에서 적정 수준의 인프라 확보, 난개발에 대한 우려 해소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제2공항이 개항되면 제주의 하늘길이 더 넓어지고, 제주공항 과부하, 승객안전, 제주 균형발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반대하시는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들을 털고 가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먼저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항 기본계획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에 들어가려 하는 단계다. 또 오라관광단지는 357만㎡의 부지에 5조2000억 원이 투자되는 대한민국 최대 복합테마파크 조성 사업이다. 자본검증위원회를 구성해서 철저하게 검증하고 있다. 자본검증 이후 사업자의 사업승인신청이 접수되면 환경적합성, 교통, 쓰레기와 상하수도 처리, 일자리, 사업현실성 등의 절차를 밟고 도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나갈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 대비도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제주를 새롭게 바꾸고 미래형 산업으로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그리드 등 제주가 앞서 가는 그린빅뱅 전략에 더해 민간주도 기술융합 연구를 적극 지원하여 제주의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고, 신성장 동력산업의 기틀을 만들겠다. 중요한 건 규제를 없애는 거다. 규제철폐를 통해 창의적인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겠다. 정부 정책과 발맞춰 규제 없는 자유로운 기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제주형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세계적인 블록체인 허브도시를 만들겠다. 2000억 원 규모 ‘제주4차산업혁명펀드’도 조성해 제주 미래첨단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 나가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경제발전과 난개발 제동, 균형잡기 쉽지 않으실듯 하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원칙이 중요하지 않겠나.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가 복합적으로 지정돼 있다.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이 이렇게 복수로 지정된 곳이 없다. 제주가 유일하다. 말 그대로 세계의 보물섬이다. 전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다. 제주의 가치를 보전하고, 키우지 않으면 제주의 미래도 없다. 그런데 과거에 허술한 제도, 무분별한 개발허용, 제주가치에 대한 인식의 부족 등으로 제주 섬이 온통 공사판으로 변질되고, 스카이라인도 많이 훼손됐다. 그래서 자연보호, 미래가치, 투자부문간 균형이라는 3대 투자방침을 마련하고 열심히 설거지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중산간과 곶자왈, 해안변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난개발과의 전쟁을 통해 급한 불을 껐다. 청정 제주를 지키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난 4년간 그랬던 것처럼 난개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막아내겠다. 투자영주권 대상지역 제한, 제주형 유원지 가이드라인 강화, 탈법 토지쪼개기 매매와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도시계획조례 개정 등 선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투기자본이 아니라 진정으로 제주를 위한 투자자본을 선별하여 제주의 가치를 지키고, 성장의 열매를 도민과 나누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보겠다.”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대한 우려도 있을 듯한데

“과잉관광은 그냥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다. 관광객 증가, 인프라 부족, 주민 불편, 콘텐츠 등을 다 염두에 둬야 하는 복합적인 함수관계다. 절대적 판단기준을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는 제주 면적의 40%에 못 미친다. 하지만 인구는 8배가량 많고, 관광객도 제주보다 훨씬 많다. 그럼에도 싱가포르는 하수, 교통, 쓰레기 문제나 오버투어리즘이 심각하게 부각되지 않는다. 결국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다. 획일화되고 양적 관광에 치우친 부분을 콘텐츠 보완, 관리시스템 구축 같은 제도, 그리고 도민 경제, 심리적 수용력으로 보완해야 한다. 제주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적절한 조화와 배분이 필요하다. 그러려먼 생활불편 해소를 위한 인프라를 우선 확충하고, 환경자원 총량관리시스템의 제도화, 계획허가제 도입, 환경보전기여금 조성, 렌터카총량제 등 대안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객관적 정책방향 설정을 위해 올해 제주관광 수용력 관리방안 연구도 시행할 예정이다.”

-공약한 공공분야 일자리 1만 개 창출은 어떻게 현실화할 예정인지
“청년 일자리는 도지사 원희룡의 첫 번째 약속이다. 제주가 커지는 꿈을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서는 제주청년들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제주는 청년 일자리 창출 환경이 열악하다. 대기업이 없고, 도내기업 92.5%가 영세업체다. 다른 지역 청년보다 4시간 더 일하고, 월급은 적다. 공공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민간의 고용창출 능력을 함께 키워나가는 ‘일자리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더 큰 내일 센터’에서 교육 받은 제주청년들이 원하는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특단의 대책으로 민선7기 4년간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 일자리 1만 개 창출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공무원 2500명,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3500명, 공공사회서비스 인력 4000명 정규직 채용이 목표다. 복지·민생불편 해소 등 도민과 정책소통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 배치, 사회문제 현장대응팀 구축,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공동주택 관리기구 설립, 사회적기업 활성화 등 여러 방안이 도출되고 있다. 도민화합공약실천위원회에서 제주의 현실을 반영하고, 국비·도비·민간 등 재원확보 방안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을 다듬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로제 도입 등 제도 상 변수가 많다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현장실태 점검을 토대로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의 개선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고 있다. 청년 생애 첫 일자리를 제공하는 업체는 6개월간 월 50만 원을 지원받는다.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저리융자 확대, 청년우수기업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 제공, 고용창출기업 지방세 감면 등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지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제주특별법 개정도 시급하다. 임금보전과 실근로시간단축제를 지원하고, 담당할 권한이 제주에 없기 때문이다. 제주는 50인 미만 기업과 소상공인이 99%다. 50인 미만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국회가 정상화되면 고용촉진과 안정, 유지를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도록 하겠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일자리 나누기와 실노동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수준 보전을 위한 대책 등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원주민과 외지인 간 갈등이 늘어나는 듯하다
“제주도 인구 늘어나는 얘기를 하면 제주 분들도 깜짝 놀란다. 엄청나게 빨리 늘어난다. 몇년 새 7만~8만명이 늘어났다. 이주민도 원주민도 모두 소중한 제주도민이다. 서로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의 가치를 지키고, 역사와 전통을 보존해온 제주도민과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를 갖고 제주로 온 이주민 모두 소중한 제주의 자산이다. 문화적 다양성과 자유로운 사고가 넘나들어야 창의융합적 사회,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는 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대도시의 삶에서 익숙한 분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한 제주의 생활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로 의견 충돌과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제주도는 귀농귀촌인 네트워크 활성화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 중이다.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 정착주민의 지역공동체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읍·면·동에 정착주민지원센터 설치, 제주문화 이해하기 프로그램 운영, 정착주민과 지역주민간 소통교류사업 공모, ‘제주공감 공동체 조성’ 아이디어 공모 등 ‘함께 행복하고, 모두 공존하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의 내면에 깃든 공존의 공동체 문화를 이해하고, ‘다름이 아닌 차이’에 대해 서로 존중한다면 ‘기존-이주 도민’의 벽도 허물 수 있을 것이다.”

-제주로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도 적잖다

“지금도 제주를 주목하는 기업들은 많다. 제주도가 관리하는 이전기업은 약 65개다. 14개 기업은 보조금을 지원하고, 사후관리까지 하고 있다. 대부분 제주에 와서 성공적으로 정착하였다. 매출액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전기업의 작년 매출실적은 카카오 1조원, 네오플 1조2000억원, 제주반도체 1170억 원, 한국BMI 416억 원 등이다. 특히 제주반도체는 제주수출액의 40%인 6200만 달러를 수출했고, 지역대학 출신 인재들도 많이 채용하는 우량기업이다. 이전기업들도 제주기업으로 도민들에게 인정받고 완전히 정착단계다. 민선 7기에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제주 이전과 투자를 준비하던 기업들의 투자가 구체화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이전 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도민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특히 국외 합작투자 유치, 규제와 혁신의 조율, 공격적 마케팅 등을 통해 세계 수준의 기업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힘쓰겠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우선 박근혜 정부에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바로잡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길 바란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견해를 달리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국민의 삶이 최우선이다. 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하지만, 임금 인상만으로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계 계층에 대한 복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업과 반대쪽 목소리에서도 해답을 찾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 확대와 노동수요를 증가시켜야 한다. 고용도 늘고, 일자리도 늘면 노동자의 소득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경제주체인 개인·기업·지방·정부가 경제 역량을 높여 동반 성장함으로써 경제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제주도는 최근 난민수용 이슈의 중심에 섰다
“현재 난민자격을 심사하는 중이다. 무제한 수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음의 공포를 피해 보호를 요청한 만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자는 것이다. 우리도 한국전쟁 때 유엔난민기구로부터 수많은 피란민이 원조받은 경험이 있다. 난민규약에 따라 정부와 협력해서 가급적 원만하게 대처하는 게 우선적인 방향이다. 난민 신청을 했다고 해서 다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24년 동안 신청자의 4%만 인정되었다. 그리고 예멘 난민이 제주도로 들어온 것은 제도적인 문제다.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고, 그 틀에서 정리되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지역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들어 6월1일 예민 난민 신청자를 위한 구제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지 않았나.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예멘 난민 신청자에 한해 6개월의 유예기간 없이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14일과 18일에는 취업설명회도 열어줬다. 제주도와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제주경찰청은 난민 신청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함께 도민안전을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 인도주의, 국민불안 해소, 후유증 없는 관리라는 원칙 아래 정부와 긴밀히 조율해 나가겠다.”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가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다. 동북아 평화정세 속에서 ‘평화의 섬’ 제주의 역할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어렵게 길을 텄지만, 갈 길이 멀다. 진정한 교류협력을 위해서는 신뢰회복의 과정이 필요하고, 남북교류의 노하우를 다져온 제주도를 가교로 삼아 실험하는 것도 대안이다. 제주도는 10년 넘게 감귤보내기사업을 지속한 경험이 있다. 민선6기 때는 △감귤보내기 사업 재개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사업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사업 △평화크루즈 라인 개설 △제주포럼 북한측 인사 초청 △남북 에너지평화협력 등 5+1 대북사업을 제안했다. 추가 접촉과정에서 성사되지 않았지만, 올해 제주포럼에 북한장애인예술단 공연 및 전문가 초청 세션은 원칙적 합의단계까지 도달했었다.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사진전 9월 개최 협의,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이후 흑돼지 종돈 교류, 감귤농축액 지원 등 추가적인 교류협력 방안도 협의해 나가고 있다. 지난 선거기간에는 청정에너지산업을 통한 북한과의 경제협력과 먹는샘물 공동 개발, 향후 남북미 정상회담 및 후속 회담의 제주 개최를 제안했다. 앞으로 ‘세계 평화의 섬’ 제주가 한반도 평화증진과 세계평화의 중심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적으로 어찌 보시나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본다. 그러나 핵 없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통한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남북 교류협력 등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여정은 길고도 먼 길이다. 정답은 없지만, 문재인 정부는 70년간 이어져온 냉전체제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평화질서 구축을 위해 정답으로 가는 길을 연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동·서독이 수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강화했듯이 상시적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서 남북간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큰 흐름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보수진영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지난 지방선거 대참패의 원인과 결과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당연한 결과다. 미래에 대한 비전은커녕 반성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정권심판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당시 무너질 대로 무너진 나라를 바로잡아 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국민 대다수가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고,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하겠다는 압도적 여론 속에서 야당의 정권심판론은 먹히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야당은 뼈를 깎는 반성도, 변화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반성과 국민의 뜻을 담은 변화와 혁신이 없는 보수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인다.”

-보수진영의 보루로서 원 지사의 앞에 보수 혁신의 절박한 과제가 주어졌다
“사실 무소속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신뢰를 받는 보수와 진보가 양 날개로 경쟁과 균형 속에 미래를 열어나가려면 건강한 보수가 출현해야 한다. 새 집을 짓겠다고 하는데 집만 새로 짓는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다. 참패의 원인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한 내부에 있다. 단 한 톨도 남김없이 모든 것을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 건강한 보수의 출현으로 진보와 보수 간 선의의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하길 기대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現 제주특별자치도지사
1964년 2월14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출생
서울대학교 공법학 학사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제16,17,18대 국회의원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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